스피노자와 정치 / 발리바르 / 4장 윤리학: 정치적 인간
‘철학과 정치의 상호함축’
스피노자가 자신이 명시적으로 이 질문을 제기했으며, [철학과 정치의] 이러한 통일에 대해 반성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p. 114)?
사회성
그 조직이나 기능상 자연적인 사회들은 실존하는가(p. 115)? 그렇지 않다면, 스피노자가 말하듯이 사회와 국가의 제도는 ‘자연의 질서를 동요시킨다’고 간주해야 하는가?
자연적 사회성이라는 테제는 역사가 경과하는 동안 상당한 의미 변화를 겪을 수 있으며, 매우 다양한 정치들에 ’봉사할‘ 수 있다. 사회는 사후에 설립되는 테제도 마찬가지다.
자연적 사회성
아리스토텔레스: “인간은 본성상 도시를 위해 살아가는 존재다.”
스콜라 철학: “사회적 동물”
보쉬에: “사회는 거대한 가족으로 간주될 수 있다.”
맑스: “인간 본질은 실은 사회적 관계들의 총화다.”
우리는 고대 그리스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반정립 그 자체는 보존된다는 것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p. 116).
자연적 사회성이라는 관념과 제도적 사회성이라는 관념 사이에는 양자의 상이한 인간학적 지향을 넘어선 어떤 공통적인 것이 존재하는가? ‘우정’
스피노자는 이러한 고전적 노선들을 혼란에 빠트린다.
그는 ‘자연’과 ‘제도’라는 양자택일을 전위시키는 또 다른 노선을 제시한다.
이는 사회적 관계의 문제를 다른 식으로 제기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정리 37
덕을 추구하는 모든 사람은 스스로 선을 욕망하며, 또한 이것을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욕망할 것이다. 그리고 그가 신을 더 많이 인식할수록 이 욕망은 더욱 커진다.
정리 37은 두 개의 증명을 포함하고 있다. 이 양자는 전혀 상이한 논증을 제시하고 있다(p. 121).
첫 번째 증명을 보자. 사회성이란 이성이 정의하는 최고선에 대한 참여의 상호성이며, 사람들은 진리에 대한 인식을 통해서 이러한 공동선, 따라서 그들의 상호 유용성을 원하게 된다.
사람들 사이에서 필수적인 조화를 규정하는 이성에 초월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p. 125).
하지만 이성 자체만으로는 인간 본성을 정의할 수 없다. 반대로 스피노자는 계속해서 인간 본성은 이성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동시에 상상과 정념에 의해서도 정의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고유한 본성의 법칙들을 완전하게 실현하는 한에서 조화를 이루며 이성의 인도에 따라 살아가게 된다.
이중적 필연성
1) 각 개인들이 코나투스에 따라 자신의 존재를 보존해야 할 필연성
2) 그들의 본성에 대립하는 외부의 원인들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같은 본성을 지닌 다른 개인들과 함께 더 역량 있는 하나의 개체를 구성해야 할 필연성
스피노자는 이로부터 개인주의와 사회성을 각각 비도덕적인 것과 도덕적인 것으로 대립시키려고 한 이론들의 불합리성을 이끌어 낸다.
모든 자연적 개체들처럼 인간들은 서로를 보전하려는 경향을 지닌 한에서, 서로 간의 ‘일치’에서 직접적인 이익을 얻는다.
경험과 추론은 사회에 대하여 이것이 필연적임을 보여 주며, 현실에서 이는 실현된다.
이런 의미에서 이성은 인간 본성의 일부를 이룬다. 곧 이성은 외부로부터 ‘수입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성은 인간 본성을 배타적으로도, 총체적으로도 정의하지 않는다.
스피노자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정념들 자체에서 시작하고, 정념들의 요소 안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의 또 다른 발생이 존재한다는 점이다(p. 126-127).
정념들에 종속되는 한에서 인간들은 무능력, ‘부정’밖에는 화길히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게 없다.
이러한 불일치가 지닐 수 있는 형태: 슬픔 → 증오
증오는 단지 사회적 정념일 뿐만 아니라, 또한 ‘사회적 유대’, 사회성의 한 형태다(p. 127-128).
세 가지의 연결된 관념: 동일시/정체화, 양가성, 차이들에 대한 공포
각자는 이 관념을 통해 이러한 동요를 극복하려고 노력하지만, 정반대로 무한정하게 그것을 존속시키게 된다.
동류는 이미 주어져있는 존재라는 의미에서 자연적으로 실존하는 게 아니다.
반대로 이는 스피노자가 ‘정서모방’이라 부르는, 그리고 개인들의 상호인정 속에서만이 아니라 개인적 정념들의 불안정한 집합체로서의 ‘다중’의 형성에서도 작용하는 상상적인 동일시‘정체화 과정에 의해서도 구성된다.
사랑과 증오를 각각 ’사회화‘하는 반정립적인 행동들의 기원에는 동일한 원인이 존재한다.
사회성은, 각자 나름대로 실제적인 효과들을 생산하는 [이성의 인도에 따른] 실제적인 일치와 [정서 모방에 따른] 상상적인 양가성의 통일이다(p. 131).
그리하여 ’사회적 유대‘에 대한 고전적인 개념과, 자연 대 제도라는 양자택일은 불충분함이 입증된다.
이러한 통일체가 현실적으로 실존하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권력이 형성되어야 한다.
사회는 또한 하나의 국가이어야 한다(p. 132).
우리는 국가가 ‘자연에 거스르는’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더 이상 국가를 이성의 순수한 실현물로, 또는 인간사 안으로 자연의 일반적 질서를 투사한 것으로 표상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