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케고르의 이것이냐 저것이냐 읽기 / 4-6장 / 25.02.26 / 노그래
4장 인생의 비극적 측면과 불행과 행복의 역설
전체적으로 ‘비극’이라는 매우 무겁고 어두운 인생의 부정적인 측면을 다루고 있지만 또한 역설적으로 심미적인 실존의 한계를 충분히 체험한 사람만이 ‘도약’을 감행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희망’을 말해주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p. 90)
마찬가지로 인생의 비극적인 측면을 극복한 사람만이 두려움 없이 비극을 정면으로 응시할 수 있고, 비극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조명할 수가 있다. 키르케고르가 비극을 다루면서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p. 92)
그리스적 비극의 특징: 국가, 혈족 그리고 운명 등의 현실적인 범주들이 주인공의 행위를 결정하는 동기가 되고 그는 이러한 현실적인 범주와 독립하여 행동하지 못한다. (p. 94) 고대의 작품에서 비극적인 요소는 주인공을 둘러싸고 있는 ‘현실적인 범주들’에 있다. (p. 95)
현대 비극의 특징: 비극의 결정적인 요소가 주인공이 가진 그의 성격이나 개성에 있다. (p. 95)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한 개인의 인생은 전적으로 그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키르케고르는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현대인들이 당면하는 비극은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생각과 용기가 세상과 마주하자마자 완전히 상실하는 것에 있다고 보고 있다. (p. 97)
현대사회에서는 고대시대에 한 국가나 사회를 유지해 주었던 끈끈한 유대나 관계성이 깨어지고 개인들은 파편화되는 것이다.
결국 현대사회에 있어서도 비극적인 요소는 한 개인의 주체적인 행위에 달린 것이 아니라, 그의 사회적 배경이나 구조에 의해 유발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에 있어서 비극의 계기가 되는 ‘죄과’는 인간의 보편적인 죄성에서 유발된다. (p. 98)
키르케고르는 다양한 인물들을 설명하며 인생의 비극적 측면을 외면하지 말고 정면으로 마주하고 이를 초극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p. 102)
① 안티고네: 부친살해 후 자신의 어머니와 결혼하여 낳은 딸. 그녀만이 간직한 이 비밀이 불안을 유발하지만 주의 깊게 살아가게 하고, 은밀한 자신만의 세계를 형성하게 한다. 어떤 의미에서 이는 하나의 보물이다. 한 개인이 전체 혹은 집단이라는 구조 속에서 빠져나와 비로소 자신의 세계를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p. 103)
② 마리 보마르쉐: 크라비고라는 젊은이와 파혼 후 다양한 내적 혼란을 겪게 된 여인. 남탓을 하지 말자
③ 돈나 엘비라: 수녀였으나, 돈 후안이라는 남자의 사랑을 믿고 수도원을 나온 인물. 버림받았지만 그녀 자신의 사랑을 중요하게 생각함. 돈 후안이 사기꾼이라고 믿고 살아갈지, 비애를 간직하며 살아갈지 고민. 저자는 비애를 간직하고 살아가길 바람.
④ 그레첸
⑤ 가장 불행한 사람: 그는 어떤 친구도 자신에게 매어 두지 못하고, 어떤 여인도 그를 사랑하지 못하고, 어떠한 동정도 그의 고통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어떤 눈도 그의 아득한 비애를 꿰뚫지 못하고, 어떠한 귀도 그의 은밀한 탄식을 듣지 못하는 그러한 사람이다. (p. 120) -> 그리스도 예수
5장 『첫사랑』과 『윤작』
첫 사랑이 가진 ‘첫 번째’라는 것의 의미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즉 진정한 계기는 어떠한 이유나 합리적인 설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시인에게 있어서는 ‘詩의 神’의 도움을 말하는 것이다. (p. 124~125)
독자들이 유추해 볼 수 있는 철학적 주제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첫사랑’이라는 주제가 가지고 있는 그 의미이다. 어떤 것을 처음 마주한다는 것은 이 어떤 것 외에 다른 것이 끼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인생의 중반기에서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함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p. 130~131)
둘째, 첫사랑에 대한 고찰은 심미적 실존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p. 131)
진정으로 ‘실존적으로 살고 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보다 일상적인 말로는 ‘충분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p. 133)
윤작은 ‘권태’의 의미와 이를 해결하는 방법이 잘 드러나 있는 글이다. (p. 133)
모든 인간은 권태를 느낄 수 밖에 없는 존재 -> 윤작, 즉 변화해야 함 (제한의 원리를 통해 내면에 집중) -> ① 괴로움을 유발하는 것을 과도하게 회상하지 말자, 즐거운 일도 제한을 두고 회상하자 (중용), ② 망각하자, 자신의 실존을 구속하게 되는 밀착관계를 방지하고 어떤 것도 꽉 붙들고 늘어지지 말자
6장 『유혹자의 일기』와 정신-심리학적인 분석
이 일기의 내용이 키르케고르가 자신의 연인이자 약혼자였던 ‘레기네 올센’과의 관계에서 발생한 일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이 일기의 주인공은 바로 키르케고르 자신이거나 혹은 최소한 이 일기를 자신이 경험하였던 실제 사실에 근거하여 문학적으로 창작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즉 키르케고르가 자신의 실제 삶에서 발생하였던 사건(레기네 올센과의 연애)을 일기의 형식을 빌려 자신의 내면을 분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나 분석이 심리적이고 정신적이라는 측면에서 ‘정신-심리학적인 분석’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p. 147)
‘심미적’ 혹은 ‘미학적’인 삶이란 말 그대로 ‘아름다운 것을 살펴서 찾는 삶’을 말하는 것이다. 세계는 무한히 아름다운 어떤 것을 간직하고 있지만, 이를 포착하고 감탄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사람에게만 그 아름다움을 보여 주며 실재가 되는 것이다. (p. 151)
심미적으로 발전한다는 것은 어떤 사물이나 사건을 다양한 방식에서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미적인 것은 본질적으로 다양성에 기초하고 있으며, 심미적인 통찰은 하나의 귀결로 수렴될 수 없는 열려 있는 것이다. (p. 152~153)
어떤 대상의 아름다움을 통찰하고 향유하기 위해서는 이 대상과의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여야 한다. 아름다움이란 소유에 대립하는 것이며, 무엇을 소유한다는 것은 아름다움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p. 154)
키르케고르로 하여금 ‘사랑의 탁월한 효력성’을 말해 주는 것이다. 사랑받는 이는 사랑하는 이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깨닫게 해주고 자신의 진정한 본질을 발견하게 한다. (p. 160)
심미적인 사랑이 그 완성을 지향한다고 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것은 사랑하는 자의 자아를 완성하는 일이요, 일종의 소극적 의미의 영원성을 획득하는 일이다. 그를 주체적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며, 자존하도록 한다는 것이며, 문학적으로 말해 구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p. 165)
키르케고르의 이성 간의 사랑의 개념에서 보편적인 사랑의 개념을 도출해 낼 수가 있다. 사랑이란 사랑하는 대상을 나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이에게 속하게 된다는 것, 즉 사랑하는 자에게 나의 모든 존재를 증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진정한 헌신의 의미를 가진 것이다. (p. 170)
키르케고르는 진정한 여성이란, 아니 최소한 자신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여성이란 진리에 대한 깨달음을 통해서 현세의 의미를 뛰어넘은 초월의 세계에 발을 디디고 있는 여성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p. 177)
남성과 여성은 그 본질에 있어서 다르지 않음, 혹은 남성과 여성은 ‘인간성’이란 차원에서 공통의 지반과 목적지를 지니고 있는 평등한 존재임을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p. 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