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빙겐 업무관련/박사 수업 및 논문 관련

6월23일 일상사로 보는 한국 근현대사 발제

인무연 2025. 6. 24. 00:25

7장. 광기에 찬 여성들 - 이임하

1950년대에는 전쟁이 일어나 먹고살기조차 힘들었고, 결혼적령기의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았다. 또 전쟁으로 인해 남편을 잃은 젊은 여성들이 어린 자식들을 부양해야 했다. 이러한 상황은 자연스럽게 축첩을 성행하게 했다. (259) 우리 사회에서 '첩'의 존재는 지배세력에 의해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관행이었다. 첩을 가진 남편에 대한 투기가 칠거지악 가운데 하나일 정도로 남성의 축첩은 여성의 권한 밖에 있었다.(260) 첩이 기생충이자 노예근성을 지닌 여성이라면 처는 끊임없이 겸손하고 인내해야 하는  존재로 이야기되었다. (264) 처첩 또는 처와 남편 사이의 갈등은 한국 전쟁 이후 여성들의 활발한 경제적 활동과 사회와의 접촉이 영향을 미쳤다. 곧 처든 텁이든 여성들은 남성 해위자 중심의 가족제도인 봉건적 가족관게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274) 이제 여성들은 축첩이 잘못된 관행임을 깨닫고 있었다. 단지 이를 바로잡을 힘이 없었을 뿐이다. 결국 여서들은 택한 방법은 여성 단체들의 힘을 빌리는 것도, 남성들의 회개를 기다리는 것도 아닌 축첩과 관련되 재판이 진행되는 법정에 '떼 지어' 다니며 관심을 표출하는 것이었다. 남성들은 여성들의 이러한 행동을 광기라고 불렀다. 그러나 법정에 떼 지어 몰려다닌 여성들의 행동은 일상의 삶이며 투쟁이었다. (299) 많은 사람들은 그 일상의 변화가 해방과 함께 밀려든 서구화 때문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신생국가의 헌법에 남녀평등을 선언했다고 해서 남성과 여성이 평등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단지 선언일 뿐이며 오랫동안 지내온 일상은 그대로 되풀이되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헌법의 선언보다 더 중요한 진전은 축첩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태도 속에 있었다.(297) 

6장. 젠더 역사와 구술사 - 도로테 비얼링 

1. 문화사는 특히 담론과 재현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자율적으로 행동하고 확인(231)가능한 역사적 주체에 대한 가정을 해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믿음은 구술사와 젠더 역사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다. 

2. 페미니스트의 관심은 여성을 인간의 역사에 포함시킬 뿐만 아니라 남성을 특별한 성, 즉 여성과는 구분되고 설명을 요하는 사회적 위치, 정신적 태도, 사회적 실제와 여성과의 연관성을 지닌 존재로 주제화함으로써 남성과 인간을 동일시하는 지배적인 인식을 무너뜨리려는 것이었다. (235)

3. 미국에서 구술사가 탄생한 것은 문자로 기록된 통상적인 사료가 부족한 상태, 특히 미국 원주민과 아프리카 출신 노예들의 존재, 고국에서 문자 기록들을 가져오기가 여려웠던 이민자 집단의 존재, 대통령이 서거 전까지 정부 문서를 개인적으로 소장하는 미국 젇치의 특이성에 기초한다. (237)

또한, 구술사에 대한 요구는 역사 연구를 민주화하려는 목적에서 강화되었다. 구술사는 일상사, 여성 같이 주도권이 없는 사회집단 혹은 주변주 사람들의 역사와 매우 긴말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238)

4. 분명 회피적이고 종종 핵심에서 벗어나며 이야기하다가 방향을 잃어버린느 구술자의 진술 방식은 우리를 그녀가 가진 연상과 의미의 세계로,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과거의 이미지로 통하는 입구로 인도한다. 구술자가 연구자들에게 가져온 효과 중 하나는 프로이트가 "잔잔히 떠 있는 주의력"이라고 불렀던 태도가 발전했다는 점이다. 이는 문자로 된 사료를 볼 때에도 무의식을 읽어내기 위해 적용된다. (245)

5. 구술사와 젠더사를 다룰 때 주의할 점은 '연구 대상이 된' 사람과의 성급한 동일시, 특히 그가 이른바 역사의 무죄한 희생물인 경우 역사학자가 그의 '구원자'로 자처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구술자 개인의 주관적 본성을 열어두되, 그들의 복잡성을 간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젠더를 그 맥락으로부터 독립된, 언제나 동일하게 중요한 범주라고 설명하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역사에 대한 질문의 개방성은 주관적인 의미에 대한 성급한 확신을 기피하는 것뿐만 아니라 연구 범주를 서둘러 고정 짓는 일을 피하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질문은 질문자 자신 또한 변화시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249)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