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발제문/헤겔 & 가라타니 고진

전사연170321(화)/ 헤겔 세미나 / 헤겔 - 탈스 테일러 / 옮긴이 후기 / 화니짱

인무연 2017. 3. 15. 18:00

전사연 170321() / 헤겔 세미나 / 헤겔 - 탈스 테일러 / 옮긴이 후기 / 화니짱

 

헤겔 옮긴이 후기(2017.03.21).hwp

찰스 테일러는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 논쟁에서 공동체주의의 유력한 변호인으로 활동하였다. 자유와 권리, 의무 담론이 자유주의의 주된 논의 구조라면, 희생과 책임, 연대 담론이 공동체주의자들의 주된 논의 구조를 이룬다. 이러한 공동체주의 진영의 이론가인 테일러가 헤겔을 주목한 것은 당연해 보인다. 헤겔은 동시대의 구자유주의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판가였다. (1066) 헤겔은 자연법의 학적 취급 방식에 대하여에서 칸트의 형식적 계약론이 단독자로서의 개인이라는 반사실적 사고실험에 입각한 개인주의라고 비판하였다. 자아 형성이 공동체와의 연관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면, 공동체 이전의 자아라는 관념은 하나의 허구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헤겔의 이러한 생각은 후기에 출간되는 법철학에서도 명료하게 제시되며, 그는 논리학과 자연철학에서도 원자론적 세계가 아니라 관계의 세계를 보이고자 노력했다. (1067) 테일러는 헤겔 이외에도 비트겐슈타인에 주목했다.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우리의 일상적 언어 사용에 의해 우리는 우리의 의미를 만들어가며, 의미 생산은 특정한 생활 형식의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다. (1068)

헤겔을 보는 테일러의 눈은 헤겔’ 1부에 잘 드러나 있다. 그에 따르면, 헤겔은 프랑스혁명을 계몽의 종말로 본다. 계몽의 언어관에서 언어는 대상에 대한 객관적 서술을 위한 도구로 이해된다. 근대의 표현주의적 전통에서 적절한 인간적 삶은 오로지 나는 한 인간이라는 의미에서 나 자신의 것이며, 따라서 이러한 삶은 나에게 고유한 삶이다. 바로 이런 표현주의적 모델이 헤겔의 정신, 절대자, 자아 개념의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테일러의 생각이다. 헤겔이 사변이성을 요청한 것은 계몽의 계산적 이성인 오성을 비판하고, 감정이나 정서로 도피해 버린 낭만주의자들과 자신을 구별하기 위해서이다. 사변이성은 대상이 주체와, 정신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밝혀내는 변증법적 이성을 의미한다. (1070) 작게는 자아의 형성에서, 크게는 절대 정신의 차원에서 전개되는 이러한 변증법적 운동은 서양 철학사에서 가장 방대하고 최종적인 철학 체계로까지 발달했다. 모든 요소가 관계의 망을 형성한다는 헤겔의 논의는 과학주의적 이상이 지배하고 있는 현대에 새로운 탈출구를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 테일러의 생각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