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哲,테츠)니콜로 마키아벨리 - 군주론, 18-26장, 서한들.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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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군주는 어디까지 약속을 지켜야 하는가

신의를 지키는 것은 칭송 받을 일이지만, 위대한 업적을 이룬 이들은 신의보다는 기만책을 능숙하게 다룬 이들이었습니다. 싸움에서는 법에 의지할 수도 있고, 힘에 의지할 수도 있지만, 결국 힘에 의지하게 될 경우가 많습니다. 군주는 법과 힘, 인간과 짐승의 방법을 모두 이용할 수 있어야 하며, 이 양면적인 본성의 사용법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짐승의 방법으로서 지혜로움에 있어서는 여우를, 힘에 있어서는 사자를 비유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방식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사태를 마주하기 때문에 양면적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신의를 지키는 행동이 불이익을 주거나 지킬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지켜서는 안 되며, 인간이 악하고 약속을 지키려 하지 않을 때에 군주는 신의에 구속되어서는 안 됨을 역설합니다. 실제 신의 없이 군주들 간의 약속이 파기되고 무효화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여우적인 기질을 가지면서 이를 숨길 줄 알고 남을 기만할 수 있는 이가 성공하게 됩니다. 마키아벨리는 이런 인물로서 당시 알렉산데르 6세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신의를 갖춘 것처럼 보이는 것은 필요하고 유용하지만, 신의를 실천하는 것은 해롭다고까지 말합니다. 물론 선한 자세를 가지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군주는 그것과 정반대의 행동을 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신생군주는 변화하는 사태의 상황에 따라 변하고 능수능란하게 변화하고, 필요할 때는 악행을 저지를 수도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외양을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군주가 자비롭고, 신의 있고, 정직하고, 인간적이고, 경건한 것처럼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보통 인간은 외양과 결과에 주목하기 때문입니다. 페르난도 2세는 입으로는 평화를 부르짖으면서도 실상 적대적이고 잔인한 짓을 저질렀지만, 권력을 잃지 않은 인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교황 알렉산데르 6

아라곤의 페르난도 2

 

19. 경멸과 미움은 어떻게 피해야 하는가

군주는 재산이나 부녀자를 강탈하는 행위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미움 받거나 경멸 받는 일을 삼가야 하는데, 이는 위험에 빠질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군주는 자신에게 좋은 평판을 유지하여 기만적 행위를 시도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군주는 유능하고 명성을 누리며 대내외적인 안전을 누리게 됩니다.

대외적으로는 좋은 군대와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 있어야 안전할 수 있으며, 대내적으로는 인민이 만족을 표할 때 군주에 대한 음모가 없거나 실패하기에 안전할 수 있습니다. 벤티볼리오 가문이 칸네스키 가문의 음모에 의해 피해를 입자, 인민들이 들고 일어나 칸네스키 가문을 몰살시켰는데, 이처럼 인민의 신망을 얻을 경우 군주는 음모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편 프랑스의 경우 귀족을 견제하면서 인민을 보호할 수 있는 제 3의 심판기관인 고등법원 제도를 통해서, 귀족과 인민 사이에서 적절하게 군주가 처신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군주는 인기를 얻으면서, 미움 받을 일은 타인에게 넘겨야 합니다. 하지만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이후 로마 시대의 황제들은 전쟁을 원하는 군인과 평화를 원하는 인민의 만족을 저울질해야 했고, 결국 군인을 만족시키려 했으며, 인민의 박해에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가치 충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강력한 집단에게 미움 받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군주의 권력 기반이 되는 집단의 성격에 따라 군주의 선택은 강요당하게 되는데, 집단이 부패된 상태라면 군주는 그들의 성향에 맞추어 악행을 피할 수 없습니다. 후기 로마의 황제들은 군대에 의해 좌지우지되었고, 그 중 세베루스는 인민에 대한 비행을 저질렀음에도 군대와 우호적 관계를 통해 군주의 자리를 유지하게 됩니다. 반면 그의 아들 안토니누스는 잔인한 행위로 너무 큰 미움을 사면서 결국 측근에 의해 살해당하게 됩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콤모두스

셉티무스 세베루스

안토니누스(카라칼라)

막시미누스는 신분적인 경멸(목동 출신), 미움(잔인성)으로 인해 로마 전역에서의 반란을 계기로 군대도 반란을 일으켜 살해당하고 맙니다.

마키아벨리 시대의 군주들은 후기 로마 시기처럼 폭력적 수단으로 군인을 만족시키는 상황이 아니고, 인민들을 만족시켜야 하는 상황임을 강조합니다. 앞서 언급된 역사에서는 경멸과 미움에 의해 황제들이 몰락했지만, 이는 황제들의 처신이 잘못된 것으로, 새로운 신생군주로서는 세베루스를, 세습군주는 마르쿠스를 모방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습니다.

 

20.요새구축 등 군주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많은 일들은 과연 유용한가 아니면 유해한가

신생군주가 신민들의 무장을 허용할 경우 이들이 충성하는 반면, 무장해제의 경우 군주가 의심이 많고 유약하다 생각되어 미움을 받게 됩니다. 용병으로 군사력을 해결할 수도 있지만, 이들은 충성스러운 신민들처럼 효과적이지 못합니다. 하지만 병합 지역의 경우 지지자들을 제외하고는 무장을 해제해야 하며, 병합을 도운 이들도 점차 약화시켜서 자국 군대에 무장을 집중해야 합니다.

지배 지역의 파벌을 이용해서 지배하는 것이 효과적일 때가 있었지만 더 이상 통용되지 않고 있으며, 베네치아의 경우처럼 파벌에 의해서 분열될 경우 외국의 침략에 취약하게 됩니다. 새 군주에 적대적이었던 이들이 세력에 의지할 필요성에 의해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일이, 기존 정권에 불만을 가지고 새로운 정권 장악에 기여한 이들을 자기편으로 유지하는 것보다 용이합니다.

요새는 상황에 따라서 이해가 다르게 작동하는데, 그럼에도 인민이 가장 최선의 요새입니다. 요새를 너무 믿는 나머지 인민에게 미움을 사는 경우는 좋지 않으며, 인민에게 미움을 받지 않을 때 군주는 안전할 수 있습니다.

 

21. 군주는 명성을 얻기 위해서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하는가

군사적인 업적은 군주에게 높은 명성을 가져다줍니다. 아라곤의 페르난도의 경우 군대로 인한 명성으로 인해, 종교를 이용하고 잔인한 일을 벌여도, 신민들이 군사적 상황의 귀추에 따라 긴장과 경이감을 가지며 군주의 명성을 인정하게 됩니다. 또한 군사 외의 정치적이나 사회적으로 비범한 행동을 보이는 것도 명성에 도움이 됩니다.

중립보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승패가 갈린 이후 중립은 승자에 의한 파멸, 패자로부터 외면 받으며 어떠한 것도 얻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중립은 당장의 위험을 피하고자 하지만, 나중에는 파멸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편을 선택했을 때는 승리자와 우호관계를 맺거나 패배자의 동반자가 될 수 있습니다.

약한 군주들 간의 다툼에는 개입할 경우 현명한 정책이 될 수 있고, 승자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정책이 됩니다. 반면 강력한 군주를 대상으로는 전쟁 이후로 그들의 세력으로 흡수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강한 국가를 상대로 강요와 개입이 있기 전에 동맹을 맺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동맹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만 동맹을 맺어야 합니다.

지혜란, 다양한 위험을 평가하는 방법을 알고 따라야 할 올바른 대안으로 가장 해악이 작은 대안을 선택하는 것입니다.”(157)

군주가 일상의 상업, 농업 등의 통상적인 분야에서 재능을 가진 이들을 예우할 때, 국가를 부강하게 하려는 이들에게는 보상할 경우 이들이 재산을 늘리는 것에 주저하지 않아 국가에 도움이 됩니다 적절한 축제와 보상과 호의를 통해 인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이를 통해서 군주의 위엄이 유지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22. 군주의 측근 신하들

군주의 능력을 알기 위해서는 주변인물을 살펴봐야 합니다. 유능하고 충성스러운 이들을 갖춘 군주는 그들의 능력을 파악하고 충성심을 유지하는 능력을 가졌다고 평가됩니다.

인간의 두뇌는 세 부류가 있습니다. 첫째 부류는 사물의 이치를 스스로 터득하며, 둘째는 남이 그 이치를 설명했을 때 깨우치고, 셋째는 전혀 그 이치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첫째 부류가 가장 탁월하며, 둘째는 뛰어나고, 셋째는 무용지물입니다.”(159)

군주가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 판단력을 보여준다면, 그는 충분한 분별력을 갖춘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가를 다스리는 인물은 자신이 아닌 국가와 군주에 관해서 생각하고 이에 집중해야 합니다. 군주는 이런 인물을 확보하기 위해 예우하고, 관직을 수여하며 잘 보살펴야 합니다. 충분한 재력, 정권 변화에 의한 걱정이 없다면 군주와 대신의 관계는 유지되고 서로 신뢰할 수 있습니다.

 

23. 아첨꾼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인간이란 너무 자기 자신과 자신의 할동에 만족하고 자기 기만에 쉽게 빠지기 때문에 아첨이라는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란 지극히 어렵습니다.”(162)

아첨을 피하는 방법은, 진실을 듣고 화를 내지 않으며 존경을 얻는 것입니다. 사려 깊은 이들로 솔직하게 말하게 허용하고, 견해를 얻은 뒤, 군주 자신의 방식으로 결정을 내립니다. 군주는 선임한 이외의 인물에 귀 기울이지 않고, 목표를 추구하고, 결정에 동요하지 않을 때 존경받게 됩니다.

군주가 상의도 없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할 경우, 나중에 군주의 행동에 대해서 타인들이 조언하는데, 단호하지 않은 군주는 이로 인해서 설득되게 되기 때문에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결정이 바뀌게 되면 군주의 결정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군주는 조언을 들을 때 자신이 원할 때 들어야 하고, 누군가 먼저 조언을 하려 하면 제지해야 합니다. 견해를 필요로 할 때는 참을성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조언자들은 자신의 이해관계를 우선하기 때문에, ‘좋은 조언이란 어느 누구가 하든 상관없이, 근본적으로 군주의 지혜에서 비롯되는 것’(165)임을 주장합니다.

 

24. 어떻게 해서 이탈리아의 군주들은 나라를 잃게 되었는가

신생군주는 새로운 군주국의 창건, 법과 군대를 통해 나라를 정비하기 때문에 이점을 가집니다. 반면 군사적으로 취약하거나, 인민들이 적대적일 경우, 다른 나라의 군주가 적대적일 경우 군주의 지위는 위태로워집니다. 국가를 잃은 군주는 이를 대비하지 못한 자기의 무능으로 인한 것이며, 인민들이 자신에게 권력을 되찾아준다는 희망을 가지지만 이런 책략에 기대는 것에 회의적입니다. 군주는 자신의 주도하에 역량에 기초하여 국가를 방어하고 다스릴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25. 운명은 인간사에 얼마나 많은 힘을 행사하는가, 그리고 인간은 어떻게 운명에 대처해야 하는가

마키아벨리는 운명에 의해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져 온 상황에서, 인간의 자유의지에 따른 행동에서 운명과 통제를 각각 반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운명은 강에 비유하고 있는데, 강이 범람하면 파괴가 일어나지만, 강이 평온한 시기에 미리 제방으로 예방조치를 취해서 통제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적절한 역량에 의해서 제방을 쌓았더라면’(170), 운명의 홍수가 격변을 초래하거나 혹은 홍수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 말합니다.

운명에 의존하는 군주는 운명이 바뀌면 몰락하게 되며, 각 군주의 대처방식은 특정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나타납니다. 상이한 방식으로 행동하지만 결과는 같을 수 있습니다. 반면 동일한 방식이라 하더라도 누군가는 성공하고 누군가는 실패하거나 모두 성공하기도 합니다. 이는 군주의 행동양식이 상황에 부합했기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시대와 상황을 고려하여 자기 방식을 변화할 것을 강조합니다.

교황 율리우스 2세는 시대와 상황적으로 그의 성향과 부합하여 과감성이 요구되었던 때에 재위했기에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있었지만, 신중함이 요구되었다면 실패했을 것이라 예측합니다. 따라서 운명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고, 군주의 행동 방식이 운명과 조화를 이룰 경우 성공하고, 그러지 못하면 실패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다만 과감성을 가질 때 운명을 손에 넣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운명은 여성이므로 그녀는 항상 청년들에게 이끌립니다. 왜냐하면 청년들은 덜 신중하고, 보다 공격적이며, 그녀를 더욱 대담하게 다루고 제어하기 때문입니다.”(174)

 

26. 야만족의 지배로부터 이탈리아의 해방을 위한 호소

마키아벨리는 당시 이탈리아의 상황이 새로운 군주를 맞이하기 적절한 시기라 말합니다. 이스라엘, 페르시아, 아테네의 역사를 들어 절망적인 상황에서 출중한 인물을 통해 극복해 왔던 것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메디치 가문입니다.


로렌초 데 메디치(1449-1492)

지오반니 데 메디치, 레오 10(1513재위)

체사레 보르자에 대한 기대는 금새 사라졌지만, 메디치 가문이 이탈리아의 희망이 될 수 있으며, 행운과 역량을 모두 갖춘, 신과 교회의 가호도 받는 인물이라고 예찬합니다. ‘영험한 징조’(177)라는 표현처럼 너무 과한 예찬을 하고 있지만, 메디치 본인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마키아벨리의 분석에는 이탈리아는 개인적 역량은 있지만, 다른 지도자들로부터 우월성을 인정하게 할 만한 역량과 행운을 갖춘 인물이 없었다고 지적하며, 이로 인해서 이탈리아 군대가 부진을 겪어 왔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메디치 가문은 잘 갖춰진 군대를 양성하고 새로운 군대 제도를 통해서 다른 나라와 대적할 수 있는 군대를 갖출 것을 제안합니다. 마지막으로 이탈리아의 절망적인 상황을 강조하면서, 메디치 가문이 이탈리아의 질서 회복을 위해 앞서 나아갈 때 이탈리아는 따라 갈 것이라 말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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