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종말은 벌써 발생했다. 우리는 무서울 정도로 정확하게 세계멸망일을 맞출 수 있다. [이와 같은] 손쉬운 예측은 역사서술이나 지질학적 시간대[를 통한 예측]에서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무서울 정도로 명확하다. 멸망일은 1784년 4월이었다. 제임스 와트가 증기 기관을 특허를 냈을때, 지구 지각에 탄소 축적이 시작되었다. 즉, 행성 차원의 지질학적 힘을 인간이 개시한 것이다. 종종 어떤 사건은 두번 반복해서 발생한다. 세계는 1945년에도 끝이 났다. 맨하튼 프로젝트를 통해 첫 핵폭탄이 기계장치를 통해 테스트 됐던 뉴 멕시코의 트리니티에서 그러했으며, 두 개의 핵폰탄을 떨어뜨렸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그러했다.(사진2) 이러한 사건들을 통해 지질학적 힘으로서의 인간활동이 대수적으로 증가하..
하이퍼오브젝트는 세계의 종말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알려준다. 명백하게도, 지구라는 별은 폭발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세계 라는 개념은 더 이상 사용가능하지 않게 되었다. 하이퍼오브젝트가 그것의 종언을 불러 왔기 때문이다. 세계의 종말이라는 생각은 환경주의에서 매우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환경주의적 생각이 어떤 의도와 목적을 가졌든, 우리가 불안감을 느끼고 신경쓰는 대상으로 추정하는 존재가 사라지도록 하는데 효과적이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은 생태학적 윤리학과 정치학에 희망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다.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사실 나는 "우리가 지금 행동하지 않는다면" 세계가 종말에 가깝게 다가갈 것이라는 이 강한 믿음이, 역설적으로 이곳 지구에서 생태학적으로 공존하기 위한..
알폰소 링기스가 이 과제에 왜 집중했는지에 대한 심오한 이유가 있다. 링기스의 『긴급한』이라는 책은 현상학을 참조해 개선된 칸트 윤리학의 주목할만한 성과이다. 링기스의 성과는 현상학 그 자체의 성과라 할 수 있는데, 수년 간의 연구와 엠마뉴엘 레비나스를 참조하여 발전하었으며, 현상학의 증조할아버지라 부를 만한 후설 현상학으로부터는 매우 달라졌다. 특히, 링기스는 생태학적 윤리를 심도있게 생각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가 사용하는 강력한 예시들은 대부분 생태학적 행동과 관련된 윤리학적 딜레마를 그리고 있다. 이 책의 후반부에서 (2부: "하이포오브젝트의 시대"에 포함된), 나는 링기스로부터 영향받은 윤리학적 관점이 왜 생태학적 행동에 핵심적인지에 대해서 깊이있게 다룰 것이다. 특히, "위선"이라는 이름이 붙..
서술방식을 제한하는 힘을 발휘하는 이 이상한 에코미메시스처럼 서술방식들의 위선[가장]을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이 책이 추구하는 바이다. 내가 차후 그 이유를 설명할 것인데, 먼저 밝힐 점은 위선이라는 용어가 매우 신중히 선택됐다는 것이다. 하이퍼오브젝트의 시대는 위선의 시대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위선을 찾는 것은 냉소주의적인 방식으로는 할 수 없다. 즉 메타 랭귀자가 없다면, 좌파적 사상이 흔히 그러하듯, 꼴사납게 냉소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하이퍼오브젝트의 시대에 대처할 수 없을 것이다.
정상적인 필연성이 전도되거나 심지어는 해체되는 상황 속에서, 사건들을 이와 같이 전환하는 사유 방식 (그리고 글쓰기 방식)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감각 속에서 나의 친밀한 표현이었던 "사적인"이라는 단어는 더이상 "단지 내 생각인" 혹은 "오로지 주관적인"을 의미할 수 없게 됐다. : 이제 이러한 단어들은 그저 하이퍼오브젝트의 흔적들이 됐을 뿐이다. 이 단어들은 나라고 표현되는, 그들 자신의 흔적들 곁에 항시 존재하는 실체에 의해 변형되고 만다. 나 (그리고 너 또한)는 이제 하이퍼오브젝트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었다. 나의 속은 완전히 까발려졌다. 나의 위치지음과 위치지음에 대한 미사여구는 이 경우에 방어적인 자기확신이 아니라 정확히 그 반대에 위치하게 되었다. 이제 위치지음이란 위치짓기에 매우 괴상한 ..
10년 전까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랬듯이, 마르크스 역시 더 큰 그림은 놓쳤다. 이렇게 정리해보자: 지형학적 시간(거의 생각불가능한 정도로 광대한) 중 매우 특별하고, 즉각적인 것들을 한 단어로 병렬하면 다음과 같다. 1784, 검댕, 1945, 히로시마, 나가사키, 플라티늄. 이것은 단지 역사적 시간대가 아니라 지형학적 시간이라 해야 한다. 아니면 더 나아가 인간독점적인 역사를 더 이상 생각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 우리가 여러가지 원인들로 인해 인류세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사실 인류세란 굉장히 이상한 이름이다. 왜냐하면 비인간들이 인간들과 결정적인 연결을 이루고, 인간과 나머지 사이의 격차 사이에서 바쁘게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서히 우리는 지구상의 통과객용 라운지를 발견하고 있다. 그것은 자연의 일부라고 부르기에는 먼가 다르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자연을 대문자로 표현하는데, 그 이유는 그것을 "변성"시키기 위해서다. 마치 누군가 요리를 통해서 단백질을 만들어내듯이) 소로우가 말했듯이, "실제 지구"는 1945년 이후에 그 둘레가 방사능 물질의 얇은 층으로 감싸져 있다. 이 층의 침전물은 인류세에 결정적인 지형학적 순간을 만들어낸다. 이 지형학적 시간은 지구와 같은 결정적인 인간 "테라포밍"[ 지구를 제외한 다른 행성이나 천체의 환경을 지구의 생태계와 흡사하게 변화시켜 인간이 살 수 있도록 만드는 지구화, 행성 개조 작업을 말한다.]의 흔적을 남긴다. 첫번째 두드러지는 흔적은 1784년 제임스 왓트의 증기기관의 발..
이런 일련의 추론방식은 근거가 명확해질지라도, 나를 포스트모더니스트처럼 보이게 한다. 그러나 다가오는 생태학적 시대는 "메타랭귀지는 없다"라는 생각을 그 어떤 포스트모더니즘이 주장했던 것보다 강력하고 노골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모더니즘에서는 "모든 것은 은유이다"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모든 은유들은 똑같이 나쁘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서 사실상 모든 인간들은 불균형의 시대로 전환함에 따라, 확실히 실재계를 갖는다. 그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 혹은 알아왔던 것이 아닐지라도 말이다. 그러므로 어떤 은유들은 다른 것들보다 더 낫다. 사물들을 한꺼번에 모아서 세울수 있는 곳이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것은 은유이다"라는 말의 진실을 그 말의 발명자[모더니스트]보다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다. 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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