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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라디오 3분 칼럼 /23.12.21 녹음 (12.19 최종수정)

김환희(인간무늬연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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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시대를 맞아 생태전환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북교육청의 교육계획을 살펴보면 생태전환교육환경교육이라는 용어를 혼용하며 정책적 방향성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환경교육과 생태교육은 다릅니다. ‘생태교육은 근대적 발전론과 같은 해법, 즉 지구를 잘 관리하고 활용할 것을 지향하는 환경교육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탄생했습니다. ‘환경교육은 지구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좋은 관리자로서의 인간의 주체성을 강조합니다. 반면 생태교육은 인간도 지구 생태계를 이루는 하나는 객체이자 구성요소로서, 관리자로서의 특권과 인위성을 내려놓을 것을 요구합니다. 전북교육청의 생태교육 사업들은 그 이름과 다르게 과거의 환경교육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별 생태 놀이 체험장 조성 등 토목사업이 장려되고 있습니다. 야생에서 사는 동물들과 곤충들을 산채로 잡아와 마음껏 만지고 갖고 노는 활동을 생태체험이라고 이름 붙이는 사설 업체와 다르지 않게 느껴지는데요. 실제로 교육청의 참여와 실천의 환경·생태 체험 프로그램 운영에 참여하는 많은 학교가 곤충도감 같은 것을 복도에 전시해 두곤 했는데요. 인간이 지구의 지배자로서 모든 것을 관리하고, 신기술과 계몽을 통해 다른 생명체와 생태계를 잘 관리하기만 하면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오만함에서 기후위기가 도래했다는 사실에 대한 처절한 반성이 필요합니다.

 

미래교육 관점의 생태교육에서는 이와는 달리, 다른 생명체들이 생태계 주체로서 권한을 갖고 있음을 일깨워주는 동물권교육 등을 통해 기존의 세계관을 반성하고 새로운 가치관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도입되어야 합니다. 더불어서 체험이라는 미명 하에 성과주의적인 토목공사 및 구시대적인 자원 관리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지양해야 합니다. 겉보기에만 그럴듯한 생태체험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살고 있는 학교 생태를 있는 그대로 직시할 수 있는 체험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개별 학교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을 측정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학생들이 직접 찾아보면 어떨까요?

 

저는 역설적으로 고기 없는 날등의 소위 환경교육사업들이 오히려 생태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요. 고기 반찬을 대신하기 위해 해산물 등이 대체 메뉴로 나오는데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어 음식물 쓰레기가 쌓이는 날이 많았습니다. 기후위기 상황을 성찰해보면, 숲보다 2배 이상의 탄소를 흡수하는 바다를 복원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급격히 죽어가고 있는 바다 생태계 파괴의 주원인이 인간의 해산물 남획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고기 없는 날등의 환경교육 사업들이 굉장히 모순적으로 느껴집니다. 보여주기식 현재의 환경교육을 지역, 국경, 인간 종을 넘어서서 지구환경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이해하는 실천형 기후시민교육이라는 방향성 하의 미래공생교육으로의 전면적 개편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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