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단상, 더 인플루언서, 서울대스티커] -김환희저번 주말에 삿포로에 3박4일 다녀왔는데 일본의 모습을 보며 참 한국적이다, 혹은 참 미국적이다라고 느꼈다.훗카이도 대학교 박물관에 새겨져있는 Boys be ambitious(구내 카페의 포스트잇 공간에 적힌 관객의 소감에도 이 문구를 많이 발견할수 있었다)를 보면서 직설적으로 느끼게 됐다. 미국이라는 대타자의 시선(에 대한 강박적 응시는)은 영어로 번역된 ‘무사도’라는 책이나 훗카이도 근대미술관에서 상시 전시되어있는 우키요에의 미인도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한국도 그렇지만, 일본인이 나 같은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자랑스러운 영역은 크게 두가지로 함축된다.1. 서구적 근대화를 잘 따라가고 있다.(Boys be ambitious!, 기타 서구적 ..
* 본 레포트는 교원대 석사과정의 김환희가 과제로 작성한 원고이므로, 재인용을 삼가해주시기 바랍니다.1. 붓다와 함께 쓰는 시론 – 정효구정효구에 따르면 비유는 ‘주인을 나르는 수레바퀴’와 같다. 비유는 ‘a는 b이다’로 구성되는 언어 형식이다. 그리고 시학계에서 일반적으로는 전자의 a를 원관념 혹은 취의라 칭하고, 후자인 b를 보조관념 또는 매재라고 칭한다. 여기서 사용되는 원관념과 보조관념, 취의와 매재라는 말은 각각 영어의 tenor와 vehicle을 번역한 것이다. 그런데 “위와 같은 번역도 무방하지만 이 tenor와 vehicle을 주인과 수레바퀴라고 의역하면 새로운 이해가 가능해진다”고 정효구는 주장한다. 요컨대 “b는 a를 나르는 바퀴요, a는 b에 의지해 목적지로 가고자 하는 주인”이라는..
CBS 방송 (24.05.21 녹음) : 모든 것을 아는 것으로 가정된 주체 김환희 (인간무늬 연마소 대표) 하이브 민희진 사태 관련 여러 유튜브 영상들과 그곳에 달린 수많은 댓글들을 살펴보다가 놀라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대부분의 댓글이 양쪽으로 갈린 첨예한 사안에서 자신의 주장을 확신을 갖고 펼치고 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사태를 지켜보며 내가 모르는 부분을 알고 싶다는 의견이 없었습니다. 말투만 봐서는 모두가 방시혁이나 민희진 같은 사건 당사자 급의 정보를 가지고 있거나 K-팝 문화산업에 대한 박식한 전문가라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문득 이런 태도야말로 오늘날 현대인들이 취하는 보편적인 마음의 자세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앎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내가 ‘아는 것을 아..
CBS 방송 (24.04.05 녹음) : 샤먼과 MBTI 김환희 (인간무늬연마소 대표) 영화 의 인기가 대단한데요. 그중에서도 30대 초반의 MZ 무당으로 등장하는 김고은과 이도현의 인기가 놀랍습니다. 영화사를 통틀어 보더라도 젊은 무당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은 참신한 일이었는데요. 특별한 영화적 장치라기보다는 현재의 젊은 세대에게 샤머니즘이 친근하고 매력적으로 어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샤머니즘이라 하니,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만, 관찰형 TV 예능 프로그램에 연예인들이 점집을 방문해서 무당에게 운세를 점치거나, 인생 상담을 받는 장면을 자주 보셨을 겁니다. 또한 20-30대 이용자가 많은 클럽하우스 등의 음성토론 어플에서 가장 많이 개설되는 주제가 MBTI와 함께 사..
CBS 방송 (24.02.23 녹음) : 늘봄학교 김환희 (인간무늬연마소 대표) 정부가 올해부터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학교를 도입하기로 하며, 학교 현장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늘봄학교는 학교에서 교육과 돌봄을 통합 제공하겠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아침7시부터 저녁8시까지 학교에서 돌봐준다는 내용입니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전 학년 대상으로 확대합니다. 전북은 1학기부터 75개 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진행하고 2학기부터는 전북 모든 학교에서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교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는 모양새인데, 학교가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어 대혼란에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관련 업무에서 교사를 제외한다고 밝혔지만, 정..
CBS 방송 (24.01.24 녹음) : 에듀테크와 챗GPT 김환희 (인간무늬연마소 대표) 요즘 대학가와 각급 학교에서는 챗 GPT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학생들이 활용하는 것을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교육자들의 고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SF 작가 테드 창은 AI 기술을 이용하는 것을 “고통 없는 창작”이라고 이야기했는데요. 실제로 최근 AI 생성 아티스트의 작품들, 즉 AI가 창작해낸 이미지와 결과물의 저작권과 창작성을 인정하는 것을 두고 많은 논란도 있습니다. 학생들의 경우에도 여러 번 검색하는 고통마저도 덜어주는 ‘노고 없는 과제’를 양산해내는 부작용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뇌과학과 인지심리학에서는 학습과정에서의 ‘적절한 방해와 장애물’이 있어야 우리에게 유의미한 학습이 이루어진다고 이야기합니..
CBS 라디오 3분 칼럼 /23.12.21 녹음 (12.19 최종수정) 김환희(인간무늬연마소) 기후위기시대를 맞아 생태전환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북교육청의 교육계획을 살펴보면 ‘생태전환교육’과 ‘환경교육’이라는 용어를 혼용하며 정책적 방향성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환경교육과 생태교육은 다릅니다. ‘생태교육’은 근대적 발전론과 같은 해법, 즉 지구를 잘 관리하고 활용할 것을 지향하는 ‘환경교육’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탄생했습니다. ‘환경교육’은 지구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좋은 관리자로서의 인간의 주체성을 강조합니다. 반면 ‘생태교육’은 인간도 지구 생태계를 이루는 하나는 객체이자 구성요소로서, 관리자로서의 특권과 인위성을 내려놓을 것을 요구합니다. 전북교육청의 생태교육 사업들은 그..
CBS 라디오 김환희(인간무늬연마소 대표) 다시듣기 https://www.jbcbs.co.kr/layouts/cbs_layout/pages/document_popup.php?document_srl=1096162&ver=123 잼버리 파행 사태의 총책임이 전라북도, 여가부, 윤석열 정부 중 누구에게 있는지를 두고 지금까지도 뜨거운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에게 새만금 잼버리 파행의 원인을 하나만 꼽아보라고 한다면, 저는 ‘지역주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전북지역에서 지역주의는 소외감으로 작동합니다. 중앙 정부의 정치적 차별로 인해서 전북지역이 경제적으로 낙후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새만금 사업은 전북도민들에게 단순한 토건 사업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쌓여있었던 소외감과 원한 감정을 한 번에 해소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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