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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정치사상과 『로마사 논고』 1권 45장~60장
제45장 특히 법률을 제정한 자가 그 법률을 준수하지 않는 것은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다; 그리고 통치자가 매일 새로운 비행을 저질러 인민을 괴롭히는 것은 그 자신에게 대단히 위험하다
아피우스 클라우디우스에게 호소할 권리가 부정되다
아피우스의 사악한 삶은 극형에 처해야 하는 것이었지만 법률을 위반하는 것은 자유의 적절한 존중과 상치되는 것이었고 막 만들어진 법을 위반하는 것은 특히 그러했다. 공화국에서 법률을 제정하고 나서 위반하는 것만큼 나쁜 선례는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법률을 제정한 당사자가 무시할 때에는 특히 그러하다(238).
사보나롤라는 그 자신이 만든 법을 준수하는 데 실패했다.
수도사 사보나롤라는 8인회나 최고시정위원회가 유죄를 선고한 경우에도 제소할 권리를 허용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형을 선고한 5인의 시민들이 인민에게 제소하고자 했을 때 허용되지 않았는데 이 법을 위반한 것이었다. 이 사건은 그의 영향력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했다. 준수되었어야 했기 때문이다. 법을 위반한 사람을 결코 비난하지도 않고 또 용서하지도 않았는데 그에게 이득이 되는 위법행위를 비난하기를 꺼렸으며 그의 야심 많고 당파적인 정신이 폭로되어 비난이 증대되었다(239).
백성을 절망하게 해서는 안된다.
10인회 폐지 이후 10인회 위원 모두와 시민들이 유죄판결을 받았는데 모든 귀족들이 극도의 공포에 시달렸다. 백성들의 마음을 지속적인 처벌과 공격으로 두렵게 하는 것이 공화국이나 군주에게 얼마나 해로운지 알 수 있다. 위험 속에 있는 자들은 자신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 어떤 수단이든 마구 사용하고 혁명을 일으키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누구든 공격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아니면 일거에 잔혹한 조치를 취하고 그 후에는 인민 사이에 평온과 확신을 회복할 수 있는 조치를 통해 공공의 마음을 안심시키는 것이 필요하다(240).
제46장 인간은 하나의 야심에서 다른 야심으로 뛰어오른다; 처음엔 공격받지 않고자 하지만, 나중엔 공격을 가하고자 한다
인간이 두려움을 벗어나고자 할 때, 그는 타인을 두려움에 몰아넣는다
리비우스 직접 인용-인민이나 귀족을 상대방이 겸손할수록 오만해진다. 귀족들은 법률이 부과한 억제책이 준수될 수 없다면 인민이 위반하는 것보다 자기 측이 위반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자유를 지키고자 할 때 지배하는 법칙은 인간(241)이란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자 할 때 대신 타인을 두려움에 몰아넣는다는 것이다.
시민들에게 그들 도시의 자유에 위험할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하게 해서는 안 된다
사사로운 시민들이나 관리들에게 피해를 보지 않고자 하는 시민들은 우의를 맺고, 돈으로 돕거나 강력한 자들로부터 보호함을 얻는다. 이는 명예롭게 보이기 때문에 쉽게 모든 사람을 속인다. 그러나 야심 많은 그 인물은 결국 매우 강력한 권력을 취득하게 되고, 일반 시민은 그를 두려워하게 되며 관리들 역시 그를 존중하게 된다. 그에게 반대하는 것조차(242) 위험한 행위가 될 정도의 지위에 오르면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없애려고 시도하든지 예종하는 것이다. 그가 자기 뜻대로 재판을 조작하거나 해악을 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화국은 시민들이 선의라는 허울을 쓰고 악을 행하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제도, 자유를 증진시켜 인기를 얻되 자유에 위해를 가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제도를 갖춰야 한다(243).
제47장 인간이란 일반적인 것에는 잘 속을지 모르지만, 구체적인 것에는 잘 속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로마의 인민들은 그들이 집정관직을 차지할 가치가 있다고 믿었다. 전쟁에서 커다란 위험을 감수하며 로마의 자유와 강성함의 근간을 구성하고 있으므로 그들의 역할이 더 중대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슨 수단을 써서라고 이 권력을 장악하기로 결심했던 것이다(244). 그러나 그들 계급에 속한 사람들을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자 자신들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최고의 직위에 합당한 인물-전원 귀족들을 선택했다. 티투스 리비우스는 그들의 ‘겸허함, 형평성, 고매한 정신을 전체 인민이 갖추고 있었음’에 놀라워했다.
카푸아에서 요구되었던 유능함
한니발이 칸나이에서 로마인들을 격파한 직후 카푸아가 내전상태에 빠졌다. 최고직 파쿠비우스 칼라누스는 위급한 상태에서 자신의 직위를 이용하여 인민과 귀족을 화해시키고자 했다. 원로원에게는 인민들이 도시 전체를 한니발에게 넘겨줄 위험성으로 협조를 구하고 궁정에 감금한 후(245) 인민들에게는 원로원 의원을 죽이려면 새 의원을 선출해야 하는데 인민들 중에 선출하도록 하자 모두 부적합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러자 감금되어 두려워진 원로원이(246)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하여 화해가 성립되었다. 인민은 개별적인 사안을 고려하게 되자 환상을 직시하게 된 것이다.
선동자들은 관직에 앉게 되면 보수적이 된다
1494년 피렌체가 무정부상태에 빠지자(코시모 데 메디치의 가문 추방) 평민 측 인사가 혼란을 부추기는 시민들을 비난하고 자신이 최고 시정위원이 되어 그들을 처벌하겠다고 위협했다. 막상 최고 지위에 오르자 분쟁의 연원, 임박한 위험, 수습의 어려움을 깨닫자 즉각 다른 부류의 인간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볼 때 음모로 보이던 것들이(247) 사태에 대한 참된 지식에 기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장에서의 정신과 시청사에서의 정신은 다르다’(248).
신중한 인간은 개별적인 사안에 대한 인민의 판단을 존중한다
관직이나 영예를 분배하는 것을 소수의 사람들이 담당하는 경우에 속는 일이 더 빈번하게 일어난다(248).
제48장 어떤 관직을 비천한 사람이나 사악한 사람에게 수여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은 그 직위를 훨씬 더 비천하고 사악한 사람 또는 아주 고귀하면서도 선량한 인품을 갖추고 있는 사람에게 수여할 것을 요청해야 한다
호민관들이 평민들 중에서 뽑힐 것을 두려워 한 원로원은 최고의 명성을 누리는 인물들을 추천하거나 적절한 수단을 강구하여 미천한 출신의 인물들을 매수함으로써 나은 품성을 갖춘 평민들과 함께 출마하게 하는 것이었다(249).
제49장 로마와 같이 자유상태에서 출발한 도시들조차 자신들을 보존할 수 있는 법률을 매우 어렵게 제정한다면, 방금 노예상태에서 벗어나 출발한 도시들은 그럴 가능성이 더욱 희박하다
많은 법률들이 제정되었으나 도시의 운영을 위해 새로운 요구들이 늘상 제기되었다. 감찰관 제도는 로마가 자유를 유지하기 위한 예방적 조치들 중 하나였다. 부패의 성장을 지연시킨 강력한 원인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메르쿠스가 임기를 단축하는 법률을 제정하자 감찰관들은 그의 원로원자격을 박탈해버렸다(250). 리비우스는 이의 조치를 언급하지 않고 있는데 그의 불이익에 대해 아무런 호소를 할 수 없다는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로마처럼 자유로운 도시가 자유를 보존하는 법률 제정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막 예속상태에서 벗어난 도시는 그 과업이 거의 불가능하다.
피렌체는 결코 진정한 의미의 공화국이 아니었다
피렌체는 오랫동안 로마에 예속되어 있었고 숨 돌릴 기회가 오자 스스로 법률을 제정하였지만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럭저럭 200년간 자치정부를 유지해왔으나 공화국이라 볼 수 없다. 이러한 지점은 모든 도(251)시에 늘 존재해왔다. 기회는 여러 번 있었지만, 공동의 이익을 위해 정부를 개편하지 않고 항상 자기 당파에 유리하게 개편할 뿐이었다.
피렌체에서는 법정이 실력자를 처벌한 적이 없다
로마에서는 민회에 제소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었다. 제소 때문에 위험해지면 임시 독재 집정관이 즉결처분은 내리는 비상수단에 의존했다. 그러나 결코 남용하지 않았다. 피렌체처럼 예속상태의 기원을 가진 도시는 이를 외국인에게 맡겼는데 군주가 파견한 외국인(카피타노:시정장관)이 그 임무를 수행했다. 피렌체인들이 자유를 되찾았을 때에도 여전히 외국인에게 맡겼다. 그는 쉽게 매수될 수 있었기 때문에 이것은 매우 해로운 수단이었다. 나중에 8인 위원회로 개편되었을 때(252) 사태는 더욱 악화되었다. 소수의 위원들이란 소수 실력자들의 앞잡이이기 때문이다.
베네치아에서는 범죄를 저지른 유력한 시민들이 도망가지 못한다
베네치아는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었다. 10인 위원회는 어떤 시민도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았기 때문이다. 나중에 40인 위원회를 창설했으며 프레가이라는 위원회도 창설했다. 이들의 귀족 처벌 권한은 귀족을 견제하는 재판관이 충분히 되었다. 자치적이고 신중한 인물이 다스린 로마조차 자유로운 정치제도를 위해 매일 새 법률의 제정이 제기되었다(253).
제50장 어떤 위원회나 관직이라도 국가의 통치업무를 정지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가져서는 안 된다
호민관 제도는 평민들에 대한 귀족들의 횡보를 견제하는 것은 물론 귀족들 사이의 횡포를 견제하는 데도 유용했다. 또 소수의 인물들이 법률상 필요한 사항에 관한 결정을 합법적으로 가로막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집정관의 완고함을 호민관의 권위로 억누르지 않았더라면 집정관제도는 결함 많고 위험한 것이 되어버렸을 것이다(254).
베네치아인들의 지혜
대위원회가 명예와 관직을 분배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종종 후임자를 선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공백은 합법적 재판관이 부재하는 사태가 발생하며 어떤 일도 처리할 수 없는 사태에 놓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적절한 기회를 이용하여 도시 안팎의 모든 관직들을 후임자들이 선출될 때까지 비워놓아선 안 된다는 법률을 제정하여 대위원회가 모든 공공업무를 중지시켜 공화국을 위엄에 빠뜨릴 가능성을 아예 봉쇄해버렸다(255).
제51장 군주든 공화국이든 부득이 어떤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때에도 기꺼이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신중함을 원로원은 잘 활용하였는데 자기 비용으로 복무하던 군대의 병사들에게 급여를 국고에서 주기로 결정할 때에도 그랬(256)다. 장기전을 치루기 위해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이 조치는 병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느끼도록 했고 환영받았다. 인민은 커다란 시혜로 받아들였다. 원로원은 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에서도 혜택을 증가시켰는데, 과중한 세금을 귀족들에게 부과했고 최우선적으로 납부하게 했다(256).
제52장 공화국에서 최고 권력의 자리에 오르려는 자의 야망을 억누르고자 한다면, 그가 그러한 권력에 이르는 길을 미리 막는 것보다 더 확실하고 덜 위험한 방도는 없다
코시모 데 메디치는 어떻게 권력을 얻었는가
코시모의 경쟁자인 시민들이 그가 인민의 환심을 사는 방법을 간파했더라면 폭력사태 없이 그의 수중에서 그가 가장 믿던 무기를 빼앗는 데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257).
피에로 소데리니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었던 방법
소데리니(추기경, 사보나롤라가 죽은 후 공화정 정권(대공위 시대)을 이끎, 마키아벨리는 10인회와 9인 군사위원회 서기장으로 정권에 참여함)는 평민들의 호감을 얻게 됨으로써 피렌체시에서 명성을 얻었다(257). 그가 만약 메디치 가문을 지지했더라면 그는 파멸되었을 것이다. 자신의 직위에 따라 수호하게 되어 있는 자유를 파괴하게 되면 더 이상 훌륭한 명성을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258).
키케로의 영리한 계획이 그를 파멸시켰다
인간은 모든 계획에 대해 장점보다 위험이 더 많은 경우 극력으로 피해야 한다. 키케로는 안토니우스의 명성을 제거하려다가 오히려 늘려주었다. 원로원이 그를 적으로 선언하자 그는 카이사르를 추종하던 군인들을 주축으로 대군을 끌어모았고 옥타비아누스에게 전권을 위임하여 출정케하였다. 스스로를(259) 카이사르라고 부르던 옥타비아누스의 이름을 듣자마자 쉽게 진압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토니우스는 옥타비아누스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키케로와 원로원을 저버리게 하였고 귀족들의 파벌은 완전히 붕괴되었다. 로마에 군주의 지위를 가져온 카이사르의 이름을 고려했어야 했다. 카이사르의 지지자들에게 자유에 부합되는 어떤 것도 기대해서는 안 되었던 것이다.
제53장 인민은 표면상의 훌륭함에 현혹되어 빈번히 자신들의 파멸을 초래하는 일을 명한다; 그리고 그들은 커다란 희망과 강한 약속에 쉽게 움직인다
베이이인들의 도성이 정복되었을 때 로마인들이 이주하여 살면 좋을 것이라는 여론이 형성되었다(260). 원로원은 유해한 것으로 비쳤기 때문에 반대했는데 존경받는 시민들이 이를 억제했기에 유혈극까지 가지 않았다. 인민은 좋은 것에 대한 그릇된 이미지에 현혹되어 파멸을 스스로 초래한다. 그들에게 신뢰하는 누군가가 좋고 나쁨을 납득시키지 않는다면 공화국은 많은 위험에 처하게 된다. 때로 믿음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공화국에서 좋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된다(261). 베네치아인들은 적들에게 공격 받았을 때 빼앗은 것을 되돌려줌으로써 적들의 지지를 얻는 계획을 취할 수 없었고 파멸에 처하고 말았다.
인민은 과감한 결정을 좋아한다
외견상 이득이 분명하면 배후에 손실이 숨어 있어도, 계획이 용기있게 보이면 공화국의 파멸이 숨어 있어도 다중은 항상 쉽게 설득되어 그런 계획을 승인한다. 마찬가지로 어떤 제안이 그 배후에 안전과 이득이 있더라도 비겁이나 손해로 보이면 설득하기라 어렵다(262).
로마의 사례
파비우스는 한니발과 전쟁에서 지구전이 유리하다는 점을 설득할 수 없었다. 인민은 비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파비우스의 기사장 미노키우스에게 지휘권을 주었으나 궤멸당할 뻔 했고 마르쿠스 페눌라(263)라는 천민출신이 의용군 모집 권한을 주면 한니발을 죽이거나 생포할 수 있다고 약속함에 대해 원로원은 인민들의 반감을 우려하여 허락했고 훈련이 부족한 오합지졸로 인해 모두 격파되어 살해당했다.
그리스의 사례
아테네의 니키아스는 인민에게 시칠리아 공격이 현명치 못하다는 점을 설득할 수 없었다. 원정은 추진되었고 파국이 초래되었다. 스키피오는 카르타고와의(264) 전투 승인을 요청하면서 폐허로 만들겠다고 장담했으나 파비우스 막시무스의 조언에 따라 원로원이 동의하지 않자 다중에게 커다란 호소력이 있음을 알고 있기에 민회에 회부하겠다고 위협했다.
피렌체의 사례
피렌체군의 사령관인 벤티볼리오가 피사를 포위했는데 이 작전을 반대했는데도 그의 강력한 약속에 넘어간 인민들이 결의한 것이다. 이를 저지할 방도가 없었다(265).
거창한 작전은 공화국과 개인을 파멸시킨다; 자코미니
인민이 공화국의 멸망을 초래하기 위해 거창한 작전으로 몰아넣는 것보다 더 쉬운 길은 없(265)다. 인민은 실패가 따르면 제안한 자의 사악함과 무지함을 비난하고 거의 항상 그를 사형에 처하거나 투옥하거나 추방한다. 이 사태가 안토니오 자코미니에게도 일어났다. 피사를 정복하는 데 실패하자 과거의 공적에도 불구하고 그는 당국의 온정으로 겨우 목숨을 연명할 수 있었다.
제54장 흥분한 군중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되는 영향력 있는 인물의 강한 위력
흥분한 군중을 억누르는데 가장 적합한 것은 존경받는 인물이 제지하는 것이다(266). 소요가 일어난 도시에서 통치를 담당하는 자는 최대한의 우아함과 위엄을 갖추고 공공의 장소에 나타나야 한다. 그리고 더욱 존경받기 위해 자신의 몸을 문장으로 장식해야 한다.
볼테라의 주교와 피렌체의 폭도
피렌체의 프라테스카와 아라비아타 두 파벌이 무력충돌을 일으켜 프라테스카 파벌이 패배했을 때 그에 속했던 명망있는 파골란토니오 소데리니의 집에 인민이 쳐들어가 약탈하자 추기경 프란체스코가 가장 위엄 있는 정장으로 법의를 걸친 채 폭도들 앞에 나섰다. 당당한 풍모와 말로써 그들의 행동을 제지했다(267).
지금까지 서술한 논의의 결론
유해함을 알아채지 못한 인민들의 시도는 많은 혼란을 가져왔고, 원로원의 영향력 있고 위엄이 있는 인물이 그들을 제지하지 않았더라면, 더 큰 소동을 초래했을 것이다(268).
제55장 대중이 타락하지 않은 도시에서 공공사는 쉽게 처리된다; 평등이 있는 곳에서는 군주국이 수립될 수 없고, 평등이 없는 곳에서는 공화국이 수립될 수 없다
로마인의 정직성
베이이인들에게서 취한 전리품 중 10분의 1을 아폴론 신전에 바치게했는데 원로원은 평민들이 납부할 양을 대신 납부함으로써 아폴론 신을 만족시켰다. 원로원이 명령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누구든지 정확히 납부하리라고 가정했다는 점에서 인민의 선량함에 커다란 신뢰를 품고 있었음을 알수 있다.
독일에서의 사회적 정직성
이탈리아, 프랑스, 에스파냐처럼 부패한 지역에서는 어떠한 선행도 기대할 수 없다. 이들 나라에서 서동이 적게 일어난다면 인민의 선량함이 아니라 인민들을 단결시키는 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왕은 자신의 능력뿐만 아니라 여전히 훼손되지 않은 왕국의 제도로도 단결을 유지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선량함과 종교심이 인민들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저마다 자유를 누리고 법률을 잘 준수한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도 감(269)히 정복하려는 엄두조차 내지 않는다. 돈을 지출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소유한 재산의 1%나 2%를 사정하여 조세로 부과한다. 적정한 양을 납부할 것을 맹세한 이후 상자에 양심에 따라 자신이 마땅히 납부해야 한다고 생각한 양을 던져넣는다.
독일에 널리 퍼져 있는 소박함 그리고 불평등에 대한 혐오
독일은 인접국들과 많은 교류를 하지 않는다(270). 자기 나라가 제공한 물자를 즐기고, 식량을 소비하며, 양모로 옷을 지어 입는데 만족해왔다. 교류의 이유가 없었고 부패의 씨앗도 애당초 제거되었다. 프랑스 등의 나라에서 부패의 관습을 받아들일 기회가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잘 정비되어 부패되지 않은 채 보존되고 있기 때문에 시민이 신사가 되거나 귀족 행세를 하며 사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그들 사이에서 완전한 평등이 보존되고 있다. 인접 지역의 귀족에 강한 적의를 느끼고 그들 손에 붙잡히면 부패의 씨앗이자 악의 근원으로 보고 살해해버리고 만다.
게으른 신사는 위험하다
토지 소유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일하지 않고도 사치스럽게 사는 자를 신사라 부르겠다. 모든 나라에 위험한 인물들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모든 종류의 자유로운 정부에 적대적이다(271).
개혁은 제왕적 권력을 요구한다
이들 지역에는 공화정체를 도입하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 지역 지배자가 개혁을 한다면 왕국을 세우는 수밖에 없다. 질료가 너무 부패해서 법률로도 억제하기 어려우면 법률보다 강력한 권력이 반드시 확립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절대적이고 강력한 권력과 함께 귀족들의 과도한 야망과 부패를 억제할 수 있는 제왕적 권력이 필요불가결하다(272).
토스카나는 구원자가 없다
토스타나 지역에는 피렌체, 시에나, 루카가 존립해왔다. 다른 도시들은 예속된 상태지만 자유를 유지하고 있거나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 지역에는 영주나 신사가 없거나 아주 적기 때문이다. 평등에 대한 믿음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에 현명한 사람이라면 자유정부를 세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지역은 이를 실현할 인물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강력한 인물이라도 지역적 조건에 종속당한다
공화국을 건설하고자 시도하는 자는 귀족들을 모두 일소하지 않으면 안된다(272). 왕국에 적합한 지역을 공화국으로 만들거나 공화국에 적합한 지역을 왕국으로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성공한 사람이 별로 없다.
베네치아 정부
베네치아공화국은 어떤 지위든 오직 신사계급이 차지하고 있다. 신사는 이름뿐이지 실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토지소유에서 나오는 커다란 수입이 없다(273). 부는 무역과 동산에 근거한다. 존엄과 평판의 명칭일 뿐이다(274).
현명한 건국자; 결론의 재확인
현명한 건국자라면 커다란 평등이 존재하거나 존속되어온 곳에는 공화국을 건설한 것이다. 불평등이 존재하는 곳에는 군주국을 세울 것이다.
제56장 한 도시나 한 지방에서 대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으레 그것을 알리는 전조나 그것을 예언하는 사람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로렌초 데 메디치의 죽음을 알리는 전조
피렌체의 사보나롤라가 프랑스의 왕 샤를 8세가 이탈리아에 진격하기 전에 미리 예언했다. 로렌초 데 메디치가 사망하기 전에 교회 지붕 꼭대기에 벼락이 떨어져 큰 피해를 입었다. 피에로 소데리니가 쫓겨나기 직전 궁이 벼락을 맞았다(275).
대기의 정령
정령들은 인간에 대한 동정심이 있기 때문에 어떤 징조를 통해 인간에게 미리 경고하여 그 일에 대비하도록 예언한다는 것이다. (276).
제57장 평민들은 무리를 이루면 대담하지만 개인으로서는 소심하다
로마의 사례
다중은 종종 지배자의 결정을 비난하는 데 대담하고 노골적인 언사를 사용하지만, 정작 처벌이 닥치게 되면 서로를 믿지 못하고 복종을 서두른다. 인민이(276) 호의적이면 자신의 권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족하며, 그렇지 않으면 해악을 끼치지 못하도록 대비하면 될 뿐이다.
우두머리가 없는 다중은 가공할 만하지만 또한 연약하다
다중이 수중에 무기를 들고 있다 해도 최초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피란처가 있다면 그들을 쉽게 진압할 수 있다. 마음이 다소 가라앉아 각자가 집에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느끼면, 그들은 스스로를 분신하고 도망이나 협정을 통해 안전을 강구하는 방도를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자극된 다중은 위험을 피하고자 할 때 무엇보다도 먼저 지도자를 선출하고, 그의 지도에 따라 단결을 유지하면서 방어책을 강구한다(277).
제58장 다중은 군주보다 더 현명하고 더 안정되어 있다
머리가 많은 다중
다중만큼 경박하고 불안정한 것은 없다는 점을 티투스 리비우스는 긍정한다(278).
의견을 논거로 방어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사태가 어떻든 어떤 의견을 권위나 무력에 의존하지 않고 논변으로 옹호하는 것이 죄라고 판단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판단하지 않을 것이다. 다중의 결함에 관해 나는 모든 인간은 개별적으로 비난을 받을 수 있으며 특히 군주에게도 적용된다고 말하겠다. 법률로 규제되지 않는 자는 다중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과오를 범할 것이기 때문이다. 선량하고 현명한 군주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확인하기란 쉽다(279).
법으로 규제되지 않은 군주와 인민
군주란 자신들을 구속하는 굴레에서 벗어난 자들을 가리킨다(279). 각 인간의 본성을 그 자체로 고찰하고 그가 다중과 같은지 고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한 왕들과 비교되어야 할 다중은 법에 따라 규제되는 다중이라야 하기 때문이다.
인민은 군주보다 덜 경솔하다
공화국이 부패하지 않은 채 지속되는 동안 로마 인민이 그러한 예이다. 법률 및 행정관과 함께 로마 인민은 그 자리를 명예롭게 지켰다. 만리우스 사건, 10인회 사건 또는 탄압하려는 자들에게 의연히 궐기했다. 공공의 안전을 위해 임시 독재 집정관에게 복종하는 것이 필요할 때에는 그렇게 행동했다(280).
법률로 규제받는 인민
역사가들이 다중을 논할 때 규제받지 않는 인민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시라쿠사의 인민들은 격분하여 자제력을 잃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범죄를 저질렀다. 다중의 성격을 군주의 성격보다 더 비난해서는 안 된다. 과오를 저지를 때에는 모두 동등하게 범하기 때문이다(281).
군주보다 더 악하지 않은 인민
로마 인민은 400년 동안이나 군주정에 대한 적의를 늦춘 적이 없으며 일관되게 조국의 영광과 공동선의 애호자였다. 인민은 군주보다 더 침착하고 우월한 판단력을 갖추었다(282).
관리들을 선택할 때 인민은 더 현명하다
인민은 평판이나 습성이 나쁜 인물을 높은 자리에 임명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고 쉽게 설득되지 않는다. 군주는 쉽게 수많은 방식으로 그러한 임명을 한다. 인민은 일단 어떤 것을 혐오하면 오랜 세월에 걸쳐 동일한 의견을 고수하는데 군주는 그렇지 않다. 로마인민은 수백년 동안 집정관과 호민관을 선출했어도 후회할만한 선출은 단 네 번이었다.
창업하는 일은 군주, 보존하는 일은 인민
인민이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도시는 단시일 내에 엄청(283)나게 성장하며, 군주가 계속 통치하는 도시보다 훨씬 많이 성장한다.
인민의 결함은 말로써 치유되지만, 군주의 사악함은 칼로써만 치유된다
군주의 정부도 오래 지속되어왔고 공화제적 정부도 오래 지속되어 왔으며, 둘 다 법률로 규제될 필요가 있었다. 마음먹은 대로 무엇이나 할수 있는 군주는 제정신이 아니고, 무엇이나 할 수 있는 인민은 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법률을 지킬 의무가 있는 군주와 법률에 구속되는 인민을 다루고 있는데 군주보다 인민에게서 더욱 많은 역량을 보게 된다(284). 인민의 병폐를 치유하는 것은 말로써 충분한 데 반해, 군주의 병폐는 칼이 필요하다. 결함이 크면 클수록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인민의 잔인함은 군주보다 덜 이기적이다
인민이 통제를 벗어난 상태는 결과를 두려워해야 한다. 참주가 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쁜 군주에 대해서는 정반대다. 현재의 사태와 앞으로 다가올 사태 사이에의 차이를 볼 수 있다. 다중의 잔인한 행위는 모든 다중의 재산을 탈취할 것이라고 염려되는 한 사람을 대상으로 저질러진다. 군주의 잔인한 행위는 자신의 개인 재산을 탈취할 것이라 염려하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저질러진다.
인민은 비난받을 수 있지만 군주는 그렇지 못하다
인민은 모두들 인민을 자유롭게 비난할 수 있으나(285) 군주는 엄청난 두려움과 조심스러움을 품고 이야기할 수 있을 뿐이다.
제59장 공화국과 맺은 동맹 그리고 군주와 맺은 동맹, 둘 중 어느 편을 더 신뢰할 수 있는가
군주국이든 공화국이든 강제로 맺은 합의를 지키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의 지위가 위태로우면 어느 편이든 패망하지 않기 위해 조약을 위반하고 배은망덕한 행위를 할 것이다(286).
공화국은 더디게 움직이기 때문에 안정적이다
위급존망이 걸린 경우 안정성은 군주국보다는 공화국 쪽에서 더 많이 발견된다. 공화국이 군주와 동일한 용기와 욕망을 지니고 있다 할지라도, 더딘 반응으로 항상 군주보다 늦게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뢰를 저버리는 일에서도 군주보다 굼뜨게 마련이다.
동맹은 이득을 위해 깨지기도 한다
동맹은 이득을 위해 끼치기도 한다. 공화국은 그들이 맺은 합의를 준주보다 훨씬 더 충실히 준수한다. 군주가 사소한 이익을 위해 맹약을 파기하는 데 반해 공화국은 커다란 이익을 위해서도 파기하지 않은 사례들이 있다(288). 조약을 파기하는 것은 인민이 군주보다 훨씬 적은 죄악을 저지른다. 군주보다 인민이 훨씬 더 믿음직하다.
제60장 로마에서는 집정관을 비롯한 그 밖의 다른 관직을 임명할 대 연령에 구애받지 않았다
로마 공화국은 집정관의 직위를 평민들에게 개방하자마자 그 직위를 나이나 가문을 고려하지 않고 부여했다(289). 따라서 로마에서는 능력(비르투)을 항상 중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가문의 고려는 필수적이지 않았다. 로마와 비슷한 다른 모든 도시에서도 마찬가지다. 영광스러운 업적을 위해 인민을 활용하지 않는 도시는 로마가 이룩한 것을 얻고자 한다면 인민을 차별할 수는 없다. 출신 가문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연령 관행도 반대할 수 없으며 오히려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나이든 인(290)간의 신중함을 필요로 하는 직책에 발탁된 젊은이는 다중이 그를 선출했기 때문에 매우 뛰어난 활동으로 그 직위에 오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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