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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은 7월 중순 이맘 때가 절정이다.
그럼 다음 주는? 역시 절정이다.
그럼 다다음주는? 역시 그렇다.
연꽃의 미덕은 절정의 순간이 오래 지속된다는 데 있다.
물론 하나의 연꽃이 오래 가는 것은 아니다.
연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한낮에는 오무라든다.
아침도 아침 나름이다.
연꽃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여침 여섯시에는 집을 나서야 한다.
집에서 덕진연못까지는 걸어서 사십분 거리다.
나는 걷는 것을 매우 좋아하지만
덕진연못까지 걸어서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걷기에는 너무 멀어서?
아니다. 설렘 때문이다.
그래도 꾸역꾸역 걸어서 가곤 한다.
일종의 습관 같은 거다.
대신 올 때는 시내버스를 타고 온다.
빨리 집에 가서 사진기에 담아온
연꽃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한 번 더 황홀해지고 싶어서겠다.
오늘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내 인생의 절정은 언제일까?
나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지금이라고.
오늘 집을 나와 덕진연못까지 걸어가면서
내가 설레고 있었다는 사실이
바로 그 증거가 아닐까 싶다.
설렘과 호기심은 내가 교직에 있는 동안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이기도 하다.
지식과 자기 삶에 대한 설렘과 호기심은
곧 배우는 기쁨과 삶의 행복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교육강국인 대한민국에서(가정과 학교 모두)
가장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기에
더욱 그런 마음이 강했을 수도 있겠다.
설렘과 호기심을
아이들의 삶과 영혼에 심어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사가 먼저
설렘으로 학생들을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그것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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