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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8. 신화, 인류 최고의 철학 5~종장발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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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신데렐라

 

포르투갈 민화의 신데렐라

우리는 왜 서로 다른 두 이야기를 유사하다고 느끼게 되는 걸까? 신화에는 감각적인 것과 지적인 것이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유사성과 부분적인 차이점을 적확하게 직감할 수 있는 것 같다.

 

여기에 소개하는 포르투갈판 아궁이 고양이에는 새로운 변형 요소가 등장해, 그것으로 인해 우리의 탐구는 아시아에 가까이 접근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수중세계의 등장과 수중세계를 통한 이중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족외혼과 족내혼

이 포르투갈 민화에서 흥미로운 점은 다른 곳에서는 개암나무, 새 같은 것의 중개에 의해 전환이 일어났는데, 여기서는 이 소녀가 직접 물속으로 들어가서 물고기와 결혼을 성사시키고 있다는 데 있다.

 

수중세계에서의 결혼은 어떤 의미를 갖는 걸까? 일본의 조몬 토기의 표면에 새겨져 있는 도상을 보면, 물에 사는 동물과 관련이 있는 주제가 많다. 이것은 세계적인 현상인듯하며, 신석기 시대에 들어서면서 인류는 물의 세계에서 신화적인 중요성을 발견한 것 같다. 신석기적인 특징을 가진 신화에서는 수중세계라는 주제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구석기 문화에는 없었던 것 같다.) 일본의 민속학자 오리쿠치는 ‘족외혼’문제가 반영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먼 곳의, 자신과는 다른이라는 의미가 있다. 신화적 사고에서는 족외혼족내혼의 대립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커뮤니케이션의 획득

신데렐라 이야기의 궁극적인 목적은 불평등이 생기거나 서로 분리되어 중개기능을 상실한 것 사이에 다시 한번 중개된 상태를 만드는 데에 있다. 그것이 해피엔드라는 것의 진정한 의미이다. 또한 이 포르투갈판 신데렐라에는 망자 또는 다른 세계의 존재와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회로를 여는 것의 중요성이 표현되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미나카타 구마구스의 대발견

현재까지 발견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신데렐라 이야기는 9세기의 중국에서 기록된 것이다. 소수민적인 장족의 전승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물고기와 물고기의 뼈

옛날 사람들은 물고기의 왕이 보낸 선물을 인간들이 소흘하게 취급하면 두 번 다시 풍부한 물고기를 갖다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인간은 먹고 난 물고기나 동물의 몸을 다룰 때는 충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지켜야 할 근본적인 윤리관과 관련이 있다. 중국 신데렐라의 신데렐라 섭한이 갖게 된 초자연적인 중개능력은 머나먼 수렵시대부터 존재했던 동물 뼈를 다루는 법에 관한 이런 윤리사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섭한은 신선이 가르쳐준 대로 정중하게 뼈를 숭배함으로써 중개능력을 획득해, 원하는 것은 뭐든지 손에 넣게 된 것이다.

 

()란 무엇인가?

다른 세계의 왕이 인간에게 풍부한 어획물이나 사냥감을 제공해준다는 생각을 인간은 아주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는데, 그 경우 다른 세계의 왕은 그런 부를 인간에게 선물로 증여해 준다고 생각했고, 이 증여에 대한 답례로 돈이나 물건으로 지불하는 것을 예의에 어긋난 것으로 간주했다. 또한 자연의 왕’, 다른 세계의 왕이 인간에게 베푼 선물은 엄청나게 많아서 도저히 인간이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인간은 무형의 선물로 답례하고자 했다. 무형의 선물은 존경을 담은 정중한 의례를 통해서 동물들의 영혼을 되돌려보내는 것이며, 자연과의 사이에 윤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었다.

초자연이 가져다주는 부()경제가 아니라 증여에 속하기 때문에, 주는 것에 제한이 없으며 화려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원하는 것은 뭐든지 주는 부에 대한 이런 관념이 신데렐라 이야기의 배후에 자리하고 있는 듯하다. 부를 사회적으로 교환해가기 위한 회로에서 벗어나 있는 것에 대한 욕망이 신데렐라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 신데렐라에게 맞서는 신데렐라

미크마크 인디언의 비평정신

북아메리카 인디언 미크마크족은 매우 강력한 부족으로 일찍부터 프랑스계 캐나다인들과 적극적으로 접촉해왔다. 그들은 유럽인들 사이에서 구전되던 신데렐라 이야기를 비평정신을 갖고 패러디를, 새로운 미크마크판 신데렐라 신화를 만들었다. 이들은 샤를 페로판 신데렐라가 신화의 정신을 왜곡시켰다고 느꼈다.

 

보이지 않는 사람이야기

고귀한 영혼

미크마크족의 비평정신이 보이는 것’ ‘보는 것’ ‘보여주는 것에 대한 집착을 경박한 인생관으로 보며, 왕자에 해당하는 인물을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영혼의 고귀함의 조건은 겉모습이 아닌, 그 속에 숨겨져 있는 가치에 의한 것이라 보았다.

 

아궁이의 재

미크마크 인디언들은 그 의미가 불분명해져 버린 아궁이라는 주제를 다시 한번 진정한 신화적 사고의 현장으로 되돌려 놓으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아궁이가 인간의 세계와 영혼의 세계를 중개하는 장소라는 것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에 항상 아궁이 옆에 있는 소녀가 중개자 자격을 갖는다고 생각했다.

 

세밀한 부분에 이르기까지의 주도면밀한 반전

인디언의 사고 안에는 아름다운 영혼은 고도의 초능력을 갖고 있으며, 그렇기에 보이지 않는 것보는것이 가능하다. ‘보이지 않는 사람을 보는 누덕누덕 기운 듯한 피부의 소녀는 아름다운 영혼의 소유자였다. 여기에는 인디언의 결혼 철학이 나타나 있는데, 유럽판 신데렐라에 나타난 사고방식과 이질적이다. 전 세계에 분포되어있는 신데렐라 신화는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층의 모든 레벨 사이에 존재하는 중개 기능을 온 힘을 다해 발견하고자 하는 것으로, 결말에 해당하는 결혼에 의한 해피엔드도 그런 중개의 한 형태에 불과한 것이다. 그것이 유럽민화로 변형되자 오로지 사회적 중개기능인 결혼이라는 해피엔드로 몰아가려는 경향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신화의 내용 전체가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것에 대한 욕망에 의해 오염되어 버렸다고 인디언은 생각했던 게 아닐까?

 

. 신발 한 짝의 수수께끼

작은 발과 헐떡거리는 신발

신데렐라가 떨어뜨리고 간 작은 신발 한 짝,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일까? 레비스트로스는 오이디푸스 신화들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듯하다. 고대 그리스에서 전승되던 신화에서 이것은 인간이 대지로부터 태어났다는 사실에서 오는 모순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신데렐라도 지상과 대지를 중개할 수 있는 능력 대신에 신발 한 짝을 잃어 자유롭지 못한 걸음을 걸을 필요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추론한다.

 

오이디푸스 신화

수수께끼와 근친상간

수수께끼는 일반적으로 동떨어진 의미 영역에 놓여 있던 이미지들이 느닷없이 서로 가까워짐으로 놀라움이나 기쁨이 발생하도록 이루어져 있다. 이런 점은 신비로우면서 위험한 것이 되기도 한다.

 

부자연스런 한 쪽 다리

언어상으로 행해지는 근친상간이라 할 수 있다.

 

진즈부르그의 연구

로마시대 루페르칼리아라고 불리는 제의를 위한 젊은이들의 집단이 있었는데, 보통 용감한 전사로 알려져 있던 젊은이들인데, 이 제의 때는 한쪽 발에만 샌들을 신고 절뚝거리며 난폭한 행패를 부리곤 하는데, 이 제의는 망자를 위한 제의로, 절뚝거리는 젊은이들은 망자를 표상하고 있다. 망자의 영혼이 살아 있는 사람들의 세계에 모습을 드러낼 때 신발 한 짝을 벗고 있거나 절뚝거리며 나타난다는 전승이 퍼져 있다. 이 연구는 진즈부르그의 책 어둠의 역사에 수록되어있는 뼈와 가죽이라는 논문에 나와 있다. 여기서 거론되고 있는 인간의 대지성은 깊은 실존적 의미를 갖고 있다.

 

실존의 모습

신화는 인간이 대지에 속해 있지만, 그것을 부정하면서 귀속된다는 모순된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모순을 표현하기 위해 신화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 항상 주위의 관계에 대해 적정한 거리를 유지한 균형 잡힌 대응이 가능하면 다행이지만, 우리는 자신이 안고 있는 실존적 조건에 의해 항상 좌우가 불균형한 걸음을 걸을 수밖에 없으며, 어머니와의 거리 유지도 실패하고 말 가능성이 있는 불안한 존재이다. 절뚝거리며 살아가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저승 세계에 갔던 사람에 대한 표시

신데렐라의 신발 한 짝은 저승 세계에 갔던 사람에 대한 표시이다. 신데렐라가 춤을 춘 곳은 저승 세계였다는 결론이다.

 

망자와의 소통

켈트 문명권 내 다른 세계에 갔거나, 갔다가 돌아온 자-동물, 인간 혹은 양자가 섞인 것-에게는 보행의 불균형이라는 표시가 남아 있다.

 

샤먼의 기술

유라시아 대륙의 어둠의 역사로

샤머니즘의 배경은 산 자와 죽은 자를 중개하는 기술을 갖고, 삶과 죽음의 모순을 극복하려는 신화적 사고 바로 그것이다. 오이디푸스와 신데렐라 이야기에는 이런 동일한 사고가 있는 듯하다. 샤를 페로의 신데렐라 이야기에는 근친상간의 주제는 표면화되어 있지 않지만, 러시아에서 터키와 그리스에 걸쳐서 전승되던 털가죽 아가씨」이야기에는 아버지의 근친상간을 강요한다.

한편 신데렐라 이야기 구조가 현대의 소비적인 문명에도 적용되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는 것은 어찌 된 것일까?

 

. 종장_신화와 현실

일본 문화와 신화적 사고

일본문화와 신화적 사고는 분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전개되어 왔다. 여러 나라에서는 근대의 성립과정에서 말살되거나 억압당해왔던 신화적 사고가, 일본의 근대적 문화 속에서는 강인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금도 가상 문화속에서 대활약을 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사회 전체의 병리를 악화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제는 ‘양식만’남게 된 신화적 사고는 테크놀로지 문명과 결합되어 거꾸로 치명적인 독을 흘려보내기 시작했다.

 

구체성의 세계

신화의 사고의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은 인간이 살고 있는 구체적인 세계에 대한 것이었다. 동물과 식물과 광물의 세계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 공기와 물의 흐름에 대한 예민한 감각, 이런 것을 소재로 해서 신화의 세계는 꾸며져 있었다. 그러나 역사의 시작과 더불어 인간은 합리화를 시작-합리화는 지나치게 풍요로운 현실로부터 정보량을 배제하여, 인간의 사고와 행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영역을 울타리로 에워싸는 것을 의미-계획이나 예측이 가능한 영역을 확대하여, 결국은 그것만을 세계로 간주하기에 이른다. 오늘날에는 사람의 신경조직이나 대뇌 내부의 과정과 무의식의 과정 또한 육체의 사용법으로까지 합리화를 꾀하고 개발해야 할 새로운 분야로 변모해가고 있기에, 신화연구가 오늘날 의미를 갖는다면 그것은 그런 문제를 근원에서부터 생각하기 위한 중요한 힌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화의 구속력

신화나 민화로부터 논리나 구조만을 끄집어내면, 원초적인 철학으로서의 내용이 완전히 사라져버린다. 신화의 내용은 구체성의 세계와의 관계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신화는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보다도 훨씬 자유로운 사고를 하는 듯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종류의 구속을 받고 있다. 그 구속은 신화적 사고와 구체성의 세계와의 접촉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화는 우주속에서 구속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조건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 때문에, 신화가 철학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환각이라는 문제

신화가 구체성과의 관계를 상실하고 종교에 흡수되어갈 때는 신화의 변질이 발생합니다.

 

신화와 종교

종교는 현실의 대응물을 발견할 수 없는 곳에서도 추상적인 사고력이나 환상의 능력으로 관념의 왕국을 창조할 수가 있다. 종교는 아마도 국가와 같은 구체적인 인간관계 속에서도 도저히 발견할 수 없는 것을 구체적인 사회의 상위부분에 만들려고 했던 관념의 운동과 연동해서 생겨난 것일 거다. 신화가 이런 종교 안에 흡수되면, 신화 그 자체의 성격이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신화는 경고한다

이테리멘족은 광대버섯이 일으키는 환각작용을 매혹적인 자연의 유혹으로 표현한 셈인데, 신화에서 유혹은 적당한 관계를 유지할 때는 좋은 효과를 발휘하지만 유혹에 푹 빠지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신화는 사고하는 철학으로서 그것에 대해 우주적 차원에서의 결단을 내리고자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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