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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역사1 / 제2장 억압의가설 / 푸코 / 2016.07.3.(일) /닥홍
160703 제2장억압의가설 성의역사1 푸코 닥홍.hwp
1, 담론의 선동
17세기 부르주아라고 불리는 사회는 어쩌면 우리가 아직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을 억압의 시대가 시작된 때일지 모른다. 그때부터 성을 명명하는 것이 어렵고 값비싸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난 세 세기의 연속된 변모를 보면 상황은 매우 다르다. 성을 중심으로 성에 관해 이루어진 담론의 완전한 폭발이 감지된다. 중요한 것은 권력 자체가 행사되는 장에서 성에 관한 담론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성에 관해 점점 더 많이 말하도록 부추기는 제도적 선동, 성에 관해 말하는 것을 듣고 성 자체로 하여금 끝없이 누적되는 세세한 것을 통해 분명히 말하도록 만들기 위한 권력의 집요한 권유가 눈에 띈다.
가톨릭에서 반종교개혁으로 인해 철저한 자기 성찰의 규칙을 부과하였다. 욕망, 음탕한 상상, 영혼과 육체의 동시적 동요 전체가 고해와 영성 지도의 대상이어야 한다. “당신의 영혼이 지는 모든 능력, 기억, 지성, 의지를 꾸준히 살피시오. 잠에서 깨어나서는 혹시라도 그 꿈에 홀리지 않았는지 파악하시오.” 성이 직접적으로 언명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순화된 언어의 비호 아래, 성에 모호함도 유예도 남겨놓지 않으리라고 주장하는 담론이 성을 전담하여 추적한 형국이다. 중요한 것은 이 의무가 모든 선량한 기독교도에게 적어도 이상적 상황으로 굳어졌다는 사실이다. 19세기 말에 나의 은밀한 삶을 쓴 익명의 저자는 “은밀한 삶이라고 해서 뭔가 누락되어서는 안된다. 거기에는 부끄러워 할 것이 하나도 없다. 인간의 본성은 아무리 알아도 지나치지 않다.”고 하며 자신의 쾌락을 위해 글을 쓰며 편집과 교정에 세심하게 성애 장면을 뒤섞었다. 이 사람은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미풍으로부터 용감하게 탈주한 사람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조심성과 수줍음을 요구하는 매우 장황스럽기까지 한 명령이 지배하는 시대에 성에 관해 말하라는 수세기에 걸친 명령을 가장 직접적으로 순진하게 실천한 사람인 듯하다.
요점은 300년 전부터 서양인이 자신의 성에 관해 모든 것을 말하려는 노력에 매달렸다는 것, 고전주의 시대부터 성에 관한 담론이 끊임없이 증가했고 성에 갈수록 더 큰 가치가 부여되었다는 것이다. 검열보다는 오히려 담론, 즉 성의 경계 자체 속에서 작동하고 효력을 갖는 점점 더 많은 담론을 성에 관해 생산하는 설비가 갖추어졌다. 18세기에는 성에 관해 말하라는 정치, 경제, 기술적 선동이 일어난다. 관리하고 유용성의 체계에 끼워 넣고 모든 사람의 최대 행복을 위해 규제해야 하고 최적의 조건에 따라 작용하게 해야 할 어떤 것에 관해 말하듯, 말해야 하고 관리된다. 성은 공권력의 소관이고 관리의 절차를 요하며 분석적 담론에 의해 다뤄져야 한다.
한 가지 예는 18세기 출생률, 수명, 생식력, 건강상태 등의 “인구”가 경제적 정치적 문제로 등장하며 성은 이 문제의 핵심부에 놓인다. 도덕적이고 종교적인 권고, 징세 조치를 넘어 부부의 성적 행동을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사전에 조율하려는 조직적 캠페인이 벌어진다. 여기에 19~20세기 인종차별이 싹튼다. 국가와 개인 사이에 성은 공적인 쟁점이 되었고 담론, 지식, 분석, 명령의 온전한 조직망으로 에워싸였다.
성은 덜 이야기 되지 않는다. 다르게 이야기 되고 다른 효과를 얻기 위해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 된다. 18세기 중등학교의 건축적 배치는 성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으므로 성이 줄기차게 문제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범애파의 운동에 결부된 학교의 실험은 성의 통제와 교육이었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성에 대해 침묵되었다는 것은 정확하지 않을지 모른다. 교육자, 의사, 행정관, 부모 등 화자의 자격이 정해진 것이다.
우리는 18,19세기부터 성 담론 발원지를 예를 들 수 있다. 신경질환을 다루는 의학, 성적도착 전체를 자체의 고유한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병합했을 때의 정신의학, 범죄로 다루는 것. 격리와 예방을 시도하고 진단을 요청하고 보고서를 수없이 작성하고 치료법을 준비하는 모든 사회적 통제. 성에 관해 말하는 것을 부추기는 의식을 강화하면서 담론을 퍼뜨린다.
1867년에 범인으로 지목된 다소 정신이 박약한 날품팔이 꾼 같은 사람에게 얼굴 골격을 조사하고 해부학적 특징을 검사하여 성적 타락이 있음직한 징후를 찾아내려 했다는 것, 그러 하여금 습관, 감정 등을 알아내려 심문하고 혐의를 벗어난 이후에도 그를 의학적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18세기부터 성은 일종의 일반화된 담론의 격발을 끊임없이 유발했다. 그래서 권력 밖에서나 권력에 대항해서가 아니라, 권력이 행사되는 바로 거기에서 권력행사의 수단으로서 성에 관한 담론이 증가했고, 도처에 담론의 부양책, 청취 기록, 관찰 질문 절차가 마련되었다. 성은 더 이상 엄폐되지 않고 담론의 존재에 얽매인다. 경제학, 교육학, 의학, 사법 우리의 문명이 요구하고 조직화한 것은 바로 그 엄청나게 많은 말이다.
한편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근대 사회에 교유한 것은 근대 사회가 성을 어둠 속에 머물도록 운명지었다는 점이 아니라, 근대 사회가 성을 그 비밀로 내세움으로써 언제나 성에 관해 말할 운명이었다는 점이다.
2. 성적 도착의 확립
두세 세기 전부터 성생활을 주심으로 우리가 요란하게 떠들어대는 그러한 수다스러운 관심은 한 가지 기본적 근심, 즉 인구의 증가를 굳건히 유지하고 노동력을 재생산하고 사회관계의 형태를 갱신하는 것, 요컨대 성생활을 경제적으로 유용하고 정치적으로 보수적이게끔 정비하는 것에 달려 있지 않을까? 이것이 목적이었는지는 모르지만 19세기와 우리 시대는 성생활이 확산되고 잡다한 성생활의 형태가 강화되는 성적 도착이 확립되는 시대였다.
18세기 말까지는 한결같은 관습과 속박적 여론을 제외하면 세 가지 커다란 명시적 코드, 교회법, 기독교의 교서, 민법이 성적 관례를 지배했다. 부부의 성에는 여러 규범과 권고가 끈질기게 따라다녔다. 가장 강력한 속박의 중심이었다. 성을 대상으로 하는 금지는 기본적으로 법적 성격이었다.
18~19세기 일어난 담론의 폭발은 이 합법적 혼인 관계 중심의 체제에 두 가지 변화를 주었다. 우선 이성애적 일부일처제라는 중심으로부터 멀어지는 동향이다. 어린이의 성생활, 이성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의 쾌락, 조광증 억제되지 않는 정념 등 예전에는 거의 감지되지 않은 인물들이 전면으로 나와 발언권을 얻고 자신의 진실을 힘겹게 고백하기에 이른다. 이로 인해 성생활 영역의 반자연의 특수한 차원이 추출된다. 방탕의 막연한 범주가 해체된다. 돈후안에게서 자기 자신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성의 어두운 광기에 젖어든 인물이 드러난다. 방탕자의 모습 아래 성도착자가 나타난다. 서양이 성을 규제하기 위해 차례로 고안한 두 가지 중요한 규범 체계, 즉 혼인관계의 법과 욕망의 질서를 모두 무너뜨린다.
부부생활의 자연법과 성생활의 내재적 규범은 느리고 모호하게나마 두 가지 서로 다른 장부에 등록되기 시작한다. 너무 일찍 철이 들어 교활해진 어린이, 조숙한 소녀, 잔인하거나 편집광적인 남편, 고독한 수집가 등 그들은 재판소, 정신병원을 들락거리고 의사에게는 야비한 언행을 내보이며, 재판관에게는 질병을 내세운다. 그들에게는 도덕성 장애, 성기의 신경증, 성기의 비정상등의 낙인이 찍혔다.
이 모든 주변적 성생활의 출현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들이 백일하에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은 규제가 느슨해진걸까? 엄격한 통제가 늘어난 걸까? 억압의 견지에서 보자면 양면적이다. 19세기 성범죄에 대한 법규의 엄격함이 상당히 완화되었고 사법권이 종종 의학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이는 관용이다. 그러나 교육학과 치료법에 의해 확립된 모든 통제 영역과 감시 메커니즘을 생각한다면 이는 엄격함의 보충적 책략이다. 의학은 불완전한 성적 습관의 병리학을 찾고 부수적 쾌락의 관리를 시도했다.
중요한 것은 관용의 수준이나 억압의 정도가 아니라 행사되는 권력의 형태이다. 단순한 금지와는 전혀 다른 네 가지 작업이 중요한 문제였을 것이다.
① 근친 혼인관계의 오랜 금지나 간통의 단죄 한편에는 어린이의 성생활을 몰아내려는 통제가 있다. 이 양자가 동일한 권력 메커니즘은 아니다. 후자는 의학이고 전자는 법이다. 후자는 길들이기이고 전자는 형별이다. 근친혼의 금지는 단죄되는 대상의 점근선적 감소를 통해 목적을 이루려고 하는 반면 어린이의 성생활에 대한 통제는 권력과 대상의 동시적 확산을 통해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 어린이의 악습은 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매체이고 분명히 일소해야 할 죄악으로 지정될 수 있지만, 그것은 일소가 필연적으로 좌절된 점이나 그 매우 무익한 임무에 극단적으로 열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감안할 때, 누구나 어린이의 악습에 대해 그것이 영원히 사라지기보다는 존속하기를 요구하고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의 경계에서 증식하기를 요구하지 않나 하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권력은 차단장치 인 듯 하지만 어린이를 중심으로 무수히 많은 침투선을 설치한 것이다.
② 주변적 성생활에 대한 이와 같은 새로운 추궁으로 인해 성적 도착의 등재와 개인의 새로운 명시가 이루어진다. 19세기 동성애자는 중요한 인물이 되었다. 동성애자의 과거, 내력과 유년기, 성격, 생활양식, 또한 절제가 결여된 생체의 구조와 어쩌면 수수께끼 같은 생리, 그리고 체형이 세세하게 조사된 것이다. 동성애자는 어떤 면모에서건 성생활이 묻어난다. 남색가는 과오를 반복하는 사람이었던 반면, 동성애자는 한 가지 종이다. 노출광, 페티시스트, 동물성애자 등 잡다한 것 전체를 추적하는 권력의 기계론은 이것에 분석적이고 가시적이고 항구적인 실체를 부여함으로써만 이것을 근절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많은 비정상적 성생활의 축출일까? 아니도 그거들 하나하나의 명시 국부적 확정이다. 그것들을 퍼뜨림으로써 그것들을 현실에 산재하게 하고 개인에게 통합하는 것과 관련있다.
③ 기괴한 성생활의 의학화는 이 모든 것의 결과인 동시에 수단이다. 이러한 성생활이 의학적이거나 의학화될 수 있는 것인 이상, 인체의 내부나 피부의 표면 또는 행동의 모든 징후 사이에서 성생활을 다름 아닌 상해나 기능장애 또는 증후로 곧장 간파해야 한다. 권력이 성적 육체의 허리를 양팔로 얼싸안는다. 권력은 소환 메커니즘처럼 작용한다. 쾌락을 몰아내는 권력 쪽으로 쾌락이 확산되고, 권력은 자신이 엄폐물에서 끌어낸 쾌락을 정착시킨다. 의료 검진, 정신의학적 조사, 교육학적 보고, 가족의 통제는 비생산적이거나 빗나간 모든 성생활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목적일 수 있지만 사실상 이중의 추진력을 지닌 쾌락과 권력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 권력과 쾌락의 끝없는 나선이 설치되었다.
④ 이로부터 19세기의 사회적 공간과 관습을 그토록 특징짓는 성생활 포화의 장치가 유래한다. 19세기의 가족은 변화 가능한 관계로 인해 다양한 요소에 따라 맞물리는 권력-쾌락의 망이다. 어른과 어린이의 분리, 부모의 침실과 아이들의 침실 사이에 확립된 약극 구조, 사내아이와 계집아이의 상대적 격리, 세심한 육아 수칙, 사춘기에 부여되는 중요성 등 이 모든 것으로 인해 가족은 가장 작은 규모로 축소된 형태까지도 단편적이고 유동적인 다수의 성생활로 포화된 복잡한 조직망이 된다. 가족과 나란히 학교나 정신병원의 많은 구성원, 공간의 배치, 감시체계 때문에 권력과 쾌락의 상호작용을 확산시키고 가족과 마찬가지로 교실, 기숙사, 왕진이나 검진 같은 특권적 공간이나 관례로 인해 심한 성생활 포화의 영역으로 드러난다. 부부, 이성애, 일부일처제에서 벗어난 성생활의 형태들은 거기로 소환되고 배치된다.
부르주아 사회가 육체와 성에 작용하게 하는 권력은 법의 형태나 금기의 효력을 갖지는커녕 반대로 여러 가지 특이한 성생활의 확대를 통해 작용한다. 이 권력은 성생활에 경계를 결정하지 않고, 무수히 많은 침투선을 따라 성생활의 다양한 형태를 추적하면서 동시에 영속화하고 성생활을 배제하기는커녕 오히려 성생활을 개인의 명시 방법으로 육체에 끌어넣고, 성생활을 회피하려고 애쓰지 않고, 쾌락과 권력이 서로 강화되는 나선을 통해 성생활의 변종들을 불러들이고 장벽을 세우지 않고 최대 포화 장소를 정비한다. 이 권력은 잡다한 성생활을 새로 만들어내고 정착시킨다. 근대사회는 실제로 그리고 직접적으로 성도착적이다.
성적 도착의 증가는 빅토리아 여왕 시대 사람들의 엄격한 정신을 사로잡았을 교훈적 주제가 아니라 육체와 육체적 쾌락에 대한 한 가지 권력 유형의 간섭에서 기인한 실제의 소산이다.
이와 같은 연쇄는 특히 19세기부터 무한한 경제적 이익에 의해 보장되고 대체되는데, 경제적 이익은 의학, 정신의학, 매춘, 포르노그라피의 매게 덕분으로 쾌락의 분석적 확산과 동시에 쾌락을 통제하는 권력의 증대로 이어졌다. 쾌락과 권력은 서로 상쇄되지도 않고 서로에게 등을 돌리지도 않는다. 쾌락과 권력은 서로 뒤쫓고 서로 겹치고 서로 활성화한다. 쾌락과 권력은 복잡하고 확실한 자극과 선동의 매커니즘에 따라 서로 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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