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욕에 관한 세 편의 에세이 / 9∽10장 발제 / 2019. 11. 6. / 진달래

성욕에 관한 세 편의 에세이 / 9∽10장 발제 / 2019. 11. 6. / 진달래

 

9장. 아이들의 두 가지 거짓말

아이들의 전형적인 두 가지 거짓말은 그 나름대로 특별한 의미가 있으며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런 거짓말들은 지나친 애정의 결과가 원인이며 그것들로 인해 아이와 아이가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 오해가 생긴다면 굉장히 중대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1. 아버지에게 기부금을 낸다며 남은 돈 중 50페니히로 아버지 몰래 부활절 달걀 물감을 산 여자아이는 이후 소심하고 겁이 많은 아이로 변했다.(남에게 돈을 빌리지 못하게 됨)

-누군가로부터 돈을 받는다는 것은 그녀에게 신체적인 예속과 성적인 관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아버지에게 돈을 받는 것은 사랑의 선언과 동일한 것이었다. 아버지가 자신의 연인이라는 환상은 멋진 것이며 그녀는 자신이 돈을 허락 없이 몰래 썼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내린 벌은 그녀가 아버지에게 품은 애정을 거부당한 것으로 굴욕적인 것이었다.

-어렸을 때의 이러한 작은 경험 속에서 초기의 항문 성애가 이후의 애로틱한 삶에까지 지속되는 지극히 일반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부활절 계란에 물감을 칠하려는 소녀의 소망 역시 같은 이유이다.(p268)

 

2. 허풍이 심하고 거짓말을 잘하는 여자아이는 자기 질책과 박탈감으로 유리(아이스-얼음 glace-유리 glas) 조각만 봐도 두려움에 떠는 병리적인 심리 상태를 보이게 되었다.

-다섯 아이 중 맏이로 아버지에게 강한 애착을 보이다가, 자라면서 아버지가 자신의 생각처럼 위대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나, 보통 여성들이 사랑하는 남자에게 모든 야망을 바치듯 세상에 대항해서 아버지를 도우려는 동기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자신을 아버지와 동일시하는 것, 아버지에 대한 지나친 애정의 집착에서 비롯된 죄의식, 근친상간적 애정은 사실 불가능한 것이었다.

 

⇨ 아이들의 나쁜 행실을 그릇된 성격 형성의 징후로 해석하는 것은 커다란 실수이다. 아이들 마음속에 있는 가장 강력한 심리적 동기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나중에 인생에서 결정적인 사건이나 신경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주의를 요하는 행동이다.

 

 

10장. 항문 성애의 예로 본 본능의 변형

‘깔끔함, 인색함, 완고함’ 이 세 가지 특질은 항문 성애 요소가 강화되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남자의 리비도 발달과정에서 성기기가 우월하게 나타나는 시기 이전에 사디즘과 항문 성애가 주요 역할을 하는 <전 성기기의 조직화>가 선행되어야만 한다는 것. 이런 결론을 내리자 항문 성애 후반기에 발생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데, 항문 성애의 기본 요소들이 성기기의 조직화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잊혀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배설물(돈, 재물), 아기, 남근은 무의식의 소산물로 별차가 없고, 서로 자유롭게 대체될 수 있는 듯이 보인다.

-아기와 남근은 일상생활에서뿐 아니라 꿈의 상징적 언어에서 똑같은 상징으로 대치될 수 있으며, 성 차이를 무시한 상징적 언어로 알려진 <작은 것>으로 묘사된다.

-여성의 <남근 선망>은 ‘아기에 대한 소망’으로 바뀌고, 이 둘은 근본적으로 같은 것으로 본다.

-변에 대한 관심은 일부는 돈에 대한 관심으로(?), 일부는 아기에 대한 소원으로 계속되는데, 후자에서 항문 성애와 성기기 충동(남근 선망)이 한곳으로 모인다.

-일련의 다중관계 -대변, 남근, 아기의 상호 관계- 이해를 위한 도표를 통해 본능적 변형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p281 도표 참조)

-남자아이들이 성적 탐구를 통해 여자아이에게 남근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 때, 남자아이는 남근이란 대변처럼 떼어 낼 수 있는 신체의 한 부분이라고 결론을 내리는데, 이런 식의 항문기의 반항이 거세 콤플렉스로 이어진다.

 

⇨ 대변, 남근, 아기는 모두 유형의 덩어리들이다. 강한 삽입이나 축출작용을 통해 점막의 통로를 자극한다. 유아기의 성적 탐구에서는 아기와 대변이 같은 경로로 나온 것이라는 알게 되지만 남근의 기능은 알려지지 않은 채 남아 있게 된다. 그러나 심리적 영역 속에서 이 모두는 무의식의 동일체로 하나의 유기적 상호 관계가 다시 나타난다는 점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