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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 없는 수단」 정치에 관한 11개의 노트 조르조 아감벤 2020.5.24. 바다사자

 

3. 인민이란 무엇인가?

1

 인민이라는 용어는 정치적 의미에서 근대 유럽의 여러 언어에서 언제나 가난한 자, 사회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자, 배제된 자를 가리켜왔다. 즉 구성적인 정치적 주체를 가리키는 동시에 사실상 정치로부터 배제된 계급을 가리키는 것이다(38).

 프랑스 혁명 동안에도 이런 양의성은 본질적이었다. 이점은 배제된 계급으로서의 인민에 대한 동정심이 당시 수행한 결정적 기능에 의해서 증명된다. “이 용어의 정의 자체는 동정심에서 생겨났으며, 이 말은 불운과 불행의 동의어가 됐다(26).”(한나 아렌트)

 

2

 인민은 대립하는 양극 사이를 오고 가는 변증법적 진동.

인민Popolo

인민popolo

전체적인 정치체

가난하고 배제된 자들의 파편화된 다수

나머지라곤 없다고 주장하는 포함

자신에게 아무런 희망이 없음을 알고 있는 배제

통합된 주권을 가진 시민들의 총체적 국가

비참한 자·억압받는자·정복당한 자로 구성된 금지구역

정치적 실존

벌거벗은 생명

비오스

조에

 이 말은 인류가 하나의 정치체로 구성되려면 근본적인 분열을 거쳐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41).

 근본적인 생명정치적 균열을 이미 언제나 담고 있다. 인민은 자신이 이미 언제나 포함되어 있는 집합에 속할 수 없는 것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한 부분을 이루고 있는 전체에 포함될 수도 없는 것이다(42).

 계급투쟁은 모든 인민을 분할하는 내부의 전쟁이자, 계급 없는 사회나 메시아적인 왕국에서 두 인민이 일치하게 될 때에만, 어떤 인민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때에만 종식되는 내부의 전쟁이다(43).

 

3.

 프랑스 혁명과 더불어 인민이 주권의 유일한 수탁자가 됐을 때 인민popolo은 처지 곤란한 존재가 됐으며, 빈곤과 배제는 처음으로 모든 면에서 참을 수 없는 추문으로 나타났다(43).

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배제된 자들인 인민을 근본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인민을 분할하던 분열을 메워보려는 집요하고도 체계적인 시도에 불과하다.

 우리 시대는 발전에 대한 강박관념이 무척이나 큰 위력을 발휘했는데, 그 이유는 발전이 아무런 균열이 없는 하나의 인민을 창출하려는 생명정치적 계획에 부합했기 때문이다(44).

 나치즘은 용납할 수 없는 어둠으로부터 서구의 정치무대를 막연하고 쓸데없이 해방하려 함으로써 마침내 원초적인 생명 정치적 균열을 메워버린 인민으로서의 독일 민족을 만들어냈다.

 오늘날 상이하면서도 여전히 유사한 방식으로, 발전을 통해 빈민계층을 제거하려는 자본주의적-민(45)주주의적 계획은 자신의 내부에서 배제된 자들로 구성된 인민을 재생산할 뿐만 아니라, 제3세계의 모든 주민을 벌거벗은 생명으로 바꿔놓고 있다(46).

 

목적없는 수단 1-3(20.5.24 바다사자).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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