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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4장 자연 선택 발제 by 복둥이
유리한 변이의 보존과 유해한 변이의 배제를 나는 자연선택이라 부른다. 유용하지도 않고 유해하지도 않은 변이들은 자연선택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고, 다형적이라 일컬어지는 종에서 볼 수 있듯이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요소로 남겨질 것이다.
자연선택의 작용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변화(가령, 기후변화)를 겪고 있는 지역의 사례를 생각해 보는 것이 가장 좋다. 그 지역에 서식하는 동식물들의 상대적인 수는 거의 곧바로 변화할 것이고 어떤 종들은 멸절하게 될지도 모른다. 여기서 우리는 각 지역의 서식 생물들이 밀접하고 복잡한 방식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로부터, 기후 변화 자체와는 상관없이 구성원의 비율 변화가 다른 구성원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결론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생활 환경 조건의 변화는 특히 생식계에 어떤 영향을 줌으로써 변이를 유발하거나 증가시킨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이 어떤 일정한 방향으로 단지 개체 차이를 조금씩 더해 나가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듯이, 자연 또한 그러할 것이다. 다만 자연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쉽게 결과를 얻어 낼 뿐이다. 또한 나는 기후 변화와 같은 엄청난 물리적 변화나 이주를 막는 특수한 고립을 통하지 않고도, 자연 선택이 가지각색의 서식 생물을 개선하고 변화시킴으로써 임자 없는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각 지역에서 서식하는 모든 생물은 힘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생존 투쟁을 하고 있으므로, 어떤 서식자의 구조 또는 습성의 아주 미세한 변화는 종종 다른 서식자들보다 앞설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사육 및 재배 하에서 흔히 어떤 특이한 형질이 한쪽 성에서 나타나 대물림됨으로써 그 성에만 고착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자연 상태에서도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만약 그러하다면 곤충의 경우에서 종종 관찰되듯이, 자연선택은 기능적으로나 습성 측면에서 다른 방식으로 양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성선택이라 일컫는 것인데, 여기에 대해 몇 가지 말하고자 한다. 성선택은 생존을 위한 투쟁이 아니라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수컷 간의 투쟁에 달려 있으며, 그 결과는 패배자의 죽음이 아니라 그가 자손을 조금밖에 남기지 못하거나 전혀 남기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선택은 자연 선택보다는 덜 가혹하다. 일반적으로는 자연계에서 가장 힘이 센 수컷, 즉 그 지위를 차지하기에 가장 적합한 수컷이 가장 많은 자손을 남길 것이다.
모든 척추동물과 곤충, 그리고 일부 다른 큰 동물군은 새끼를 낳기 위해 교배를 한다. 최근의 연구를 통해 우리가 암수한몸이라고 생각했던 생물의 수는 상당히 감소했다. 또한 암수한몸이 확실한 것들 중 상당수가 교배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두 개체가 번식을 위해 정기적으로 교배를 한다는 것이며, 이 부분이 바로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하지만 습성적으로 교배를 절대 하지 않는 암수한몸인 동물들도 여전히 많이 있으며, 식물의 대다수는 암수한몸이다.
여러 특이한 사실들을 통해 미루어 보건대, 동물계든 식물계든 서로 다른 개체들 간에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교배는 자연의 법칙임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이 견해에 따를 경우 이해하기 어려운 사례도 많이 있음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최종적으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싶다. 많은 유기체에서 두 개체 사이의 교배는 번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또 어떤 경우에는 긴 시간 간격을 두고 교배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어떤 유기체에서도 자가 수정이 영원히 일어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자연 선택에 유리한 환경. 이것은 매우 복잡한 주제다. 대물림되는 변이가 다양하다는 점은 확실히 유리하다. 나는 단순한 개체적 차이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개체수가 많다는 점은 한정된 시간 내에 이로운 변이가 나타날 기회를 늘리는 것이기 때문에 각 개체에게 변이가 조금만 일어나는 것을 보충해 줄 수 있다. 따라서 나는 이 점이 성공의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다. 비록 자연계는 자연 선택의 작용이 일어날 수 있도록 엄청나게 오랜 시간을 제공해 주지만 그 시간이 무한하지는 않다. 왜냐하면, 모든 유기체가 자연의 경제 내에서 각자 자신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고군분터하는 상황에서, 만약 어떤 종이 경쟁자들과 비슷한 속도로 변화 또는 개선되지 못한다면 그 종은 이내 멸절할 것이기 때문이다.
개체수가 적으면 유리한 변이가 나타날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자연 선택을 통한 새로운 종의 탄생 또한 매우 지연될 것이다.
나는 새로운 종의 탄생에 격리가 상당히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 다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지역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가 더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장기간에 걸쳐 존속하며 넓은 범위로 퍼져 나갈 수 있음을 보여 줄 종의 탄생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개방된 넓은 지역에서는 그곳에서 살아가는 동종의 수많은 개체들에서 이로운 변이가 생겨날 기회가 도처에 깔려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존재하고 있는 종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생활 환경의 조건 또한 상당히 복잡하다. 만일 이러한 수많은 종들 중 일부가 변화되어 개량된다면 다른 것들 또한 그에 상응하는 정도로 개량되어야만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들은 멸절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운 형태들 각각은 그것들이 충분히 개량된 직후에 개방된 넓은 공간을 통해 멀리 퍼져 나갈 수 있을 것이고, 그로 인해 많은 다른 생물들과 경쟁할 것이다. 따라서 더 많은 새로운 자리가 형성되며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격리된 좁은 지역에 비해 더욱 치열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격리된 좁은 지역이 여러 측면에서 새로운 종의 탄생에 매우 유리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변화의 과정은 일반적으로 넓은 지역에서 보다 빠르게 일어났을 것이다. 그리고 더욱더 중요한 사실은 넓은 지역에서 탄생한 새로운 형태들 - 이미 많은 경쟁자들을 제친 - 은 매우 넓은 영역으로 확산될 것이며 많은 새로운 변종과 종을 탄생시킬 뿐만 아니라 이로써 유기체 세상의 역사를 변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새로운 종이 자연 선택을 통해 형성되었고 그렇지 못한 것들은 점점 더 희귀해져 결국은 멸절했다.
내가 형질 분기라는 용어로 이름 붙인 이 원리는 내 이론에서 매우 중요하다. 변종들이 완전히 별개인 종들보다는 상호 차이가 덜 심하다는 점은 확실하다. 그럼에도 내 이론에 따르면 이런 변종들은 만들어지고 있는 종 또는 내가 말한 발단종이다. 그렇다면 변종들 사이의 사소한 차이가 어떻게해서 종들간의 큰 차이로 늘어났을까?
결과적으로 나는 수천세대를 지나오는 동안에 어느 풀 종의 변종들 중 가장 뚜렷한 특징을 가진 것이 생존해 그 수를 늘릴 기회를 가지게 되고, 이로써 특징이 덜 뚜렷한 다른 변종들은 없어진다는 사실, 그리고 변종들이 서로 매우 다른 특징을 가지게 되었을 때 종의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것이 바로 변화를 동반한 계승에 의해 동일한 속에 속하는 두 개 이상의 종에서 두 개 이상의 속이 생성되는 원리라고 생각한다. 두 개 이상의 부모 종은 그 이전의 속의 종들 중 어느 하나에서 유래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 내용을 도표에서는 대문자 아래에 있는 끊어진 선으로 표시했는데, 이 선은 어떤 한 점을 향해 아래로 내려가 그 점에서에서 만나게 된다. 이 점은 하나의 종을 나타내는 것으로, 여러 새로운 아속과 속의 단일 조상이라고 볼 수 있다.
만일 어떤 개체들에게 유용한 변이들이 실제로 발생한다면, 그로 인해 그 개체들은 생존 투쟁에서 살아남을 좋은 기회를 가질 것이 분명하다. 또한 대물림의 강력한 원리를 통해 그것들은 유사한 특징을 가진 자손들을 생산할 것이다. 나는 이런 보존의 원리를 간략히 자연선택이라고 불렀다. 개체의 특성이 해당 시기에 대물림된다는 원리에 따라, 자연 선택은 성체와 마찬가지로 수정란, 씨앗 또는 어린 새끼를 쉽게 변화시킬 수 있다. 성선택은 많은 동물들 중에서 활력이 강하고 가장 잘 적응한 수컷이 가장 많은 수의 자손을 남기는 것을 보장함으로써 보편적인 선택에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성선택은 수컷에게만 유용한 형질을 가져다주는데 이것은 다른 수컷들과의 투쟁에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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