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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들의 망명』 스튜어트 휴즈 2022.3.2. 바다사자
제5장 자아심리학의 출현
프로이트와 아도르노는 감상적인 태도를 혐오했고 지적 추구와 개인적인 관계에서도 성실성을 고집했다. 정치에의 초연함과 모든 이데올로기에 대한 회의주의도 같았다. 또 프로이트의 원천적 실수가 사실은 의식과 무의식간의 기본적인 구별을 계속 희석시켜온 후계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었다고 주장했다(236).
아도르노는 수정주의와 정신분석학 정통파 모두가 현실원칙과 쾌락 원칙 사이에 가상적인 조화를 수립했고 원초적 이드에 대한 자아의 퇴행적인 의존성을 경시했으며 자아의 기능 가운데 개인적인 기원을 갖는 것들과 사회적 요구를 구현하고 있는 것들을 서로 구별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프로이트는 처음부터 이론에 내재하던 3중의 분류체계-즉, 지형학적, 역동적, 경제적 분류체계 등-에다 이드, 자아, 초자아 간의 구조적 구분을 추가했다. 이것이 계승자들의 논쟁의 주요 국면이 된다고 보았다. 메타심리학적 기술에서 정신분석학이 실제 적용되는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변화해왔다(237).
프로이트는 무의식의 우위성과 유아기의 성욕을 정통성의 최소한의 요건으로 삼았다. 지형학적 사고방식과 역동적 사고방식을 최소한의 전제조건으로 삼았으나 경제적 용어들은 그렇지 못했다. 이는 실증주의적 색채 때문이고 지적, 정서적 자유의 한계에 대한 세밀한 접근에서 나온 설명들은 결정론적 유형이었다. 후기에는 이에 상당히 벗어나 있었고(238) 영역을 부단히 확대해나가면서 소질을 계속했다.
정신분석학이 대서양을 건너감으로써 일반심리학이 되었으나 철학적 폭과 깊이는 제한되었다. 그러나 사회에 대한 개인의 관계, 특히 집단생활의 환경에 적응하는 개인적 변화의 문제의 중요성은 동의되었다. 프로이트의 사회적 차원은(240) 잠정적인 시사 이상이 아니었으므로 후에 주석가들은 그것들을 다시 종합해야 했다.
프로이트 좌파, 우파, 중도파
(240).
분파 | 인물 | 이론 |
▶좌파 *성의 우위성 강조 |
마르쿠제 | -직접 정신분석 훈련을 받지 않았음. 치료법의 함축적인 의미를 고찰하는 정도 |
라이히와 로하임 |
-정식 훈련받은 임상가들, 마르쿠제의 급진주의 추종, 내부에 좌익의 맹아 만들어냄. -성적, 정치적, 문체상의 급진주의 포용, ‘성에의 열광’과 성적 쾌락이 인간 행복의 궁극적인 척도라는 신념에 정치와 성을 밀접 결부, 본능의 억압은 정치적 지배의 중요한 무기로 작용 -문제는 극단적인 형태 진술 사용, 논의를 궁극적인 지점까지 추구 -각각 독자적 연구 수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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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신프로이트학파 *성적 요소 이외의 것들(241) 중요성 인정 *직업적인 유대로 결속, 조직적인 학파 |
경향 | -정신분석학은 도덕성에 관한 판단 유보, 인류 개선 가능성에도 회의적, 점차 미국적 개방환경 하에서 낙관론으로 변화 |
아들러 | -사회주의자 자처, 신프로이트학파 비인정 -공동생활의 절대적 명령 강조, 신경증 환자를 인간사회로 되돌려 보내라고 촉구, 이 과정에서 교화작업 재도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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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번 | -환경에 적응할 것을 가르침(242) -미국 식민주의의 신조와 실제를 정신분석 작업의 전제로 받아들임.→보수주의로의 전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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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 | -낙관론을 대중적으로 옹호한 사람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인간에게 반사회적 행동의 경향이 있다는 유대적, 기독교적 견해를 수용했다고 프로이트 비난, 자조적 인간에서 과학적 정신분석이론에 입각해 윤리적 세계(243)관 구축, 휴머니즘 윤리라는 세속적 전통과 결합, 베버의 개념에 따라서 근대 자본가들의 자기 이익을 위한 외적인 윤리가 종교에서 고안해낸 것들처럼 징벌적인 자기부정의 윤리로 귀결되는 모습을 보여줌. 인간의 자율적 능력을 과대평가한 반면 성적·파괴적 충동의 힘은 과소평가함(244). -‘무의식의 우위’ 신념에서 이탈, ‘심리적 성장의 능력’과 ‘정신적 건강에의 충동’이라는 긍정적 요소가 강화되면서 미국 태생 동료들과 동일해짐. 정신분석학을 문명화된 서구의 인간적·자유주의적 가치에 대한 찬양으로 변질시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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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파 *하르트만 |
경향 | -1930,40년대 소장 정신분석학자들은 원초적인 충동이 환원주의적이라고 보다 복잡한 동기화의 이론을 지향함. -50년대에는 충동이 점차 길들여져 가는 현상에 대한 동기체계, 조직적, 지속적 사유·행동 패턴을 내포하는 퍼스낼러티 기능관 경향이 지배적(245). 무의식을 고수하면서 그 위에 세련된 설명구조를 마련하는 것-즉, 환원주의를 포기하면서 본말을 잃지 않는 것(246). |
안나 프로이트는 정신분석운동 내부에서 조정 역할을 수행했다. 새로운 해석방식에 기초자료 연구 수행(248). ‘자아와 방어기제’에서 자아심리학은 정신분석학을 본질적인 발전적 탐구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함. 자아는 많은 부분이 무의식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아의 작용에 대한 연구도 무의식 과정에 관한 기본적인 신념을 포기할 수 없었다. ‘기본적인 충동’에 가해진 변형을 재구성하는 유일한 길이 ‘자아의 방어작용에 대한 분석’이었던 것은 방어작용의 대부분이 의식의 단서 밑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249). 그러나 안나의 방법에는 혁명적 잠재성이 결여되어 있었고 비슷한 시기 학회에 가입한 하인츠 하르트만이 안나에게 더 혁명적 인물로 보였다(250).
2. 하르트만과 ‘갈등 없는 영역’
하르트만은 자아방어의 차원을 넘어서 자아의 실질적인 자율성을 주장하여 결정적인 도약을 이룩했다(250). 프로이트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후계자였다(252). 일반 심리학, 즉 정신 생활에 대한 일반 이론을 확립하는 것이 그의 목적이었다. 프로이트가 자아의 ‘체계화’ 기능이라고 부른 것을 확대하면서 자아의 적응작업을 ‘현실지배’로 특징지으면서 내적 갈등에 대한 고전적 정신분석학의 강조를 현저하게 축소시켰다. 환경에의 모든 적응 혹은 학습과 성숙과정이 갈등에서 파생되는 것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개인의 발달과정에 나타나는 지각, 의도, 대상이해 등은 자아의 ‘갈등 없는 영역’에서 일어난다. 이 영역은 자아의 힘이라는 특수한 영역을 구성한다. 이 힘을 ‘성격’과 ‘의지’라는 도덕적 용어로 설명하면서 수정주의적 어휘에 접근했다. 갈등 없는 영역 연구가 사회학과 정신분석학 사이의 영역을 개척함으로써 사회과학에 대한 정신분석학의 기여를 확대하리라고 여겼다. 연구를 사회구조 안의(253). 개인들을 구속하는 ‘가치의 위계질서’와, 개인들이 맺는 관계를 정신분석학이 도울 수 있는 방식 등을 고찰하는데 국한했다. 인간의 인식이 심화되면서 충성심이 어디에 놓였는지 파악되기 때문에 인간의 가치평가는 변할 수 있지만 인간 인식 심화가 가치 자체를 주장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인식이 행동의 목표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었다(254).
1941년 뉴욕에 도착한 하르트만의 종합능력이 최고의 발전단계에 도달한 것은 1950년 전후해서 자아심리학 이론의 기본골격을 형성할 논문을 발표한 때였다(255). 이 논문들은 자아의 기능을 명확히 제시했으며 자아에 대한 강조로 새로운 자료들에 맞춰 프로이트의 용어를 조정했다. 또 정신분석학이 사회 연구에 기여하게 됨을 간략히 시사했다. ‘자아’라는 용어는 프로이트적인 치료법의 관점에서 볼 때 퍼스낼리티 혹은 개인과 동의어가 아니며, 경험의 객체에 대립되는 주체와도 합치되지 않는다. 정신분석학의 자아는 ‘퍼스낼러티의 하부구조’이며 ‘그 자체의 기능에 의해 정의된다’. 기능의 예는 현실에의 적응, 행동, 사고, 방어 기능과 관찰 경험자료에서 떨어져 있는 심리적 종합, 체계화 작업 등이다(256). 또 자아를 원초적이며 기본적인 계보에 귀속시킨 것은 자아의 자율성이라는 새로운 신념에 도움이 되었다. 동시에 자아의 발달을 세 가지 요인으로 정의했다. 즉, 자아의 유전적인 특성(및 그것들의 상호작용), 본능적 충동의 영향, 외부적 현실의 영향이다. 그는 다양한 자아의 목표들은 자아의 기능들로부터 도출되는데 이 기능은 고도의 추상화 단계에서 고찰될 경우 상호조응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257). 이 자세한 설명은 자아의 의미를 재확인시켜주는 것 외에 별 효용이 없었다.
하르트만은 자아가 ‘독자적인 심리적 에너지’로 구성된다는 가정을 역설했다. 이것은 충동의 문제 및 역동적 설명방식과 경제적 설명방식이 마주치는 결정적인 지점에서 당혹감을 가졌다. 그는 프로이트의 생물학적 고찰을 논의하는 단계에까지 들어가지 않았다. 검증될 수 있는 가정들에만 국한해서 삶의 충동 혹은 죽음의 충동에 관한 가정들은 기존 명제들의 조정에도 쓸모가 없고 새로운 명제에도 쓸모가 없을 것으로 보았다(258). 그러나 프로이트가 만년에 ‘자아’의 성격을 해명한 이론을 차용했다. 프로이트가 죽음의 본능과 결부시켜놓았던 공격성을 구별해내 공격성의 목표·파생물 및 그 대치물 등을 고찰하는 데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공격성 개념은 그의 이론의 토대 중 하나이며 성과 공격성이라는 이중성이 그의 사상에 계승되었다.
‘정신분석학‘이란 용어는 어떤 명제들의 집합을 가리키는데 그 명제들은 내적으로 일관성을 가지며 세부적으로도 정교한데다 인간 행동의 예측까지도 고려하는 것이었다(259). 정신분석가들은 다양한 증거들, 임상의 경험과 안나 프로이트가 개척한 아동발달연구 등도 고려하므로 명제들의 확증은 서서히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프로이트의 이론체계를 축약한 사람들 중에는 문화와 퍼스낼러티의 연구자로 알려진 사람들이 부각된다. 정신분석학적 사고의 전반을 충분히 고찰하지 못한 채 초기의 견해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논쟁하면서도 자아심리학에 의해 시도된 후기의 재정식들(260)을 완전히 무시했다고 하르트만은 주장했다. 그래서 원래 동맹관계의 사람들을 배척해버리는 결과를 낳았다고 했다. 자아심리학은 학문 상호 간의 협력을 위해 유용하고 적절한 명제들을 제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협력은 정신분석이론의 범위를 보편적인 것으로 확대해야 함을 내재하고 있었다.
협동에 장래성 있는 분야는 인류학이라고 보았다. 정신분석학은 ’인간의 갈등‘을 설명함으로써 사회학적 인식에 기여할 수 있었다. 역사학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역사가들이 ’생활의 영역‘에 관심을 가져야 했다. 인류학자들은 이런 문제들에 익숙해 있었다. 유아기 상황의 가변성-한 문화가 자신의 요구사항에 맞추어 어린이의(261) 퍼스낼러티를 형성할 수 있는 정도-의 범위를 결정하는데 능숙한 사람들이었다. 사회적 순응은 스스로 적응시켜나가는 자기의 역할 뿐 아니라 ’자아의 유동성‘과 ’초자아의 엄격성‘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하르트만은 인정했다. 그러나 인류학자들의 상대주의적 태도를 경계했고 유명론자로서 개인경험의 독자성, 보편론자로서 문화의 장벽을 넘어서는 각 인간조건의 공통적 요소들의 강조가 그들과의 차이점이었다. 문화인류학은 특정문화의 구성은이 어떻게 행동하는가라는 문제만 부각되었다.
인류학에 대한 고찰로 하르트만은 가치의 문제로 들어가 정신분석학과 윤리학을 해명하고자 했다(263). 어떤 문화권에 사는 인간이든 모두 초자아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유사한 경험을 할 것이기 때문에 인류 공통의 조건을 넘어서서 정신분석학 그 자체가 도덕적 규칙의 여러 요소들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성적 충동의 전면적인 해방이 사회에 그렇게 손상을 입히는 것은 아니나 공격적 행동이 갖는 사회적 위협성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하는 하르트만의 정신분석관은 도덕적 진술이 갖는 의미를 일일이 명시하려 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부과한 개인적인 고매한 기준을 견지했다. 자기 인식과 지적 성실성을 정신분석학적 윤리의 핵심으로 강조했다는 점에서도 프로이트의 신념을 고수했다(265). 정치적 이데올로기에서도 미묘한 균형을 유지했다.
그의 가장 큰 기여는 정신분석이론의 과거를 구출하는 작업에 있었다. 자아를 구조적 3분법에서 가장 약한 것으로 규정함으로써 자아가 초자아 및 이드와의 투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성공적인 치료법의 전망도 회의적이었다. 하르트만은 프로이트의 언어 속에 자아가 통솔할 수 있는 자원을 많이 설정했다(266). 자아 발달과 자아 기능이 이루어지는 ’갈등 없는 영역‘을 확정하면서 무의식의 과정이었지만 결국에 합리적·의도적 행동에의 기여도 가능해지는 과정을 묘사했다. 자아의 기초를 심리의 본능적인 하부구조에 놓으면서도 의식 차원의 자아의 거의 무한정한 표출방식도 고려에 넣었다. 그는 난제를 돌파해서 참신한 새 정식을 만들어낼 만큼 철저한 개혁가적 기질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추론도 한 가지도 포기하지 않았으며 상호모순되어 보이는 두 가닥의 사고방식을 공정하게 직조해낼 수 있는 방법을 증명해 보이고자 했다(267).
그는 프로이트의 충동의 개념이 삭제될 경우 정신분석학적 해석이 완전히 무의미하게 되고 말 본질적인 요소임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충동이 없다면 우리 내면의 드라마는 최초의 동인을 상실하고 말 것이었지만 이것의 설명은 생물학-혹은 형이상학-에 맡길 성질의 일이었다(268). 심리적 에너지 혹은 에너지의 단위들을 충동의 기본적 특성으로 간주하는 태도는 충동의 이론에 하나의 걸림돌이었으며 그것의 타당성을 심각하게 삭감하는 것이었다. 하르트만은 인간의 자아를 구출했으며 정신분석이론의 범위 및 내적인 정합성도 크게 제고했다. 그러나 프로이트가 남겨놓은 어휘와 인식론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269).
3. 에릭슨과 ’정체성‘의 의미
에릭슨의 성숙기의 활동은 완전히 미국이라는 배경 속에서 이루어졌다. 하르트만이 자신의 이론체계를 완전히 마무리지은 직후에 활동이 시작되었다. ’막간 이론에서 그는 하르트만의(270) 기술적인 용어 ‘자아ego’는 자기 동일성과 명백하게 구분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했다. 정체선에 대한 강조는 에릭슨이 표현하려는 핵심이었다.
빈의 실험적인 학교에서 안나 프로이트를 만나 교육분석을 받았고 임상 절차에 관한 정식훈련을 받았다. 창시자들의 후계자들이 자리를 굳히고 있던(272) 빈에서 비이론적 정신의 소유자는 포위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감지하고 미국으로 이주했다. 1934-35년 하버드 의과대학, 다음 3년간 예일대학에 있었다. 2차 세계대전 중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 분교에서 결정적인 10년을 보냈다. 전기간을 통해 그의 임상작업과 저술의 근거지는 어린이였다. 캘리포니아에서 그는 유럽의 문화전통과 단절(273) 되었고 주의 깊게 미국인의 국민성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아동기와 사회』는 사례사에서 시작해서(274) 수족과 유로크족에 관한 고찰을 거친 다음 자아와 정체성의 고찰로 연결되고 현대의 미국과 히틀러의 아동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정신분석학의 방법은 ‘본질적으로 역사적인 방법’이며 인간의 역사는 ‘개인적인 생활주기의 거대한 신진대사’과정이라는 신념이 깔려있었다. 정신분석학에 입각해서 자아와 사회 간의 관계를 집필하는 것이 목표였다.
에릭슨의 사례사 속에는 어린이가 어머니의 품속에서 배우는 ‘기본적인 신뢰감’-원초적인 희망과 일생의 숙명에 원천이 되는 것, 후성설의 도식을 덧붙인 ‘생활주기’ 혹은 인간의 연령, 정체의 문제 등의 정식들이 드러난다. ‘주기‘라는 개념은 유아기의 신뢰로부터 만년의 자아 통합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각 단계에는 자아가 넘어야 할 한 가지씩의 장애물이 놓여 있으며 자아가 잠재능력을 실현하기 위해 획득해야 할 특징적인 정서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각 단계는 나아가는 과정 속에 내재하는 위험요인을 보여주는 부정적인 용어-초기 성숙단계의 ’친밀성‘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고립‘-가 있다는 것도 그 개념을 통해 드러난다. 정체성의 유지는 자아의 결정적이고도 중요한 과제로 부각된다(275).
선지 도시사회의 어린이들은 과거로부터 계승된 사회적 리듬을 공유할 가능성을 잃고 전문화된 환경 속에 유폐되어서’ 현실생활‘로부터 유리됨에 따라 바람직한 전통으로부터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자기인식을 향해 혼자 길을 모색해 나갈 수 밖에 없었다. 미국에서는 소년들이 아버지를 두려워하고 증오하는 경향이 덜 두드러졌다. 오히려 어머니의 가혹함에 괴로워하는 경향이 있었다. 어머니는 그들을 유기했으며 준비도 못한 상태에서 세상으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동시에 그는(276) 미국이라는 조건이 길러낸 준형제적인 부자관계와 가부장적 권위가 오래전에 쇠퇴한 가정생활의 ’민주적‘인 측면에 대해 호의적으로 언급했다(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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