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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서문

에밀 뒤르켕은 칼 마르크스, 막스 베버와 함께 3대 고전사회학자이다. 뒤르켕은 사회현상이란 사회적으로 구성되며, 사회적 사실(social fact)이라고 주장, 사회적 사실을 연구하는 학문을 사회학이라 정의하고 실증과학이어야 한다고 했다. 또 사회적 사실은 인간의 의식 외부에 존재하며(외재성) 인간의 인식과 행동을 구속한다고(존재구속성)하여 구조주의 사회학의 단초를 형성했다. 한편 사회는 분화된 조직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사회가 발달할수록 분화가 심화되는데 각 요소들은 기(5)능적으로 통합되어 하나의 통일체(구조)를 이루는 것으로 보았다. 현대사회는 유기적 연대로 통일되어 있고 연대를 위해서는 사회화, 즉 교육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3대 사회학자

뒤르켕은 랍비 가문에서 태어나(1858) 3공화적 초기에 중학교에 입학했고 서서히 종교적 관심에서 벗어나 파리의 고등학교로 전학을 했다. 1879년 고등사범학교에 입학했다(21). 보르도대학 철학과 교수가 된 뒤 프랑스 교육체계의 구조와 내용의 변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사회분업론, 사회학적 방법의 규칙, 자살론을 저술하여 기능주의 사회학을 창안했다(6).

*사회분업론: 노동분화가 진전됨에 따라 차이에 근거한 기능적 상호의존성으로 인해 새롭고 고차적인 사회연대가 형성된다는 것, 분업의 기능은 사회적 연대 또는 사회통합을 증진시키는 데 있다.

*자살론: 사회적 조건에 의해 발생, 강제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고 사회 혹은 집단의 통합 정도와 규제력의 정도에 따라 유형을 4가지(이기적 자살, 이타적 자살, 숙명적 자살, 아노미적 자살)로 나누었다. 자살을 사회적 사실로 설명했다.

1870년에 출범한 제3공화정은 70년이나 지속되어 프랑스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바탕이 되었다. 드레퓌스 사건, 파나마운하 독직 사건, 폴 라파르그, 장 조레스 등 사회주의 운동, 조르주 소렐의 무정부주의, 노동운동 등으로 내부적으로 동요되었고 제1차 세계대전 등 지속적인 분열과 동요에도(7) 장기간 안정을 유지한 비결 중 하나가 근대교육 제도의 완성 노력 덕분이었다.

3공화정은 공교육을 체계화하여 초등학교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중등교육기관(리세)에서 1890년 중등여학교 분리, 1893년과 1896년 고등교육기관(학부)을 통합하여 대학교를 법인화하고 독립성을 갖추게 했으며(8) 1지역 1대학을 설립했다.

1884년 고등교육장관 루이 리아르에 의해 프랑스 전체 교육체계를 감독하는 자리를 맡아 자신의 교육철학을 직접 반영하였고 프랑스 중등교육체계에서 기준이 되었다(9).

교육학 저작은 남기지 않아 강의와 강연 노트를 바탕으로 출판된 유고집이다. 1장과 2장은 초등교육 및 교육학 사전(1911)에 수록된 교육과 교육학논문을 수록한 것이고 3장은 소르본대학 교육학과 과장으로 취임할 때의 취임사 형이상학과 도덕성 평론(1903)에 실린 것(10)이며, 4장은 중등교사 지망생 대상 강의를 정치문예평론(1906)에 수록한 것이다. 현재 초등, 중등, 고등 3단계 교육체계의 원형은 프랑스 제3공화정 때 형성되었다.

교육현상도 사회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교육은 개인을 사회적 존재로 길러내는 것을 목(11)표로 하기 때문에 사회학에 기초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러나 사회학의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방법이나 해법을 명확하게 지시해놓고 있지 않다(12).

 

1장 교육: 성격과 역할

1. 교육의 정의: 비판적 검토

교육이란 어른이 젊은이에 대해 행사하는 영향력의 효과라는 정의에 기초한다(18). 우리는 각기 다른 소질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상이한 기능을 이행한다. 감정을 가진 사람, 행동을 하는 사람, 사고만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사고는 자기 자신의 내부로 향하고 대상을 행위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게 하는 경우에만 발달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그 결과 균형이 무너지고 그에 따라 분화가 일어난다. 분화가 일어나면 행동도, 사고도 전문화되어 다양한 형태를 취하게 된다. 전문화가 일어나더라고 유기적이고 심리적인 여러 기능들 사이의 일정한 균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완전한 조화를 교육의 최종 목표로 제시해서는 안 된다(19).

교육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무한(21)하게 변화해 왔다. 사회마다 당대의 발전단계를 고려하여 개인에게 억제할 수 없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교육체계를 가지고 있다. 시대마다 반대세력의 공상을 억제하는 격렬한 저항에 마주치지 않고서는 벗어날 수 없는 지배적인 교육 유형이 존재한다. 교육 유형을 결정하는 관습과 이념은 공동생활의 산물이며 그것들은 공동생활의 욕구를 표현한다(24).

교육체계는 종교, 정치조직, 과학의 발달 정도, 산업 상태 등에 좌우된다. 개인은 자신이 맘대로 창조할 수도 파괴할 수도 변형할 수도 없는 현존하는 실재(reality)이다. 개인은 자신이 그러한 실재를 이해하려고 하는 만큼만 그 실재에 작용을 가학 된다. 또한 실재의 관찰에서 출발하는 경우에만 실재를 이해할 수가 있다(25).

 

2. 교육의 정의

교육체계는 일면적인 동시에 다면적이다. 특정 사회에는 다양한 사회 환경이 존재하는 만큼 다양한 종류의 교육이 존재한다(27). 모든 문명국가에서는 교육이 점점 더 다양화되고 전문화되어 가고 있으며 나날이 진전되고 있다. 이질성은 불평등에 의거하지 않는다(28).

각 사회는 물리적 관점과 도덕적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지적 관점에서도 인간의 특정한 이상을 수립한다. 모든 시민에게 어느 정도 동일하다. 그런데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면 특수한 환경에 따라 분화된다. 이상은 하나이면서 동시에 여러 가지이다. 교육이 실현하는 이상을 결정하는 것은 전체 사회 그리고 각각의 특수한 사회환경이다. 어떤 사회든 그 구성원들 사이에 동질성을 충분히 확보해야만 존속할 수 있다. 교육은 동질성을 영속화하고 강화한다. 그런데 일정한 다양성이 없으면 어떤 협동도 불가능하다. 교육은 그 자체가 다양화되고 전문화됨으로써 이러한 필수적인 다양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한다(30).

교육은 성인 세대가 아직 사회생활에 준비가 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교육의 목표는 어린이에게 정치사회 전체가 요구하는 그리고 어린이가 앞으로 맞이할 수밖에 없는 특수한 환경이 요구하는 일정한 신체적, 지적, 도덕적 상태를 일깨우고 발전시키는 것이다(31).

 

3. 이전 정의의 결과: 교육의 사회적 성격

우리 각자에게는 개인적 존재 즉, 사적 생활에만 적용되는 모든 정신 상태(31)로 구성된 존재가 있고 우리 안에서의 이념, 정서, 관행의 체계에 속해 있는 집단을 표현하는 다른 존재가 있다. 이것은 종교 신앙, 도덕적 신념 및 관행, 민족적 또는 직업적 전통 등 모든 종류의 집단적 견해를 일컫는다. 이것들이 모두 합쳐져서 사회적 존재(the social being)를 형성한다. 이러한 사회적 존재를 형성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다.

인간이 자기 내부로부터 강한 도덕적 힘을 이끌어 내 확고하게 확립시킨 것은 바로 사회이다(32). 교육은 인간을 새로운 존재로 만들어낸다. 창조적 성질은 인간의 교육이 가진 특수한 특권이다(33).

사회는 자체의 필요에 맞게 개인을 변형한다. 집단적 영향력이 교육을 통해서 우리들 각자에게서 형성하는 새로운 존재가 우리 안에 있는 최상의 것을 표출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인간이 되는 것은 단지 사회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도덕성이 변화해 왔는데 도덕성은 공동의 생활에서 나오기 때문이다(37). 우리 안에서 외부와 내부의 규칙, 규율의 개념과 정서를 유지해주는 전체 대표 체계를 우리의 의속 속에 확립시켜 주는 것도 사회이다. 이렇게 하여 우리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하게 된다. 이러한 능력은 충분히 인간이 될 때까지 계속 발달한다.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는 주요한 개념들을 정교하게 발달시킨 것은 과학이다. 기본적인 개념들은 영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모든 과학적 업적이 혼합된 결과이다(38). 과학은 집단적 업적이고 현재와 과거의 과학자들의 협업의 산물이다. 경험의 집약을 분류하는 법은 언어를 터득하면서부터이다. 언어는 개념들에 일관성을 부여하므로 언어는 최우선적인 사회적 사실이다(39). 다음 세대로의 전수로 인간의 지혜는 소멸되지 않고 무한정 축적된다

각 세대의 유산을 보존하고 그 유산을 다른 세대에 추가할 수 있으려면 지나가는 세대를 넘어 지속되는 도덕적 개성이 각 세대를 서로 엮어준다. 그렇게 해주는 것이 바로 사회이다. 사회과 개인은 서로 보완하는 관계에 있다. 사회가 개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개인을 발달시켜서 진정한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분명한 것은 개인은 자신의 노력을 통해서만 발달할 수(40) 있다.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능력이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특성이기 때문이다.

 

4. 교육에 대한 국가의 역할

사회는 교육의 행동 방향을 지시해주는 준거점이므로 사회가 교육에 간여해야 한다. 교사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각종 개념을 상기시켜 주는 것은 국가의 소임이다. 정서는 어린이들에게 그들이 살아가야 하는 환경에 적응하게끔 감동을 주어야 한다. 국가가 교육의 영향력이 사회적 방식으로 행사되는 것을 보장해주지 않으면 나라는 갈등하는 작은 파편들로 분해되고 만다. 교육은 모든 시민들 사이에서 사고 및 정서 공동체를 형성하도록 충분히 보장해주어야 한다. 이것이 없으면 어떤 사회도 존립할 수 없기 때문에 교육을 사적 개인들의 임의성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42).

교육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기능이다. 국가는 교육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한편 교육과 관련된 것은 모두 어느 정도 국가의 영향력에 맡겨야 한다. 그렇다고 국가가 반드시 교육을 독점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42). 국가는 공익을 위해 직접 책임지는 학교 이외의 학교를 설립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학교들의 교육 방침에 어느 정도 통제해야 한다. 교육자로서 특수한 자격증은 오로지 국가만이 발급하고 보증한다. 현재 프랑스의 상태는 국가의 의무가 절실하고 중요하다. 이러한 사고와 정서의 공동체가 없으면 사회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런데 사고와 정서의 공동체 창출은 국가의 역할이 아니고 공동체 자체적으로 수립해야 하며 국가는 공동체를 존중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할 따름이다(43).

이성의 존중, 과학의 존중, 이념 및 정서의 존중은 민주주의 도덕의 기초이며 국가는 이러한 근본적인 원리들의 기초를 세우고 학교에서 이를 가르쳐서 모든 어린이들이 알게 해야 한다. 또 모든 곳에서 그러한 원리를 존중하게 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고로 국가의 영향력은 덜 공격적이고 덜 과격할 때 그리고 현명한 한도 내에 사용하는 방법을 더 잘 알게 될 때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44).

 

5. 교육의 효과: 영향력의 수단

어린이가 부모로부터 전수 받는 것은 아주 일반적인 능력이다. 주의력, 인내심, 건전한 판단력, 상상력 등이 그러한 능력이다. 선천적인 자질과 그것을 생활에서 사용할 때 취해야 하는 특수한 형태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것은 미래는 우리의 선천적인 기질에 의해 엄격하게 예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유전에 의한 것은 항상 동일하게 반복되는 형태들이지만 인간의 생활은 명확하게 단정된 형태로 결정화되지 않는다. 인간이 태어나면서 갖는(49) 잠재성과 사회에서의 역할 수행에 따른 규정된 특성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다. 교육의 역할은 어린이들이 이 간격을 통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교육의 수단에 대해 기요는 최면 암시에 비유했다. 첫째, 최면 대상자가 수동적이라는 사실이다. 일종의 공백 상태의 정신에 도달한다. 둘째, 공백 상태는 완성되지 않으므로 특수한 행동의 힘을 필요로 한다. 명령조의 어조가 필요하다. 두 가지 조건이 교육자와 어린이의 관계에 나타난다. (1) 어린이는 선천적으로 수동적 상태에 있다. 의지는 초보 상태이므로 훈계에 미우 민감하며, 쉽게 모방한다. (2) 교사는 우월한 위치를 점하므로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행사할 수가 있다(51).

*마리 장 기요: 진화론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인류의 생의 발전을 윤리설과 예술론의 근본 원리로 보고 생명의 사회성을 강조했다. 아노미 개념을 처음 사용하여 뒤르켕의 사상에 기여했다.

교육은 일관성을 가지지 않으면 많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교육은 끈기 있고 연속적일 때, 즉각적이고 명백한 성공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을 때, 명확한 방향을 향해 서서히 진행해 나갈 때 마음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데 필요한 모든 수(52)단을 마음대로 가지게 된다. 동시에 교육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은 자신의 사회 환경 속에서 가지고 있는 권위이다. 교육은 본질적으로 권위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 교육의 목적은 개인적이고 비사회적인 존재로 태어난 우리를 완전히 새로운 존재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교육은 초기의 우리 성격을 극복하게끔 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어린이는 인간이 된다.

선천적인 이기주의를 억제하고 자신을 보다 높은 목표에 종속시키려면 욕망을 제한하기 위해 강한 절제력을 가지도록 훈련시켜야 한다(53). 어린이를 냉혹한 현실에 노출되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 대항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 또 의무감이 있는데 이는 탁월한 노력을 하도록 이끄는 자극제이다. 자기 존중은 의무감을 전제로 한다. 보상과 처벌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자신의 존엄성과 의무를 의식하고 있어야 한다. 어린이는 선생과 부모를 통해서만 자기 의무를 알게 된다. 그들의 언어와 행동을 보고 의무가 무엇인지 알게 되므로 선생과 부모는 구현된 의무, 의인화된 의무가 되어야 한다. 도덕적 권위는 교육자가 가진 주요한 성질이다. 그러한 의무가 권위를 통해서 의무로 되기 때문이다(54).

권위는 교사가 갖추어야 할 두 가지 조건을 전제로 한다. 첫째, 교사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권위는 확신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교사가 자신이 권위를 느끼는 것이다. 권위는 교사가 효과적으로 소지하고 있는 경우에만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다. 징벌에 대한 두려움은 권위의 존중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권위는 징벌을 받은 사람이 그것을 인정하는 경우에만 도덕적 가치를 가진다. 이는 처벌할 수 있는 권위란 이미 정당성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55). 그러나 권위는 그 자신에게서 나온다. 내적 신념에 의해서만 그에게 다가올 수 있다. 자신의 지능이나 정신이 우월한 자질이 아닌 자신의 직무, 자신의 직무의 중요성을 믿어야 한다. 교사는 자신보다 우위에 있는 위대한 도덕적 인물의 대행자이다. 그것은 바로 사회이다.

비인격적 근원에서 나오는 권위 속으로는 어떤 오만함, 허영심, 현학적인 것도 들어갈 수 없다. 권위는 전적으로 그 자신의 직무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직분을 존중할 때 나온다. 이러한 존중은 언어와 제스처를 통해서 선생에게서 어린이에게로 전달된다.

교육을 구성하는 두 요인인 자유와 권위의 대립은 인위적인 것이다(56). 실재에서 이 둘은 서로 배척하지 않고 서로를 포함한다. 자유는 권위의 딸이다. 자유롭다는 것은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어떻게 이성적으로 행동할지, 어떻게 자신의 의무를 이행할지를 아는 것이다(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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