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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적 지침은 미래의 실무자에게 일정한 수의 절차와 공식을 전달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자신의 직무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어야 한다. 성찰이 도입된 모든 형태의 인간 행동에서는 성찰이 발달하는 만큼 전통은 더욱 유연해지고 혁신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다. 성찰만 있어도 습관이 불변적이고 경직된 형태로 빠지는 것을 막아준다. 이와 반대로 성찰이 약화할수록 변화에 대한 저항이 커지게 된다. 지금 중등교육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혁신에 대한 절실한 욕구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것에 대한 혐오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모든 것이 변화했는데도, 즉 정치 체계, 경제 체계, 도덕 체계가 완전히 변모했는데도 아직도 비교적 변화하지 않은 것이 있다. 그것은 고전 교육의 기초인 교육학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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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교육은 초등교육보다 훨씬 복잡하다. 그런데 어떤 실체가 복잡할수록 그것의 삶은 더욱 복잡해지고, 그것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성찰이 필요하다. 고등학교의 목표는 수학자나 문학자, 박물학자, 역사가를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문학, 역사, 수학 등을 통해서 하나의 정신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사가 각자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 어떻게 자기 직무-전체 업무에서 자신이 맡은 부분-를 수행할 수 있을까? 즉 어떻게 다른 교사들과 보조를 맞춰 협력할 수 있을까?

분업 상태를 방지하는 유일한 방법은 미래의 모든 협력자들이 함께 모여 집단적으로 공동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그들은 훈련을 받는 동안에 그들이 참여하고 있는 학교제도 전체를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 그들은 무엇이 통일을 이루게 하는지, 즉 그것의 기능이 어떤 이상을 실현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통일을 이루는 부분들이 최종 목표를 위해 어떻게 협력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124) 전문성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며, 그것은 목표와 항상 연계되어야 하는데도 고등학교 교사들은 전문성이 목표 자체인 것처럼 가르치고 있다.(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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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모든 역사 시대에서는 교육자가 어린이가 실현할 수 있도록 제안한 이상은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었다.(중세시대에는 변증가, 르네상스 시대 이후에는 인문학자 배양) 오늘날에는 고등학교의 교육이 추구해야 할 목표를 특징적으로 나타내는 표현이 없다. 이는 아직 이러한 목표를 설정하지 못하고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각 민족은 자기 역사의 순간마다 고유한 인간관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어떤 인간관을 가져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가이다.(125)

모든 곳에서 교육자와 정치가는 현대 사회의 물질적 및 도덕적 조직에서 일어난 변화가 우리 학교 제도에도 그와 유사한 심대한 변화를 요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교사들은 자신들의 목표가 무엇인지 어떤 방향으로 노력을 해야 하는지 종종 우려하고 있다. 교사들은 자기 자신의 기능과 사회의 중대한 기능을 연결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다. 교육학적 신념 없이 가르치는 신체는 영혼 없는 신체이다. 그리하여 당신의 첫 번째 의무와 관심은 당신이 들어가는 신체에 영혼을 복귀시키는 것이다.(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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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등교육 전체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제시하고 그 두 가지 이유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이러한 문화의 향방에 대한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러한 공동의 탐구로부터 내일의 협동을 촉진하는 공통된 정서를 형성하는 것이다.

겉으로 보면, 중등 교육은 세속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확고하게 조직된 일련의 기관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 동일한 조직 안에는 의사를 표현하려는 열망을 담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인습타파주의자들의 열망이 얼마나 공상적이고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고 있다. 현재의 조직이 즉시 붕괴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미래는 임시변통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재료를 가지고서만 미래를 세울 수 있다. 교육의 새로운 이상을 실현하는 최상의 방법은 기성의 조직을 약간만 변형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필요하다면 기성의 조직을 새로운 목표에 맞게 변형하는 것이다.(131)

우리가 성공적으로 발견해야 하는 것은 중등교육이 가진 객관적 성격, 즉 그것을 배태한 사상, 요컨대 그것을 출현하게 한 사회적 요구이다. 그것들을 출현하게 한 것은 과거이므로 우리는 과거에서 그것들이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것들에 대한 개념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것에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133) 우리의 경쟁 체계는 어디서 나오는가? 우리의 규율 체계는 어디서 나오는가? 우리의 주요한 교육 관행은 어디서 나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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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기구는 지속적인 진화를 요구하므로 그것에 영향을 주는 변화의 추세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또한 그것의 실체를 제대로 알려면, 그것의 미래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고려하는 것은 오늘날의 인간형이다. 우리가 자각을 하고 우리 자신으로부터 추상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내일의 인간형이다.(135)

개혁 프로젝트가 바로 교육학자들이 확립해놓은 일련의 학문들이 우리에게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한 학문들은 이론으로서가 아니라 역사적 사실로서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교육학 학파마다 우리가 알려고 하는 여론 흐름들에 각각 대응하며 그것을 하나하나 소상하게 알려준다. 여론의 흐름들을 비교하고, 분류하고, 해석해야 한다. 우리는 그것들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그 원인들이 무엇인지에 따라, 즉 그것들이 우리 사회의 정상적인 진화와 연관이 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그것들을 수용하든지 거부해야 한다.(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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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내가 따르게 될 방법은 오로지 과학적 방법뿐이다. 그것은 역사과학과 사회과학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나는 인간사의 과학은 인간행동을 유익한 방향으로 안내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로지 역사를 통해서만 우리의 현재 교육 체계의 원인과 결과를 잇는 긴 사슬에 다가갈 수 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너무나 오랫동안 지속된 편견에서 여러분들이 벗어나는 법을 터득하고, 또한 진취적 정신의 중요성과 새로움을 이해하는 것이다.(140)

220518_교육사회학_4장_발제(에디).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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