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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사회학자

2장 교육학의 성격과 방법

 

교육은 부모와 교사가 어린이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영향력은 가르침을 통해 후속 세대에 전달되는 때만 감지되는 것이 아니다. 무의식적 교육은 중단되는 법이 없다. 교육학은 행동이 아니라 이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육을 이해하는 방식이지 실행하는 방식이 아니다(59). 교육은 교육학의 대상일 뿐이며 교육의 현상을 성찰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그리스에서는 플라톤, 크세노폰, 아리스토(60)텔레스와 더불어 교육학이 등장했다. 로마에서는 교육학이 존재하지 않았다. 기독교 사회에서는 16세기가 되어서야 주요 저작들이 나타났고 그 후 교육학은 더디게 발전하다가 18세기에 이르러 활기를 띠었다. 사람은 필요할 때만 성찰하기 때문이고 성찰의 조건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61).

 

1.

교육 현상 연구를 과학이라고 하려면(61) (1) 검증되고 선택된, 관찰된 사실들(facts)을 다루어야 한다. 과학은 대상이 존재하는 것을 상정한다. (2) 사실들 자체 안에 충분한 동질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3)사실들을 제대로 공정하게 알게 해야 한다. 과학은 지식이 어떤 형태이든 지식 자체를 추구하는 데서 시(62)작한다. 교육은 이런 조건들을 충족시키므로 탐구 대상이 된다. 교육은 특정 사회에서 실행되고 있는 관행의 총체이자 행동 방식의 총체, 관습의 총체이다. 관습은(63) 임의적이 인위적인 고안물이 아니다. 실재하는 각종 사회제도들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사회환경에서 통용되는 규칙을 따라야 한다. 규칙을 부과하는 것은 여론이며 여론은 구속력을 가진 도덕적 힘이다. 도덕적 힘은 이길 수 없다. 우리가 의지하는 물질적 힘에는 저항하여 다른 식으로 살아가려고 할 수 있으나 죽음이나 질병을 대가로 치룬다. 또 집단적 이념이나 정서에 빠질 수 있으나 자발적으로 변경할 수(64)가 없다. 교육 관행은 집단적 이념과 정서에 의거하며 우리에게 부과되는 구체적인 실재이다. 따라서 정당하게 관찰할 수 있으며 알려는 목적을 가진다.

모든 교육 관행은 공통된 특성을 갖고 있다. 윗세대가 행사하는 영향력에 기초한다. 이러한 근본적인 관계의 다양한 양식이다. 모두 동일한 종류의 사실들이며 동일한 논리적 범주에 속한다. 그래서 하나의 동일한 과학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그 과학은 교육 과학(the science of education)이 된다.

교육 관행들은 서로 고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동일한 체계 안에 서로 연계되어 동일한 목표에 기여한다. 교육 체계를 구성하는 각 부분들은 모두 그 나라 그 시대에 적합한 것이다. 민족마다 고유한 교육체계를 가지고 있다(65).

동일한 유형의 사회들을 비교할 때 가족, 국가, 종교의 유형을 수립할 수 있듯이 교육의 유형을 수립할 수 있다. 그 유형들 각각의 특성이 갖는 조건들을 규명하고 어떻게 출현했는지, 어떻게 발달했는지 발달 원인은 무엇인지 등의 질문은 이론적인 문제지만 실천에(68) 적용하는 데도 효과를 가진다.

 

2.

교육 체계의 발생과 역할에 대한 이론들은 미래를(70) 지향한다. 행동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자 한다.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연구한다. 라블레, 몽테뉴, 루소, 페스탈로치 등은 혁명적 정신을 가지고 당대의 교육 관행에 반대하는 진정한 반항아이다. 그들은 과거 또는 현존 제도들은 기초가 없다고 비판하고 그 제도들을 백지상태에서 완전히 새로운 제도를 구축하고자 한다.

교육학(pedagogy)은 교육 과학(the science of education)과는 다르다(71). 이론은 없고 순수한 실천만 있는 것은 모두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술은 특수한 목적을 지향하는 행동 방식이며, 교육에의해 전달되는 전통적인 경험 또는 개인의 사적 경험의 산물이다. 행위를 실행하는 기초가 되는 사물과의 접촉을 통해서만 그리고 그 사물 자체를 다룸으로써만 획득할 수 있다. 예술은 성찰 없이도 존재할 수 있다. 사람들은 사물이나 존재에 대해 이미 결정되어 있는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으며, 진행되고 있는 행동 과정을 성찰하며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평가한다(73). 이러한 성찰은 이론의 형태를 취한다. 개념들의 결합이며 과학에 더 가깝다. 개념들의 목적은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방향을 이끄는 것이다. 그 이론들은 행동을 지향하여 작동한다. 일종의 행동 강령이다. 이런 점에서 이론은 예술과 같다. 이를 실천 이론이라고 부른다면 교육학은 이러한 유형의 실천 이론이다. 교육학은 교육 체계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자의 활동을 안내하는 방침을 제공하기 위해 교육 체계를 성찰한다(74).

 

3.

실천 이론은 과학으로부터 근본적인 개념을 빌려와야 가치를 가진다. 교육학은 근거로서 교육 과학이 있어야 한다. 그것의 성격, 다양한 조건들, 역사적 진화 법칙 등을 알 필요가 있다. 교육 과학은 맹아 형태가 아니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한편 사회학의 여러 분야들이 일반적인 교육 지침을 제공하고 교육학은 교육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또 심리학이 교수법에 있어서 유용한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둘 다 초보적이거나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75). 교육학에 대한 불신은 명백한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교육 과학은 아직 완전하게 확립되지 않았으며 사회학과 심리학도 제대로 발달되지 않은 상태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미룰 수 없다. 이미 시작했고 계속해야 한다. 전통적 교육제도는 우리의 사고와 필요에 적합하지 않다(76)

분별력을 가지고 성찰을 통해 전통 속에 있는 틈새를 발견하고 채워야 한다. 무엇이 교육학인가에 대한 해법은 없다. 다만 유익한 사실들을 수집하고 철저하게 해석하는 것이다. 이것이 교육학자의 역할이다. 과학적 엄격주의는 과학이 충분하게 확립되지 않았으므로 행동을 자제시키고 방관자가 되라고 권한다(77). 비록 불완전하더라도 모든 과학과 정신적 능력을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예상되는 위험 속에 투입하는 것이다. 이것이 교육학이 해야 할 역할이다. 오늘날 교육학은 교육에 필수적인 지원자 역할을 한다. 교육자는 각인의 지능과 기질에 따라 그에 맞는 다양한 방법을 다각도로 적용해야 한다. 그런데 개인의 상태를 구성하는(78) 상이한 환경에 대한 교육학적 성찰이 필요하다. 경험에 의한 기계적 교육은 억압적이고 균일적일 수밖에 없다.

역사의 진전에 따라 사회의 진화도 빠르게 진척된다. 새로운 욕구와 새로운 이념이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교육 스스로가 그에 맞게 변화해야 하며 과학적으로 유연해져야 한다. 성찰은 틀에 박힌 관행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을 가진다. 틀에 박힌 관행은 진보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교육학이 인류 역사에서 간헐적으로만 나타난 것이라면, 교육학은 사회(79) 생활에서 더욱더 연속적인 기능을 해야 한다(80).

 

4.

교육학적 성찰은 적절하게 배양해야 한다(80). (1) 교육학의 역할은 안내하고 계몽하고 도와주며 빈틈을 채워주고, 단점을 시정하는 것이다. 교육학자는 새로운 교육제도를 구축하려 해서는 안되며 그 시대의 제도를 인식하고 이해해야 교육학을 분별 있게 사용하고 결함을 식별할 수 있게 된다. 교육제도는 하나의 사회제도이므로 역사적 고찰을 통해서만 설명할 수 있다(81). 교육의 역사, 적어도 국민교육의 역사는 교육학 문화의 예비 단계로 들어가는 첫걸음이다. 초보 단계의 교육학에서 알아야 하는 것은 초등교육의 역사이다.

(2) 학교제도는 새로운 이상을 향한 열망이 포함되어 있다. 열망에 대해서는 교육학 학설에서 표현되고 있다. 교육학 학설의 역사는 교육의 역사를 완성시킨다(82). 교육학의 중요한 흐름을 결정하는 원인들을 발견하려면 과거 속으로 거슬러 갈 필요가 있다(83). 그래야 현실주의 교육학을 최초의 기원과 연관시켜 여러 상이한 시각에서 조명할 수 있다. 그런데 현실주의 교육학의 경향은 인문학적 및 학구적 교육의 경향에 대항하면서 확립되었다. 교육학의 역사는 교육의 역사와 충분한 연계를 할 때 교육학 이론은 교육의 현실을 결정하는 영향력을 발휘한다. 교육학 문화는 풍부한 역사적 기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84). 미래는 무로부터 불러올 수가 없다. 과거가 물려준 재료를 가질 때만 미래를 세울 수 있다(85).

(3) 교육의 역사와 교육학의 역사를 이해하고 있어야 특정 시대가 추구해야 할 교육의 목표를 결정할 수 있다. 이 목표 실현의 수단은 심리학에서 가져와야 한다. 한 시대의 교육학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린이의 의식을 이상에 맞추어야 한다. 의식은 수정 가능한데 일정한 방향으로 활동을 하도록 자극을 주려면(86) 그 원인과 성격을 알아야 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것은 아동심리학이 해결할 수 있다. 심리학은 어린이의 지능과 성격의 다양성에 맞추도록 도와준다. 교육학자에게 중요한 특수한 형태의 심리학이 있는데, 집단심리학이 그것이다. 학급은 하나의 작은 사회이다. 독립된 주체들의 단순한 응집체로 이끌어 가면 안된다. 학급 속의 어린이는 홀로 있을 때와(87) 다르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한다. 집단심리학은 아직 미숙하지만 간과해서는 안되는 교육학적 성찰을 깨우고 배양하는 주요한 규율이라는 명제를 포함하고 있다(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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