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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사 논고』 니콜로 마키아벨리 2022.12.23. 바다사자
3권 1장~10장
제1장 한 종교나 국가가 오래 존속하기 위해서는 종종 시초로 되돌아가야 한다
국가나 종교와 같은 복합체는 시초로 되돌리는 변화가 이로운 것이다. 어떤 복합체가 자체의 제도를 통하여 종종 스스로를 갱신하거나 외부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그와 유사한 갱신을 성취한다면 가장 잘 정비되어 진정 장수를 누릴 것이다. 갱신되지 않는다면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모든 시초는 최초의 명성과 최초의 성장을 획득하게 만든 모종의 선을 가지고 있다(463).
공화국
(464). 시초로의 복귀는 외부의 사건이나 내부의 자발적인 신중함의 소산이다. 로마는 갈리아 인들에게 정복당함으로써 비로소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로물루스와 다른 현명한 군주들이 제정한 좋은 법들이 자유로운 살을 유지하는 데 적합하고 필수적인데도 로마인들이 존중하지 않았다. 그러자 외부에서 충격이 닥쳐왔던 것이며 그 결과 로마는 모든 기본적인 제도들을 갱신하고 단지 종교와 정의를 유지할 필요성 외 훌륭한 시민들을 존경할 필요성과 엄격한 기율을 부과했다.
어떤 공동체든 외부적 사건에 자극받아 또는 내부의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스스로를 자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법이나 좋은 사람이 동인이며 법은 종종 공동체 내에 있는 사람들의 기록을 검토하도록 만든다. 좋은 사람은 훌륭한 언변과 정력적인 행동으로 법률과 동일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공화국에서 좋은 결과는 사람의 덕(virtù)으로 또는 법의 덕으로 발생한다(465).
법에 의한 갱신
시초로 되돌린 법적 수단으로 호민관 제도와 감찰관 제도, 모든 법률 등은 한 시민의 역량으로 법적 장치들이 소생될 필요가 있다(465). 극단적이고 주목할 만한 죽음들은 매번 사람들을 본래의 위치로 복원시켰다. 이런 일들이 드물어지면 사람들이 사악해지고 무법적인 방식으로 행동해 강력한 법 집행이 적어도 10년에 한 번씩은 일어나냐 한다. 형벌을 상기시키고 두려움을 다시 심어주어야 한다(466). 정부를 개혁한다는 것은 인민들의 마음에 공포와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뜻한다. 최초에 정부의 법제에 따라 비행을 저지른 사람을 처벌했다. 그런 처벌의 기억이 사라지면 사람들은 새롭게 나쁜 짓을 시도하고 정부에 대해 유언비어를 퍼뜨릴 용기를 갖게 된다. 그러므로 정부를 시초로 되돌림으로써 그런 사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467).
한 인물에 의한 쇄신
시초로 되돌리는 조치는 단시 한 사람의 탁월함만으로도 성취될 수 있다. 고귀한 모범적 처신을 통해 좋은 법이나 기율과(467) 동일한 효과를 가져온다. 마르쿠스 레굴루스 이후 그런 사례가 없어지게 되어 부패가 증가했다(468).
종교단체들의 개혁
성 프란체스코와 성 도미니쿠스가 종교를 그 시초로 되돌리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신앙심이 사람들의 마음에서 사라져갈 때 청빈한 삶과 그리스도적 삶의 모법으로(468) 사람들의 마음에 신앙심을 회복시켰다. 성직자들은 잘못을 저지르면 신에게 그들의 처벌을 맡기는 것이 옳다고 사람들을 설득했다(469).
왕국의 개혁
특히 파리 고등법원은 법과 기율을 유지하는 근간이다. 왕에 대해 불리한 판결을 할 때마다 매번 갱신된다. 고등법원이 귀족에 대항하여 법을 엄격히 집행해왔기 때문이다. 고등법원이 귀족을 처벌하는 데 실패한다면 왕국은 산산조각 날 것이다(469).
『논고』 제3권의 주제
어떻게 개인들의 행동이 로마를 더욱더 위대하게 만들었는지 서술하고 논할 것이다. 로마의 자유의 아버지인 브루투스부터 시작하겠다(470).
제2장 적절한 시기에 실성한 체하는 것은 매우 현명한 일이다
유니우스 브루투스가 어리석은 체한 것은 주의를 덜 끌기 위해서, 기회가 무르익었을 때 언제든지 왕을 타도하고 조국을 자유롭게 할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 그가 루크레티아의 주검 앞에 모인 사람들에게 장차 로마에서는 어느 누구도 왕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맹세토록 했다. 공개적으로 공격할 만큼 충분히 강하지 못하다면 모든 노력을 다해 군주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모든 방법을 다 취해야 한다.(471). 군주가 몰락할 때 함께 휩쓸려들 정도로 군주를 너무 가까이해서는 안되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도 안 된다. 중용의 길을 취할 수 있는 것이 최선이나 불가능한 일이다. 거리를 유지하거나 군주에게 결탁하는 두 방법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브루투스처럼 바보인 양 행세해야 하며 때로 실성한 것처럼 처신해야 한다. 당신의 목적과는 반대로 찬양하고, 말하고, 보고, 행동함으로써 군주를 기쁘게 해야 한다(472).
제3장 새롭게 회복한 자유를 유지하기 위하여 브루투스의 아들들은 죽임을 당해야 했다
피에로 소데리니는 자신을 공격한 적들의 야심을 간파하고 또 그들을 숙(473)청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했는데도 단호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신중함[법에 대한 존중]은 현명하고 좋은 것이기는 하나 소데리니는 어떤 악이 선을 쉽사리 분쇄할 염려가 있을 때 결코 그 악을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깨닫지 못했다. 악의란 시간이 흐른다고 누그러지지 않고 호의(474)로써도 진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지 못하고 최초의 의견에 사로잡혀 스스로 기만당하고 있었다. 결국 지위와 명성도 모두 상실하고 말았다(475).
제4장 왕국을 찬탈한 군주는 찬탈당한 자가 살아 있는 한 안전하지 않다
인민이 로마 왕위를 타르퀴니우스 프리스쿠스에게 수여했고 원로원도 승인했기에 안쿠스의 아들들의 분노가 강력하여 무엇으로도 만족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475). 모든 군주는 왕권을 찬탈당한 자들이 살아 있는 한 영속적인 안전을 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시해야 한다(476).
제5장 왕들은 어떤 이유로 세습한 왕국을 상실하게 되는가
타르퀴니우스 수페르부스는 세르비우스 툴리우스를 살해했는데 왕국을 안전하게 소유하게 되었으나 그가 왕국을 탈취한 방법이 불법적이고 혐오스러웠지만 다른 왕들이 따른 선례를 따랐더라면 자신의 지위를 유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원로원의 모든 권한을 박탈하여 자기 수중에 집중시켰다. 업무를 자시의 궁전에서 수행했고, 모든 자유를 단시일 내에 박탈했다. 민중들마저 그의 전임자들이 그들을 부리던 것과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천한 노역에 종사하게 함으로써 분개하도(477)록 만들었다. 잔혹하고 오만한 것을 쉴 새 없이 저지름으로써 그는 모든 로마인들에게 기회가 닿으면 언제라도 반란할 수 있는 마음을 심어 놓았던 것이다. 군주들은 인민들의 삶을 오랫동안 규율해온 법과 전래의 관습 및 관례를 깨뜨리기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자신들의 지위를 상실하기 시작한다(478). 사람들은 잘 다스려질 때에는 그 밖의 다른 자유를 추구하지도 소망하지도 않는다(479).
제6장 음모에 관하여
군주에 대해 공개적으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음모를 꾸밀 수 있는 능력은 누구나 다 지니고 있다. 음모는 모든 단계에서 어렵고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사사로운 개인들이 시도하는 행동 중에서 가장 위험(479)하고 경솔한 소행이다. 극소수만이 소기의 성과를 얻는다(480).
군주에 대한 음모
군주가 일반 인민들에게 증오의 대상이 되거나(480) 광범위한 증오를 불러일으켰을 때, 복수에 대한 갈망은 군주에 대해 광범위한 적개심이 형성된 것을 목격함에 따라 더욱 증폭된다. 그러나 군주가 광범위한 호감을 얻고 있다면 스스로 포기하게 된다.
사사로운 박해
위협이 가장 위험하다(481). 재산에 대한 피해와 명예에 대한 피해는 무엇보다 더 사람들이 공격하게 되는 두 가지 이유다. 손상시킬 수 있는 명예 중에서 여자에 대한 것이 가장 중요하며, 그 다음이 인격에 가하는 수모다(482).
참주에 대한 음모
조국을 해방시키려는 열망은 매우 강력한 음모의 원인이 된다. 어떤 참주도 참주정을 포기하지 않고는 이런 열망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없다. 그러나 아무도 포기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참주는 좋지 못한 종말에 이르게 된다(483).
한 개인이 군주에 대해 꾸미는 음모
음모자는 한 사람이거나 여럿이다. 단지 한 사람일 때는 음모라기보다 군주를 살해하려는 한 인간의 확고한 결심을 운위할 있을 뿐이다(483). 음모자가 한 사람일 경우 세 가지 위험 중 첫 번째를 면할 수 있다. 다른 어느 누구도 그의 비밀을 알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음모를 꾸미고자 하는 결의는 어느 누구의 마음속에서도 생겨날 수 있다. 실행에 옮기는 자는 소수이며, 시도하고서 죽음을 면하는 사람은 극소수이거나 거의 없다(484).
약자에 음모
모든 음모는 신분이 높은 사람들 또는 군주와 매우 친밀한 사람이 꾸민다. 약자들이 군주를 혐오할 때 그들은 자신의 힘을 군주를 저주하는 데 사용하며, 자신들보다(485) 신분이 높은 사람이 복수해주기를 기다린다. 실로 신분이 낮은 어떤 사람이 그러한 일을 시도한다면, 그들의 의도를 칭찬할 수는 있으나 신중함을 칭찬할 수는 없다.
신분이 높은 자의 음모
오히려 너무나 많은 호의를 입었기 때문에 음모를 꾸민 사람들이 많았다. 자신들의 황제 덕분에 거대한 부와 빛나는 명예, 높은 신분을 얻을 수 있게 되어 권력을 완성하기 위해 부족하게 보이는 것은 단지 제국 그 자체였다. 그 부족을 메우기 위해 그들은 군주에 대해 음모를 꾸미게 되었다. 배은망덕에 어울리는 결말을 맞이하였다(486). 성공을 거두려면 음모는 사실상 또 다른 왕이 꾸민 음모여야 한다. 음모자들을 매혹적이게 하는 지배욕은 그들을 눈멀게 하는데 신중하게 자신들의 사악함을 실행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더라면 실패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군주는 자신이 호의를 베푼 자들을 두려워해야 한다
군주는 과도한 호의를 베푼 자들을 더 경계해야 한다. 그들에게 풍부한 기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의도는 동일한데, 지배하고자 하는 후자의 열망이 복수하고자 하는 전자의 열망보다 더 강하거나 그에 못지않게 강렬하기 때문이다(487). 군주는 권한을 부여하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또 왕국 이외에 무언가 소망할 것을 그 중간에 남겨두어야 한다.
음모에 따르는 세 가지 위험
수행하기 전에, 수행할 때 그리고 수행한 후 세 시기에 걸쳐 위험에 직면한다(488).
준비단계에서의 위험
매우 신중해야 하고 또 커다란 행운을 누려야 한다. 배신자는 쉽사리 생기는데 당신을 신뢰하는 사람이나, 군주에 대해 불만을 품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음모를 알려주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그 정도로 신뢰할 만한 인물을 한 두명 발견(488)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사랑은 실제로 강해야만 한다. 시험해보지 않고는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음모를 계기로 이를 시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다른 모든 종류의 위험을 크게 능가하기 때문이다. 군주에 대해 불만에 따라 그들의 신의를 측정한다면, 쉽사리 기만당하고 만다. 불만을 품은 어떤 사람에게 당신의 의도를 보여주자마자, 그에게 귀중한 수단을 제공해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의 신의가 유지되려면, 그의 증오가 극심하거나 당신의 권위가 매우 커야 한다.
음모는 어떻게 발각되는가
대부분의 음모는 첫 단계에서 발각되거나 분쇄되는 경우가 많은데,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비밀을 지킨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기 때문이다(489).
의심에 의한 발견
의심에 의한 발견은 네로에 대해 피소의 음모가 전형적 사례다. 스카이비누스는 네로를 죽이기로 한 날 하루 전에 유언장을 작성하고, 노예였다가 자유민이 된 밀리코스에게 낡고 녹슨 단검을 갈도록 명령했으며, 모든 노예들을 해방시키고 그들에게 돈을 주었으며 상처를 감을 붕대를 준비시켰다(490). 밀리코스는 그를 네로에게 고발했다.
용기는 폭로를 예방한다
음모 내용을 알고 있는 자가 셋이나 넷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언제나 자신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직 한 사람만이 붙잡혔을 때 대담한 용기로 다른 음모자들에 대해 침묵을 지킬 수 있다. 그러나 음모에 참여한 다른 인물들도 반드시 그에 못지않은 용기를 가져야 하며 굳건하게 버틸 수 있어야 한다(491).
발각에 대비한 예방조치
유일한 해결책은 가담자들에게 당신을 고발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실행하기로 결심한 바로 그 순간에 계획을 알려주는 것이다. 실제로 이렇게 추진된 음모는 성공리에 수행되었다(492).
네로에 대한 피소의 음모
네로가 피소의 정원에 있었을 때, 피소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계획을 조리있게 말함으로써 그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그들은 그 일을 거절할 시간이 없었고, 따라서 실패할 가능성도 없었을 것이다(494).
음모의 증거를 남기지 말 것
결행의 순간까지 결코 음모에 대해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 단 한 사람에게만 이야기하라(494). 한 개인의 고발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두어야 하는데, 유죄를 입증하는 글조각이나 다른 증거를 결코 건네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495). 음모를 단 한 사람에게만 알려주는 데는 두 가지 위험이 있다. 첫째 그가 당신을 의도적으로 고발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며 둘째 고문을 이기지 못해 당신을 고발할지도 모른다. 대비할 수 있는 수단은 고발한 자가 당신을 증오한다는 이유로 부인하거나 그가 거짓말을 하도록 강요받은 상황을 이유로 부인할 수 있다. 음모를 이야기한다면 한 사람을 넘어서면 안 된다(496).
자신에 대한 적대행위를 예견하고 대처하는 경우
군주가 당신을 공격하려는 것을 미리 간파하고 난 후 군주에 대해 당신이 맞대응해야 하는 긴급한 필연성으로 강요되는 상황이다. 안전을 스스로 도모하기 위해 어떠한 시간적 여유도 허용하지 않을 만큼 긴박하다. 코모두스 황제는(496) 마르키아, 레투스, 엘레투스와 몇몇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하였는데 그가 아끼던 한 소년이 우연히 명단을 발견했고 우연히 마르키아를 만났고 그 내용을 알아채자마자 레투스와 엘레투스를 불러 그날 밤 지체없이 코모두스를 살해했다(497).
위협하는 것이 실제의 박해 자체보다 군주들에게 더 심한 해를 끼치며 더 효율적인 음모의 원인이 되며, 군주는 위험을 가하는 일을 극력으로 피해야 한다(498).
음모의 결행 단계에 따르는 위험
비록 계획에 적합하지 않은 어떤 것이 있다 할지라도 그 부적절함을 제거하기 위해 수많은 난관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보다는 정해진 계획에 따라 그 일을 수행하는 편이 훨씬 낫다. 계획을 전적으로 재조정할 시간이 없을 경우에 적용된다(499).
메디치가에 대한 파치가의 음모
파치가가 성 조르조의 추기경을 위해 조찬을 베풀 때 메디치가의 형제들을 살해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499). 줄리아노가 그들과 조찬을 함께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져 메디치가의 저택에서 성당으로 결행장소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이것은 계획 전체를 혼란에 빠뜨렸는데 성당에서는 살인을 해선 안 된다는 가담자의 반대로 새로운 가담들로 교체해야 했고 결속을 다질 시간도 없었다. 그들은 실수를 저질렀고 패하고 말았다.
용기의 결여
위풍은 겁에 질리게 하고 군주가 상냥하게 인사라도(500) 하게 되면 실제로 당신을 감격시켜버린다. 페라라의 알폰소 공의 두 형제가 음모를 꾸몄을 때 공작을 죽일 기회가 여러 번 있었으나 감히 이를 시도하지 못했다. 결국 발각당했고 처벌받고 말았다. 군주의 기품이 그들을 두렵게 했거나 어떤 호의적인 행위가 그들을 감격시킨 데 기인한 것임이 분명하다.
당황한 암살자들
음모를 실행하는 데 따르는 혼란과 실수는 신중하지 못함과 용기의 결여는 혼란에 빠진 당신을 당황하게 하고 해서는 안 될 말과 행동을 하게 한다(501). 확고한 용기를 가졌고 칼을 사용하는 데 익숙한 자라 할지라도 실제로 상황에 직면하여 당황하지 않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일에 경험이 없는 자를 신뢰해서는 안 된다(502).
두 군주를 상대로 꾸미는 음모
음모는 두 지배자에 대항하여 기도될 때에는 실패하기가 더욱 쉽다. 너무 어려워 성공이란 거의 불가능하다. 두 명의 군주에 대한 음모는 전적으로 헛되고 어리석다 하겠다(503). 어떤 경우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지배자는 잔혹하게 통치하는 법이다. 테베를 해방시키기 위한 펠로피다스의 음모는 열 명의 참주에 대해 음모를 꾸몄으며 군주들과 친밀하지 않아 그들에게 접근하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이미 반란죄로 추방된 상태였다. 그런데도 그는 테베로 들어갈 수 있었고 참주들을 모두 죽이고 조국을 해방시킬 수 있었다. 이 모든 일을 참주들의 조언자였던 한 나루지기의 도움을 얻어 해냈는데, 그의 도움으로 거사를 위해 쉽게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어느 누구도 그를 모범으로 삼아서는 안 되는데, 성공은 참으로 경이로운 것이었기 때문이다(504).
음모를 꾸미는 자들의 섣부른 의심
섣부른 의심을 무시해서는 안 되며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의심 때문에 음모자들이 쉽게 놀라기 때문이다. 나쁜 마음을 품고 있으며 모든 사람이 당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쉽사리 믿게 되기 때문이다. 도주함으로써 음모를 스스로 폭로하거나 적절치 않은 시기에 음모의 실행을 서두름으로써 그 일을 망쳐버린다(505).
우연한 사고가 음모를 발각되게 할 수 있다
우연은 드물기 때문에 이에 대해 준비된 대책은 없다. 모든 가능성들을 숙고하고 그것에 대비하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506).
암살 후에 따르는 위험
군주의 죽음에 대해 복수하려는 누군가가 아직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그 군주국을 계승할 자들이다(506). 복수를 실행할 사람들이 남아 있을 수 있다(507).
분노한 인민의 위험
인민들이 당신이 살해한 군주를 사랑할 때보다 더 확실하고 두려운 위험도 없다. 음모자들은 아무런 구제책도 가지고 있지 못한데, 인민에게서 그들 자신을 안전하게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 카이사르가 하나의 예로서 로마 인민들은 그를 너무나 사랑했으므로 음모자들을 로마에서 몰아냄으로써 그를 위해 복수했고 모두가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살해당한 이유가 되었다(508).
공화국에 대해 꾸민 음모
자신의 도시에 대해 음모를 꾸민 자들은 군주에 대해 음모를 꾸민 들보다 위험에 덜 처하게 된다. 준비하는 데 따른 위험이 거의 없고 수행하는 데 따르는 위험도 거의 없으며, 실행한 후에도 위험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공화국의 시민은 자신의 결심과 계획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권좌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음모를 준비하는 데 따르는 위험은 그리 많지 않으며 계획이 방해받지 않는다면 거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다. 법률이 방해한다면 시기를 기다려 또 다른 어떤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주로 부패한 공화국에 적용되는데 부패하지 않은 공화국(508)에는 아무런 약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고 시민의 마음에 그러한 생각이 들어설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공화국을 군주국으로 전환시키는 노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할 수 있는데 첫째, 공화국은 군주보다 더디고 덜 의심하며, 따라서 덜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둘째, 공화국은 중요한 시민들을 더 존중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도시에 대해 음모를 꾸미는 데 더 조급하고 대담하다(509).
공화국에 대해 음모를 수행하는 데 따르는 위험
군사적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자들은 속임수나 계략을 사용하거나 외국의 힘을 빌려 일을 해내야 한다. 계획한 사람들은 운에 따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성공에 이르렀다(510). 음모를 준비하는 도중에는 실패한 자가 전혀 없거나 극히 소수인 반면, 그들 전부가 수행하는 과정에서 성공하거나 실패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군주국이 직면하는 위험 이외의 다른 위험에는 직면하지 않는다. 한 사람이 참주가 되었을 때, 참주정이 초래하는 자연적이고 통상적인 위험에 의당 직면하게 마련이며 논의된 것 이외의 다른 치유책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독약으로 수행된 암살
독약으로 수행된 음모는 불확실하기 때문에 실제로 더 위험한데 대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며 그 대행의 필요성이 위험을 초래한다. 독을 마셔도 죽음에 이르지 않을 수 있다(511).
어떻게 음모를 방지하는가
군주에게 음모보다 더 큰 적은 없는데 실행되었을 때 군주는 살해당하거나 불명예를 얻기 때문이다. 음모가 성공한다면, 군주는 죽는다. 음모를 발견하고 음모자들을 처형한다면, 처형된 자들의 재산과 생명에 대한 탐욕과 잔혹함을 충족시키기 위해 죄상을 날조했다고 믿는다. 음모가 그들에게 알려졌을 때, 주의 깊게 그 사태의 본질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도모하고 자신과 음모자들의 상황을 충분히 검토하는 한편 성급한 대응조치를 취하는 것을 연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쇄할 수 있는 충분한 힘을 결집할 때까지 결코 공표하지 말아야 한다. 모르는 척 가장해야 하는데 발각된 것을 알게 되면 지체없이 행동하도록 내몰리기 때문이다(512). 군주들과 공화국들이 음모를 폭로하는 것을 뒤로 미룸으로써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고자 한다면 음모자들에게 아주 가까운 장래에 더 좋은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믿게 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책은 없다(513).
음모에 대한 현명하지 못한 대처
아테네 공작은 피렌체 시민의 확고한 지지를 믿는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일고한 사람을 재판에 회부하여 처형했다. 시라쿠사의 디온은 의심스러운 사람의 의도를 시험하기 위해 자신에 대하여 음모를 꾸미는 체하라고 시켰다. 두 방법은 모두 나쁜 결과를 낳았다. 전자는 고발하는 자의(514) 용기를 꺽는 반면에 음모를 꾸미기를 원하는 자들의 용기는 강화시켰다. 후자의 방법은 디온이 죽음에 이르는 길을 용이하게 했다(515).
제7장 왜 자유상태에서 노예상태로, 노예상태에서 자유상태로의 변화 과정이 어떤 때는 유혈사태를 수반하고 또 어떤 때는 그렇지 않은가
변화된 어떤 정부가 폭력으로 수립되었는지 아닌지에 달려있다. 폭력으로 정부가 형성되었다면 붕괴할 때 과거에 해를 입은 자들은 필연적으로 복수를 시도하고, 복수의 열망은 유혈과 죽음을 낳는다. 그 정부가 절대 다수의 일반적 동의로 수립된 위대한 정부라면, 붕괴하더라도 지도자 외에는 다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칠 이유가 없다(515).
제8장 한 국가의 정부를 변혁시키려는 자는 그 질료를 고려해야 한다
로마의 자유를 매수하고자 시도한 스푸리우스 카시우스
스푸리우스는 평민들에게 많은 호의를 베풂으로써 그들의 호감을 얻고 로마에서 불법적인 권한을 장악하고자 갈망하였다(516). 헤르니키인들에게서 빼앗은 토지를 평민들에게 분배하려 한 일이다. 원로원이 의심하고 있을 때 그가 연설하는 중에 국가가 시칠리아에서 곡물로 번 돈을 인민들에게 나누어주겠다고 제안하자 인민들은 그 제안을 전적으로 거절했다. 스푸리우스가 로마의 자유를 빼앗는 대가로 자신들에게 돈을 지불하려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인민들이 부패했더라면 참주정에 이르는 길을 그에게 열어주었을 것이다.
만리우스 카피톨리누스의 전복 음모
그는 원로원과 조국의 법에 대항하여 로마에서 반란을 일으키는 일에 착수했다. 이 사건은 로마의 완전무결함과 그 질료의 선량함을 보여주었다. 귀족들은 본래 서로를 몹시 열렬히 옹호하는데도, 어느 누구도 만리우스를 지지하는 어떠한 일도 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친척들 역시 어떤 행동도 시도하지 않았다. 고발당한 귀족에 대한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517)해 슬픔에 찬 모습의 가족이 참석하는 관습이 있었음에도 가족 중 어느 누구도 출석하지 않았다. 호민관들은 공동의 재앙을 진압하기 위해 귀족들과 손을 잡았다. 로마 인민들 역시 자신들의 이이기에는 몹시 민감하고 귀족들의 이익에 반하는 일을 좋아해 만리우스에게 지지를 보냈어야했으나 애초에 그를 옹호하던 태도에서 엄정한 재판관으로 돌아가 아무런 주저 없이 그에게 사형을 선고하였다.
자유를 지키기 위하여 모든 계급들이 연합하였다
인민들 모두에게 조국에 대한 사랑이 다른 모든 고려보다 우선했고, 과거의 공적보다 만리우스가 초래한 현재의 위험을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였으며, 그를 사형에 처함으로써 스스로 자유를 지켰던 것이다(518).
시대와의 조화
잘못된 선택이나 태생적인 성향 때문에 시대와 잘 조화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불행 속에 살며 그들의 행동은 나쁜 결과를 낳는다. 시대와 잘 조화하는 사람들은 그 반대다. 어떤 인물이 실로 계략과 나쁜 조치를 통해 도시 인민을 부패시키는 이리에 착수할 수는 있지만, 그의 일생은 그들을 완전히 부패시킬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길지 못하다. 따라서 자신이 심어놓은 부패에서 이득을 얻을 수 없다. 인간이 으레 처신하는 방식 때문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만다(519). 참을성이 없고 열정을 오랫동안 뒤로 미룰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의 일에서 스스로를 기만하는데 참을성이 없거나 아니면 자기기만에 빠지기 때문에 시대에 반하는 일에 착수하고 결국 나쁜 결말을 자초하고 만다.
오직 부패한 시대에만 자유가 전복될 수 있다
질료가 시간의 흐름으로 이미 손상되었고 누대에 걸쳐 사악한 상태에 이르렀을 때 공화국에 나쁜 형상을 각인하고자 하는 일에 착수해야 한다. 활력을 소생시키지 못하거나 새로운 법에 의해 초기의 조건으로 되돌려지지 않으면, 그런 상태에 다다르게 마련이다. 사람들은 행동할 때 시대의 특성을 고려하고 그것에 따라 일을 진척시켜야 한다(520).
제9장 항상 행운을 얻고자 기대하는 사람은 시대에 따라 변해야 한다
일을 할 때 어떤 사람들은 서둘러 추진하고 어떤 사람들은 주의하며 조심스럽게 추진한다. 시대에 적합하다면 잘못을 덜 저지르고 번영하는 행운을 누리는 데 성공한다. 항상 본성이 이끄는 대로 행동하기 때문이다(521).
파비우스의 본성은 시대에 적합했다
파비우스가 시대가 변함에 따라 자신의 정책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태어난 공화국은 상이한 시민들과 상이한 성향들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지구전을 요하는 시대에 가장 적합한 인물인 파비우스가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후일 전쟁을 승리로 마무리해야 할 시기에는 그 시기에 적합한 스키피오가 있었다(522).
공화국은 기질의 다양성을 활용할 수 있다
공화국은 자국 내에 존재하는 시민들의 다양성을 활용하여 시대적 조건의 다양성에 스스로를 훨씬 잘 적응시킬 수 있다. 군주국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하며 행운을 더 오래 누릴 수 있다(522).
피에로 소데리니
피에로 소데리니는 만사를 자상함과 인내로써 처리했다. 후일 자신의 인내와 겸손을 중단할 필요가 있는 시기에 직면했을 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러므로 그는 도시와 함께 몰락하고 말았다. 교황 율리우스 2세는 재위 기간 내내 성급하고 격렬하게 만사를 추진했는데 시대가 그와 잘 어울렸기 때문에 하는 일마다 성공을 거두었다(523).
공화국은 천천히 전환한다
우리는 잘 변할 수 없다. 첫째 본성이 우리를 이끄는 것에 반해 행동할 수 없다. 둘째 어떤 사람이 한 가지 행동방식에 따라 크게 성공했다면, 다른 방식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득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동일한 사람이 다양한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운명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데 사람은 자신의 방식을 다양하게 변화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한 도시의 파멸을 초래하는데 이는 공화국이 시대에 따라 자신의 제도를 변화시키지 않기 때문이다(523). 변화에 적응하는 데 둔감하기 때문에 더욱 많은 곤란을 겪게 마련이다. 국가를 변화시키는 데는 한 개인이 자신의 행동방식을 변화시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524).
제10장 적이 온갖 수단을 사용해 전투를 걸어올 경우 장군은 전투를 회피할 수 없다
전쟁과 관련된 고대 사례의 가치
군사 전략에 있어서 고대인들이 크게 가치를 부여했던 어떤 일도 실천하지 않는다. 우리가 이처럼 열악한 상태에 처해 있는 이유는 공화국과 군주들이 이 임무를 다른 이들에게 내맡겨버리고 위험을 피하기 위해 군사적 활동에서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군주들은 때로 군대를 시찰하고 스스로 사령관이라는 호칭을 유지함으로써 이탈리아의 공화국들보다는 실수는 적게 저지르는 편이다.(525).
전투를 거절하는 데 따르는 위험
전쟁터에 남아 있기로 결정한 장군은 적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교전하려고 의도할 때에는 전투를 피할 수 없다. 전쟁터에 머무르되 전투에 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적에게서 50마일의 거리를 유지하고 좋은 정찰병을 확보하는 것보다 확실한 보호책은 없다. 철수할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계획은 도시 안에 틀어박히는 것이다. 둘 다 몹시 해롭다. 전자의 경우 국토를 적의 약탈에 내맡기면 용감한 군주는 백성에게 피해를 주느니 차라리 전투에 운명을 거는 전략을 택할 것이다. 후자의 경우 당신의 손실은 명백하다. 스스로 포위를 자초한 셈이 되고 단기간 내에 굶주림에 시달릴 것이며 결국 항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투를 회피하는 것은 몹시 해롭다(526).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의 사례
그는 군대를 이끌고 튼튼한 요새가 있는 산의 정상으로 올라갔는데 로마인들이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마인들은 올라와 전투를 벌였고 그는 더 이상 저항할 능력이 없어 인민과 함께 도망쳤다. 완전히 멸망할 뻔한 것을 막아준 것은 지형의 험난함이었다(527). 또다른 방법을 취하기로 결정했는데 그것은 로마 군대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주둔하는 것이었다. 계속 다른 지방으로 옮겨갔는데 이는 적의 약탈 때문에 백성들이 무거운 부담을 지게 된다는 점을 깨닫고 로마인들과 정식으로 전투에 돌입했다(528).
상황이 전투의 지혜를 결정한다
당신이 매우 훌륭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어서 적이 감히 당신의 요새를 공격하지 못할 때, 적이 좋은 거점을 확보하지 못한 채 당신 나라에 머물러 있고 그 결과 식량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을 때 교전하지 않는 것이 이롭다(528). 자신에 대한 불명예와 위험을 각오하지 않는다면 결코 전투를 회피할 수 없다. 달아나는 것은 패배하는 것이나 다름없고 더욱 수치스럽게 패배하는 것이다(529).
명성
장군이란 패배할 때조차도 명성은 지키고자 한다. 차라리 한바탕 결전을 치른 후에 패배하는 편이 더 명예롭다(530).
침략자는 전투를 피할 수 없다
장군이 그의 군대와 더불어 외국을 공격할 때라면 그는 더욱 더 전투를 피할 수 없다. 적이 대항하여 나올 때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도시를 포위하고 있다면, 그만큼 더 전투를 수행해야 한다(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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