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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 13장 성적 하위문화 연구 : 북미 도시 거주 게이 공동체의 민족지학적 발굴
부록에서;
13장은 ‘일탈’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주어지는지에 대해 고찰한다. 성적 일탈의 기준은 누가 정하고, 그것을 자연스럽지 않고 정상에서 벗어난 것으로 만드는 이는 누구인가? 일탈은 병인이 아니라 사회적,문화적,도덕적으로 구성되는 역사적 개념이다. 따라서 ‘일탈’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탈자’로 불리는 이들에 대한 도덕적 판단을 접어야 할 필요가 있다. 푸코가 광기의 역사를 연구함으로써 근대에 정초된 정상과 비정상의 개념을 질문하는 것처럼, 루빈은 샌프란시스코 게이 지구에 대한 민족지학적 연구를 검토하고 일탈의 개념을 재정초/해체함으로써 ‘일탈의 사회학’을 완성한다.
인류학과 동성애
인류학은 섹슈얼리티 중에서도 특히 젠더와 이성애를 자연스러운 보편으로 간주하는 것을 비판해온 현대이론의 핵심 세력이 되었다. 비교 민족지학적 자료들은 반동성애 편견의 도덕적 정당화를 비판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인류학자들은 동성애에 관한 사회과학 문헌 생산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 인류학 작업은 성적 변이의 ‘도착’적 모델의 지적인 토대를 잠식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20세기 상당 기간, 소위 정상적 규범에서 벗어난 성적 관행은 바람직하지 못할 뿐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건강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열등하거나 혹은 심리적 장애의 징후라고 취급되었다. 그와 같은 도착 모델은 성적 다양성의 병리학을 가정했다. 그런 모델은 특히 의학적 문헌과 정신과 문헌에서 두드러졌고, 그다음 수순으로 이런 문헌들이 전문성을 내세워 섹슈얼리티 담론을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인류학은 서구 산업 문명을 인류가 성취해온 유일한 척도로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고, 다른 문화 체계들을 똑같이 정당한 것으로 간주하며, 인종적 위계질서와 인종 개념 자체의 토대를 공격하고, 문화적으로 특수한 프레임 안에다 인식론적인 가정을 위치시키며, 도덕적 가치가 어떻게 특정한 사회적 맥락에 의해 산출되는지 보여줌으로써, 성적 영역을 포함하여 많은 등재 기록에 여러 가지 다양한 이데올로기를 동등하게 취급하는 데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20세기 전반 50년 동안 인류학과 여타 사회과학은 섹슈얼리티 연구를 통제하는 의학에 저항했으며, 일탈에 기초한 모델을 인간 문화적 관행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프레임 모델로 교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인류학처럼 그렇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학문 또한 섹슈얼리티 연구 분야에서는 기이하리만치 편협했다는 점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 논문의 목적은 그런 역사(동성애 연구와 다른 비규범적 섹슈얼리티 연구의 계보)를 발굴하려는 시도이며, 특히 미국 대도시 지역의 게이, 레즈비언, 그밖의 소수 성애자 인구집단에 관한 민족지학적 연구를 발굴하는 데 있다. 나는 1970년대 초중반 섹슈얼리티에 관한 새로운 이론과 패러다임을 명시하는 데 이런 일군의 작업이 기여한 방식을 제시하고자 한다.
도시문제
섹슈얼리티의 인류학에 이용 가능한 두 가지 주요한 전서가 포드와 비치의 ‘성적 행동 패턴(1951)’과 마셜과 석스의 ‘인간의 성적 행동(1971)’이었다. ‘성적 행동 패턴’은 비교 성과학 분야의 필수 교재이다. 이 책은 성적 관행에서 문화적 변이의 범위를 확립할 때 널리 인용되면서 많은 영향을 미쳤다.
반면에 그로부터 20년 후에 출간한 ‘인간의 성적 행동’에서 마셜과 석스는 도시 동성애자의 사회 생활에는 정통했지만, 민족지학적인 상대주의 자세를 유지하는 데는 미숙했다.
동성애 사회 생활을 인정하면서도 마셜과 석스는 동성애를 여전히 정신병이자 심각한 심리적 기능장애의 한 증상으로 분류했다. 마셜과 석스는 섹슈얼리티 연구에 새로운 차원의 민족지학적 객관성과 과학적 중립성을 도입하자고 주장하며 결론을 맺었다. “이제 겨우 우리는 인간 행동의 가장 기본적인 측면에서 비교적 문화로부터 자유로운 관점에 이르기 시작했다.” 성적인 변이에 접근하는 데 있어 열린 마음과 문화적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괄목할 만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동성애가 근본적으로 병리적이라는 가정에 빠진 채 허우적거렸다.
이 두 가지 인류학적인 텍스트를 차치한다면, 이 20년 동안 섹스에 대한 사회과학적인 접근을 확립하려는 작업, 당대의 성적인 인구집단에 대한 민족지학적 연구의 생산, 인간 섹슈얼리티 연구에서 정신과가 차지하는 특권적인 역할에 관한 연구가 주로 사회학에 의해서 이뤄졌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시카고 대학과 성적 세계의 발견
섹슈얼리티가 사회적인 것이며 사회과학적 탐구에 적합한 대상이라는 생각은 1950년대와 1960년대 동안 일탈의 사회학이라는 소수 문헌에서부터 강력히 부각되었다. 이런 일군의 작업이 보여준 가정,질문,함의 들은 정신과적인 가정,질문,함의에 도전했으며, 개인적인 장애의 병인론에 관한 관심사를 제도적인 구조와 일탈적 하위문화의 사회적 기제에 관한 호기심으로 바꿔놓았다. 동성애 하위문화에 대한 민족지학적 주목으로 인해 동성애자 개인이 아니라 동성애 공동체로, 질병이 아니라 일상적인 것으로 관심의 방향이 이동했다.
“상업화된 풍기문란은 도시 생활에서는 뗄 수 없는 관계이자 도시 생활에 특이한 조건이므로 특히 통제가 힘들다”
일탈적인 유형의 사람들은 이제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자신들의 경향성과 재능이 새로운 결실을 맺도록 해주는 분위기를 도시에서 발견하게 된다.
“학생들은 또한 도시에서 동성애의 존재가 점점 증가하고 있음에 주목하고, 특수한 도시지역과 인구집단으로 인해 연상되는 광범한 동성 관계와 네트워크를 연대기로 기록했다.”
일탈 해체하기
우리는 낙인 이론을 지어내고, 그런 사람의 열등성을 설명하는 이데올로기를 만들고, 그가 대변하는 것들이 위험하다고 설명한다.
베커의 “신뢰도의 위계질서”
“그 어떤 고위 집단 체계에서든, 참가자들은 사태를 있는 그대로 정의할 수 있는 권리가 최고위 집단 구성원들에게 있다고 여긴다. 그리하여 신뢰성과 들을 권리는 그 체계의 지위에 따라 달리 분배된다. 사회학자로서 우리는, 기존 질서에 신빙성을 부여하거나 경의를 표하는 복종을 거부함으로써 편견에 대한 고발을 선동한다. 기존 질서에서는 진실한 지식과 들을 권리가 동등하게 분배되지 않기 때문이다.”
베커는 그런 위계질서 대신에 ‘도덕적 평준화moral leveling’기획이라고 부를 만한 것에 헌신한다. 이처럼 존중받지 못하는 일탈자들, 존중할 만한 시민, 권위 있는 관리들의 의견을 똑같이 동등하게 고려하는 것은 정말로 전복적이었다.
존 가뇽, 윌리엄 사이먼, 그리고 시카고 대학 사회학과에서 훈련받은 다른 두명의 사회학자들은 동성애에 대한 전면적 재평가를 포함하여, 특히 성적 일탈을 가장 포괄적으로 재사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초반을 거치면서 가뇽과 사이먼은 사실상 사회과학으로서 성 연구를 재발명한 일군의 작업을 산출했다. 그들은 성 연구 분야의 주도권을 놓고, 그것에 관심이 희박한 정신의학과 적극적으로 경쟁했다.
온갖 형태의 섹슈얼리티를 사회과학으로 접근 가능한 사회 현상으로 다뤄야 한다는 주장은 아마도 가장 영향력 있고 경이로운 성취였을 것이다. 사이먼과 가뇽은 연구 프로젝트를 재정식화하면서 특정한 개인이 왜 동성애자가 되었는가를 묻지 말고 그 개인이 어떻게 동성애 생활 속에서 사회화되었으며 특별한 ‘일탈적 생애’라는 사회적 내용으로 들어가게 되었는가를 물어야 한다고 보았다.
요약하자면, 동성애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방식은 “겉보기에 낯선 측면뿐 아니라 일상적인 측면에서 그들 삶의 패턴을 그려나가는 것이다.”
가뇽과 사이먼의 ‘성적일탈(1967)’; 현대 동성애 생활의 민족지학 연구에서 핵심적이고 독창적인 거의 모든 논문을 수록.
레즈노프와 웨슬리는 두 집단을 ‘은밀한’ 집단과 ‘드러낸’ 집단으로 구분했다. 그들은 낙인찍힌 동성애 정체성의 공개 노출과 사회적 계급 지위 이동성 간의 반비례 관계에 주목했다. “공개한 동성애자는 낮은 신분 지위의 직종에 적응하는 경향이 있다. 은밀한 동성애자는 비교적 높은 신분 지위의 직종에 종사하는 경향이 있다.” “동성애자들은 신분 상승으로 지위가 바뀌면 ‘드러낸’ 정체성에서 ‘감춘’ 정체성으로 전환하는 경향이 있다.” 동성애가 알려진 경우 아직도 개인 각각의 경력과 직위에 위험이 따를 수 있다. 가령 군인, 정치가, 법관, 연예인, 프로 운동선수, 교사, 교육자, 대다수 교파의 목사인 경우 여전히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이제 경제적, 사회적 관행이라는 더욱 큰 영역에서 동성애 공개가 공공연히 허용된다.
후커는 동성애 사회 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중 시설 가운데 ‘게이 바’에 주목하고, 게이 바의 이런 중요성이 반게이 낙인과 맺는 관계를 고찰했다. 대다수 동성애자는 직장에서, 그리고 이성애자에게, 자신의 동성애 섹슈얼리티를 감추려고 모든 노력을 다하기 때문에, 공동체 활동은 여가나 오락 활동이 주가 된다. 이런 공동체 집합 장소 중에 가장 중요한 곳이 ‘게이 바’다.
“동성애 공동체의 합동 시위를 초래하는 특정한 하나의 쟁점이 있다면, 그것은 다름 아닌 경찰 활동이다. 경찰이 단골 바나 절친한 친구들을 위협하지 않으면, 많은 동성애자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동성애 공동체를 집단적으로 가장 강하게 뭉치도록 해주는 것이 경찰에 대한 반발심이다.
돌이켜 보건대, ‘퀴어 이론’이 나오기 몇십 년 전이었던 1961년의 설명에서 보다시피 동성애와 이성애의 범주는 대단히 자의적이고 철저히 불안정한 것이다.
성적 일탈에서 사회구성주의로
두 명의 사회학자 케네스 플러머와 메리 매킨토시는 성적인 일탈의 사회학이 게이 역사학의 최근 작업으로 수렴되도록 중요한 다리를 놓아준 학자들이었다.
제프리 웍스는 ‘커밍아웃’ 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실상 동성애라는 단어는 역사적 산물이며 특정한 개념을 표현하려고 고안된 문화적 인공물이다. ‘동성애’라는 용어는 1869년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발명조차 되지 않았다.
폴라니; ‘경제적 인간’의 탈중심화와 더불어 경제적 동기가 구조적으로 산출되며 그것이 자리한 사회에 특수하다는 것은, 섹슈얼리티가 어떻게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제도적으로 형성되며 그에 따라 어떻게 대단히 다양해지는가라는 일련의 사고 과정과 개념적으로 유사하다. 만약 ‘경제’가 제도화된 과정이라면, 섹슈얼리티 또한 그런 과정이지 못할 이유가 없잖은가?
사회학에서 인류학으로
소넨샤인,[인류학적 탐구 주제로서의 동성애],1961
[마더 캠프]
1972,뉴턴,[마더 캠프]-여장남자에 관한 논문. 현대,서구,도시 게이 인구집단에 관해 한 권의 책 분량으로 출판된 최초의 민족지학적인 저서.
대다수 동성애자는 여장남자를 너무 노골적이라고 여긴다. 그들은 낙인의 연속체에서 가장 아래쪽에 줄곧 위치한다.
하지만 [마더 캠프]가 출판된 지 거의 20년이 지난 1990년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실질적인 문헌들이 축적되기 시작했다.
유산과 교훈
끝으로 이론적 혁신과 민족지학적인 기여라는 두 측면에서 여기서 논의했던 그런 텍스트들은 성적 변이의 ‘도착’모델을 교체하는 데 핵심 새력이 되었다. 그런 텍스트들은 병리학이 전제되었던 모델들을 ‘다양성’모델로 교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런 다양성 모델은 성적 도착이 윤리적으로 평등하고 동등하게 합법적인 것임을 함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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