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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
발제 화니짱
맑스의 ‘자본’이 사회구성체의 역사를 ‘생산수단’으로 보려고 했다면, 이 책은 ‘교환양식’에서 다시 보려는 시도이다. 맑스주의자들이 현재의 자본제 사회에 관해서도 국가나 네이션을 그저 단순히 상부구조로서 보는 사고는 난관에 봉착했다. 국가나 네이션은 오히려 능동적인 주체로 작동하기 때문이다.(5) 그 결과 마르크스주의자는 프랑크푸르트학파 이래로 경제적 결정론을 보완하기 위해 정신분석,사회학,정치학 등의 관점을 도입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구조를 총합적, 체계적으로 보는 시점을 잃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이 책에서 가라타니 고진은 다시 경제적인 차원에 주목했다. 그가 경제적이라고 부르는 것은 생산양식이 아니라 교환양식으로서 발견된다.(6) 여기에는 4가지 타입이 존재한다. 이를테면 초기사회는 교환양식A(증여의 호수성)이 지배적이었다.(7) 세계시스템은 역사적으로 어떤 교환양식이 지배적인가에 따라 다른 형태를 취한다. 그것은 네 단계로 나뉜다. 첫째는 미니세계시스템. 그것은 교환양식A(호수)가 지배적인 상태이다. 씨족연합체가 그 예다. 둘째는 세계=제국. 이것은 교환양식B(복종과 보호라는 교환)가 지배적인 시스템이다. 셋째로 세계=경제. 여기서는 상품교환양식C가 지배적이다. 이 단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사회구성체는 자본=네이션=국가의 형태를 취한다. 참고로 월러스틴은 이처럼 교환양식C가 지배적이 된 세계를 ‘근대세계시스템’이라고 불렀다. 넷째로 그것을 넘어선 새로운 시스템이 상정된다. 그것은 교환양식D에 의해 형성되는 세계사시스템이다. 이 제4의 시스템은 증여의 원리에 근거하는 것으로 미니 세계시스템을 고차원적으로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칸트가 말하는 영원평화란 그저 전쟁이 없는 정도의 평화가 아니라 국가 간의 적대 그 자체가 없는 상태, 즉 국가가 지양된 상태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문제는 그것이 어떻게 형성되는가이다. 이를테면 세계공화국은 어떻게 실현될까. 또는 몇 개의 강대국이 지배하는 유엔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이 책에서 고진은 그것을 교환양식D, 즉 각국이 군사적 주권을 ‘증여’하는 것에 의해서만 실현된다고 말한다. 새로운 질서는 무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증여의 힘에 의해 성립하게 되는 것이다.
서문
가라타니 고전은 ‘마르크스를 칸트로부터 읽고, 칸트를 마르크스로부터 읽는’ 작업을 ‘트랜스크리틱’이라고 명명했다. 그것은 새롭게 헤겔비판을 시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13) 그는 후쿠야마가 ‘역사의 종언’이라고 부른 사태는 자본=네이션=스테이트가 한번 완성되면, 그 이상으로 근본적인 변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했다고 해석한다. 우리는 그 회로 안에 갇혔다는 자각이 없기 때문에 그 안을 빙글빙글 돌고 있으면서도 역사적으로 전진하고 있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결국 자본에의 대항은 동시에 네이션=스테이트에의 대항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6) 국가나 네이션은 단순한 상부구조가 아니라 능동적인 주체이기에, 자본제가 폐기되면 국가나 네이션이 자연스럽게 소멸된다는 견해는 착각다. (18) 포스트모더니즘은 그것들을 넘어서려는 이념을 시니컬하게 조소하는 현상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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