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마르셀 모스, 『증여론』, 결론
마스터 한
1. 도덕적인 결론
모스는 결론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두었는데, 이 첫 번째 부분은 증여 원리를 어떻게 당시 사회에 적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도덕적인 결론”이다. 이에 의하면 20세기 서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물론 “시장가치”에 따른 구입과 판매의 원리지만, 여전히 물건은 “감정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의 도덕 및 생활의 상당 부분은 의무와 자발성이 섞여 있는 증여의 분위기(“게르만의 영역”) 속에 머물러 있다. 모스는 이런 요소들을 살리기 위한 도덕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자선은 받는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모욕적인 행위이다. 따라서 이런 후원을 없애고 증여의 원리에 따라 사회를 구성하기 위한 도덕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모스는 그 사례로 프랑스의 사회보장이나 국가사회주의(소비에트를 의미하는 것 같다) 등을 들고 있다. 사회보험, 상호부조 조직, 협동조합, 직업단체, 공제조합 등이 현대 사회에서 부활하고 있는 증여원리의 예로 제시된다. 즉, 노동자는 고용주에게 자기 생명과 노동을 바친 것이므로, 그로 이익을 본 고용주는 임금을 지불하고 생산물을 가져가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따라서 공동체를 대표하는 국가는 고용주, 노동자의 협력을 얻어 노동자의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모스는 이렇게 말한다.
이와 같은 원리들이 지배하는 사회가 과연 어떠한 것인지는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의 위대한 국민의 자유직업에서는 이러한 종류의 도덕과 경제가 이미 어느 정도 눈에 띄고 있다. 그곳에서는 명예, 무사무욕, 집단적인 연대가 빈말이 아니며, 또한 그것들은 노동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그밖의 직업단체들을 인간화해서 더욱 완성시켜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뒤르켐이 종종 찬양한 위대한 진보일 것이다. <257>
2. 경제사회학 · 정치경제학을 위한 결론
증여에 대한 연구는 이런 도덕적, 실천적인 이상만을 제시해 주는 것이 아니다. 증여의 원리로 움직이는 원시사회의 경제제도를 현대의 경제제도와 비교해 볼 때 얻을 수 있는 중요한 통찰들 또한 있다. 이들 사회에도 가치 개념은 있으며, 화폐도 사용된다. 이익에 대한 추구도 있으며, 선물을 통한 부의 순환이나 포틀래치에서 일어나는 부의 파괴 또한 이기적 동기에 따라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 이익의 성격은 현대와는 다르다.
이들 문명에서도 이익을 추구하지만 현대와는 그 방식이 다르다. 재산을 모으기는 하지만 그것은 지출하기 위해서, ‘의무를 부과하기’ 위해서, ‘충복’(忠僕)을 얻기 위해서이다. 또 한편으로 교환을 하지만, 그 대상물은 특히 사치품·장식품·의복이거나 즉시 소비되는 물건, 향연이다. 받은 것 이상으로 갚지만 그것은 처음의 증여자나 교환자를 압도하기 위해서이지 단지 ‘지연된 소비’로 인해 그가 입은 손실을 보충해주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이익이 있기는 하지만, 이 이익은 우리를 이끈다고 말할 수 있는 것과 유사한 것에 불과하다. <269-270>
그렇다면 순수하게 타산적인 개인주의 경제, 물질적인 효용에 대한 추구가 중심인 경제는 언제, 어떻게 출현한 것인가? 모스는 고대에 추구되었던 것은 행복과 쾌락, 정치적인 이익이며, “개인적인 이익”이라는 개념은 합리주의와 상업주의가 등장한 이후에 널리 퍼진 관념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이 “경제적 동물”이 된 것은 서구사회에서 최근에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매우 오랫동안 다른 존재였다. 인간이 계산기라는 복잡한 기계가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비합리적인 지출, 증여의 원리는 아직도 남아 있으며, 이로부터 새로운 경제가 등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3. 일반사회학과 도덕성에 관련된 결론
이 부분은 연구자들을 위한 결론이다. 모스는 증여 현상을 “전체적인 사회적 사실”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개인과 집단의 권리, 조직화한 도덕과 관련된다는 점에서 법률적이다. 그리고 의무적이며, 사회계급, 씨족, 가족과 관계된다는 점에서는 정치적이며 가정적이다. 또한 주술, 애니미즘 등 널리 퍼진 종교적 사고와 관련된다는 점에서는 종교적이다. 또한 당연히 경제적인데, 가치, 효용, 이익, 사치, 부, 취득, 축적, 소비 등의 관념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단지 그런 관념들을 현대인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증여적 교환이 이루어지는 의례적, 감정적인 상황들은 심미적 차원도 가진다.
이론적으로 의미 있는 것은 증여는 형태론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여기에서 제시된 개별 제도나 주제가 전체적인 사회체계와 관련되어 있는 현상이라는 의미이다. 이런 총체적이고 구체적인 접근을 통해야만 사회학자들이 흔히 빠지는 지나친 추상화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종류의 연구를 통해 우리는 심미적, 도덕적, 종교적, 경제적인 다양한 동기들과 물질적, 인구학적인 여러 요인들을 엿보고 평가하며 비교할 수 있다. 이 다양한 동기와 요인들의 합(合)이 사회의 기초를 이루며 공동생활을 구성하고 있는데, 그 동기와 요인들의 의식적인 관리가 최고의 기술, 즉 그 말의 소크라테스적인 의미에서의 정치이다. <283>
'세미나 발제문 > 헤겔 & 가라타니 고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류쥬 바따이유/에로티즘 7장-13장/낭만쌤 (0) | 2017.06.20 |
---|---|
전사연170614(수) / 헤겔 세미나 / 헤겔레스토랑 - 지젝 / 서문 / 화니짱 (0) | 2017.06.14 |
전사연 170607(수) / 모스 <증여론> / 3장 발제 / 마스터한 (0) | 2017.06.07 |
전사연 170607(수) / 모스 <증여론> / 2장 발제 / 바다사자 (0) | 2017.06.07 |
전사연 170524(수) / 헤겔 - 테일러 / 4부 역사와 정치 발제 / 바다사자 (0) | 2017.05.31 |
- Total
- Today
- Yesterday
- 루이알튀세르
- 집단심리
- 옥중수고이전
- 신학정치론
- 옥중수고
- 계급투쟁
- 검은 소
- 브루스커밍스
- 레비스트로스
- 루이 알튀세르
- 의식과사회
- 생산관계
- 헤게모니
- 안토니오그람시
- 공화국
- 그람시
- 마키아벨리
- 딘애치슨
- 이탈리아공산당
- virtù
- 스피노자
- 개인심리
- 한국전쟁의기원
- 로마사논고
- 알튀세르
- 야생의사고
- 프롤레타리아 독재
- 이데올로기
- 생산양식
- 무엇을할것인가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