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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Aug 2020 Essay - 무의식속에서 길을 헤메다.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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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세미나 시즌7 정신분석학의 근본 개념에세이>

시소와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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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는 일종의 권력 싸움이다. 엇비슷한 무게의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다, 어느 한 편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 끝나버리고 마는 주도권의 다툼. 사랑과 같이 시소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 또 있을까?

사랑이라고 하는 것 역시 끊임없는 균형 맞추기이다. 박제된 찰나의 순간들을 제외하고는, 사랑하는 두 사람 사이의 완벽한 평형 관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내 마음을 저울질하고, 상대방이 내게 주는 것을 가늠하고. 양측의 균형 맞추기에서 좀 더 마음이 무거운 쪽은, 안타깝지만 정해져 있게 마련이다. 시소의 아래에 위치한 이는, 때때로 깊은 심연에 가라앉기도 한다. , 사랑에 빠졌는데 우울감과 마주하게 되는가?

정신분석학의 근본 개념- 슬픔과 우울증 챕터를 보면, 사랑하는 사람이 왜 종종 우울감에 젖기도 하는지 추측해 볼 수 있다. 두 사람이 처음 사랑을 시작할 때 대부분, 두 사람의 무게에는 큰 차이가 없다. 약간의 오르내리기는 평형에 거의 가까워서 이것이 잘 느껴지지도 않고, 느껴진다 하더라도 흥미로운 긴장감 정도로 인식될 뿐이다. 그래서 초반의 사랑은 즐겁다. 진짜 어린아이들의 시소 타기처럼.

문제는 상대방에게 투자되었던 리비도가 자아로 다시 돌아올 때이다. 어떤 이유로든 상대방을 향한 무한한 관심과 호기심, 에너지는 회수되기 시작한다. 이별 때문이든, 상대가 나의 완벽한 이상이 아님을 알게 되어서이든, 실망감 때문이든,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예전과 같은 설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이든. 이 모두는 우울증이 발생하는 원인과 겹친다. (246p)

이제 시소에서 무거움을 담당하는 이는 자아의 빈곤을 느끼기 시작한다. 자신보다 가벼운 상대방에게 왜 나를 더 사랑해 주지 않느냐.”고 직접 비난할 수 없어 모자란자신을 비난 한다.

이후의 과정은 사람마다 달리 전개되겠다. 누군가는 갑작스럽게 시소 아래에서 일어나 상대방에게 큰 타격을 입히기도 하겠고, 또 누군가는 가벼운 이가 시소를 그만둔 후에도 그 자리에 처연히 남아있기도 하겠으며, 현재의 상태를 버티고 관계를 조율하려 애쓰는 누군가도 있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시소 타기는 언젠가는 끝나고 만다는 것이다.

행복에서 시작한 관계가 권력을 다투고,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다 결국은 떠난 이와 남겨진 이로 갈라질 수 밖에 없다는 이 명백한 진리. 이 진리는 사랑이 공허하게 느껴지게도 하고, 더 없이 씁쓸하게 다가오게도 한다.

사랑마저도 마치 하나의 스펙인 것처럼, 그 과정에서 상처받은 것도 훈장처럼 여겨져 쉬운 사랑, 똑똑한 사랑을 장려하는 것 같은 요즈음, 나는 시소 어느 쪽에 위치하는가. 나는 내 위치를 깨닫고 슬퍼하는가, 지금은 흔적만 남은, 한 때는 거의 평형을 유지했던 그 때를 되살릴 수 없어 슬퍼하는가.

완전히 기울어져 멈추어버린, 텅 빈 시소가 그 어느 때보다 아프게 다가온다.

 

26 Aug 2020 Essay - “무의식속에서 길을 헤맨다 (콩빠)

 

자아는 이드, 초자아의 요구를 중재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자아의 일부가 전의식적이고 다른 일부가 무의식적이라는 사실의 발견은 프로이트가 이 글 - 자아와 이드 - 을 쓰게 된 동기 중의 하나이다” (박찬부, 자아와 이드 - 346in: 프로이트 지음, 윤희기/박찬부 옮김, 정신분석학의 근본 개념, 열린책들 2018).

 

본인은 Anna Freud (방어기제), Alfred Adler (열등감) 등 자아심리학에 관심이 많았다. Sigmund Freud의 언어 중심의 치료요법에 대하여 비판적인 자세를 가졌는데, 사회복지현장에는 활동 또는 체험 중심의 교육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그것은 이러한 활동 및 체험 중심의 지원이 열등감과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에게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이다.

 

프로이트는 성격 구조 이론에서 자아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자아는 서커스의 광대같이 단지 보조적인 임무를 수행한다는 것이다(Freud, S., Zur Geschichte der Psychoanalitischen Bewegung (1914). In: Gesammelte Werke. Bd. X, London 1946, S. 97). 그의 제자들은 자아가 성격 구조의 핵심이라고 말하고 있다 (G. Bittner 자아 = 성격구조의 핵심, D. W. Winnicott 자아욕구 충족, A. Aichhorn 비행 = 자아의 분열, F. Redl/D. Weineman 범죄적 자아).

 

<무의식><> 그리고 <억압>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면서 나를 다소나마 알게 되었다. <위선적인 나><도덕적인 나>가 본인의 생각으로는 변증법적인 관계에 있다는 것을 느꼈다. 무의식과 억압을 공부하면서 프로이트 정신분석학과 함께 다소나마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불안을 느끼고, 항상 대상을 찾아 방황하고 있는데, 이것이 정상적이라는 것이다.

 

자아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정신분석학이 프로이트의 <자아와 이드>에 뿌리를 두고 있고 안나 프로이트의 <자아 방어와 기제>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라캉의 비판은 이 자아 심리학자들이 지나치게 개인의 사회 적응성 문제에 집착하다가 무의식의 치열성, 절대적 타자성 등 프로이트 본래의 통찰력을 덮어 버릴 수 있다는 데서 나왔다.” (박찬부, 해설 2, 상게서 506)

무의식의 중요함을 재발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전주의 인간무늬연마소에서 지난 1년간 정신분석학 세미나 모임(수요일 저녁)에 참여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모임을 지도하는 화니짱과 학우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콩빠

 

 

꽃지의 에세이(2020.08.25.)

 

나에게 2020년은 뭔가 변화가 많은 복잡한 시기인 것 같다. 작년 말에는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에 평소와 다르게 사주까지 봤었다. 관계라는 것, 그리고 나 자신. 모든 게 혼란스럽고 어렵게만 느껴졌다. 그 불안함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절망으로 다가오기도 했고, 생각보다 무덤덤하게 지내기도 하며,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그 와중에 프로이트, 그리고 인무연을 만났다.

 

프로이트의 책을 읽는 건 사실 쉽지 않았다. 술술 읽히는 문체가 아닌 탓도 있었겠지만, , 그리고 내 주변 관계들을 떠올리며 읽게 되는 바람에 한줄 한줄 읽어 나갈때마다 화가 불쑥불쑥 치밀어 오르기도 하고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내 정신이 조금이라도 더 단단해지길 바라며 시작한 공부인데, 막상 책을 읽고 그 내용을 받아들이긴 힘들었다. 감정적으로 읽지 말고 지식을 습득해나가는 자세로 읽자고 다짐해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진도 나가는 게 무척 어려웠고 그 덕에 지금도 밀린 책이 한가득이다.

 

나는 이 세미나를 통해서 무엇을 얻고 싶은 건지 생각해보곤 한다. 수동적인 삶에서 적극적인 삶으로 바꾸는 연습? 수많은 나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인정하며 나를 바꾸는 일? 세상을 보는 새롭고 넓은 시야를 갖는 것? 아직은 잘 모르겠다. 여하튼 나의 생각을 하루하루 일깨우며 천천히 느리게나마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누구나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날 때가 있다. 언젠가 지금의 힘든 이 시기도 지나갈 날이 있을 거다. 그 때가 되면 이렇게 공부를 시작한, 작지만 의미있는 용기를 냈던 나 스스로를 아낌없이 칭찬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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