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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동명이의
동명동의어를 동명이의적으로 만드는 것은 자신이 이름을 가졌다는 것, 자신의 고유한 귀속 자체, 자신의 언어 속 존재다. 오직 대용어적 운동으로만 포착되며 스스로 표현된다. 사물의 이념은 사물 그 자체이다. 이러한 무영의 동명이의는 이념이다. 이런 이유에서 이념은 동명이의어를 임의적인 것으로 구성한다. 특이성은 개념에만 관계하는 것이 아니라 이념에도 관계하는 한에서 임의적이다(106).
임의적인 것은 단순히 “언어의 권위에서 공제되어 어떤 이름도 갖지 않는 식별불가능한” 그런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떤 단순한 동명이의적 관계속에 있는 것으로서, 순수하게 불린다는 것이고 오직 그 이유로 인해 이름 붙일 수 없는 그런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비언어적인 것의 언어 속 존재다. 무명으로 남는 것은 명명된 존재, 이름 그 자체이다. 플라톤의 동어반복에 따르면 사물의 이데아는 사물 그 자체이고 이름은 그것이 사물을 명명하는 한, 사룸이 이름에 의해 명명되는 한, 사물에 다름 아니다(107).
18. 세키나
스펙터클은 그 자체가 이미지가 될 정도로 축적된 자본이다. 분리의 가장 순수한 형태이다(109). 스펙터클이 곧 언어이며, 바로 소통가능성 자체 혹은 인간의 언어적 존재 그 자체라는 점이다(110). 공통적인 것(페라클레이토스 단편)의 박탈의 극단적 형태가 스펙터클이며 이것이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정치형태이다(111).
셰키나는 열 가지 세피로트 혹은 신성의 속성 가운데 마지막 속성으로 신성의 임재 자체이자 이 지상에서의 현현 또는 거주를 표현하는 것이다. 아담은 열 까지 중 마지막 세피로트의 관조만을 중시했고 나머지에게서 고립시킴으로써 인식의 나무[선악과]를 생명의 나무와 분리시켰다. 파르데스에 들어갔던 이 중 아헬이 말과 인식(작은 나뭇가지)을 분리켰다는 점에서(112) 인류를 대변한다. 문제는 말이 자신이 계시하는 것으로부터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존재할 위험이 생겼다는 것이다. 계시된 존재는 계시된 것으로부터 분리되어 계시된 것과 인간 사이에 들어서게 되었다. 이러한 조건속에서 셰키나는 자신의 긍정적인 역량을 잃어버렸다.
스펙터클 사회에서는 자율적인 영역으로 고립되어 있는 것이 소통가능성 자체라는 것이다. 소통을 가로막는 것은 소통가능성 그 자체이다. 인간들은 자신들을 묶어주던 것에 의해 분리되고 말았다(113).
지구상의 국가들을 하나의 운명공동체로 몰아가는 것은 언어적 존재로부터 소외되었다는 사실, 즉 모든 민족들(114)이 그들의 언어 속 삶의 거처에서 축출되었다는 사실이다.
우리 시대의 정치는 전 지구상에서 전통과 믿음, 이데올로기와 종료, 정체성과 공동체를 부수고 비우는 파괴적인 언어 경험이다. 오직 이 언어경험/실험에서 계시하는 것을 그것이 계시한 무속에 은폐된 채로 남아있게 두지 않고 언어 자체를 언어로 데려가는 것을 성공적으로 끝마치는 이들만이 공동체의 최초의 시민이 될 수 있을 것이다(115).
19. 톈안먼
도래하는 정치가 새로운 이유는, 그것이 더 이상 국가의 정복이나 통제를 쟁취하는 투쟁이 아니라 국가와 비국가(인류)사이의 투쟁이며, 임의적 특이성과 국가조직 사이의 극복될 수 없는 괴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임의적 특이성들이 옹호해야 할 정체성과 사회적 귀속은 갖고 있지 않다. 국가는 정체성에 대한 요구는 어떤 것이든 받아들일 수 있다. 용인할 수 없는 것은 특이성들이 어떤 정체성을 확언하지 않으면서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자 인간들이 재현될 수 없는 귀속의 조건(118) 없이도 함께 귀속된다는 것이다. 국가에게 중요한 것은 특이성 자체가 아니라 특이성을 어떤 임의적 정체성 안에 포함시키는 문제이다.
자신의 언어 속 존재 자체를 전유하기 위해 모든 정체성과 귀속의 조건을 거부하는 임의적 특이성은 국가의 주적이 된다(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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