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제15장에의 추기 민족학자는 그의 연구 생활의 큰 부분을 “사회성의 여러 형태”나 “집단”이나 집합 생활의 가장 미묘한 짜임새 등을 지나치게 면밀하게 관찰하고 기술하고 분석한다. 이것은 구조를 따르게 하면서 민족학자가 살아온 사회의 다른 사회와 혼동될 수 없는 개성적 양태를 이루고 있다. 이 미묘하게 바르르 떨고 있는 실재(實在)를 유형이나 구조로 바꿔 놓으려고 생각해본 사람은 없다. 구조의 탐구는 제2의 단계에서 문제가 된다. 그 단계에서는 존재하고 있는 것을 관찰한 다음에 비교와 분류를 가능하게 할 만큼 안정된 요소만을 끄집어내려고 한다. 나는 구조화될 수 있는 것과 될 수 없는 것의 “선천적” 정의로부터 출발하지 않는다. 관찰의 어느 수준에서 구조 분석이 행해지는지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김환희 (인간무늬연마소 대표) 방송듣기 서이초 사건에 대한 두 번째 칼럼입니다. 저는 저번 칼럼에서 학부모 갑질의 핵심 구조를 ‘소비자주의’와 ‘피해자주의’라고 명명했습니다. ‘소비자주의’에 대한 근본적 대책으로 우리 교육의 상품화를 거부하고 공공화해야합니다. 교사와 학생이 상품이 되는 것을 중단하고, 학부모가 소비자로 참여하는 것 자체를 멈춰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수준까지 나아가기에 지난한 논쟁과 사회적 대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소비자 갑질을 차단할 단기적 대책이 먼저 요구됩니다. 즉 학부모가 공공적으로 학교 교육에 참여하는 단면을 넓혀야 하고, 사적인 접촉의 단면을 없애나가야 합니다. 학부모가 담임 교사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는 현재의 구조에서는 ‘내 자식주의’가 빛을 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
벤야민의 이름 (2) 법의 중심 자체에 있는 오염으로서 이 차이 적인 오염을 생각하면서 나는 벤야민의 다음과 같은 문장-이는 뒤에서 다시 다루어보고 싶다-을 뽑아냈다. “법의 중심에 썩어 있는 어떤 것”이 존재한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법 속에는 타락한, 또는 썩어 있는 어떤 것이 있는데, 이는 미리 법을 폐기하거나 파멸시킨다. 우리가 법의 주체에 대해 감히 사형 선고를-특히 사형이 문제가 되고 있을 경우-내릴 수 있다면, 법은 폐기처분 되고 무너지게 되며, 몰락하게 되고 파멸하게 된다. 그리고 벤야민은 바로 사형에 대한 구절에서 법 속의 ‘썩어 있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 법 속에는 타락한, 또는 썩어 있는 어떤 것이 있는데, 이는 미리 법을 폐기하거나 파멸시킨다. 우리가 법의 주체에 대해 감히 사..
벤야민의 이름 (1) 옳든 그르든 간에, 내가 보기에 「나치즘과 궁극적 해결책: 표상의 한계들에 대한 검토」에 관한 회의의 개막에 맞춰 발터 벤야민의 한 텍스트, 특히 1921년에 씌어지고 ‘Zur Kritik der Gewalt’라는 제목이 붙은 한 논문을 다루는 게 전혀 부적절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따라서 나는 서로 중첩되는 것으로 보이는 여러 이유 때문에 여러분에게 벤야민의 이 텍스트에 대한 다소 모험적인 독해를 제시해보기로 했다. 1. 나는 불안스럽고 수수께끼투성이고 극히 다의적인 이 텍스트가 미리 근본적 파괴, 말살, 총체적 무화라는 주제에 신들려 있다고 믿고 있다. 정의는 아닐지라도 법에 대한, 그리고 이 법들 중에서는 적어도 그리스나 ‘계몽주의’적 유형의 자연법 전통에서 해석될 수 있는 것..
폭력비판을 위하여(1921) 폭력비판이라는 과제는 그 폭력이 법과 정의와 맺는 관계들을 서술하는 작업으로 돌려서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어떤 원인이 어떻게 작용하든 간명한 의미에서의 폭력이 되는 것은 그 원인이 윤리적 상황에 개입할 때에야 비로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들의 영역은 법과 정의의 개념으로 지칭된다. 둘 가운데서 우선 법을 두고 보자면 모든 법질서의 가장 원초적인 기본 관계는 목적과 수단의 관계라는 점은 분명하다.(80) 노동자들에게 보장된 파업권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계급투쟁이 바로 그 경우이다. 조직된 노동자 계급은 오늘날 국가 이외에 폭력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고 있는 유일한 법적 주체이다.(86) 파업이 결국 보여주는 것은 행동의 중지, 비행동인데 그것은 전혀 폭력이라고 부를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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