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장 베르톨트 브레히트(378-409) 제1차 세계대전과 삶의 찬미 휘몰아치는 강철의 폭풍 그는 문제의 핵심을 포착하는 날카롭고, 비이론적이며, 비관조적인 지성을 천부적으로 지녔고, 과묵하며, 자신을 드러내기를 싫어하고, 거리를 유지하면서 부끄러움이 많았으며, 하여튼 자신의 일에는 관심이 없으면서 놀라울 정도로 호기심이 강했다. 그는 제1차 세게대전이 발생하던 해에 16세였으며 전쟁이 끝나는 해에 위생병으로 징집되었다. 그때 세계는 그에게 무의미한 살육의 장면으로 비쳤으며 언어는 연설의 성낸 목소리로 울렸다.(378) 사르트르만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를 다음과 같이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 “도구가 부서져 사용할 수 없고, 계획은 중단되고 노력은 무의미하게 되었을 때 세계는 공허 속에서 궤도 없이 ..
어두운 시대 사람들(한나 아렌트)제9장 베르톨트 브레히트(347-377) #1 망명 생활과 원하지 않은 귀국 시인과 정치의 관계: 경계를 넘어서 1941년 브레히트가 미국의 피난처를 찾아갔다 1947년 그는 미국을 떠났다 브레히트가 서독에 정착하려 했을 때 점령군 당국은 필요한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1949년 동베를린에 정착하여 한 극장의 감독을 맡았고 생애 처음 공산주의의 전체적 지배를 가까이서 지켜볼 기회를 가졌다 브레히트의 명성은 죽은 뒤에 유럽 전역 러시아까지도 영어권 국가들에까지 퍼졌다 독일어를 잘 모르는 사람이 영어로 쓴 브레히트의 시에 흥분하고 열광하는 이유를 이해하기란 때로는 어려운 것이다. 게다가 브레히트의 정치적 전기, 시와 정치에 애매한 관계에 대한 일종의 사례사는 쉽게 보아 넘길 ..
제8장 발터 베냐민 곱사등이 베냐민 사후 명성과 문단 내의 위상 상업적이지도 않고 실리적이지도 못한 사후의 명성이 오늘날 독일에서 발터 베냐민의 이름과 저작에 붙여지고 있다. 유대계 독일인인 베냐민은 히틀러의 집권과 자신의 망명 이전 10년 못 되는 기간에 그렇게 유명하지는 않았지만 잡지와 신문의 문예란 기고자로 알려져 있었다.(272) 우리는 사후의 명성을 시대를 앞서간 사람들에 대한 쓰라린 보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기는커녕 사후의 명성은 일반적으로 동료들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에 따라 이뤄진다. 1924년 카프카가 죽었을 때 출판된 몇 권의 책들은 몇백 부 정도밖에 팔리지 않았지만, 그의 짧은 산문 몇 편을 우연히 읽은 소수의 독자들과 동료 문인들은 그가 바로 현대 산문의 대가들 가운데 한 사..
제4장 카를 야스퍼스: 찬사 평화상 수상과 찬사 평화상은 한 개인에게 수여되기도 하지만, 역사를 통해 항상 모험적인 불확실한 과정을 내딛는 데 헌신하는 사람으로부터 아직 분리되지 않은채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작품에 수여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평화상을 시상할 때는 찬사가 따라야 합니다. 찬사의 과제는 작품보다는 그 저자를 칭송하는 것입니다.(157) 키케로는 “찬사에서는 다만 관련 개개인(인물)의 위대성과 품위를 고려해야 한다” 라고 말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한 사람이 행하거나 창조한 어느 것보다도 그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경우 찬사는 그에게 속한 품위와 연관됩니다.(158) 우리는 여기에서 타당하게 논의하기 위해서 주관성과 객관성을 구별하는 게 아니라 개인과 인물을 구별하는 법을 배워..
어두운 시대 사람들(한나 아렌트) 제5장 카를 야스퍼스: 세계시민(173-190) 독일의 유신론적 실존주의 철학자. 법학->심리학->철학 #1 제 5장 카를 야스퍼스 세계 시민 과학 발전과 세계의 통합 문제 세계 국가 구상과 세계 정치의 종말 어느 누구도 자기 나라의 시민이면서 세계시민이 될 수 없다. 야스퍼스는 ‘역사의 기원과 목표’에서 지구 전체를 중앙집권적으로 통치하는 세계 정부가 어떤 형태를 유지하든지 간에 지구 전체를 지배하고 통제를 받지 않은 채 모든 폭력 수단을 독점하고 있는 단일주권의 세계 국가는 가공할 만한 폭정 형태를 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정치적 삶을 종식시킬 수도 있다. 고 했다 정치와 연관된 다양한 법은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살아있는 정치적 실재인 자유가 ..
어두운 시대 사람들(한나 아렌트) 제2장 로자 룩셈부르크(107-138) #1 A 유럽 좌파 세력의 결정적 국면 로자의 삶을 조명한 네틀 로자는 유럽 사회주의 운동 세계에서 비교적 짧은 기간 눈부신 활동과 풍부한 재능을 보여주었지만 오히려 주변적인 인물이었다. 로자는 젊은 시절 조국 폴란드에서 독일 사회민주당에 휩쓸려 들어갔고 별로 알려지지 않고 무시되어 온 폴란드 사회주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계속 수행했다. 거의 20년 동안 비록 공식적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독일 좌파 운동에서 논란이 가장 많았고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 되었다. 극우파의 죽음 무도회와 유럽 좌파의 분열 독일 공산당 전신인 스파르타쿠스단의 두 지도자, 즉 로자 룩셈부르크와 리프크네히트는 운명의 날(1919년 1월 15일)에 베..
『한나 아렌트』/ 줄리아 크리스테바 / 개벽크 / 23. 06. 15./ 5. 판단 한나 아렌트의 마지막이자 미완성 저술은 지고의 정치적 행위인 판단에 바쳐졌다. 그것은 1970년 가을 뉴스쿨에서의 칸트 정치철학에 곤한 강의와 ‘상상력’ 이라고 불리는 판단력 비판에 관한 세미나를 포괄하는데, 칸트도 아란테드 정교하게 만들어 내지 못했지만, 우리가 오직 꿈꿀 수만 있는 미래 정치철학의 매우 도전적인 기초들을 제공한다.(126) 그녀가 –칸트에 이어서 정치철학을 위한 기초로 제시하는 ‘판단’은 하나의 ‘인지 판단’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공통감각에 의한 미감의 승인으로서 그것은 이해를 문제 삼지 않는다. 그것은 또한 헤겔 방식의 ‘역사에 의한 판단’이 전혀 아닌데, 헤겔에게는 ‘세계 역사는 세계 법정’이고 마..
삶은 하나의 이야기다(한나 아렌트) 3장 20세기를 이야기하다 4장 인격과 몸(58-125) #1 제 3장 20세기를 이야기하기 아렌트는 픽션을 통해서 20세기의 뜻을 드러내는 역사적 행위의 관찰자들인 소설가들을 택한다. 다른 이들의 문체의 고유성도 아렌트가 주목하는 핵심이 아니다. 그녀는 이야기 주제들에 더 관심을 둔다 한 역사적 경험의 목격자 이야기를 집약하거나 또는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짧은 이야기 진행들에 주목한다. 아렌트는 유대교가 유대적인 것이 되는 세속화 과정이 이름 속에 소속(그들중의 하나가 됨) 대신에 자기 동일성(존재)을 포기하는 것이고. 또한 세속화 과정이 쇼아(홀로코스트)와 같은 사악한 결과를 불러왔다는 것을 드러내 주면서 해석한다. 20세기 유럽 유대인에게 있어서 유대적인 기원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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