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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_하켄크로이츠의 상징적 의의
우리는 파시즘을 히틀러 개인이나 나치당의 정치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①대중들의 문제로 간주해야 한다는 것을 논증했다. 또한 ②궁핍한 대중들이 어떻게 최악의 반동적 정당에 그토록 격렬한 지지를 보낼 수 있었는지 논증했다. 성정치학적 작업을 위한 실천적 결과를 향해 나아가려면, 대중들의 자유로운 성격구조에 반동적 족쇄를 채우기 위해 파시스트들이 사용한 상징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무엇보다 필수적이다(153). 그중 눈에 띄는 것은 깃발이었다.
민족사회주의의 선전이 계층에 따라 상이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모순적이었다. 대중들의 신비주의적 감정을 조작한다는 점에서만 선전은 일관적이었다. 혁명적 미사여구가 대중들의 지지를 획득하는데 결정적 요인이었다.
히틀러는 하켄크로이츠가 반유대주의의 상징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민족의 오염이라는 이론과 결부시켜보면, 하켄크로이즈 역시 인간 정서의 깊숙한 곳까지 뒤흔들기에 적절한 내용을 가지고 있으나. 그 내용은 히틀러가 꿈꾸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157).
하켄크로이츠는 맨 처음 샘족에서 발견되었고, 이슬람 왕국인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에서도 발견, 동요르단 게네사렛 호수가 있는 에드-디케 유태교회당에서, 그리스, 소에스트에 있는 성모마리아 성당에서, 인도식 만(卍)자 형태까지 발견되었다. 하켄크로이츠는 원래 성적 상징이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노동의 상징인 물레방아 바퀴라는 상이한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158). 하켄크로이츠는 도식적이기는 하지만 두 사람이 얽혀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살아 있는 것의 기본기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상징이 유기체의 심층에 강력한 자극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상징이 명예로움과 충실함의 표상으로 제시될 경우에는 도덕적 자아를 지키려는 성향이 발동하여 이 상징을 더욱 쉽게 인정하게 된다.
5장_ 권위주의적 가족의 성경제학적 전제
권위주의적 사회는 권위주의적 가족의 도움에 힘입어 대중들 개개인의 성격구조 속에 재생산되기 때문에, 선전선동을 통해 대중들의 깊은 곳에 있는 비합리적 요인에 기댈 수 있게 된다. 즉 대중들에게 심리적 영향을 주려 하는 정치적 선전선동은 경제적 과정에 직접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성격구조에 작용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정신위생적인 작업에는 특별한 접근법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혁명적 성정치학은 단지 권위주의적 가족의 객관적 토대를 지적하는 것에서 그칠 수 없으며, 대중심리학적으로 올바르게 나아가기 위해서 삶과 사랑에서의 행복을 바라는 인간의 열망에 의지해야 한다(161).
사회의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가족은 권위주의적 국가의 토대가 아니라 단지 그런 국가를 지지하는 가장 중요한 제도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가족을 반동적 생식세포, 반동적이고 보수적인 인간을 생산해내는 가장 중요한 장소로 간주해야 한다. 가족은 권위주의적 체계의 유지를 위한 가장 본질적인 제도가 되었다(162).
그러나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가족의 역사가 아니라, 현대의 중요한 성정치학적 질문 즉 그 속에서 귄위주의적 가족이 핵심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반동적인 성정책과 문화정책에 성경제학이 어떤 방법을 통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권위주의적인 가족은 모순을 가지고 있는데, 이 모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효과적인 성경제학적 대중위생에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아내와 아이들은 남편과 아버지에게 경제적 종속만이 아닌, 자신들의 성적 존재의식을 가능한 완전히 중지시키는 조건 아래서만 이런 종속을 참아낼 수 있다(162). 반동적 성정치학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성을 생식의 목적에 봉사할 때만 도덕적이라고 보는 것이며, 따라서 생식의 범위를 넘어서는 성은 비도덕적이라는 관점을 가진다는데 있다. 여기에서 작동하는 비합리적인 메커니즘은 바로 아이를 낳는 자로서의 여성과 성적 존재로서의 여성 사이의 대립 속에서 ‘모성의 이상화’이다. 이점을 염두에 둔다면 파시즘의 입장을 더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독일 국민의 없어서는 안 될 고귀한 구성 요소이며, 미래 인구를 보장해 줄 수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민족의 도덕성과 문화가 대가족 제도에서 가장 강력한 버팀목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권위주의적 가족’과 ‘도덕주의적 윤리’가 중요한 반동적 힘이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167).
그것은 또한 소기업의 운영을 위해 가족이 경제적 통일체를 이룬, 또는 그랬던 적이 있는 모든 중산계층의 공통된 이해관계와도 일치한다. 파시스트 이데올로기는 이러한 관점에서 국가, 사회, 경제 그리고 정치를 파악한다. 국가를 하나의 ‘유기적 전체’로 제시하게끔 만드는 이러한 관점, 소시민 계층의 과거 경제 양식에 의해 규정 받는 이 관점이다.
성적으로 억압된 사람의 생활 속에 존재하는 모순은 우선, 성 도덕적인 생각. 감정과 구체적인 성적 존재 양식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이 결정적이다. 서부 독일에서 가톨릭당과 나치당에 투표했던 여성들이 산아제한에 찬성했다. 그 이유는 정당의 반동적 의도를 몰랐기 때문이 아니라 ‘순수한 모성’이라는, 권위주의적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모순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169). 성적 반동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성적 두려움을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이라면 어떤 것이든 개의치 않고 사용한다. 권위 속에서 키워지고 그 권위에 의해 구속받는 사람은 자기조절이라는 자연법칙을 알지 못한다. 자신의 행위와 의사결정에 책임지기를 거부하고 지시와 지침을 요구하게 된다(172).
그러나 혁명적 운동은 인간의 억압된 성적 힘을 이용하려는 정치적 반동의 성공적인 시도에 대한 합당한 무기를 가지고 대응하지 못했다. 정치적 반동의 거짓 선동은 폭로한다고 해서 기능을 잃는 것은 아니다. 사실 혁명속에서 성생활은 변화하며, 예전의 강제적 질서도 해체된다. 그러나 그들은 성경제학적 질서를 설명하고 증명하지도 못했으며, 성적 건강에 대한 여성의 두려움도 이해하지 못했으며, 극복하도록 만들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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