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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 제1회차
옮긴이 서문: 종의 기원에서 마음의 기원으로
질문: 우리는 어떻게 표정이나 몸짓 등만을 보고서도 사람들이 어떤 마음 상태에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을까? 설령 다른 사회나 집단 사람들의 경우에도?
그런 능력을 생래적으로 갖췄기 때문
후천적으로 습득했지만 서로 환경과 필요가 유사해서
다윈은 1이 옳음을 보이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다윈의 진화론과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의 출간 배경
다윈의 진화론의 핵심은 ‘우연성이 강조되는’ 자연 선택. 최강자가 살아남고 약자가 도태되는 과정이 아니다. 우연한 한 상황에 최적화되어 있는 최적자다. 고로 ‘자연 선택’은 발전을 의미할 수 없었다.
자연 선택을 통한 진화. 이를 입증하기 위해 쓴 첫 단계가 <비글 호 항해기>. 확신을 갖고 쓴 것이 바로 <종의 기원>. 그의 성공에 자신감을 얻고 그것을 인간에 적용해본 책이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 그리고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진화론에 대해 마지막으로 쓴 저서가 바로 이 책이다.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의 형식
1. 가설 연역적 방법: 가설이 옳다고 미리 전제함으로써 편향된 시각을 갖고 관찰을 하거나 자료를 수집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지만 ‘과학 이론은 과학자가 자신의 상상력과 창조력을 이용해 과감한 가설을 제안함으로써 만들어진다’는 칼 포퍼 등등의 말을 보면 특별히 문제가 된다고 말할 수 없다.
2. 사진의 사용: 당시로서는 사본에 일일이 사진을 붙여 넣어야 할 판이었으나 때마침(!) 새로운 사진 복제 기술로 해결되었다. 하지만 당시 사진 기술의 한계로 순간적인 표정을 담을 수 없었다는 한계도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객관성을 확보하려는 다윈의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3. 증거 확보의 방법: 유아와 아동, 정신병자(정신질환자), 선천적 맹인, 다른 인종들, 얼굴 근육에 전기 자극을 주기, 예술작품, 동물 등이다. 앞의 세 부류는 선천적인 감정을 파악하기에 적합하기에 선택되어 정보수집되었지만 마지막 다섯 번째, 여섯 번째의 경우는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의 목적과 내용
책의 목적
찰스 벨을 위시한 과거의 학자들의 이론(‘신이 어떤 심리 상태에서 개입해 공통적인 표정이나 표현을 나타내게 되었다’는 창조설)을 반박하기 위해서. 신의 개입이 아니라 동일한 진화과정을 거친 것일 뿐.
-->동물과 인간이 표정과 표현 면에서 동일한 기제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함.
기본 감정과 그 표현에 대한 탐구
다윈에 따르면 우리는 어떤 상황 속에서 전형적인 감정 반응이 일어나도록 진화되어 온 존재다. 그런 기본 감정은 그 심층적인 의미를 파악해보면 상당수가 우리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반응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다윈은 특정 감정 상태에서의 혈관, 심장, 근육 등의 변화에 집중한다.
책의 근간이 되는 세가지 원리
제1원리 유용한 연계 습관의 원리
햇살에 눈이 부셔서 짜증이 몰려왔을 때 우연히 눈살을 찌푸렸는데, 그 결과 더 이상 부시지 않게 되어 짜증이 해소됨을 부지불식간에 인지하게 된다. 이런 신경 생리학적 반응이 습관처럼 자리잡게 되어 특정 상황에서 동일한 반응이 거의 자동적으로 일어난다.
ex) 개들은 배설물을 흙으로 덮기 위해 뒤쪽에 긁은 자국을 만든다. 덮을게 없는 경우에도.
제2원리 반대의 원리
정반대의 감정을 드러내기 위한 수동적인 표현.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아도 나타난다.
ex) 적의를 가진 개는 송곳니를 드러내며, 귀를 뒤로 향하고 머리를 바싹 붙인다.
그런데, 그 대상이 주인으로 드러나면 모든 면에서 반대가 된다.
제3원리 흥분된 신경계가 육체에 직접 작용하는 원리
다윈에 따르면 일부 행동은 어떤 정서 상태에서 우리의 의지나 습관과 무관하게 신경력(nerve-force)이라는 것이 방출됨으로써 나타나게 된다. 우리가 마음 상태의 표현으로 인식하는 결과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다윈은 신경계 구성에 기인한 행동의 바탕을 이루는 원리가 작동하고 있는 사례로 두려움을 느낄 때의 동물들의 반응-몸을 떨고 피부는 창백해지고, 땀이 나며, 털이 곤두선다 등등-을 들고 있다. 이러한 반응은 신경계의 구성 방식에 따른 고정화된 반응이다.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에 대한 비판과 대응
1. 인간이 가진 감정을 동물도 가진다고 전제한 채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동물 행동학자들은 이른바 의인화를 유달리 경계하는데, 그들에 따르면 의인화는 과학적 태도를 망각한 신중하지 못한 태도이다.
반박: 질적인 차이가 아닌 양적인 차이라고 생각할 경우엔 재고의 여지가 있다. 진화론자들 생각에 동물과 인간은 공통의 조상에서 유래되었고, 양자 간에는 뚜렷한 간극이 없으므로. 물론 그래도 신중함은 요구된다.
2. 다윈이 책에서 활용하는 자료가 제대로 된 자료로서의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
그 양이 부족하고 처리 방식 또한 통계학적 기준에서 미흡하다.
반박: 어느정도 수긍된다. 허나 당시 상황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불가피. 컴퓨터가 미처 탄생하지도 않은 시대에 왜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았냐는 말과 같다. 적어도 관찰의 대상으로 삼았던 대상의 선정은 적절했다.
3. 다윈은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보다는 획득형질의 유전(부모의 후천적 형질이 자손에게 유전된다)이라는 라마르크주의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라마르크주의는 진화의 기작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입장인데 다윈은 이를 거부하더니 새삼 라마르크주의를 수용한다.
반박(?): 생각해볼 여지가 많다. 자연 선택을 통한 진화를 말하고 있는 경우가 있음에도 전반적으로 라마르크주의를 말하고 있는 분위기. 별도의 해명도 하지 않고 있다.
4. 본성과 양육 중에서 본성 쪽에 너무 치우쳐 있다.
20세기 들어 양육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행동주의(behaviorism)-눈에 보이지 않는 내성적 용어들을 사용해서 심리학 연구가 이뤄져서는 안되고 눈에 보이는 것들만을 이용해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이 지배적인 심리학 사조가 되었다. 이것은 환경이 우호적일 경우, 모두 평등해질 수 있다는 이념적 함의를 가짐으로써 각광받았다. 반면 본성, 생래적 특성을 강조하는 다윈의 입장은 이 때문에 설 자리를 잃게 된다.
반박: 거꾸로 양육을 통해서만 결정된다는 입장 또한 잘못되었다. 오늘날 둘 중 어느 한쪽만이 감정과 표현 방식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떤 이론이 이데올로기에 악용될 수 있다 하더라도 의도적으로 이런 이론을 외면하는 건 부당하다. 다윈이 자연선택을 통해 획득한 공통적 본성으로 인간이 보편적 특성을 갖게 되었다고 말하는 걸 보면 진화론은 인류애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사실로 쓰일 수 있다.
오늘날의 과학기준에서 볼 때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은 재고해 봐야 할 부분들이 없잖다. 그럼에도 그 파급력이 나날이 커져 가고 있음을 보면 관련 분야의 고전으로 손색이 없다.
서론
지금까지 표현에 대한 저술들 상당수는 인상학(physiognomy)에 관한 것이었다. 다윈은 여기서 이를 다루지 않음을 밝히면서 여러 과학자들의 사례를 든다.
찰스 벨
<표현의 생리학과 철학>이라는 저서를 통해 표현이라는 주제를 과학의 한 분야로 거듭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그 공적 중 하나는 날숨을 격하게 쉬면서 혈압 상승시 눈을 보호하기 위해 눈 주위 근육이 무의식적으로 수축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는 인간의 표현들을 조명하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M. 르모앙에 따르면 예술가 뿐 아니라 철학자도 열심히 읽고 고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추적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를 필두로 수많은 과학자들의 엇비슷한 주장을 보여주면서 이를 반박하는 전개.
M.모로(1807년): 안면 근육을 탁월하게 묘사했으나 근본 원리를 설명하는 데는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화가 르 브룅(1667년): “근육과 혈관이 팽창되어 보인다면, 이것은 바로 뇌가 이 부위들로 정령들을 보내기 때문”. 황당한 넌센스의 표본으로 인용할 만하다고 언급. 개인적으로는 뿜었음.
기욤 뱅자맹 아망 뒤센(1862): <인간 얼굴 표정의 기작>에서 전기 자극을 이용해 안면 근육의 움직임을 분석하면서 이를 탁월한 사진으로 보여준다. 전기 자극을 이용해 손 근육의 생리적 특징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는데, 그렇다면 안면 근육에 대한 그의 입장도 옳을 것이다. 매우 중요한 업적이지만 어떤 경우에 특정 근육은 수축하지만 다른 근육은 수축하지 않는 이유를 이론적으로 고찰하려고 거의 시도하지도 않았다.
이외에도 루이 피에르 그라티올레, 테오도어 피데리트, 알렉산더 베인은 개인의 독특한 습관의 중요성마저 간과하거나, 다른 연구서들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거나, 법칙이라기엔 너무 포괄적인 개념을 내세운다. 반면에...
허버트 스펜서: 찰스 벨(“이른바 겉으로 드러난 격한 감정의 징후라고 불리는 것은 그 생물에게 필요한 자발적인 동작에 수반되는 것일 따름이다.”)과 유사한 견해를 개진했다고 추측한다. “어떤 동기에 의해서도 흐르는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신경력이 넘쳐흐르게 될 경우, 이는 맨 먼저 가장 습관적으로 활용되는 경로를 따라 흘러가게 될 것.”
다시 비교하자면, 앞서 예를 든 인물들은 그들은 각각의 종을 별개의 존재로 파악하고 있다. “이 모든 표현들이 목적을 위해 특별히 마련되었다(50p)”는 창조론을 따르고 있다는 소리다. 이것은 찰스 벨도 마찬가지.
(곳곳에서 다윈의 깊은 한숨과 빡침이 느껴짐.)
“인간과 다른 모든 동물들이 별개라면 인간이 공포를 느낄 때 머리털이 곤두서고, 격분할 때 치아를 드러내는 것은(원숭이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54p일부 요약)
이들을 허술함을 반박하고 자신의 과학적 주장을 과학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다윈은 앞서 말했던 것처럼 아래와 같은 대상을 관찰한 것을 앞으로 펼칠 것을 예고한다.
1. 아이들(수많은 감정들을 이례적으로 강렬하게 드러내기 때문.)
2. 정신병자(강한 격정을 통제하지 않은 채 분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
3. 전기 자극 받은 이의 사진 보여주기(무작위로 선별한 이들에게 아무런 설명없이 보여줬을 때 선별자들의 답변은 비교적 객관적일 테니까.)
4. 회화와 조각 관찰(별다른 소득 없음. 수축된 안면근육은 아름답지 못하다고 하여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음)
5. 유럽인종들과 별다른 교류가 없었던 사람들(다양한 감정이 동일하게 표현되는지 그들과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질문지를 돌림. 동일한 표정이나 몸짓이 다른 인종에게서 동일한 감정을 표현한다면 생래적이거나 본능적인 거라고 확실히 추정할 수 있으니까.)
6. 흔한 동물들이 보여주는 여러 격정을 관찰(다양한 표현 동작의 기원을 가장 안전하게 일반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으니까. 일부 표정들이 순식간에 지나가거나 거기에 감정이입이 일어나 집중력이 분산되거나 상상력을 발휘해 막연한 추측을 하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그래서 하나의 표현을 설명할 수 있는 동일한 원리가 동일 유형의 다른 경우들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지 관찰하는 방법이 가장 유용했다.)
Q: 종의 기원과는 좀 더 다르게 느껴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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