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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기원 13장 유기체들의 상호 유연관계, 형태학, 발생학, 흔적기관 / 찰스다윈 / 닥홍 / 220401
나는 변이를 가장 많이 겪는 거대한 속에 속하는 지배적인 종들이 더 넓은 분포 영역을 가지고 더 많이 확산되며 흔한 종들이라는 것을 보여 주고자 노력했다. 따라서 내가 믿는 바로는 그렇게 생겨난 변종들 혹은 발단종들은 최종적으로 새로운 별개의 종들로 변화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들은 대물림 법칙에 따른 새롭고 지배적인 종들을 낳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현재 일반적으로 많은 우점종들을 포함하는 거대한 집단들은 규모 면에서 무한정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나는 더 나아가, 각각의 종들의 변이하는 자손들이 자연의 경제에서 가능한 한 많은 다양한 지역들을 점령하려 고군분투하면서 그들의 형질이 끊임없이 분기하게 되는 경향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자 노력했다. 그 어떤 좁은 지역에서든 극심한 경쟁에 돌입하는 생명 형태들은 엄청난 다양성을 보여 준다는 사실과 귀화 시 일어나는 몇 가지 사실들을 살펴봄으로써 이러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또한, 나는 수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고 형질이 분기되고 있는 형태들이 그들보다 덜 분기되고 덜 개량된 이전의 형태들을 멸종시키고 대처하는 변함없는 경향성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자 노력했다.
박물학자들은 각각의 강에서 종, 속, 과 들을 이른바 자연적 분류 체계를 바탕으로 배열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이 분류 체계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일부 학자들은 그것을 단순히 닮은 생물들은 같이 배열하고 닮지 않은 것들은 갈라놓는 틀로만 보거나, 일반 명제들을 가능한 한 간략하게 설명하기 위한 인위적인 수단으로만 본다. 가령 모든 포유류의 공통 형질, 모든 육식 동물의 공통 형질, ‘개’속의 공통 형질을 각각 한 문장으로 규정한 후에 문장 하나를 덧붙임으로써 개의 종류 각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제공하는 식이다. 이 체제의 독창성과 유용함은 논박할 여지가 없다. 그렇지만 많은 박물학자들은 자연적 분류체계라는 말은 그보다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그것이 창조주의 계획을 드러낸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창조주의 계획이라는 말이 시간이나 공간의 질서를 설명하는지, 아니면 다른 무엇을 설명하는지의 여부가 구체화되지 않는 한, 나는 우리의 지식에 보태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생명체의 습성을 결정하는 구조상의 부분들과 자연의 경제에서 각각의 생명체가 일반적으로 차지하는 위치가 분류에서 상당히 중요하리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더할 나위 없는 오류이다. 식물의 생존 자체를 좌우하는 기관들은 최초의 주요 구분을 제외하면 중요성이 거의 없는 반면, 생식기관들은 그 생산물인 씨앗과 더불어 엄청난 중요성을 가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분류를 할 때는 생물들의 부분적인 유사성을 믿어서는 안된다.
최종적으로 우리는 생존 투쟁의 결과로 초래된, 그리고 하나의 우세한 조상 종으로부터 나온 많은 자손들이 멸종되거나 형질 변화를 겪지 않을 수 없게 만든 자연 선택이 모든 유기체들이 보여 주는 유연 관계, 다시 말해 집단 아래에 집단이 속하게 되는 거대하고 보편적이 양상을 설명해 준다는 사실을 알았다. 우리는 어떤 종을 구성하는 개체들을 분류할 때 계통이라는 요소를 이용하며, 개체들의 암수와 연령을 불문하고-그것들이 아무리 공통점이 없더라도-동일한 종으로 분류한다. 우리는 변종으로 알려진 것을 분류하는 데도 계통을 사용한다. 나는 이 계통이라는 요소가 박물학자들이 자연적 분류의 용어를 통해 찾으려고 노력해 온 숨은 연대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완성된 바로는 자연계의 배열은 계통적이고, 공통 조상으로부터 내려온 자손들 사이에는 정도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개념을 바탕으로 하면, 우리는 우리가 분류를 할 때 따를 수밖에 없는 법칙들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왜 다른 유사성들을 놔두고 일부의 유사성에만 중요성을 부여하는지, 왜 흔적 기관이나 쓸모없는 기관, 혹은 그 밖에 생리학적으로 별로 중요하지 않은 기관들을 분류에 사용해도 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왜 상사적이거나 적응적인 형질들은 어떤 집단을 다른 집단과 비교할 때에는 즉각적으로 거부하면서도, 이와 동일한 형질을 한 집단에 한해서 사용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모든 현생 종과 멸절한 종들이 하나의 거대한 체계 내에서 어떻게 집단으로 묶일 수 있는지, 그리고 각각의 강의 여러 구성원들이 복잡하고 방사하는 유연 관계의 선으로 어떻게 한데 묶이는지를 명확히 볼 수 있다. 아마도 우리는 절대로 어떤 강의 구성원들 사이의 복잡하게 얽힌 유연 관계를 풀어 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떤 확실한 목표를 눈앞에 두고, 어떤 미지의 창조 계획에 기대를 걸지 않는다면, 느리지만 확실한 진보를 희망할 수 있을 것이다.
형태학
박물학자들은 종종 머리뼈는 변형된 척추로 형성된 것이고, 게의 턱은 변형된 다리이며, 꽃의 수술과 암술은 변형된 잎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헉슬리 교수가 말했듯이, 이 경우에 머리뼈와 척추, 턱과 다리 등등은 어느 한쪽이 다른 쪽에서 변형된 것이 아니라 어떤 공통된 요소에서 변형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렇지만 박물학자들은 오로지 은유적으로만 그런 용어를 쓰고 있을 뿐이다.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오랜 계승의 과정에서 어떤 종류의 원시적인 기관이 –전자는 척추가, 후자는 다리가- 실제로 머리뼈나 턱으로 변했다는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 다만 이러한 성격의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 넘나 명백하게 보이기 때문에 박물학자들이 이 명확한 의미를 담고 있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기가 어려운 것이다. 내 견해로는 이런 용어들을 문자 그대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예를 들어 게의 턱이 아마도 대물림을 통해 유지되었을 수많은 형질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은 그것들이 진짜 다리나 아니면 단순한 어떤 부속지였는데 계승의 기가긴 과정에서 실제로 변태를 겪었다고 한다면 설명이 가능하다.
발생학
박물학에서 그 무엇에 비교해서 중요성 면에서 뒤지지 않는 발생학의 중요한 사실들은 다음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즉 먼 옛날에 존재했던 하나의 조상에게서 내려온 다수의 후손들 각 개체에게서 경미한 변화들은 그다지 이른 시기에 발현되지 않고, 그 연령에 해당하는 이르지 않은 시기에 대물린된다는 것이다. 배라는 것을 마치 다소 흐려지기는 했으나 거대한 규모의 동물강의 공통 부모 형태를 보여 주는 하나의 그림이라고 생각해 보면, 발생학은 더욱더 흥미로워진다.
흔적 기관, 퇴화 기관, 혹은 발육이 정지된 기관
흔적 기관들은 오랫동안 존재해 온 생명체의 모든 부위에 있는 대물림되려는 경향성 때문에 존재한다. 우리는 분류에 대한 계보학적인 관점을 통해 왜 분류학자들이 흔적 기관이 생리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부분들만큼 혹은 그것들보다도 더 유용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가를 이해할 수 있다. 흔적 기관들은 어떤 단어에서 철자는 남아 있지만 묵음이 되어 버린 글자에 빙할 수 있다. 이때 그 글자는 단어의 어원을 찾는 데는 유용한 실마리가 된다. 변화를 동반한 계승이라는 시각에서 우리는 흔적 상태, 불완전한 상태, 그리고 쓸모가 없는 상태로 있거나 아니면 완전히 사라진 기관들의 존재가, 몰랐던 난제를 제시하기는커녕 대물림의 법칙으로 설명될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로 설명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는 일반적인 창조 원리로 보면 확실히 불가능한 일이다.
요약
이번 장에서 나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보여 주려고 노력했다. 모든 시대를 통틀어 모든 유기체 집단은 보다 상위의 집단에 종속된다는 것, 모든 현존하거나 멸절한 존재들이 복잡하고 방사적이며 우회적인 유연 관계를 통해 하나의 거대한 체계로 연결된다는 연관 관계의 본질, 박물학자들이 분류를 할 때 따르는 법칙들과 그들이 마주치는 어려움들, 생존에서 중요성이 높은지 아닌지 혹은 흔적 기관처럼 전혀 중요성이 없는지에 관계없이 형질이 일정하고 우세할 경우 그 형질에 매겨지는 가치, 그리고 상사적이거나 적응적인 형질과 진정한 유연 관계를 드러내는 형질의 가치는 매우 대립적이라는 것을 비롯한 법칙들 말이다.
변화를 동반한 계승이라는 시각은 형태학의 모든 중요한 사실들 또한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우리는 하나의 강에 속한 여러 다른 종이 가진 상동 기관에서 어떤 목적에 쓰이는지와 상관없이 드러나는 동일한 패턴들을 볼 수도 있고, 아니면 각 동식물 개체에서 동일한 패턴으로 구축된 상동 부분들을 볼 수도 있다.
경미한 단계적 변화들이 반드시 또는 일반적으로 아주 이른 시기에 나타는 것은 아니라는 점과 상응하는 시기에 대물림이 일어난다는 원리에서 보면, 우리는 발생학의 주된 사실들을 이해할 수 있다. 즉 성장하고 나면 구조와 기능 면에서 서로 상당히 달리지는 상당 부분들이 배아 단계에서는 서로 유사하다는 것과 비록 어떤 강에 속한 여러 종들의 상동부분이나 기관이 성체에서는 서로 완전히 다른 목적에 맞게 적응하게 되지만 그래도 유사성을 보인다는 것 등이다.
배열이 계통학적이어야만 자연스러워진다는 시각에 입각해서 생각해보면, 분류에서 배가 가지고 있는 형질이나 흔적 기관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이 장에서 살펴본 몇 가지 사실들은 이 세상을 채우고 있는 셀 수 없이 많은 유기체 종들, 속들, 그리고 과들이 모두 각각 자신의 강이나 집단 내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내려왔으며, 모두 계승의 과정에서 변화되어 왔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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