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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의 감정표현 4,5장.hw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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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동물의 표현 수단

p144 : 토끼는 극단적인 고통을 느끼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발성기관을 사용하지 않는다. 소와 말 역시 침묵 속에서 고통을 견딘다. 하지만 그 고통이 과할 경우, 특히 고통이 공포와 연결될 경우, 그들은 두려움을 드러내는 소리를 낸다.

처음에는 가슴과 성대 근육이 목적 없이, 무의식적으로 수축해 목에서 소리가 나게 되었을 것이다. 히지만 오늘날 수많은 동물들은 그러한 목소리를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목소리를 서로 다른 상황에서 사용하게 된 중요한 요인은 습관인 듯하다.

(146) 분노와 마찬가지로 격통 또한 격한 외침으로 이어지는 것도 살펴보았다. 소리를 힘껏 지르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 고통을 줄여 준다. 목소리의 사용은 이러한 방식으로 어떤 종류의 고통과 연결되었을 것이다.

 

p152 : 돼지가 음식에 만족스러워하며 내는 짧고 굵은 꿀꿀거리는 만족의 소리는 고통이나 두려움 때문에 내는 거친 비명 소리와는 크게 다르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개는 화가 나서 짖어 대는 경우와 즐거워서 짖어 대는 경우에 정반대의 소리를 내지 않는다.

 

p153 : 두려움은 신체의 모든 근육을 떨리게 하는데, 이때 목소리는 자연스레 떨리게 되고, 동시에 침샘이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어 입이 건조해지면서 목소리가 말라붙게 된다.

 

p164 : 이러한 사실들로 미루어보았을 때, 표피 부속기의 곤두섬은 의지와 무관한 반사 작용임이 분명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165) 어떤 동물은 적이나 경쟁자에게 더 크고 무섭게 보이기 위해 털을 곤두세우는 것이 신경 중추 교란의 우연적이며 목적없는 결과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운 듯하다.

여기서 우리는 커다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어떻게 특정한 동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민무늬불수의털세움근의 수축과 다양한 수의근들의 수축이 공조해 올 수 있었을까? (166) 동물들은 수많은 세대에 걸쳐 격노와 공포 때문에 반복적으로 흥분해 왔다. 그 결과 표피 부속기가 교란된 신경계에 미치는 직접적인 효과가 습관을 매개로, 그리고 익숙한 경로를 쉽게 통과하는 신경력의 경향성을 매개로 거의 확실하게 증가해 왔을 것이다.

동물들이 의도적으로 위협적인 태도를 보이고 거친 소리를 내면서 적들에게 더 크게, 더 무섭게 보이고 싶어 했을 수가 있다. 이러한 태도와 소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습관을 통해 본능으로 자리잡게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동일한 특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의근의 수축에 따라 수행된 행동들이 불수의근에 영향을 받은 근육들과 연결되었을 수가 있다.

 

p173 : 많은 동물들은 귀를 움직이는 방법을 이용해 자신의 감정을 매우 잘 표현한다. 하지만 인간, 고등 유인원, 그리고 다수의 반추동물을 포함한 일부 동물들은 이러한 능력을 상실했다. 귀 위치의 미묘한 차이는 서로 다른 마음 상태를 매우 뚜렷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5. 동물의 특별한 표정

p185 : 개가 애정을 느낄 경우, 모든 소리를 차단하기 위해 귀를 낮추는데, 이는 주인이 쓰다듬어 주는 데 관심을 집중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개가 애정을 표현하는 또 다른 인상적인 방식이 있는데, 바로 주인의 손이나 얼굴을 핥음으로써 애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다른 개를 핥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 항상 입가를 핥는다.

아무도 이러한 습관은 암컷들이 강아지들 자신들이 가장 사랑하는 대상 을 깨끗하게 해 주기 위해 정성스레 핥아 주는 데서 유래했을 것이다.

내가 키우는 암컷 테리어는 새끼를 잃은 이후 본능적 모성애를 나에게까지 확장해 충족하려 했고, 나는 이러한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내 손을 핥으려는 테리어의 욕구는 만족을 모르는 열정의 수준에 이르렀다. (186) 주인이 몸을 비벼 주고 쓰다듬어 주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새끼들을 돌보면서 개의 마음속에서 애정을 느끼는 대상과의 접촉애정이라는 감정이 견고하게 연계되었던 것이다.

 

p202 : 식사 시간에 원숭이에게 양질의 맛있는 음식을 주었을 때, 박사는 원숭이의 입가가 약간 올라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원숭이의 만족감을 표현하는 이와 같은 표정은 시초의 웃음이 갖는 특징을 공유하고 있으며, 인간의 얼굴에서 흔히 살펴볼 수 있는 표정과 유사하다.

 

p209 : 어린 암컷 침팬지는 몹시 화가 나면 동일한 상황의 아이들과 신기할 정도로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침팬지는 입을 크게 벌린 채 크게 소리를 질렀으며, 입술이 당겨져 이빨이 완전히 노출되었다. 침팬지는 팔을 마구 휘둘렀고, 간혹 팔로 머리를 감싸 쥐기도 했다. 또한 땅바닥에 등을 대거나 배를 대고 뒹굴기도 했고, 가까이 있는 것은 무엇이건 깨물어 버렸다. (210) 비록 훨씬 미소한 정도지만 침팬지와 유사한 입 내밀기 혹은 입술 쌜쭉거리기를 부루퉁한 아이들에게서도 살펴볼 수 있다.

 

p212 : 이떤 어렵고 정확성을 필요로 하는 조그마한 행동, 예컨대 실을 꿰는 것과 같은 일을 하려 할 때, 일반적으로 우리는 입술을 굳게 다문다. 나는 이것이 숨 때문에 우리의 동작을 방해받지 않으려는 이유로 취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p216 : 벨 경은 동물들의 모든 표현들은 의지에 의한 동작이나 필요한 본능적 동작을 나타낸다는 것이 어느 정도 확실하다.”라는 그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 다른 개나 사람을 공격할 때의 개, 주인에게 애정 표시를 할 때의 개를 본 사람이라면, 혹은 모욕당했을 때의 원숭이의 얼굴 표정과 사육사가 예뻐할 때의 얼굴 표정을 본 사람이라면, 그들의 표정이나 몸짓이 거의 인간 못지않게 마음을 표현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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