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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원초적 종교로서의 토템 숭배: 질문의 역사-질문을 다루는 방법
종교의 성스러운 특성으로서의 기원을 토템 숭배에서 찾아야 한다(41).
1.
토템 연구는 미국에서 시작되었고(아메리칸 인디언의 토템) 오스트레일리아의 것으로 이어졌다. 모건 등의 토템 숭배와 사회구조의 연계성 연구는 뒤르켐의 종교사회학 구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41). 오스트레일리아의 토템은 가장 원초적인 종교에 대한 연구이며 뒤르켐은 이의 연구와 현장 보고서를 바탕으로 이 책을 저술했다(42).
2.
뒤르켐은 시대와 사회적 배경이 명확하게 결정된 어느 한 형태의 사회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자 했고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례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했다. 이러한 방법은 인류학자로부터 관찰 연구가 뒷받침된 연구가 아니라는 비판을 받았으나(42) 인류학자들 보다 더 상세하고 체계적인 관찰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고 그들의 풍성한 연구들은 토템과 사회(씨족)의 관계에 대한 뒤르켐의 뛰어난 통찰력을 밑받침하기에 충분했다(43).
제2권 원초적 신앙
제1장 토템 신앙1: 명칭과 상징으로서의 토템
모든 종교는 믿음과 종교의례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연구의 목적상 둘을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 신화는 믿음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다른 여러 요소가 함축되어 있다. 신화와 믿음을 동일한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책은 토템과 관련된 믿음에 초점을 맞춘다(43).
1.
오스트레일리아의 씨족은 같은 혈통이 아니라 같은 이름에 근거해 이루어진다. 씨족 이름은 물질적 사물들과 특수한 관계를 맺고 있다. 사물들은 씨족의 토템이며 각 씨족은 자신들만의 토템을 가지고 있다. 주로 동물계가 사용되며 동식물의 종이 토템이 된다. 토템의 세계에는 우주 현상이 별다른 지위를 가지지 못한다. 대부분 명칭을 얻는 방법은 어머니의 토템을 자녀들이 취득하는 경우이다. 고로 토템 체계와 모계 가계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 씨족의 토템을 넘어선 프라트리의 토템이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부족은 두 프라트리로 나뉜다. 프라트리의 토템은 점점 쇠퇴하는 토템이다(44). 또 다른 집단은 결혼계급이다. 세대를 구분하는 계급으로 부모세대와 자식 세대는 계급이 엇갈리고 조부모 세대와 손자 세대가 같은 계급으로 이어지게 된다.
오스트레일리아 종족의 가장 중요한 토템은 씨족의 토템이고 가장 중요한 집단은 토템의 이름을 공유한 씨족이다. 프라트리나 결혼계급은 씨족의 발달에 따라 어떤 필요에 따라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45).
2.
토템은 상징이며 문장이다. 가족집단의 거주지를 의미하는 ‘도다임’이 토템의 어원이다(45). 문장이나 상징으로서의 토템과 비슷한 모습은 발전된 현대사회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뒤르켐은 동식물 등 물질로서의 토템에서 상징과 문장으로서의 토템으로 전환시켰다. 즉 토템 숭배 속에 들어 있는 본질을 찾고 있다. 초라했던 어떤 존재가 어떻게 숭배의 대상이 되었는지 근원이 되는 토템이 상징하는 것, 문장이 지시하는 그 무엇 즉 사회나 공동체를 고찰하고 있다(46).
3.
토템은 집단의 표시인 동시에 종교적인 특징을 지닌다. 토템은 종교의(46)례의 도구가 됨으로써 토템을 매개로 씨족, 즉 사회와 토템 숭배, 즉 종교를 연결시킨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추링가’ | 타원형의 나무조각이나 돌멩이 조각, 조각 위에 토템 그림 새김. 종교의례의 가장 성스러운 사물, 발음도 조심스럽게 해야 함. 특별 장소에 보관. 보관된 땅까지 거룩한 곳으로 여김. 평화의 땅이고 죄인에게 피한처가 됨. 병을 고치는 힘이 있고 적과 싸울 때 힘을 줌. 해당 집단의 보물이며 씨족의 거룩한 방주다. 씨족 집단의 운명이 달려 있음. |
추링가 위에 그려진 토템의 표지가 거룩함의 근원이라고 말함으로써 표지가 지시하고 상징하는 것이 종교의 기원이 된다고 주장 | |
‘누르툰자’와 ‘와닝가’ | 종교의식에 사용됨. 막대기나 창 다발로 만든 기둥으로 십자가의 형상, 깃발 모양(47). 예식 수행되는 중심에 설치, 그 위에 토템을 그려 놓음. 추링가를 누르툰자 위에 매달아 두기도 함. 거룩한 말뚝. 자체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려진 토템 상징이 그 사물을 특별하고 거룩하게 만든다. |
뒤르켐은 토템 도안을 통해서 원시 종족들의 씨족에 대한 관념, 즉 사회집단에 대한 관념이 토템의 도안으로 표현되었고, 토템의 도안이 그려진 사물들이 거룩해짐으로써 종교가 만들어지고 그 종교를 통해 사회가 성화됨을 말한다(48).
제2장 토템 신앙2: 토템 동물과 인간
토템 숭배에서 토템 이미지 외에 그 구성원인 인간도 거룩한 존재가 된다(48).
1.
토템 표현 도안이 종교적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면 토템 동식물들 역시 종교적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특정 식물은 일상적인 음식물로 사용할 수 없다. 특별한 상황에서도 여러 제약 요소가 있다. 나아가 토템 사물과 접촉을 금지하기도 한다. 뒤르켐은 토템 동식물 자체보다 토템의 표상(이미지, 도안)이 더 거룩하게 여겨진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는 토템숭배의 근원이 표상하는 어떤 것, 즉 사회(씨족)에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49).
2.
종교적 사물체계 안에서 인간은 거룩한 특성을 간직하고 있다. 인간의 거룩함은 자신을 인간인 동시에 토템 종의 식물이나 동물이라고 생각하는 데서 기인한다(50). 뒤르켐에 따르면 종교의 기원은 사회다. 사회를 구성하는 인간들 속에 거룩함이 들어있는 것은 당연하다. 피는 입문의례와 종교의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토템 동물은 인간과 분리되지 않는다. 인간과 형제로 여겨지며 서로 돕고 공존하는 관계이다. 또 인간은 숭배하는 토템 동물에 대한 특별한 소유권을 가지기도 한다. 뒤르켐은 토템 표상과 토템 동식물의 관계와 사회(씨족)와 구성원(인간 개인)의 관계를 대비하면서 종교의 기원이 사회임을 주장한다(50).
제3장 토템 신앙3: 토템 숭배의 우주적인 체계와 유개념
토템 숭배는 나아가 모든 세계를 포괄하는 우주관을 제공한다.
1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에게는 우주에 충만한 모든 사물이 부족의 일부가 된다. 사물들이 정규 구성원이다. 사물들은 사회의 틀 속에서 지정된 위치를 가진다. 알려진 모든 사물은 자연 전체를 포괄하는 체계적인 분류 속에 배열된다(51).
2
속(屬, genre), 강(綱, classe)의 분류는 사회조직을 본뜬 것이다. 속은 프라트리이며 종은 씨족이다. 사물들을 분류할 때도 이러한 인간 조직 안에 배열했다.(51). 흰 앵무새과 검은 앵무새, 해와 달, 물과 땅, 평화와 싸움 등을 서로 다른 프라트리에 배열했다. 프라트리 안에 있는 사물들은 씨족토템과의 유사성에 의해 배열되었다. 토템과 관계 맺는 동물이나 먹이 동식물 등을 같은 씨족 안에 배열시켰고 이를 통해 속의 개념이 만들어졌다. 속의 개념은 인간 사고의 도구이며 집단생활에 의해 나타난 것이다. 이것들은 등위관계나 종속관계 같은 위계질서에 의한 배열 체계이기도 하다(52).
3
동일한 씨족이나 프라트리 안에 분류된 모든 사물은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내적으로 결속되어 있으며 사물들은 정규 구성원이다. 이러한 조직들은 도덕적인 성격을 띤다. 토템을 중심으로 조직은 단일체가 된다(52). 주토템이 씨족 전체에 공통된 토템이라면 하위 토템은 하위씨족의 특유한 토템이다. 하위씨족이 독립하면 주토템의 지위를 가지게 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수가 늘어나고 소속된 사물들의 수도 늘어나게 된다. 거룩함의 영역도 점점 확장되어 신을 탄생하게 만든다.
토템 숭배는 상호 간에 서로 관련되면서 발전해나가며 단일한 총체의 부분이고 단일한 종교의 요소로 발전해나간다. 이의 배열의 질서는 여러 씨족 전체가 참여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토템 숭배에 대한 믿음의 총체는 부족의 산물이기도 하다. 토템 종교는 여러 가지 숭배가 결합된 복잡한 체계다(53). 토템 숭배가 모든 종교의 본질적 요소를 담고 있으며 다른 종교의 관념들은 여기에서 발현되었다고 본다(54).
제4장 토템 신앙4: 개인토템과 성적 토템
1
특정한 사물과 개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개인적 토템이 있다. 해당 동물은 인간의 분신으로 둘은 운명적으로 결합되어 있으며 개인의 수호자 역할을 한다. 의도적 행동에 의해 획득되는 토템으로 의무는 아니다(54). 선택적이고 획득적인 특성을 지닌다(55).
2
집단토템과 개인토템 사이에 양쪽의 특성을 함께 지닌 중간 형태가 성적 토템 숭배이다. 모든 남성, 여성이 다 포괄되는 집합적인 성격이어서 씨족토템과 유사하다. 그러나 해당 성의 개개인과 결속되어 영향을 미치므로 개인토템과 비슷하다. 뒤르켐은 집단토템이 더 중요하고 더 원형적인 토템이라고 말한다(55).
제5장 이러한 신앙의 기원1: 이전 이론의 비판적 검토
가장 단순한 사회조직에 근거한 가장 단순한 종교를 통해서 종교의 기원을 발견할 수 있다(55).
1
조상숭배 (타일러, 빌켄) |
조상이 불러일으킨 종교적인 존경심이 후대에 조상과 뒤섞인 식물 동물에게 자연스럽게 전이되었다는 이론이다. 이는 상당수준의 문화이고 사회조직도 씨족보다 더 발달한 사회이므로 가장 원초적인 형태가 아니다. |
환생 이론 | 토템 숭배의 근거를 제시하는 이론이 아니라 일종의 동물 숭배이론이다. 토템 숭배는 동물을 숭배하지 않는다. 토템의 상징, 이미지를 숭배한다. |
자연 숭배 (제번스) |
원시인들은 자신을 둘러싼 두려운 힘들을 제어하기 위해 협약을 맺었는데 그 대상이 토템이고 여기서 토템 숭배가 나타났다는 것. 토템 동식물은 너무나도 하찮은 것들이 많다(56). 위협을 막기 위함이라면 가능한 한 많은 동식물과 협약을 맺어야 유리. 그러나 한 씨족은 오직 하나의 토템 그것도 지극히 평범하고 힘없는 토템을 지닐 뿐이다. |
2
(투트, 플레처, 보아스 등) 씨족토템은 개인토템이 일반화된 것에 불과하는 이론은 개인토템 숭배를 물신 숭배의 특이한 경우로 본다. 영혼을 맡겨 놓은 동식물이 토템이 되고 그것을 숭배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토템 동식물의 하찮고 평범한 모습은 초라하다. 개인토템의 경우 동료들에게도 존경하도록 요구해야 하나 씨족토템의 경우 이러한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토템으로 삼는 동식물이 크게 번성하여 다른 씨족이 그것을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데 개인토템은 이러한 태도를 설명할 수 없다. 사회가 원시적일수록 개인토템 숭(57)배가 많이 나타나고 사회가 발전할수록 씨족토템 숭배가 많이 나타나야 하는데 사실은 정반대이다.
3
(프레이저) 토템 숭배의 시작을 지역과 관련해서 보는 것은 첫 태동을 느끼는 순간 자신이 서 있는 장소의 영혼이 그녀 속으로 들어왔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신비하게 수태되었다고 여겨지는 그 순간 보거나 먹은 동식물이 수태된 아이의 토템이 된다. 그러나 조상의 영혼이 동식물의 영혼이 되고 수태 순간 인간의 영혼이 되는 이유와 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 또 아룬타족은 어머니 토템을 지니고 있는데 모계로 이어지는 세습적 토템 숭배가 지역 토템보다 우위에 있으므로 지역토템으로 토템 신앙의 기원을 설명할 수 없다(58).
4
(랑) 토템 명칭에서 근원을 설명한다. 이웃집단과 자신이 속한 집단을 구별할 필요성에서 주변 동식물의 명칭이 원시인의 마음속 신비하고 초월적 관계와 결합됨으로써 토템 숭배가 나타났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을 어떤 동물이라고 생각한다는 사실만으로 숭배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랑은 토템을 종교가 아닌 주술이라고 했다. 토템에 성스러운 개념들이 유입됨으로써 숭배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고 하나 새로운 관념을 종교적 숭배의 기원으로 제시함으로써 토템을 통해 종교적 신앙의 기원을 설명하지 못했다.
5
뒤르켐은 토템 숭배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배제한 후에 토템 숭배(59) 안에서 종교적 특성을 만들어내는 것을 찾고자 했다. 그것은 토템 숭배의 터전이 되는 집단과 씨족, 즉 사회다.
제6장 이러한 신앙의 기원2: 토템 본체 또는 마나(mana)의 개념과 힘의 개념
1
토템 숭배는 익명적이고 비인격적인 힘을 숭배하는 종교다. 이 힘은 모든 씨족 구성원과 관련된 사물들에 널리 퍼져 있다. 힘은 실질적인 의미를 지니며 물리적 양상과 도덕적 특성으로 작용한다. 자발적으로 복종하도록 한다(60).
2
힘은 모든 개별적 신들을 능가한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와칸’, 이러쿼이족의 ‘오렌다’, 멜라네시아의 ‘마나’는 동일한 개념이다. 토템 숭배의 근원은 와칸이다. 부족 종교가 씨족 종교를 넘어서 발전하고 씨족 종교를 흡수했을 때 미나 개념이 나타난다(61). 그 힘은 공통으로 무엇인가(뒤르켐의 ‘사회’)를 지시하고 있다.
3
토템 숭배는 모호한 힘에 호소하는 신앙이다. 더 진보된 토템 숭배에서 힘에 대한 개념은 더욱 확실하게 자각되었다. 역사 속에서 발전된 모든 종교에서 더욱 명확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거룩한 특성을 지니는 것은 무한한 능력과 익명적인 힘들이다.
4
마나 개념을 통해 힘에 대한 개념이 처음 만들어졌다. 힘의 개념은 종교의 기원이 되었고 철학, 그다음 과학이 이 개념을 차용했다(62).
제7장 이러한 신앙의 기원3: 본체 또는 마나 개념의 기원
토템 숭배의 기원은 마나 개념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
1
토템 숭배의 최고의 거룩함은 표지와 상징들이다. 종교성의 근원은 상징들의 내부에 있으며 실제 대상들은 내부에 있는 어떤 것의 반영으로서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토템은 신의 상징이면서 씨족을 구분하는 기호다. 상징으로서의 토템을 매개로 신과 사회는 하나다. 즉 종교의 기원이 사회라는 것이다(63).
2
사회는 규범들에 복종하도록 명령한다. 구성원 밖에 있지만 개인의 의식 속으로 들어와 개인의 의식을 통해서 존재하고 힘을 행사할 수 있다. 사회가 인간 속으로 들어와 인간을 새롭게 하고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 군중행동이다. 사회가 개인 속으로 들어와 개인을 고양시키는 정신적 과정은 신이 인간에 들어와 인(64)간을 고양시키는 종교적 과정과 유사하다. 사회는 끊임없이 성스러운 사물을 만들어내고 성스러운 사물과 인물들의 영향력은 궁극적으로 마나에서 나온다. 마나는 종교적 힘의 근거이며 사회적 힘의 근거이다. 마나가 도덕적 힘으로 나타나는 것은 집단행동을 통해서다. 순전히 세속적인 집단행동이 거룩한 것이 되어 도덕적 힘으로 나타난 대표적 예가 프랑스 대혁명이다. 이 집단행동을 통해 속된 사물이었던 조국, 자유, 이성이 거룩한 사물로 바뀌었다(65).
3
종교의식을 행하면서 경험하는 자신의 밖에 있으면서 자신 안에서 작동하는 어떤 힘에 대한 생생한 느낌(66)이 일어날 때 그 옆에 토템의 이미지가 있는 상징물이 중심에 놓여진다. 이것은 열정을 일으킨 집회가 끝난 다음에도 자신들 옆에 존재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신비한 힘이 그 상징에서 발산되는 것처럼 여기고 힘의 원천으로서 가장 거룩한 사물이 된다. 그 의미가 보존되고 설명된다. 그 거룩함은 토템 상징을 가장 많이 닮은 토템 동물과 이를 표현한 인간 자신에게 퍼져간다. 이런 방식으로 토템 숭배라는 신앙체계가 형성된다. 그 종교적 힘은 인간 안에 있으면서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된다. 이 힘에 의해 인류문명의 모든 모태가 형성되었다(67).
4
최초의 종교 관념은 인간의 연약함, 의존 감정, 공포와 불안에서 생겨난 것으로 간주되었으나 토템 연구를 통해 오히려 즐거운 신뢰의 감정에서 나왔음을 알 수 있다(67). 종교는 현실에 기반하고 있으며 신자가 의지하는 도덕적 힘의 존재를 믿을 때 그는 기만당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힘은 존재한다. 그것이 사회다. 숭배의식은 개인과 그가 속한 사회를 묶어주는 기능을 한다. 토템 숭배와 토템의 표상들을 통해서 나타난 객관화된 관념(힘)은 사회의 본질에 근거한다.
5
사회생활은 거대한 상징체계가 있어야 가능하다. 상징체계가 집단적 감정을 보존하고 사회가 지닌 도덕적 힘을 느끼도록 만든다. 대표적인 것이 공동체의 존재를 환기시키는 문신이다. 상징 이미지, 즉 토템 상징은 씨족 결속의 중심이 된다(69).
6
계와 류를 나누고 그 안에 장벽을 치는 것은 토템 종교에서 시작되었다. 즉 프라트리에 따라 사물을 둘로 분류하는 것이다. 씨족의 토템에 따라 사물들을 배열하는 사고 양식이 현재 계와 류를 나누는 방식의 토태가 되었다. 현대 과학적 사고의 중요한 논리 구조 중 하나가 설명이다. 설명이란 사물들을 서로 연결시키고 관계를 확립하는 것이다. 내적 결속을 볼 수 있게 하는 영(esprit)을 통해 과학과 철학이 가능해졌다. 현대사회에서 플랫폼이 구성되는 원리는 사회적이고 집단적인 성격을 띤다. 프라트리에서 나타나는 대립, 구분, 배척, 동류 등의 사고 방식은 여전히 사고의 틀로서 살아있다. 이런 의미에서 종교가 과학과 철학의 길을 열어주었다고 할 수 있다(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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