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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역사 3권 3장 발제문 (2016.08.21).hwp

<성의 역사 3 : 자기배려>

  화니짱 발제

제 3장 자기와 타인들

자기연마의 발달과 그 당시 쾌락의 윤리 속에서 이루어진 변화에 대해서는 역사가들의 작업이 몇 가지 동기를 시사해 줄 수 있다. 그것은 결혼관습의 변화와 정치 게임의 규칙들 속에서 일어난 변화인데 자기연마는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대하여 새로운 삶의 양식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1.결혼의 역할

제도적 관점에서 결혼을 사적 행위로 여겼던 그리스나 로마와 달리, 헬레니즘 사회에서의 결혼은 점차 공적 영역 안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공적 제도와 사적 행위 사이에서 매개 구실을 하던 종교예식에 근거를 둔 것이라고 본다.

결혼을 지배하던 정치, 경제적 요구는 특권계급 내에서 지위와 재산이 단지 가족들의 협력관계보다 군주와의 친분, 민간인으로서의 경력, 사업에의 성공에 더 의지하게 되자 어느 정도 그 중요성을 상실하게 되었다. 또한 특권을 덜 받는 계급 내에서는 결혼이 개인적 관계를 설정하게 되는 유대의 형태가 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결혼은 점점 더 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한 결합이 되었으며 이로 인해 헬레니즘 사회에서 여성은 점점 독립적 지위를 획득하게 되었다.(95) 이로 인해 부인뿐만 아니라 남편에게도 더 큰 의무가 부가되면서 부부에게는 과거에 비해 밀착된 형태의 부부생활이 요구되고, 제시되었다. 이러한 결혼행위의 변천은 수많은 역설을 낳게 되었는데 결혼은 실천으로서 더욱 일반화되고, 제도로서 더욱 공적인 것이 되며, 생활방식으로서 더욱 사적인 것이 되고, 부부를 결합시키기 위해서 더욱 강력해지며, 여타 사회적 관계의 장 속에서 부부를 고립시키기에 더욱 효과적이게 되었다. 부부관계는 그동안의 합리적 관점으로부터 벗어나 그 자체의 고유한 쾌락을 지닌 하나의 독특한 관계로 나타나게 되었으며 남성은 단지 사회적 지위나 특권, 가정에서의 기능에 입각해서뿐만 아니라 아내에 대한 “관계 역할”에 입각해서 처신하게 되었으며 가정은 애정의 상호성과 상호 의존의 복잡한 작용에 속하게 되었다.

 

2.정치게임

헬레니즘 시대에는 도시국가들이 중앙집권화 되었는데 이는 관료적인 제국이 아닌 위계가 덜 엄격한 공간이었다. 그 곳은 다양한 권력의 중심이 존재하고 수많은 활동과 긴장, 갈등이 존재하였으며 그러한 것들이 여러 차원으로 전개되면서 다양한 타협에 의해 균형을 획득해 가는 공간이었다. 전통적 귀족계급은 정치직이 박탈당하며 쇠퇴하였고 이는 정치적, 경제적 요인이 있기에 가능하였다. 즉 반대파를 제거하고 재산을 몰수하는 등의 권력을 박탈하기 위한 제도들이 시행되었으며 징병이라는 ‘귀족 관료계급’의 탄생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조건들 속에서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귀족 관료계급이라는 엘리트들은 자신의 신분과 역할, 활동, 의무에 걸맞다고 여겨지는 관계를 성찰하여 타인과 자신의 권력이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알고 신분에 부합되는 삶의 미학에 의거했음에 반해, 정치게임의 새로운 규칙들은 현재의 자기와 주변에 대한 관계 규정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었다. 새로운 정치상황은 신분과 직무, 권한과 의무 사이의 관계를 변화시켰으며 사람들은 자신을 나타낼 때 가능한 한 신분에 적합한 것으로 맞추려고 하였다. 신분에 따라 다른 사람에 대해 우월성을 나타내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와는 반대로 자신의 정체성은 자기와의 순수한 관계 속에서 규정하려고 하였다. 우리는 흔히 헬레니즘과 로마의 사상 속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이라는 주제를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대한 딜레마로 간주한다. 하지만 참여와 회피는 이분법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며 더욱이 자기 연마가 그 고유한 가치와 실천을 제기한다는 사실이 활동적 삶과 대립되는 것도 아니다. 자기연마는 그보다 차라리 자기와의 관계 원칙을 규정하고자 하는데 이러한 원칙은 정치행위, 공직에의 참여, 역할이행 등이 가능하거나 불가능한, 혹은 받아들일 만하거나 필수적일 형식과 조건들을 정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헬레니즘과 로마 사회에서 일어났던 중요한 정치적 변화들은 일반적이고 근본적인 방식으로 특히 정치활동에 대한 문제제기를 촉발하였다.

 

1. 상대화

정치, 그것은 하나의 삶이고 실천이다. 개인을 정치행위자로 형성하는 것이 그 개인의 사회적 지위거나, 오로지 사회적 지위에 의해서만 정치행위자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개인을 정치행위자로 만드는 것은 개인의 태생과 신분에 의해 규정되는 일반적 틀 속에서 이루어지는 개인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110) 권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자신이 하나의 전환점을 차지하는 복잡한 관계의 장에 자리를 잡아야한다. 그의 사회적 지위가 자리를 정해질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따라야 할 규칙과 한계를 정해주는 것은 아니다. (111)

 

2. 다른 사람을 통치할 때의 합리성은 자기 자신을 다스릴 때의 합리성과 동일한 것이다. 즉 스스로를 훌륭하게 처신할 줄 알 때 다른 사람들을 훌륭하게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즉, 자기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면 타인을 통치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통치자를 지도해야 하는가? 그것이 법임에는 틀림없다. 그렇지만 이를 성문법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통치자의 마음속에 살아 있고 결코 버려서도 안 되는 이성, 즉 “로고스”(logos)로 이해해야 한다. (112) 우리는 황제들이 정치권력을 행사할 때 스스로 한계를 설정할 줄 알았다는 사실의 증거를 발견한다. 통치자라면 누구나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자기 영혼을 인도하며 자기 고유의 ‘에토스’를 세워야 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사회적 지위와 구분되는 직업의 형태를 띠며, 다른 한편으로는 개인적 덕성의 세심한 실천이 요구된다. (113) 모든 자기에 의한 자기 완성은 자신을 권력의 표식과 뽐내듯이 동일시 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더욱 훌륭히 완성될 이러한 임무를 위해 필요하다. (114)

 

3. 정치행위와 개인의 운명. 운명의 불안정함

정치행위에서 권력행사의 고유한 불안정성은 끊임없는 명상의 주제였다. (115) 사람들은 이 불안정성을 타인에 대한 의존과 결부된 것으로 생각하였는데, 세네카가 “타인에게 진력하는 힘” 혹은 “보다 강한 힘”이라고 부른 것의 영향력 아래 우리가 놓여 있다는 사실에 의해서 설명된다. 도처에서 사람들은 영향과 모략, 음모와 실총에 노출되어 있다. 안전하기 위해서는 그 누구의 감정도 상하게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모든 사람을 다 친구로 삼는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그들을 적으로 삼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우리는 야망이 야기할 수 있는 역전과 불안에 대해 자기가 키우는 야망에 스스로 한계를 설정함으로써 대비해야한다. (116) 즉 자기 자신을 마음대로 처분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시기에 점차적으로 자신의 임무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정치활동에 대하여 가져야할 태도는 자기의 존재가 자신이 차지하고 있는 지위나 수행하고 임무, 놓여있는 위치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반 원칙에 결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기와의 관계라는 관점에서 볼 때 정치사회적 신분은 존재양식의 진정한 표지로 작용하지 않는다. 로마의 기사인가, 노예인가 하는 것은 비본질이고 인위적이며 근거 없는 표시이다. “각자는 자기 인격의 장인이다. 그러나 그 사용은 운명에 달린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법칙에 따라서 그것을 사용하든지 아니면 버리든지 해야 할 것이다. 즉 중요한 것은, 사회적 시민적 정치적 활동들에 대하여 사람들이 다소 거리를 취하였건 말건, 이러한 활동들이 취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 속에서 그러한 활동들에 대해 스스로를 윤리적 주체로 형성할 수 있게 해주는 하나의 윤리학을 완성하는 일이었다. (118)

 

결혼행위나 정치게임 내에서의 이러한 변화들을 통하여 우리는 자기 지배의 전통적 윤리학이 표명되는 상황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볼 수 있다. 전통적 자제의 윤리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발휘하는 우월함과 한 가정 구성원의 범주 안에서 발휘하는 우월함, 그리고 마지막으로 투쟁적인 한 사회의 장 속에서 발휘하는 우월함 사이에 대단히 밀착된 관계를 함축한다. 그리하여 자기에 대한 우월함의 실천은 나머지 다른 두 가지 우월함을 이성적이고 절도 있게 활용할 수 있고, 또한 반드시 활용하도록 보장하였다. 그런데 이후로 이 우위의 관계가 다소 평등하고 상호적인 형태(가정)로 이루어지게 된다. 타인에 대해 우월함을 증명하고자 했던 투쟁적 게임의 경우도 훨씬 더 광대하고 복잡한 권력의 장 속에 통합되어야만 했다. 그리하여 윤리의 근본적 핵으로서 자기에 대한 우위의 원칙, “자기 비판주의”의 일반적 형태가 재구성되어야 했다. 결혼생활에서는 불평등과 상호성 간의 어떤 균형에 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또한 사회적 시민적 정치적 삶 속에서는 자기에 대한 권력과 타인에 대한 권력 사이에 일종의 분리작업을 행해야만 되었다. 이러한 재구축의 와중에서 세 가지 통제(자기, 가정, 타인에 대한) 사이의 긴밀한 상관관계와 직결되어 있는 쾌락의 활용 대한 성찰은 변모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개인주의적 자성인가 아니면 금지의 증대인가? 차라리 그보다는 주체의 위기나 주관화의 위기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개인이 스스로를 도덕적 주체로 형성하는데 따를 수 있는 어려움을, 그리고 자기에 대한 몰두 속에서 개인으로 하여금 스스로 규칙들에 복종하게 하고 자기 존재에 대해 궁극성을 부여할 수 있게 하는 것들을 찾기 위한 노력들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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