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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와파레시아 2부 1장 사목자의 권력 발제 :아루미 20170312


1. 그리스와 히브리


팔레스타인의 정치적 개념은 타자에 대한 배려와 감시에 기초한 정치이다. 푸코는 이러한 정치를수행한 권력을 사목자의 권력이라고 부른다. 사목자란 양치기, 즉 양들을 지켜보고 안전을 확보하며 양들의 복지를 배려하는 자이다.


로마의 역사는 영토 확장의 역사이다. 그러나 양치기의 권력은 이동하는 양떼를 지켜본다. 이 권력은 영토를 지배하는 권력이 아니라 자신의 책임 아래 있는 주민을 지배하는 권력이며 고정된 국토와 관련된 권력이 아니라 이동하는 무리로서의 개인과 관련된 권력이다.


다음으로 이 권력은 밖에서 오는 적들에 대한 승리가 아니라 자신이 지키는 사람들의 행복 확보를 그 목적으로 한다. 양들이 성장하고 쾌적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권력의 목적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사목자들의 역할은 사람들의 생활을 보증하는 것, 그리고 사람들을 위해 힘쓰는 것이다. 사목자의 권력은 필요하다면 지배자는 자신이 지배하는 주민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도록 요구받는다.


사목자는 무리 전체를 지켜봄과 동시에 언제나 개별적으로 각 구성원을 지켜볼 의무를 갖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사목자는 죄를 범한 사람들을 발견하고 고백하게 하고 속죄하게 한다. 히브리 사회에서 하나의 죄는 공동체 전원에게 미치는 것으로, 모든 사람이 타자의 죄에 연대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대교에서 탄생하여 그리스도교로 이어지는 사목자의 권력은 사람들의 복지를 목적으로 한다. 좋은 씨앗이 중요하다기보다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감으로써 사회가 번영하는 것이 목적인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권력은 스스로를 파괴하는 듯한 자세를 보이게 된다.


2. 이스라엘의 정치 구조


막스베버는 고대 국가 형성의 모습을 크게 둘로 나누어 라이투르기 국가와 폴리스적 도시국가 유형을 상정한다. 그러나 크게 둘로 나눈 이 유형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한 국가가 고대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의 출현”은 “도시국가 제도 아래서의 열악한 생존 상태에서 벗어나, 가나안 도시에 있는 평지보다 비옥하진 않지만 독립된 팔레스타인의 산지에서, 보다 큰 자립을 필연적으로 강요당하는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려고 했던 개인과 가족에 의한 행동”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스라엘 산지로부터 제국의 도시 바빌론으로 끌려가 거기서 고향을 그리며 탄식했지만 이윽고 페르시아의 허가를 얻어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된다. 성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 제국으로부터 가나안 땅으로 신에게 이끌려 갔다고 기술한다. 말하자면 신은 두 번에 걸쳐 백성들을 고향으로 이끌었다는 것인데, 이집트 탈출은 하나의 “메타포”로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푸코가 지적하듯 이집트를 탈출한 이 집단에서 “모든 것은 사목이라는 형태로 전개됐”는데, “왜냐하면 신은 목자였고, 유대 백성의 방황은 자신들의 초원을 찾아나서는 무리의 방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양을 치는 집단으로서, 전형적으로 라이투르기 국가였던 이집트로부터 집단 탈출했다는 전설을 기초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구축했던 것 같다.


아주 초기의 이스라엘 국가를 형성하고 있었던 것은 이러한 자유민으로 구성된 씨족이며 “완전한 자기 무장 능력이 있는, 따라서 경제적으로 전투 능력과 전투 의무를 충분히 갖는, 그러므로 정치적 특권을 완전히 소유하는 씨족들”이었다. “도시는 이 도시 영주 씨족의 가부장들에 의한 하나의 과두정치로서 출현”한 것이다.


베버에 따르면, 오래된 형태의 율법이 보여 주는 것은 “바람직하고 오래된 가부장적 윤리를 확고히 함과 동시에, 아울러 채무자인 농민의 이해 또한 꾀하려”하는 체제라고 지적한다. 지배자가 사회의 여러 약자에 대해 깊이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 사목자적 사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야훼 신앙이 유일신교로서의 성격을 확립하는 것은 포로 생활기 이후인 듯하다. 그때까지 야훼는 은혜를 베푸는 신으로 신앙되었다. 바알 등 주위의 신들 가운데 이스라엘 백성에게 토지와 자연의 은혜를 베푸는 신으로서 신앙되었던 것이다.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유대에서는 은혜를 내려야 할 신이 왜 백성을 멸망시켰느냐는 신학적이고 현실적인 물음이 발생하게 된다. 그 답은, 백성이 야훼와의 계약을 위반하고 다른 신을 숭상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야훼는 바알 등 다수의 신들 중 하나가 아니라 유일한 신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배타적 일신교가 성립된다.(267)



다음 : 사제의 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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