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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전사연, 읽기모임에 나가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7. 3. 16. 09:36

아침에 일어나기가 무섭게 만화책 한 권을 읽었다.

어제 도서관 아동도서 코너에서 두 권의 만화책을 대출받았다.   

<헤겔 역사철학 강의>와 <비트겐슈타인 철학적 탐구>다.

물론 제목 앞에 '만화'라는 단어가 붙어 있다.

'서울대선정인문고전50선'으로 김영사가 펴냈다.

아침에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헤겔의 역사철학 강의>를 끝내고

아침밥도 거르고 곧바로 <비트겐슈타인 철학적 탐구>를 읽고 싶어

이 글을 쓸까 말까 고민을 했을 만큼 내용이 쉬우면서도 풍부하고 재밌다.    

 

이 책(만화 헤겔 역사철학강의)을 소개받은 것은

사흘 전 '전사연' 모임에서였다. 

헤겔 입문도 못한 초보가 읽을만한 책을 권해달라고 하자 

한 분이 한 번 읽어보라고 추천해주신 것이다.  

전사연는 '전북사회과학연구소'의 줄임말이다.

이 모임을 처음 제안한 '화니짱'님이 정한 것이다.

전사연는 일종의 책 읽기 모임인데 역사는 길지 않다.

불과 2주밖에 되지 않으니 역사랄 것도 없지만 말이다.   

매주 화요일에 모이는데 격주로 다른 책을 읽는다.

이번 주는 가라타니 고진의 <세계사의 구조>를 읽고

다음 주는 찰스 테일러의 <헤겔>을 읽는 식이다.  

한 주에 한 권의 책을 다 읽는 것은 아니고

나선형 구조로 두 권의 책을 번갈아 읽는 것이다.

 

지금 함께하는 멤버는 여섯 명인데  

그중 내가 가장 초보다. 아니 왕초보다.

나도 나름대로 손에서 책을 뗀 적이 없을만큼

독서가 취미라면 취미인데 참 아는 것이 많지 않다.   

그래서 유식한 사람이 되기 위해 읽기모임을 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배가 고프니 밥이 맛 있기도 하지만

뭐랄까? 최소한의 지식을 알고 싶어서다.

시민이랄까, 인간이랄까 하는 것이 되기 위해서다. 

지금도 나름 알고 있는 지식이 없지 않지만

상당 부분은 피상적인 수준이다.

내 머리가 명석하지 못한 탓도 있다.  

 

이쯤해서 여담을 한 마디 하자면 

십년 전쯤 나는 한 제자에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허구헌날 책만 읽다가 좋은 세상 다 보내시지...."

그 여학생은 지각 결석을 밥 먹듯이 했었는데 

순진해 보이는 담임의 성의가 가상하여 인생을 바꾼 케이스다.

학생부 출입 또한 밥 먹듯이 했던 그 제자는 

지금 생각해보면 내 인생의 멘토였다. 

그 영민한 제자의 충고대로 나는

허구헌날 책만 읽다가 좋은 세상 다 보내지는 않으려고 한다. 

내가 틈만 나면 산과 들을 싸돌아다니는 이유다.

 

그럼에도 내가 전사모에 참여하게 된 이유가 있다. 

내가 너무 무식해서다. 

무식해서 불편한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우선 진실해지는 것이 어렵다.

마음으로 원한다고 진실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나는 실수를 자주 한다.

그것은 내가 뭘 모르기 때문일 때도 많다.

가령, 여성에 대한 나의 관점 같은 것도 그렇다.

나는 나름대로 여성에 대해서 우호적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알고보면 그 '우호적'이라는 것도 남성적 관점에서 온 것이다.  

이때 '알고보면' 이란 말은 '책에서 보면' 이라는 말로 바꾸어도 무방하다.  

 

지난 주 화요일과 이번 주 화요일 두 번 모임을 가졌다.

가라타니 고진의 <세계사의 구조>발제자는 화니짱님이었다.

다음 같은 책의 발제자는 '자유로운 영혼'(줄여서 자유)님이다. 

나는 다음 주 찰스 테일러의 <헤겔> 1부 3장 발제를 맡았다.

나로서는 부담이 없을 수 없는 발제를 앞두고 

오늘 아침 일어나기가 무섭게 우선적으로다가  

'(만화) 헤겔 역사철학강의'을 먼저 읽은 것이다.

 

화니짬님의 발제 내용과

오늘 읽은 만화 헤겔 역사철학강의 내용 소개는 

다음 기회로 미물까 한다. 

컴푸터 앞에 너무 오래 붙어 있기 싫어서다.

나의 멘토였던 제자의 말대로

허구헌날 그러다가 좋은 세상 다 보낼 것 같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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