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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푸코의 지식의 고고학 읽기 / 허경 / 1,2/ 2017.4.30.() / 닥홍

 

170430 미셸푸코의지식의고고학 읽기 1,2장 허경 발제 닥홍.hwp

1장 들어가면서 지식의 고고학의 일반적 특성

 

지식의 고고학의 이론적 실천적 의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식의 고고학의 하나의 방법론 저작이다.

둘째, 1960년대 푸코 사유의 일반적 기조를 이루고 있었던 광의의 구조주의적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려는 푸코 자신의 지적 모색을 상징하는 책이다.

셋째, 푸코 자신의 강력한 거부와는 관계없이 여전히 언어학적, 기호학적, 구조주의적 영향력이 짙게 드러나는 책이다.

넷째, 이러한 지적 방법론적 모색의 결과로 푸코가 제시하는 것은 분산작용의 관점에 입각한 언표에 대한 새로운 해석, 곧 힘-관계의 논리에 입각한 니체주의적 해석이다. 담론은 동일한 계열에 속하는 언표들의 집합으로 새롭게 정의되고, 이렇게 이해된 담론은 무엇보다 일정한 효과를 발생시키는 일련의 언표들이 된다.

다섯째, 이러한 미시적 일상적 담론 및 제도에 대한 분석은 당시 프랑스 역사학의 가장 중요한 혁신이라 할 아날학파의 미시사적 관점과도 일정한 지적 연관성을 보인다.

여섯째, 지식의 고고학이 제시한 담론의 정의는 담론을 일종의 조작자로 간주한다. 이는 다시 니체주의적 힘-관계의 관점에서 주어진 특정 시점, 특정 사회의 조작적 코드 일반의 작동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문제로 전이 된다.

 

2장 지식의 고고학 말과 사물을 잇는/잊는 책

 

지식의 고고학은 말과 사물의 구조주의적 문제의식을 검토 세련화하는 동시에 근본적으로는 구조주의적 문제의식과 단절하고자하는 책이다.

 

1. 말과 사물이 출간된 1966

이 당시에는 사상적으로 20세기 초중반을 지배해 왔던 헤겔 마르크스주의적 사유, 현상학, 실존주의의 시대적인 적실성이 일정 부분 상실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기존 사유의 지적 헤게모니 상실을 촉진하고 대체한 대표적인 사상이 바로 구조주의 이다.

푸코를 비롯한 일군의 사상가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친 조르주 캉길렘과 조르주 뒤메질, 바타유, 블랑쇼, 자크 라캉, 알튀세르 등 다양한 사상가 집단이 있다. 이들 중 일정한 구조주의적 경향을 보였던 캉길렘, 뒤메질, 라캉, 알튀세르를 과학사가, 언어학자, 정신분석가, 마르크스주의 이론가로, 바타유와 블랑쇼를 위반과 바깥으로 대변되는 전위와 전복의 문학가로 규정할 때, 우리는 이들 모두가 어떠한 방식으로든 전통적 주체의 관념을 문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구조주의란 무엇인가?-이항대립의 체계

푸코는 구조주의자였던 것일까? 우선 구조주의란 무엇일까? 구조를 중심으로 바라보는 사유, 하나의 방법론이다. 구조주의의 상대어 중 하나는 본질주의이다. 본질주의는 어떤 사물의 참된 성질, 곧 본질이 원래 그 자체로 있다는 주장이다. 구조주의는 한 대성의 특성이 시공을 초월하여 원래 이러저러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다른 것과의 차이에 의해서만 동시적 상관적으로 발생한다고 보는 점에서 본질주의와 다르다.

구조주의는 이항대립의 체계로 이해된다. 이 체계에서 가치와 의미는 개별자들이 원래부터 갖고 있는 어떤 본질이 아니며 오히려 그 차이와의 대립 작용 자체로부터 파생되는 것이다. 생물학적 차원에서도 개인의 생물학적 DNA, 곧 염기서열 구조가 개인의 특성을 규정한다. 개인의 특성은 그가 갖는 본질이 아니라 구조의 전체 배열이 만들어 내는 하나의 효과 결과이다. 정리하면 주체는 구조의 효과이다. 구조주의에 의하면 차이들의 체계 혹은 구조가 개별자의 특성을 발생시킨다.

 

3. 말과 사물의 일반적 특성 인식론적 장, 에피스테메

1) 말과 사물, 사물의 질서

푸코가 말과 사물에 원래 붙이고 싶어 했던 제목은 사물의 질서였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물의 질서는 사물 자체의 질서가 아니라 그 사물을 인식하는 인간 관념의 질서이다. 말과 사물은 대상을 의미하는 사물의 질서와 그것을 지칭하는 말의 질서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책이다.

 

2) 지도와 달력

나는 지도와 달력도 없는 것에 대해서는 탐구하지 않는다.” 푸코는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보편적 진리라는 관념에 반대한다. 모든 진리는 특정한 시공 내에서 구성된 것이다. 푸코는 진리의 보편성 관념을 부정한다. 말과 사물은 주어진 시대와 사회에 나타난 말과 사물의 특수한 관계를 역사적, 곧 고고학적으로 분석한다. 1961년의 첫 번째 저작 광기의 역사로부터 1984년의 마지막 저작 자기 배려에 이르기까지 푸코의 연구에서 일관되게 중요한 점은 시대 구분이다. 푸코는 자신의 연구 대상 지역을 자신이 연구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회들 혹은 문화들 곧 ()유럽 사회로 엄격히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은 푸코의 방법론은 현실 세계에 적용한 분석 중 가장 유명하고 탁월한 모범 사례이다.

 

3) ‘인식 가능조건으로서의 에피스테메

푸코가 추적하는 것은 어떤 구체적 지식 혹은 특수한 지식의 변화가 아닌 개별적 지식을 가능케 하는 근본적인 지식의 배치, 인식틀 자체의 변화라는 점이다. 이러한 인식틀 자체를 주어진 한 시대, 공간에서의 모든 지식을 가능케 하는 인식 가능조건, 인식론적 장 혹은 단순히 에피스테메라 부른다. 에피스테메는 주어진 하나의 역사적 시대에 상응하는 담론의 다양한 유형들을 연결해 주는 관계들의 집합니다. 푸코에 따르면 하나의 시대는 오직 하나의 에피스테메만을 갖는다. 말과 사물을 발표한 1966년까지 아마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가정된 근대는 역사 혹은 인간을 각기 자신의 에피스테메로 갖는다. 이제는 너무도 유명해져 버린 말과 사물의 마지막 말은 바로 이러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18세기 말은 바로 이러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18세기 말에 탄생한 근대의 에피스테메인 인간은 그것을 가능케 했던 근대의 배치가 어떤 사건에 의해 뒤흔들리게 된다면 바닷가 모래사장에 그려 놓은 얼굴처럼 사라지리라고 장담할 수 있다.

 

4) 역사적 아프리오리

에피스테메가 결코 시공을 초월한 어떤 보편적 선험성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구성된 아프리오리 곧 역사적 아프리오리라는 점이다. 이 말은 역사적 역사 이전 혹은 경험적 경험 이전이라는 말로 실로 형용모순 어법이다. 역사적 아프리오리라는 말은 한 시대의 모든 구체적 지식을 가능케 해 주는 모체, 곧 아프리오리 자체가 역사적으로 구성되었다는 말이다.

 

5) 지식의 고고학

주어진 시간과 공간에 대해 어디까지나 내재적인 지식의 관념을 유지하는 말과 사물은 시공을 초월하는 보편적 지식 그 자체가 아닌 특정한 지역 시대 지식의 구성을 가능케 해 주는 에피스테메 혹은 지식의 가능조건을 문제 삼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역사적으로 구성된 에피스테메를 탐구하기 위한 방법론이 지식의 고고학이다. 고고학적 탐구는 인식 대상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며, 나아가 그러한 상호적 과정 안에서 구성된 인식 주체, 곧 나 자신을 변화시킨다. 이는 세 실체들로 구성된 전통적 주체-인식-대상의 도식을 동시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주체화-인식론화-대상화의 틀로 변형시킨다.

 

4. 말과 사물의 구조

마르크스가 자본주의 이후를 꿈꾸는 사상가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푸코는 근대 이후를 꿈꾸는 사상가이다.

 

5. 말과 사물의 난점

에피스테메는 그 구조주의적 특성 때문에 공격받았다. 구조주의에서 구조는 행위 당사자들에게는 의식되지 않는 일종의 무의식적 상수처럼 이해된다. 그렇다면 연구자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과거의 에피스테메일 뿐, 결코 자신이 속한 동시대의 에피스테메일 수는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면 에피스테메의 연구자인 말과 사물의 푸코가 어떻게 여전히 자신이 속해 있는 동시대, 곧 근대의 에피스테메인 역사를 알 수 있는가? 이제 푸코의 에피스테메 이론은 근본적인 난점에 부딪치게 된다.

두 번째는 푸코의 에피스테메가 근본적으로 이미 이루어진 것 이미 일어난 과거의 변화만을 설명할 뿐 현재와 미래의 변화와 투쟁에 대한 어떤 인식 혹은 동력도 제공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체제 수호적 관념론이라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의 비판으로 이어진다. 현실 변혁의 적절한 동력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다.

 

6. 프랑스의 68년과 푸코

푸코는 프랑스의 일반적인 지적 지형도상 마르크스주의도 아닌 비 마르크스주의 좌파 이론을 모색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론적 지적 수준에서 이루어진 전통적 방법론과의 결별은 이른바 프랑스 68세대 사상가들의 공통된 특성 중 하나이다. “68년은 개인의 정체성이 정치적인 문제라는 나의 확신을 확증해 준 현실의 사건이었습니다.”

푸코는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을 새로운 방식의 삶을 제안하는 윤리적 정치적 저작이라 부른적이 있다. 이러한 질문에 이어서 어떻게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가? 어떻게 나는 다른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까지의 나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이런 다른 생각을 가능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벗어나야만 할 기존의 사유 방식은 무엇인가? 나아가 이러한 다르게 생각하기를 가능케 해 줄 새로운 행동 방식은 어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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