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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17(수) / 증여론 세미나 / 서문, 1장  / 김환희

증여론 서문, 1장발제(김환희 20170517).hwp


선물 주고받기와 인간의 실체(류정아 서평)

 

1. 마르셀 모스의 생애

모스에게 뒤르켐의 영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모든 표상은 관계적인 것이라는 점, 대조적인 이중성의 결합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행동의 논리와 관습의 과학에 관한 연구가 그것이다.(22) 1901년 모스는 고등연구원 제5분과의 원시 민족들의 종교역사라는 제목의 강의에서 뒤르켐이 과거에 사회적 사실을 계보적인 방법으로 설명하던 것에서 벗어나 민족학적인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23)

 

2. 마르셀 모스의 학문적 관심과 영향

문화를 이해하는 데서 모스가 이룩한 공헌은 무엇보다도 여러 사실들을 그것이 속해 있는 사회적인 단위들의 총체적인 관계 속에 놓고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이 그로 하여금 총체적인 사회적 사실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내게 했으며, 이것이 분명하게 적용된 것이 그의 대표적 저술인 증여론인 것이다. 모스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했던 요지는 하나의 사회 속에 존재하는 제도나 표상들은 통합된 전체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원시적인 사회는 단순한 조직체가 아니라, 서구 사회와는 다른 특징을 가지는 또 다른 형태의 복합체라고 말한다. 이것은 레뷔-브륄이 원시적인 정신근대적인 정신이라고 구분한 것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었다.(25)

고대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교환과 선물의 본질에 관한 모스의 이론은 레비-스트로스를 비롯한 구조주의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아주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레비-스트로스는 그의 교환이론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집단 간의 여자의 교환을 통한 동맹관계 형성에 기초한 동맹이론은 발전시키게 된다. 이것은 레비-스트로스가 늘 강조하던 문화적 존재로서의 인간적인 특징을 근친상간 금지와 부족간의 여자 교환 그리고 그를 통한 집단간의 결속력 강화라는 것으로 발전시키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비투스는 부르디외가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하기 이전에 이미 모스가 언급했던 용어이다. 또한 푸코의 신체의 테크놀로지라는 개념은, 신체적 테크닉이 실제로는 도구 없는 테크닉이라고 본 모스의 견해에서 쉽게 끌어낼 수 있다.(27)

 

3. 증여론의 학문적 위상과 인류학적 영향

1) 호혜성과 교환체계

이 호혜성을 단순히 규범의 측면에서가 아니라 구조적인 의미에서 파악한 결과 커뮤니케이션의 체계가 추출되었다. 이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한 규범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체계가 내표하는 구조에 의해서 작동한다고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규범에 따라 구조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구조 자체 내에 규범을 구성하는 인자가 있다는 것이다. 호혜성의 원리는 등가물의 교환체계를 전제로 하는 것으로, 여기에서 사회와 개인 사이의 단절은 사라지게 된다. 뒤르켐의 사회중심이론과는 대조적으로 모스는 사회의 존립기반을 개인 간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찾고 있다.(28) 모스에 따르면 선물은 사실상 주기와 받기 그리고 답례라는 삼중의 의무를 뜻하며, 호혜성을 수반하지 않는 상품과 구분된다.(29) 선물은 결코 단순한 물건 교환만이 아니라, 시간의 특별한 사용과 명예와 관련된다. 말하자면 모스는 전체적인 현상으로서의 증여에 나타나는 사회적, 종교적, 법률적, 경제적, 도덕적 의의를 교환 개념에 의거하여 분석하고, 그 배후에 잠재해 있는 호혜성의 원리를 추출해간다.(29)

 

2) 재화 모으기와 후하게 베풀기

선물은 이론상으로는 자발적이지만 실제로는 강제적이며 타산적인 급부의 성격을 지닌다. 그러면서도 언제나 아깜없이 제공되는 것이라는 형식을 취한다. 따라서 급부와 반대급부는 꽤 자발적인 형식 아래 선물 또는 선사품으로 행해지지만 실제로는 엄격하게 의무적이며, 만일 그것을 이해하지 않을 때에는 사적이거나 공적인 싸움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이다.(31)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재화를 모으는 목적이 더 많은 부의 축적에 있다면, 선물의 사회에서 부의 축적이 가지는 목적은 베풀기와 위신의 획득으로 특징지어진다.(32)

 

3) 영혼을 통한 인간과 자연의 대화

받거나 교환된 선물이 사람에게 의무를 지운다는 것은 받은 물건이 생명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물건 자체가 영을 갖고 있고 또 영의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사람에게 어떤 물건을 주는 것은 자신의 일부를 주는 것이 된다. 이러한 관념체계에서 분명한 것은 다른 사람에게 돌려주어야 할 것이 있을 때에는 실제로 그의 본성 및 실체의 일부인 것을 돌려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에게서 무엇인가를 받는다는 것은 그의 정신적인 본질, 즉 영혼의 일부를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모스가 말하고자 했던 바는, 인간은 자신이 비록 물건을 소유하고 있기는 하더라도 그것의 완전한 지배자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인간은 사물이 가진 영혼의 지배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여기에서 사물을 넓은 의미로 자연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면, 모스는 증여의 분석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영원한 대화 그리고 조화를 말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33)

 

4) 쿨라 교환과 명예 지키기

모스는 고귀한 지출로 돌아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앵글로색슨 제국과 그 밖의 많은 현대사회에서와 마찬가지로, 부자들은 자발적으로 또 의무적으로도 자신들을 자기 동포들의 이른바 회계원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행해지면 우리는 변함없는 법의 기초, 도덕적인 사회생활의 원리 자체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고 보는 것이다. 시민이 너무 선량하고 개인적이기를 바라서도 안 되면, 또 너무 비정하고 현실주의적이기를 바라서도 안 된다. 시민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사회현실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의식을 가져야만 한다는 것이다.(37)

그는 증여와 교환 그리고 호혜성의 설명을 통해서 한편으로는 인간의 기본적인 사회관계의 한 측면을 밝히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 서양인들, 아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속에 지배적인 논리로 작용하고 있는 경제논리, 즉 이윤의 추구, 효용의 극대화, 경쟁, 이기주의를 지적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당연한 사회논리로 치부하고 있지만, 그가 분명히 말하고 있는 바와 같이 서양사회가 인간을 경제동물로 만든 것은 아주 최근에 일어난 일이며, 인간이 계산기라는 복잡한 기계가 된 것도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모스가 본문에서 자세히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인간은 오랫동안 매우 다른 존재였기 때문이다.(38)

 

1. 교환된 증여와 답례의 의무(폴리네시아)

1. 전체적인 급부 : 남자쪽의 재산과 여자 쪽의 재산(사모아 섬)

여자 쪽의 재산은 여자 쪽 가족의 재산과 남자 쪽 가족의 재산을 교환하는 수단이다. 또한 아이는 그의 외삼촌의 집에 살기 때문에 외삼촌의 재산에 대해 일반적인 권리를 갖는다.(62) 올로아는 요컨대 사물, 대부분의 경우 도구를 가리키는데, 그것들은 남편의 것이다. 또한 그것들은 본질적으로 동산이다. 현재는 백인들에게서 얻은 물건들에도 적용된다.(63) 통가라고 불리는 일정한 재산은 올로아보다도 토지, 씨족, 가족, 사람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다.(64)

 

2. 주어진 물건의 영(마오리족)

주어진 물건은 생명이 없는 것이 아니다. 살아 있으며 종종 인격화되는 그것은 에르츠가 출신처라고 부른 곳으로 돌아가려고 하거나, 아니면 그 물건을 낳은 씨족과 토지를 위해서 자신을 대신하는 다른 등가물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3. 그 밖의 주제: 주어야 하는 의무와 받아야 하는 의무

모든 것에는 제공과 수령의 권리, 의무에 대응해서 일련의 소비와 답례의 권리,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 대칭적이며 상호적인 권리와 의무의 긴밀한 혼합도 우리가 무엇보다 어느 정도는 영혼의 일부인 물건과 어느 정도는 물건으로 취급되는 개인 및 집단 간의 영적인 유대의 혼합이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이해가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이 양도되고 답례하는 물질이다. 위계, , 세대 등으로 나뉜 개인들과 씨족들 사이에 사물 및 사람을 포함해서 우리가 영적인 물질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의 끊임없는 교환이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이 오고 간다.(76)

 

4. 각서: 인간에 대한 선물과 신에 대한 선물

공희의 파괴는 바로 증여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 증여에는 반드시 답례가 있다. 포틀래치의 모든 형태에는 파괴라는 주제가 들어 있다. 사람들이 노예를 죽이거나 값비싼 물건을 파괴하는 것은 단지 권력과 부, 무사무욕을 나타내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그것은 또한 정령과 신은 신에게 공희를 바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들 정령과 신은 사실 그들과 같은 이름을 갖고 있으며, 아울러 의식을 통해 결연을 맺은 살아 있는 화신, 즉 인간들과 혼동된다.(83)

 

그 밖의 고찰: 희사

희사는 한편으로는 증여 및 재산의 도덕적 관념과, 또 한편으로는 공희 관념의 소산이다. 후하게 주는 것이 의무이다. 왜냐하면 네메시스는 가난한 사람과 신을 위해 베풀지 않는 부자들에게 복수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옛 증여도덕이 정의의 원칙이 되었다는 것이며, 또한 신과 정령들은 자신들을 위해 남겨놓은 몫과 쓸데없는 공희 때 파괴되는 몫이 가난한 사람들과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데 동의한다는 것이다.(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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