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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의 대체어가 "문화적 변화"거나 홀로코스트의 대체어가 "삶의 조건의 변화"가 아니듯이 기후변화는 글로벌 워밍의 대체어가 아니다. 대체어로서의 기후변화는 (좌우파 양쪽에) 다음과 같은 시니컬한 논리를 가능하게 한다. "기후는 항상 변해왔다"  마치 내 귀에는 "사람들은 항상 누군가를 죽여왔다." 며 머신건 판매를 규제하자는 것에 반대하는 어리석은 논리처럼 들린다. 우리에게 절박하게 필요한 것은 특정한 생태적 트라우마(사실, 우리 시대의 생태적 트라우마)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쇼크와 불안이다. 그거야말로 인류세 [네덜란드의 화학자로 1995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크뤼천(Paul Crutzen)이 2000년에 처음 제안한 용어이다. 지질시대를 연대로 구분할 때 기()를 더 세분한 단위인 세()를 현대에 적용한 것으로, 시대 순으로 따지면 신생대 제4기의 홍적세()와 지질시대 최후의 시대이자 현세인 충적세()에 이은 전혀 새로운 시대이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계속되던 충적세가 끝나고, 이제 과거의 충적세와는 다른 새로운 지질시대가 도래했다는 뜻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아직 학문적으로 정립된 개념은 아니지만, 구태여 구분하자면 크뤼천이 제안한 2000년 안팎을 인류세의 시작으로 보면 된다. 인류세의 가장 큰 특징은 인류에 의한 자연환경 파괴를 들 수 있다. 그동안 인류는 끊임없이 지구환경을 훼손하고 파괴함으로써 인류가 이제까지 진화해 온 안정적이고 길들여진 환경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 직면하게 되었다. 엘니뇨·라니냐·라마마와 같은 해수의 이상기온 현상, 지구온난화 등 기후 변화로 인해 물리·화학·생물 등 지구의 환경체계도 근본적으로 변화하였다. 이로 인해 인류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구환경과 맞서 싸우면서 어려움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는데, 인류세는 환경훼손의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현재 인류 이후의 시대를 가리킨다. 인류로 인해 빚어진 시대이기 때문에 인류라는 말이 붙은 것이다.] 자체를 정의한다. 이게 내가 이 책에서 글로벌 워밍이라는 단어에 천착하는 이유이다. 

사진2. 1945년, 6월16일에 있었던 0.016초의 트리니티 테스트. 언젠가는 이 사진이 금지되었었다. 왜냐하면 평소의 버섯구름보다 훨씬 더 도발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수평선의 작은 모양들이 나무들이다. 로스 알로마스 국립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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