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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G. 융 「인간과 상징」 - 3부 개성화 과정 (243 ~ 323p)
발제 : K (2019. 04.24.)
1. 마음의 성장 패턴
1) 개성화 과정
융의 이론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꿈은 개인의 삶 전체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을까? 융 박사는 꿈이 각 개인의 생활과 관련되어 있으며 심리적인 요소로 이루어진 거대한 조직의 한 부분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융은 꿈이 겉보기에는 무질서해 보이지만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이 패턴을 ‘개성화 과정’이라고 불렀다.
개성화 과정이란 ‘마음의 성장 과정’으로, 개인이 자신의 고유성을 실현해 가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다른 사람을 모방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내면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느냐에 달려 있다. 한 편으로,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2) 마음의 중심
개성화 과정을 조절하는 것은 우리 마음의 중심인데, 이것을 융 박사는 ‘자기(Self)’라고 불렀다. 이는 ‘자아(Ego)’와 구별되는 개념이다. ‘자기’가 마음의 전체성이라면, ‘자아’는 마음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자기(Self) - 전체 |
자아(Ego) - 부분 |
마음의 임자를 지휘하고 인도하는 어떤 요소 인격발달과 성숙을 조정함 * 고대신화에서 ‘다이몬’, ‘바아의 영혼’, ‘특질’ 등으로 불렸음 |
마음의 전체성, 곧, 자기가 현실화하는 것을 보조 마음의 모든 체계를 밝힘 → ‘자기’가 스스로를 자각하고 실천할 수 있게 함 |
* ‘소나무’ 비유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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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씨앗이 지닌 ‘소나무의 잠재적 형태’ |
실재하는 소나무(다양한 상황에 반응하며 나름대로 모양을 만들어가는) |
자기는 일종의 가능성으로, 자아가 ‘자기’의 메시지에 귀 기울일 때에만 이 가능성이 발달할 수 있다. 결국 개인이 ‘개성화 과정’을 인식하고 의식적으로 살아 있는 관계를 맺고 있을 때에만 의미가 있다.
2. 무의식과의 첫 만남
대부분 사람들은 청소년 시절에 자신과 세계를 서서히 인식하게 되는데, 청소년 시절에 이르기 전의 자각 상태부터 알아보도록 하겠다.
1) 유아기
유아기는 정서적으로 매우 강렬한 충동을 느끼는 시기이며, 이 시절의 꿈에서는 종종 마음의 기본적인 구조가 상징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 상징적인 모습을 통해 장차 어떤 삶을 살게 될 것인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불안에 시달리다 26세에 자살한 여성의 꿈] (252p)
2) 학령기
학교에 다닐 즈음 아이들은 외부로부터 오는 많은 고통을 겪게 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내적 충동에도 대응하게 되면서 혼란을 겪는다. 이에 따른 청소년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삶의 깊은 의미를 열심히 탐색한다. 둘째, 무의식의 흐름에 맡긴다. (254p)
3) 개성화 과정의 시작
보통 개성화 과정은 인격이 상처를 입고 고통스러워하는 데서 시작된다. (254p) 일반적으로 개인은 고통을 겪었을 때 그에 대한 원망을 외적인 대상에게 투사하곤 한다. 외적으로 평온해 보이더라도, 치명적인 권태와 공허함을 느낌으로써 개성화 과정 첫 단계를 겪기도 한다. [많은 신화와 옛 이야기에서 ‘자기’와의 첫 만남을 상징적으로 다룬 것을 찾아볼 수 있다 (255P)]
개인이 맞닥뜨린 이러한 삶의 위기를 잘 극복하고 개성화 과정을 이룰 수 있으려면 ‘다가오는 어둠을 편견 없이 대면하고 거기에 은폐되어 있는 목적이 무엇인지, 그것이 자신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아내려고 노력(256p)’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오로지 꿈이나 무의식에서 솟아오르는 공상을 확인할 때에만 가능하다. 여기에 주목하면 유용한 이미지를 읽어낼 수 있으나, 자신과 자기의 무의식적 태도에 대한 결점에 대한 고통스러운 지적을 하기에, 쉬운 작업은 아니다.
3. 그림자의 자각
그림자란, 인격의 무의식적인 측면이 꿈 속에서 인격화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을 의미한다. 자아의 전혀/거의 알려지지 않은 속성으로, ‘이기심, 나태, 무신경’ 등, 사소한 죄악들이 구체적인 예가 되겠다. (259p) 우리는 꿈을 통해 가까이 보려하지 않았던 인격의 한 측면을 만나게 되는데, 이를 ‘그림자의 자각’이라한다.
그림자는 꿈을 통해서 발현되기도 하고, 충동적인 행위나 부주의한 행동을 통해 나타나기도 한다. 그림자는 의식적인 인격보다 집단적인 감염에 허약한데, KKK단 등, 역사 속에서 이러한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60p)
그림자는 분명 의식이 필요로 하는 가치들을 지니고 있으나, 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개인의 일상생활에 통합되기 곤란한 측면들도 있다. 하지만 그림자는 결국 한 길을 함께 가야 하는 동행인으로, 지혜롭게 다스릴 필요가 있으며 무시되거나 오해받을 때에는 적대적인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4. 아니마와 아니무스
각 개인의 어렵고 미묘한 윤리적 문제가 항상 그림자와 함께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림자 이외에 ‘내적인 상’과 함께 나타날 수 있는데, 이것은 꿈을 꾸는 사람의 성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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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마 : 마음 속의 여성 |
아니무스 : 마음 속의 남성 |
개념 |
남성의 마음 속에 있는 여성적 심리 경향이 인격화한 것. 주로 무의식, 막연한 느낌 등 어머니에게서 받은 영향이 크다 |
여성의 무의식이 인격화한 남성. 거룩한 신념의 모습으로 나타남 아버지에게서 받은 영향이 크다 |
발달 과정 (4단계) |
이브 - 본능적, 생물학적 관계 헬레네(파우스트) - 로맨틱, 미학적 [성적인 수준에서 인격화] 동정녀 마리아 사피엔티아 - 초월적인 지혜 |
육체적인 남성 - 타잔 낭만적인 남성/행동하는 남성 -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행동 위대한 정치가/ 웅변가 지혜로운 안내자 - 간디 (297p) |
☞ 아니마의 긍정적․부정적 기능
- 긍정 : 남성이 올바른 결혼 상대를 찾으려면 아니마의 힘이 필요. 논리적인 정신을 도와 무의식 속에 숨겨진 요소를 식별하게 함. 마음을 올바른 가치와 조화시키고 보다 심원한 내적 깊이로 향하는 길을 열어 줄 수 있음. (278p)
- 부정 : 모든 사물의 가치를 깎아내림. (동양의 독부 - 276p) 인생의 고난과 투쟁하는 힘을 잃을 수 있음. 자발성과 외향성을 상실하여 인생을 제대로 경영하지 못함. (277p) 대인 감정을 충분히 발전시키지 못할 경우, 강박적인 경향을 띠게 됨. (에로틱한 공상 - 277p)
☞ 아니무스의 긍정적․부정적 기능
- 긍정 : 창조적 행위를 통해 ‘자기’로의 연결을 가능하게 한다. (296p 한 부인의 꿈), 아니무스의 메시지를 깨닫고 현실을 직시할 수 있다면 당사자는 내적인 힘을 얻음으로써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 부정 :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 푸른수염이 대표적인 예.] 냉혹하고 파괴적인 사고가 인격화. 남편이나 자식 등 타인을 파멸로 이끌 수 있음. 수동적인 태도, 감정의 마비, 무가치한 느낌을 갖고 자신감이 부재함. 아니무스에 사로잡힐 경우 인간은 무의식의 속삭임을 우리의 고유한 생각, 감정이라 착각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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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마 : 마음 속의 여성 |
아니무스 : 마음 속의 남성 |
긍정적 기능을 끌어내기 위한 방법 |
개인에게 자기의 공상이나 감정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려는 결의가 필요함. (289p) |
자신의 아니무스에 대한 맹목직인 믿음을 버려야 함. 신성한 확신조차 의심할 수 있는 용기, 내적인 마음의 넓이 찾기. (299p) |
아니마와 아니무스는 실제 인간 관계가 원활히 이루어지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아니마와 아니무스는 상대를 자극함으로써 서로를 감정적인 대립 분위기에 빠지도록 하기도 하며, 대화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각각의 긍정적인 기능을 최대한 이끌어내어 개성화 과정에 이르도록 노력해야 한다.
5. 자기 : 마음의 정체성
1) 자기가 드러나는 때
개인의 가장 심오한 내적 중심인 ‘자기’가 상징적으로 드러나는 때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개인이 아니마, 아니무스와 오랫동안 맞서오면서 자신과 아니마/아니무스를 동일시하게 되는 폐해를 극복할 때이다. 둘째, 보통 그 사람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경험할 즈음이다. 대표적인 예로 근본적인 삶의 태도를 바꾸려고 할 때가 있겠다. 이러한 결정적인 변화는 보통 ‘강을 건너는 행위’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302p)
2) 자기의 모습
이러한 자기의 모습은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보통 남성의 경우에는 스승, 수호자, 현자의 모습이며 여성의 경우에는 초인적인 여성상으로 나타나곤 한다. 이들의 주된 역할은 파괴적인 역할의 아니마/아니무스로부터 주인공을 구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항상 자기의 모습이 ‘나이든’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젊은 모습을 할 때도 있는데, 이는 ‘자기’가 우리가 시간을 경험하는 방식을 초월함을 나타내는 것이다. (306p)
이러한 초월성은 결국 ‘자기’가 시공간적으로 편재하는 존재임을 암시하는데, 종종 이 상징은 ‘우주적 인간’의 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거대한 상징적 인간으로 전 우주를 껴안거나 감싸고 있는 존재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 이미지가 나타나면 개인의 내부에서 갈등에 대한 창조적인 해결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주적인 인간의 모습은 여러 신화에서 등장하며 최초의 인간을 상징하는 개념으로도 나타난다. 더 나아가 서양에서는 그리스도의 모습, 동양에서는 크리슈나, 부처와 동일시된다. 우주적 인간상은 예로부터 ‘내적인 마음의 이미지’로 인식되어왔는데(309p) 이는 본능의 욕구를 초월한 인간의 존재를 설명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우주적 인간’의 기능 - 창조행위의 궁극적 목표, 자아와 자기가 통합하는 것을 도움, 남성과 여성의 화해를 도움]
이외에도 흔히 나타나는 ‘자기’의 모습에는 돌의 이미지와 동물의 이미지가 있다. 돌의 이미지는 ‘있는 그대로의 순수’를 상징하며, 인간이 끊임없이 고뇌를 수용해야만 진정으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음을 의미한다. (314p) 동물의 이미지는 우리의 본능적인 성질과 자기와 주변 환경이 서로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3) 꿈의 역할
우리는 꿈에 주의를 기울일 때에만 우리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꿈은 첫째로 외적 상황에 적응하는 것을 돕는다. 꿈의 내용이 일상과 연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둘째, ‘자기’를 향한 ‘올바른’ 내적 태도의 발전과 관계가 있다. (317p) 특히 문명 세계에서는 이 기능이 두드러지는데, 문명인의 의식이 만들어낸 환상으로 인해 자기와의 관계가 심하게 손상되어 있기 때문이다.
4) 시사하는 점 (우리가 ‘자기’에 대해 가질 태도)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통해 우리의 마음이 ‘그림자, 아니마/아니무스’를 만나며 발전해 가고, 이 발전을 돕는 것은 무의식이 보내는 메시지인 꿈임을 알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기’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
첫째, ‘자기’에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이는 열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321p) 둘째, ‘동시성의 개념’에 주목해야 한다. 각 개인의 삶에서 종종 의미 있는 우연의 일치가 나타나곤 하는데, 이것이 바로 동시성의 개념이다. [322p의 ‘검은 저고리’ 예시 참조] 동시성의 개념을 강조하는 이유는, 개성화 과정에서 흔히 이것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주목하여 자기 꿈 상징과 연관지어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생각해 볼 문제】
1. ‘사랑’의 실체는 무엇인가. / 심리학에서 말하는 사랑이란 무엇인가
- ‘남자가 어떤 여자를 처음 만나는 순간, 〈바로 이 사람이다!〉생각하고 바로 그 순간에 사랑에 빠져 버리는 것은 그 여자의 모습이 그 남자의 아니마 모습과 정확하게 일차하기 때문이다’(277p) 사랑은 그저 자신의 무의식을 사랑하는 것 뿐인가.
2. 일상생활에서 ‘의미 있는 우연의 일치’에 주목하는 것이 우리에게 정말로 도움이 될 수 있는가?
(모든 것에 의미 부여를 하면 오히려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지 않는가)
3. 남성적/여성적 자질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이며, 타고난 것이 있는가?
4. 그림자는 의식적인 인격보다 훨씬 집단적인 감염에 허약하다고 한다. 이것이 우리 사회에 해악을 끼치지 않으려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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