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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의 권력 .강의요지. / 푸코 / 2016.01.18.(월) /닥홍
의학, 정신의학, 형사재판, 범죄학 등의 학문의 위기는 그 분과들의 경계나 불확실성만을 인식의 영역에서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인식, 인식의 형태, 주체-객체의 규범도 문제화 하고 있다. 의학의 예를 보자면 병원은 숨겨진 진실과 관력해서는 확증의 장이고 동시에 생산해야 할 진실과 관련해서는 시련의 장소이기도 했다.
18세기의 병원은 병의 진실이 분명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내는 곳으로 간주됐다. 병원은 병을 출현시킬 필요가 있는 동시에 실제로 만들어낼 필요가 있는 일종의 복합적 기구를 구성했다. 파스퇴르 이후엔 병원은 관찰, 진단, 임상적 실험 뿐 아니라 직접적인 개입의 장소, 미생물의 침입에 대한 반격의 장소가 되는 것도 가능케 됐다. 그리고 의사와 병원이 무균화되자 거기에는 새로운 순결이 부여됐다. 그로부터 의사와 병원은 새로운 권력을 끌어내고 인간의 상상력 속에서 새로운 지위를 끌어내게 됐다.
18세기 이전에 광기는 체계적으로 감금돼지 않았고 본질적으로 착오 내지 착각의 한 형태로 여겨졌다. 치료의 장소는 자연이었다. 19세기 초의 감금 실천은 광기가 착오와 관련해서라기보다 오히려 규칙적이고 정상적인 행동과 관련해 지각되는 것과 시기를 같이 한다. 규칙적 행동을 회복시키는 관점에서 정신요양원은 정신질환의 진실을 발견할 수 있게 하는 기능, 병자의 환경에서 그런 진실을 덮어버리거나 뒤섞거나 그것에 비상식적 형태를 부여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것을 배격하는 기능을 한다.
19세기에 확립된 정신병원은 우선 진단과 분류의 장소이며, 대결을 위해 닫힌 공간, 승리와 복종이 문제시되는 제도적 장으로서 공간이다. 위대한 의사는 광기에 관해 자신이 소유한 지식으로 병의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자이자 자신의 의지가 병자 자신에게 행사하는 권력을 통해 병을 진실 속에서 만들어내고 현실 내에서 제압할 수 있는 자이다.
19세기 말 이래로 정신의학을 엄습한 거대한 모든 동요에 의해 문제화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우선 의사의 권력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의사의 지식이나 의사가 병자에 대해 말했던 진실보다 오히려 의사의 권력과 의사가 병자에게 발생시키는 효과가 문제화됐다는 것이다.
“우리 문제의 핵심에 있는 것은 폭력이다.”
“이 제도들(학교, 공장, 병원)의 특징은 권력을 가진 자와 그것을 갖지 못한 자 간의 명확한 분리이다.” 정신의학적 실천 및 정신의학적 사유를 둘러싼 거대한 모든 개혁은 이 권력관계를 중심으로 설정된다.
탈정신의학화의 첫 번째 형태는 병의 진실을 연극적으로 만들어 내려 하기보다 그것을 엄밀한 현실로 국한하는 것이다. 문제는 병자에 대한 의사의 지배관계는 전혀 엄밀함을 상실하지 않을 뿐 아니라 엄밀함과 함께 병은 그 최소한으로까지 환원된다. 정신병원의 파스퇴르화이다. 두 번째 형태에서는 진실 속에서 광기가 생산되는 것을 가능한 한 강화하는 것, 하지만 의사와 병자의 권력관계가 그 속에서 정확히 충당될 수 있게 하고 이 권력관계가 계속 광기를 생산하는 데 적합하게 하고, 그것을 권력관계의 틀을 넘어서지 않게 하고 제어가능한 채 유지하면서 광기의 생산을 강화하는 것이다.
탈정신의학화의 두 형태는 권력 행태를 보존한다. 반정신의학은 이런 두 형태와 대립한다. 정신요양원의 공간 밖으로 후퇴하기보다 내적인 작업을 통해 정신요양원을 체계적으로 파괴하는 것이 관건이고 자신들의 광기와 그 진실을 만들어내는 병자의 권력을 제로로 환원시키려 하기보다는 그 권력을 병자 자신에게 전이시키는 것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반정신의학이 공격하는 것은 권력의 장소, 배치형태, 메커니즘으로서의 제도이다. “의사의 권력은 환자의 권력이 감소되는 만큼 터무니없이 강해진다. 환자는 감금됐다는 단순한 사실로 인해 권리 없는 시민이 되고, 자신을 마음대로 다루는 의사와 간호사의 전횡에 내맡겨지고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조자 갖지 못한다.” “너의 고통과 너의 특이성을 우리는 알고 있고, 그러므로 우리는 그것을 병으로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 병이라는 것을 숙지하고 있는 우리는 네가 그것과 관련해, 그리고 그것에 대해 어떤 권리도 행사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너의 광기에 대해 우리의 과학은 우리가 그것을 병이라 부르는 것을 허가한다. 그리고 그 때문에 우리 의사들은 개입을 행한다. 네 안에서 하나의 광기를 진단하는 자격을 부여받은 것이다. 그 광기가 네가 다른 병자와 동일한 병자이지 못하게 만든다. 요컨대 너는 정신병을 앓고 있는 병자이다.”
이러한 관계를 반정신의학은 절단하려고 한다. 먼저 개인에게 하나의 경험, 즉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성 혹은 정상성을 통해 유지하는 권력의 이름으로 부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닌 하나의 경험 속에서 자신의 광기를 끝까지 영위할 임무와 권리를 부여함으로써이다. 다음으로는 행동, 고통, 욕망을 그들에게 부여된 의학적 지위로부터 분리시켜 단지 분류상의 가치만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결정과 명령의 가치도 갖고 있는 진단과 징후학으로부터 그들을 해방시킴으로써, 그리고 최종적으로 17세기에 도식화되어 20세기에 완성된 광기를 정신병내에 대대적으로 옮겨 적어온 것을 무효화함으로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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