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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땅에 울타리를 두르고 “이 땅은 내 것이다”라고 말하리라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런 말을 믿을 만큼 단순하다는 사실을 발견한 최초의 인간이 문명사회의 실질적인 창시자이다(p. 104).
소유 관념은 순차적으로 발생한 그 이전의 많은 관념들에 의존하는 것으로, 인간의 정신 속에 한순간 갑자기 형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진 최초의 감정은 자기 생존에 대한 것이며, 최초의 관심은 자기 보존에 대한 것이다(p. 105).
갓 태어난 인간의 상태는 이와 같은 것이었다. 최초에는 순수한 감각에 국한되어, 자연이 자신에게 준 선물을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자연에게서 무엇을 빼앗으려는 생각도 하지 않는 동물처럼 생활했다(p. 105).
이와 같이 다양한 것들(인구 증가, 토지·기후·계절의 차이가 가져온 생활 양식의 차이, 사냥, 불의 사용 등)을 스스로에게 또 인간 상호 간에 되풀이하여 적용한 결과, 인간의 정신 속에는 자연스럽게 어떤 종류의 관계에 대한 지각이 생겨났다(p. 107). → 반사적 조심성
이 같은 발전의 결과로 얻은 새로운 지식은 인간으로 하여금 다른 동물에 대한 우월성을 자각하고 과시하게 했다.
동족과의 교류를 통한 이성과 감정이라는 공통점 발견 → 이익과 안전을 위한 규칙 형성
인간은 안락의 추구가 인간 행동의 유일한 동력임을 경험으로 배웠다(p. 108).
사람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상호간의 약속과 그로 인한 이득을 깨닫게 되었다.
정신의 계몽과 함께 솜씨도 점점 향상됨: 돌도끼, 오두막(p. 110)
이때가 바로 가족이 형성되고 구별이 생겨나고 일종의 소유 개념이 도입된 최초의 혁명기이다.
함께 생활하는 습관은 인간이 체험한 가장 감미로운 감정이라 할 수 있는 부부애와 부성애를 낳았다. 이렇게 해서 각각의 가정은 상호간의 애착과 자유가 그들을 이어주는 유일한 끈이라는 점에서 더욱더 긴밀하게 결합된 하나의 작은 사회를 이루었다(p. 111).
독립된 생활 → 도구 → 여가 → 편리함
이것이야말로 그들이 꿈꾸지 않았음에도 스스로에게 부과한 최초의 멍에였고, 그들의 자손에게는 불행의 단초였다.
편리함은 습관이 되자 매력을 상실하고 그들의 실제적 욕구로 변질되어버렸다.
사람들은 편리함을 누려도 행복하지 않은 반면에 그것을 잃으면 몹시 불행해지게 되었다(p. 112).
유랑생활 → 정착생활 → 무리형성 → 풍습과 성격의 공통성에 따라 지방마다 국가형성 → 교류에 따른 가치와 미의 관념 획득 → 다양한 감정 파생 → 인류는 유순해지며 유대가 강화됨 → 남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가치를 지님 → 노래, 춤, 잘생김, 힘셈, 재주 언변이 뛰어난 사람이 존경받음.
이것은 불평등을 향한, 그리고 동시에 악덕을 향한 첫걸음이었다. 이러한 최초의 선호에서 한편으로는 허영심과 경멸이 태어났고, 다른 한편으로는 수치심과 부러움이 생겨났다(p. 114).
서로 상대방 평가 → 존경의 관념 형성 → 각자 자기가 존경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 → 예의범절의 의무 발생 → 모욕에 따른 복수 → 인간이 사악하므로 규제와 단속이 필요하다는 성급한 결론
원시 상태의 사람들만큼 온순한 자들은 없었으니 그들은 자연에 의해 짐승들의 어리석음과 문명인의 꺼림칙한 지식의 중간에 놓여 본능과 이성에 따라 자기를 위협하는 악으로부터 몸을 수호하는 데 그쳤고, 타고난 연민으로 인해 해를 끼치지 않도록 스스로를 억제할 수 있었으며, 남에게 피해를 입었다 하더라도 상대방을 해칠 마음이 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현자 로크의 격언과 같이, “소유가 없는 곳에 바르지 못한 일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p. 115).”
원시 상태의 무위(indolence)와 우리 이기심의 극성스러운 활동 사이의 중간에 위치한 인간 기능 발달의 이 시기가 가장 행복하고 안정된 시기였음에 틀림없다.
그 상태는 세계의 진정한 청춘기(주석 128: 오늘날의 구석기 시대라고 명명하는 시대와 상응하는 것으로 보임)이고, 이후의 모든 진보는 외견상 개인의 개선을 향한 진전으로 보이나 실상은 종의 쇠퇴를 향한 발걸음이었음을 확인해주는 듯하다(p. 116).
인간이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한 순간부터, 그리고 혼자서 두 사람 몫의 양식을 차지하는 것이 유리함을 알아차리게 되자마자, 평등은 사라지고 소유가 도입되고 노동이 필요하게 되었다.
농업실시 → 기술발명 → 노동자 증가 → 소비 증가
토지 경작 → 토지 분배 → 정의에 관한 최초의 규칙 발생
자연적 불평등이 새로운 원인의 결합에 따른 불평등과 더불어 조금씩 전개되었다. 환경의 차이에 따라 발전한 사람들 사이의 차이는 그 결과에서 더욱 현저해지고 더욱 오랫동안 지속되어, 같은 비율로 각 사람들의 운명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p. 121).
다양한 자질을 가진 사람이 존경을 받음 → 자질을 갖추든지 갖고 있는 척을 하게 됨.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는 실제의 자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주석 136: 루소가 그의 대부분의 저작 속에서 전개한 사회 비판의 중요한 논점이 여기에 정확히 나타나 있다. 있는 일, 즉 실체와 보이는 일, 즉 외관과의 불일치, 언행의 불일치가 사회적 억압과 불평등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경쟁과 대항이, 다른 한편으로는 이해의 대립이 있게 되는데 이 모두가 남을 희생시켜 자기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숨겨진 욕망일 뿐이다. 이 모든 악은 소유가 낳은 최초의 결과이며 이제 자라나기 시작한 불평등과는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동반자이다(p. 123).
상속재산 증가 → 빈부격차 발생 → 폭력과 약탈
부자들은 지배의 즐거움을 느낌 → 노예 확충
이렇게 해서 가장 강한 자 또는 가장 궁핍한 자가 그의 힘이나 욕구를 타인의 재산에 대한 일종의 권리―그들이 볼 때 소유의 권리와 동등한 권리―로 생각함에 따라 평등은 깨지고 뒤이어 가장 끔찍한 무질서가 초래되었다(p. 124).
부자들의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교묘한 계획:
자신을 공격하는 자들의 세력 자체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사용하고, 자신의 적대자들을 자신의 방어자들로 만들고, 그 적대자들에게 다른 준칙을 불어넣어 자연법이 자신에게 불리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유리한 다른 제도들을 그들에게 부여하는 것이었다(p. 126).
부자의 주장
- 약자를 보호하고 야심가를 제지하고 소유를 보장하기 위해 단결
- 정의와 평화를 가져다주는 규칙 제정
- 최고의 권력에게 힘을 집중
- 권력이 법률에 따라 다스리고 사회 성원을 보호하며, 공동의 적을 물리치고, 구성원 단합
사회의 수가 급속도로 증가 → 세상 어디서나 속박 → 시민법 등장 → 자연법 약화 → 국민간의 전쟁, 전투, 살육, 복수가 미덕이 되는 편견 발생
세워진 지 얼마 안 되는 정부는 변함없는 합법적인 형태를 전혀 갖추고 있지 않았다. 철학과 경험의 부족으로 눈앞의 불편에만 관심을 가졌으므로, 그 밖의 불편에 대해서는 코앞에 닥친 뒤에야 겨우 고칠 생각을 했다. 가장 현명한 입법자들은 온갖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치 상태는 언제나 불완전했다. 정치 상태란 거의 우연의 소산이며 출발부터가 좋지 않았던 까닭에, 시간이 흐름에 따라 결점이 발견되고 대책이 제시되긴 했지만 구조적인 결함 자체를 바로잡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훌륭한 건물을 세우기 위해서는 리쿠르고스가 스파르타에서 한 것처럼 우선 부지를 청소하고 낡은 건축 자재들을 말끔히 치워야 하는데, 사람들은 끊임없이 수리만 해냈던 것이다(p. 131).
야만인은 문명인이 별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멍에를 향해 결코 목을 내밀지 않는다. 그리고 평온한 굴종보다는 파란만장한 자유를 택한다(p. 134).
이 세상에 권력의 부드러움 만큼 전제군주제의 잔인한 정신과 거리가 먼 것은 없다.
군주가 백성의 재산을 약탈하는 것이 정의를 행하는 것이며, 백성을 살려두는 것이 은총을 베푸는 것이 되었다.
소유권은 사람 사이의 합의와 제도에 불과하므로 누구나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다. 그러나 생명이나 자유 같은 자연의 본질적인 선물은 그렇지 않다(p. 138).
법률가들은 노예의 자식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노예가 된다고 엄숙히 선고했는데, 이것은 달리 말하면 인간이 인간으로 태어나지 않는다고 결론 내린 것이나 다름없다.
군주제, 귀족제, 민주제 가운데 어느 것이 사람들에게 가장 유리한가는 시간이 흐르면서 증명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오로지 법률에만 복종했고 어떤 사람들은 결국 주인에게 복종했다. 한쪽에는 부와 정복이 있었고 다른 쪽에는 행복과 미덕이 있었다(p. 142).
모든 변천 가운데서 불평등의 진행을 따라가보면, 법과 소유권의 설정이 제1단계이고 행정 권력의 제도화가 제2단계이며 합법적인 권력에서 독단적인 권력으로 변화하는 것이 제3단계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부자와 빈자의 상태는 첫 번째 시대에 의해, 강자와 약자의 상태는 두 번째 시대에 의해 주인과 노예의 상태는 세 번째 시대에 의해 성립되었다. 주인과 노예의 상태는 불평등의 마지막 단계로서,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 정부 권력을 완전히 해체하거나 정당한 제도에 가깝게 만들 때까지는 다른 모든 단계가 거기로 귀착된다(p. 143-144).
정치상의 차별은 필연적으로 시민들 간의 차별을 가져온다. 인민과 통치자들 사이에 증가되어가는 불평등은 이윽고 개인들 사이에서도 느껴지게 되며, 정념이나 재능에 따라, 그리고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바뀐다(p. 145).
일가 가운데 게으른 자가 많아질수록 가문은 점점 유명해졌다.
네 가지 불평등(부, 신분이나 지위, 권력, 개인적인 장점) 중에서는 개인적인 성질의 것이 다른 모든 것의 기원이므로, 부가 다른 불평등들이 귀착되는 근원적인 불평등임을 보여줄 수 있다. 부는 가장 직접적으로 안락을 위해 도움이 되며 가장 쉽사리 전할 수 있으므로 인간은 그 밖의 모든 것을 사들이기 위해 이 부를 자유롭게 사용하기 때문이다(p. 146).
신분과 재산의 극심한 불평등, 정념과 재능의 차이, 무익한 기술과 해로운 기술, 하찮은 학문에서 이성과 행복과 미덕이 위배되는 무수한 편견이 생겨날 것이다. 함께 모인 사람들을 갈라놓아 약하게 만들 수 있다면, 겉으로는 조화를 이루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분열의 씨가 뿌려질 수 있다면, 또한 권리나 이해의 대립을 통해 상호간의 불신과 증오를 불어넣어 여러 계급을 억압하는 권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를 조장하는 통치자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p. 149).
바로 이 무질서와 변혁 속에서 전제군주제는 그 추악한 머리를 서서히 쳐들어, 국가의 어느 부문에서건 선량하고 건전한 것이 눈에 띄면 닥치는 대로 삼켜버려 마침내는 법률과 국민까지 짓밟고 국가의 폐허 위에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전제군주제가 입을 열자마자 고려해야 할 올바름이나 의무는 이미 사라지고 극도로 맹목적인 복종만이 노예에게 남겨진 유일한 미덕이 된다.
이것이 바로 불평등의 마지막 도달점이며, 우리가 순환을 마감하면서 이르게 되는 출발점이자 종점이다. 여기서는 모든 개인이 다시 평등해진다(p. 150).
여기서는 모든 일이 다만 최강자의 법률로, 즉 하나의 새로운 자연 상태로 귀결되어 있다. 이 자연 상태와 우리가 출발점으로 삼은 자연 상태의 차이는 후자가 순수한 자연 상태인 반면 전자는 지나친 부패의 결과라는 데 있다.
미개인과 문명인은 마음과 성향이 근본적으로 매우 다라서, 한쪽이 최고의 행복으로 여기는 것이 다른 쪽을 절망에 빠뜨릴 수도 있다. 미개인은 안식과 자유만을 추구하고 한가로이 지내기를 바랄 뿐이다. … 이와 반대로 문명인은 항상 활동하면서 땀을 흘리고 불안해하며 더욱더 힘든 일을 찾아 끊임없이 번민한다. 그는 죽을 때까지 일을 하고, 때때로 살아 있는 상태에 놓여 있기 위해 죽음으로 내달리며, 불멸을 찾아 생을 포기하기도 한다(p. 152).
힘은 들어도 선망의 대상이 되는 유럽의 대신들의 일이 카리브인에게 어떻게 비칠 것인가! 이 게으른 미개인은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기쁨을 가지고도 위안받을 수 없는 그런 끔찍한 생활보다는 차라리 잔혹하게 죽는 쪽을 선호할 것이다. 그러나 카리브인들이, 왜 사람들이 그토록 애를 쓰고 있는지 이해하려면 그들의 정신 속에서 ‘권력’과 ‘명성’이라는 단어가 일정한 의미를 가져야 할 것이다. 또 자기에 대한 세상의 평판을 매우 중시하여 자기보다 타인이 판단해주는 것에 오히려 행복을 느끼고 만족할 수 있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배워야 할 것이다(p. 153).
미개인은 자기 자신 속에서 살고 있는데, 사회인은 언제나 자기 밖에 존재하며 타인의 의견 속에서만 살아간다.
그처럼 많은 철학이나 인간애나 예절이나 고상한 격언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언제나 ‘우리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타인에게는 던지되 스스로에게는 묻지 않음으로써 우리가 어떻게 기만적이고 경박한 외관, 즉 미덕 없는 명예, 지혜 없는 이성, 행복 없는 쾌락만을 가지게 되었는가를 따지는 것은 나의 주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다만 그것은 결코 인간의 본원적인 상태가 아니며, 이와 같이 우리의 자연적인 성향을 모두 변화시키고 변질시키는 것은 오로지 사회의 정신과 사회가 낳은 불평등이라는 것을 입증하기만 하면 된다(p. 153-154).
불평등은 자연 상태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으므로 인간 능력의 발달과 정신의 진보에 따라 성장하고 강화되며 소유권과 법률의 제정에 따라 안정되고 합법화된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실정법에 따라서만 인정되는 도덕적 불평등은 그것이 신체적 불평등과 균형을 이루지 못할 경우에는 언제나 자연법에 위배된다는 결론도 나오게 된다(p.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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