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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의 권력 8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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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의 권력과 ‘지도’의 실천
정신의학의 권력은 현실에 부여된 추가적 권력으로서 기능하고 있었다. 이것은 정신의학이 치료적 개입을 행하는 것이기 이전에 운영, 관리를 행하는 것임을 의미하고 있다. 정신의학의 권력은 하나의 체제이지만, 동시에 하나의 투쟁이기도 하다. 즉, 광기에 맞서는 투쟁이다. 따라서 정신의학의 권력은 통제화이고 굴종화하려는 시도이다. ‘지도’라는 용어가 정신의학의 이런 기능방식에 가장 적합한 용어이다. ‘지도’의 개념은 종교적 실천에 속하는 일련의 함의를 갖고 있는 개념이다. 즉, 정신과의사는 병원을 지도하고 기능케 하는 자, 개개인을 지도하는 자이다.
‘지도’의 목표는 무엇보다 현실에 구속력을 갖는 하나의 권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것은 두 가지의 의미를 갖는다. 우선 이것은 현실을 불가피한 것, 강제적으로 부과되는 것으로 만드는 일이며, 현실을 권력으로서 작동시키는 것이다. 또한 광기와 대면하기 위한 추가적 힘을 현실에 부여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현실에서 도피하거나 우회하려는 자인 광인에게 다가가기 위한 추가적 거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이것은 정신요양원 내부에서 행사되고 있는 권력이 현실 그 자체의 권력으로도 유효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여기에 정신의학 권력의 또 다른 측면이 있다. 이렇게 해서 동시에 두 원칙이 발견된다. 한편으로 정신요양원은 다른 모든 압력으로부터 절대적으로 독립된 폐쇄된 장으로서 기능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그러므로 절대적인 권력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완전히 단절된 이 정신요양원 자체가 현실 그 자체의 재생산이어야 한다. 즉, 현실의 체계가 정신요양원 내부에서 복제되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따라서 현실에 권력을 부여함과 동시에 현실의 토대 위에 권력을 기초하는 것, 이것이 정신요양원의 동어반복이다.
정신요양원에서의 ‘현실’의 적응
정신요양원 내부에 현실의 작용이 도입되고 기능하는 방식은 우선 타자의 의지이다. 타자 쪽에 더 큰 권력이 있다는 것, 타자는 언제나 광인보다 훨씬 많은 권력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것이 광인을 복종시켜야 하는 최초의 현실이라는 멍에이다. 두 번째로 광인을 복종시켜야 할 현실이라는 다른 유형 혹은 멍에로서 포착된 것은 이름이나 과거에 대한 학습 및 과거를 상기할 의무를 통해 표명되는 멍에였다. 세 번째 현실은 병의 현실 그 자체, 오히려 광기의 현실, 양의적이고 모순적이며 현기증을 일으키는 광기의 현실이다. 광인에게 그의 광기가 확실히 광기이고, 그가 실제로 아프다는 것을 언제나 분명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병과 관련해서 그 병으로서의 지위를 거부하고 병의 지위를 통해 야기되는 모든 이익도 더불어 거부하려면, 병의 내부에서 그것에 활력을 불어넣고 잇는 유해한 욕망을 몰아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현실의 네 번째 형태는 돈, 욕구, 노동의 필요성과 관련된 기술들에 대응하는 모든 것, 교환과 유용성의 체계 전체이며 필요를 채우는 의무이다. 이 네 가지 요소가 정신요양원 안에 침투하는 것이고, 정신요양원 내부에서 정신요양원의 체제가 분절되는 지점이며, 그로부터 정신요양원 내에서 투쟁의 전술이 수립되는 지점이다.
현실을 구성하는 이 네 가지 요소의 존재, 혹은 이 네 가지 요소가 침투케 하기 위해 정신요양원의 권력이 현실에서 행하는 여과는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중요하다. 첫 번째 이유는 그 네 가지 요소가 정신의학의 실천 내에 정신의학의 역사를 통해 집요하게 발견되는 몇몇 문제를 편입시키기 때문이다. 1) 환자가 피해갈 수 없는 어떤 종류의 권력을 보유한 자인 의사에 대한 환자의 의존, 복종의 문제가 편입된다. 2) 고백, 과거의 상기, 말하기, 자기 자신의 인정 등의 것에 관한 문제 내지 실천이 있다. 3) 광기를 현실에서 광기로서 존재케 하고 있는 욕망의 문제, 비밀임과 동시에 받아들일 수 없는 욕망의 문제를 모든 광기에 제기하기 위한 수법이 정신의학의 실천 속에 편입된다. 4) 돈, 금전적 보상의 문제가 있다.
이 네 가지 요소가 중요한 것은 정신의학의 역사, 정신의학 실천의 집성 내에 그 기술들, 그 문제들이 놓여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것들을 통해 치유한 개인이 어떤 자인지가 규정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신요양원에서 실행되는 일상적이고 직접적인 신체적 예속화의 절차이며, 그것에 의해서 4중의 현실을 담지한 자가 치유된 개인으로서 구성된다.
의학적으로 특징지어진 공간인 정신요양원과 그 의학적/행정적 지도의 문제
4중의 예속화는 규율 공간 내부에서 규율 공간 덕분에 행해진다. 그러나 병영, 학교, 고아원, 감옥과 정신요양원이 다른 점은 정신요양원이 의학적 공간으로 특징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18세기 말까지 광기에 걸린 사람들을 규율에 복종시키기 위한 장소는 의학적 장소가 아니었다. 19세기가 되면 지극히 일반적인 방식으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단언이 발견된다. 한편으로 광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도이고 체제라는 단언,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이런 지도는 의학에 종사하는 자의 손에 맡겨야만 한다는 단언이다.
19세기는 한편으로는 질병학, 정신질환의 병인론, 정신질환의 가능한 기질적 상관관계에 대한 병리해부학적 탐구가 발달했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과는 별개로 지도의 전술적 현상의 총체가 있었다는 것이다. 의학적 이론과 실제의 지도의 실천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은 많은 방식으로 표출된다. 첫 번째로, 병원 내부에 갇힌 사람들과 어떤 종류의 지식을 소유하고 그 지식을 개개의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자인 의사 사이에 있었던 것은 지극히 불확실한 관계였다. 또한 그 시대에 환자들이 정신요양원 내부에 실제로 배치되었던 방식은 이론적 텍스트 속에서 발견되는 정신질환의 질병학적 분류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었다. 병원 안에서 구체적으로 수립되는 것은 다른 분할이었다. 또 다른 증거가 있다. 의학적 이론을 통해 의료적 조치로 규정되어 있던 모든 것이 이제는 치유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지도의 기술 내부에서 아주 신속하게 재활용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의학적 조치의 활용 자체가 흔히 신체의 표면이나 내부에 정신요양원의 규율을 연장하는 것이었다.
정신의학의 지식의 표식:
정신요양원의 이런 권력을 의학적인 것으로 표시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무엇보다 의사를 신체적으로 현전시키는 것이라고 푸코는 생각한다. 정신요양원의 공간을 정신과 의사의 신체에 동화시키는 것이다. 이는 여러 다른 방식으로 표명된다.
우선 환자가 대면해야 하고, 또 소위 현실의 다른 요소들이 통과해야 하는 것으로서의 최초의 현실은 정신과 의사의 신체 그 자체인 것이다. 두 번째로 정신과 의사의 신체는 모든 곳에 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정신과 의사의 신체는 정신요양원 행정의 모든 부분과 직접 소통하고 있어야 한다. 즉, 정신과 의사의 신체는 정신요양원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정신요양원을 의학적 장소로서 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 정신요양원이 의학적 장소여야 한다는 것은 우선 환자가 의사의 소위 편재하는 신체 앞에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며, 결국 의사의 신체 내부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왜 의사여야 하나? 이 문제는 정면으로 논의되지 않았고 지속적으로 갈등이 있어왔다. 이 갈등은 다른 척도로 옮겨가 19세기 내내 병원이 기능할 때 운영자와 의사 중 누가 우위에 있어야 하는지의 문제와 함께 재발견된다. 프랑스에서는 의사가 우위에 있어야 한다고 해결되었다. 왜 의사여야 할까? 지식의 내용 때문이 아니라 지식의 표식이 합법적으로 부여하는 보충적 권력 효과 때문인 것 같다. 지식의 표식이란 어떤 것일까?
① 심문기술
심문은 환자로 하여금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행해져야 한다. 결코 환자가 길게 이야기하게 내버려둬서는 안 되고, 그의 이야기를 규범적이고 동시에 항시 동일하며 일정한 질서로 계속되는 상당수의 질문을 통해 끊어야 한다는 것이다. 심문은 환자로부터 끌어낼 수 있는 정보를, 환자에 대한 영향력을 의사에게 부여하는 의미 작용이라는 외관으로 몰래 대체하기 위한 방식이다.
② 의료적 조치와 처벌 작용
의사를 의사로서 기능케 하는 지식의 표식을 구성하기 위해 환자를 끊임없이 감시하고 환자에 관해 끊임없이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 또한 의료적 조치와 지도를 이중의 방식으로 작용시켜야 한다. 환자를 처벌할 대는 그것이 치료로서 유용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환자에게 확신시킬 필요가 있다. 한편 환자에게 치료약을 처방할 때는 처벌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믿게 해야 한다. 정신요양원이 기능하는 데 본질적인 치료약과 처벌의 이 이중의 작용은, 치료약 혹은 처벌일 수 있는 것에 대한 진실을 소유한 자가 거기에 있다는 조건 아래서만 확립될 수 있다.
③ 임상적 제시
임상교육의 거대한 작용은 매우 중요하다. 하나의 연출된 무대 내부에 환자를 출현시켜서, 의사는 환자를 진찰함과 동시에 학생에게 교시하는 이중의 역할을 한다. 왜 임상교육이 중요할까? 첫 번째로 의사는 환자에게 자기 주위에서 자기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을 보여줘야 한다. 두 번째로 임상교육을 통해 의사가 환자를 심문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환자를 심문하거나 환자의 대답에 주석을 달면서, 자신이 환자의 병에 대해 여러 가지로 알고 있다는 것, 학생들 앞에서 그것에 대해서 말하거나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환자 자신에게 보여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셋째로, 임상교육이 환자를 소위 일회적인 방식으로 심문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학생들 앞에서 사례에 관한 전반적 병력을 상기시키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환자는 그런 역할을 행함으로써, 즉 무대 앞에 의사와 나란히 나와서 자신의 병을 남 앞에 드러내고 의사의 질문에 답함으로써 자신이 의사를 기쁘게 하고 있다는 것, 자기가 어느 정도까지는 의사를 고생시키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깨닫게 된다. 이렇게 해서 타자의 권력, 정체성의 법칙, 광기의 고백, 경제체제 네 요소가 임상교육 속에서 다시 발견된다. 그리고 그 결과 환자의 임상적 현시라는 이 유명한 예식이 정신의학의 권력을 발생시키게 되는 것을, 아니 오히려 정신요양원의 일상생활에서 획책되는 정신의학의 권력을 증폭시키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초기 정신과 의사가 정신요양원 내부에서 의사로 기능할 수 있게 한 것은 바로 그런 지식의 표식이다. 요컨대 정신과 의사의 신체와 정신요양원이라는 장소의 동일화를 통해, 지식의 표식과 그것을 가로질러 작용하는 현실의 네 형태를 통해 어떤 의학적 인물의 형성을 포착할 수 있다. 한편으로 의학적인 것으로서 표식되기 때문에 다른 모든 규율장치와 구별되는 어떤 규율공간, 어떤 규율장치가 완전히 특수한 방식으로 구성된다. 다른 한편으로 의학적인 것으로 표식됨으로써 다른 모든 규율 공간과 관련한 정신요양원의 특징이 표식된다 해도, 이것은 어떤 이론 내에서 정식화된 정신의학의 어떤 지식이 정신요양원 내부에서 활용된다는 뜻이 전혀 아니다.
정신요양원에서의 ‘권력의 미시물리학’
광인의 신체와, 그 위에서 그것을 지배하고 그 위로 돌출하는 동시에 그것을 흡수해버리는 것으로서의 정신과 의사의 신체 사이의 작용, ‘권력의 미시물리학’의 근본적인 특징 중 하나를 포착할 수 있다. 정신의학의 권력은 정신요양원 안에서도 유지되지만 정신요양원 밖에서도 유지된다. 즉 1840~60년경에 정신의학 권력의 일종의 전파, 일종의 이주가 일어나고 있다. 일종의 권력의 물리학에서 신체의 예속화 전술인 정신의학의 권력, 현실을 강화하는 권력인 정신의학의 권력,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그것을 지탱하는 개인을 구성하는 것인 정신의학의 권력이 정신요양원 바깥으로 퍼져나갔다는 것이다.
심리학적인 것의 기능과 신경병리학의 출현
병리학이나 범죄학 등에서 작용하는 심리학적인 것의 기능들 하부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이런 권력이다. 이런 권력은 현실을 권력으로서 기능시킬 필요가 있다고 간주되는 모든 장소에서 발견된다. 만약 학교, 공장, 감옥, 군대 등에 심리학자가 나타났다면, 그것은 그 각 제도들이 현실을 권력으로서 기능시켜야만 하게 되는 바로 그 때 심리학자가 개입했기 때문이다.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심리학적 기능은, 전적으로 정신의학의 권력에서 파생되어 여러 다른 곳으로 흩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심리학적 기능의 역할은 무엇보다 먼저 현실을 권력으로서 강화하고, 권력을 현실로서 가치 매기면서 강화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이런 확산은 어떻게 일어난 것일까? 먼저 비정상적인 아이들에 대한 정신의학적 의미부여, 정신요양원 내부에서 광인과 백치가 분리된 바로 그 때 일종의 제도가 규정되기 시작하고 거기서 정신의학 권력이 활용되었다. 이런 정신의학적 의미부여에서 출발해 모든 제도를 이중화하는 것으로서 심리학을 기능시키는 확산의 체계 전체가 형성되었다.
다음으로, 백치에 대한 정신의학적 의미 부여에 있어서는 정신의학의 권력이 거의 그대로의 형태로 계속해서 효력을 갖는 데 비해, 정신요양원 내부에서는 거꾸로 매우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이중의 절차가 발생한다. 이 두 개의 절차는 어떤 것일까? 우선 신경병리학의 출현이었다. 그 이래로 현실에서 신체적 수준에서 병에 걸린 자와 기질적 병변의 수준에서 어떤 병인도 지정할 수 없는 자를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이래로 정신질환이 진짜인지, 진정한 것인지 등의 문제가, 해부학적 상관관계를 갖지 않는 정신질환을 실제로 진지한 병으로 간주해야 하는지 같은 물음이 제기되었다.
신경학이 정신질환의 세계 전체에 대해 갖기 시작한 이런 종류의 의심과 상관적으로, 정신의학의 권력에 대해 진실과 거짓이라는 관점에서 계속 응답해온 환자들의 작용 전체가 있었다. 환자들은 위장이라는 작용으로 응수하고 있었다. 의사들이 마침내 신경병리학적 지식이라는 새로운 지식의 내용을 들여왔을 때 환자들은 다른 유형의 위장, 요컨대 히스테리 환자에 의한 간질과 마비 등, 대체로 신경병의 거대한 위장을 통해 응수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정신의학의 권력 내부 자체에서 형성되었고, 또 정신의학 권력의 근간이 되었던 주요 요소가 어떤 방식을 통해 정신요양원 제도 바깥에서 다시 다뤄지게 되었는지의 문제가 있다. 현실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어떻게 해서 정신의학과는 다른 것이라고 자칭하는 하나의 실천, 요컨대 정신분석학의 실천 내부에서 작용하게 되었을까? 여러 요소들을 재검토해볼 때 그 요소들을 떼어내어 출현시키기 시작한 것은 정신요양원 규율 내에서의 정신의학 권력의 작용 그 자체이다.
정신의학 권력의 삼중적 운명
정신의학의 권력에는 삼중의 운명이 있다. 우선 정신의학의 권력은 정신박약의 교수법에서, 1840~60년대 이후에도 오랫동안 낡은 형태로 집요하게 존속될 것이다. 다음으로 정신의학의 권력은 정신요양원 내부 자체에서 신경학과 위장의 작용을 통해 정교화되어 작용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3의 운명으로서의 정신의학의 권력은 정확하게는 정신의학적이지 않은 것으로 주어지게 되는 어떤 실천 내부에서 반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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