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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강. 1974년 1월 16일.
정신의학의 권력이 일반화되는 양태들과 유년기의 정신의학화
1. 백치이론에 대한 이론적 특수화, 발달의 기준, 백치의 정신병리학과 정신지체의 출현, 에두아르 세갱: 본능과 비정상성
말하자면 여기서는 발달이라는 개념이 여전히 아주 단순화되어 사용되죠.
그런데 그런 단순화에도 불구하고, 있거나 없거나, 향유하거나 하지 못하거나 하는 것으로서의 발달이 기준으로 사용되게 됨으로써 이론적 영역의 격자화에 중요한 상당수의 정교화가 가능해집니다.
첫 번째로 그것을 통해 시간적 경과를 둘러싼 분명한 구별이 가능해집니다.
두 번째로 진행유형상의 차이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징후상의 차이입니다. 치매 속에는 언제나 과거에 속하는 것으로서 지적 능력 혹은 망상 등의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어떤 것이 다소간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서 백치는 과거를 갖지 않는 자입니다. (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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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발달이라는 개념은 몇몇 구별을 가능케 합니다. 그리고 병을 규정하는 것의 특징과 신체장애, 괴물성, 병이 아닌 것에 속하는 것의 특징이라는 두 종류의 특징을 구분할 수 있게 해줍니다. (298) 세갱은 엄밀한 의미에서의 백치와 정신지체아를 구별합니다. 백치는 발달의 부재가 아니라 정지입니다. 그에 반해 정신지체아는 또래의 다른 아이들보다 더 느리게 발달하는 자입니다.
1) 그것은 이제, 에스키롤의 발달과 같이, 사람이 갖거나 잃는 것이 아닙니다. 발달은 기질적 삶과 심리적 삶에 모두 관계되는 어떤 절차이며, 신경 내지는 심리의 조직화, 기능, 행동양식, 습득 등이 거기에 배분되는 어떤 범위입니다. (299)
2) 이 시간적 범위는 어떤 의미에서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인 것입니다. 따라서 발달은 어떤 사람이 자신 안에 갖고 있는 잠재성이라기보다는 어떤 사람이 그것과 관련해 자신을 자리매김하는 일종의 규범인 것입니다.
3) 발달의 규범에는 두 개의 변수가 있습니다. 먼저 시간적 범위를 통해 발달의 이러저러한 단계에서 지체될 수 있습니다. (정지=백치) 다른 하나의 변수는 어느 단계에서 정지하느냐가 아니라 그 시간적 범위를 어떤 속도로 주파하느냐에 관련됩니다. 그리고 정신지체자란 바로 어느 단계에서 정지된 자가 아니라 속도가 더딘 자입니다. 이를 통해 정체에 대한 병리학과 완만함에 대한 병리학이라는 상호보완되는 두 개의 병리학이 생겨납니다.
4) 여기로부터 이중의 기준이 생겨나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백치가 어떤 단계에서 정지한 자이기 때문에 백치의 정도는 성인의 규범성에 비추어 측정되게 됩니다. 즉 성인이, 현실적인 동시에 이상적인 발달의 종착점으로서 나타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선 성인이 규범으로서 기능한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완만함이라는 변수는 다른 어린이들에 의해 규정됩니다. 따라서 백치와 정신지체가, 발달의 최종단계로서의 성인과 발달의 평균 속도를 규정하는 것으로서의 어린이라는 규범을 설정하는 두 심급과 연관되어 자리매김됩니다. (300)
5) 백치, 게다가 정신지체가 이제는 병으로 규정되지 않습니다. 에스키롤에게 백치란 어떤 것의 부재였습니다. 이에 반해 세갱에게 백치와 정신지체자는 병자가 아닙니다. 그들은 어떤 단계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거나 너무 늦게 도달한 자들입니다. 즉 백치는 어린이의 일종으로, 이제 유년기에 귀속됩니다. (301) 그리고 유년기의 시간성 내의 한 단계에 침잠해 있는 이런 자들을 돌보는 것은 모든 어린이를 돌보는 것과 본성상 다르지 않습니다. 즉 백치나 정신지체자를 치유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저 그들을 교육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302)
6) 발달의 정지나 그 극단적 완만함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는 그 어떤 것을 세갱은 ‘본능’이라 명명합니다. 본능은 유년기에 처음부터 주어지며 백치 내지 정신지체의 내부에서 전체에 통합되지 않은 야생의 상태로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302) 그래서 결국 정신박약의 이런 분석을 통해 유년기 내부에 문자 그대로의 의미에서 병적인 것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과 성인이라는 두 규범성과 관련해 일탈되어 있는 몇몇 조직화, 몇몇 상태, 몇몇 행동양식이 특수화되어 출현하게 됩니다. 여기서 발견되는 것은 바로 비정상성이라 할 수 있는 어떤 것입니다. 백치아 혹은 정신지체아는 병든 어린이가 아니라 비정상적인 어린이인 것입니다. 그런 비정상성이 해방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본능입니다. 즉 그것은 징후가 아니라 자연적인 것임과 동시에 무정부상태이기도 한 듯한 여러 요소들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여러 징후와 병의 관계는 여러 본능과 비정상성의 관계와 동일한 것이 됩니다. 그리고 바로 그런 비정상성의 새로운 범주를 의학이 독점해 그것을 정신의학화한 것이 정신의학의 권력을 전파하는 원리가 된 것입니다. (303)
2. 정신의학의 권력에 의한 백치의 제도적 병합, 백치의 ‘도덕요법’ : 세갱, 백치를 감금하고 백치에게 위험성의 낙인을 찍는 절차, 퇴행 개념에의 호소
그런데, 이론적으로는 정신이상과 백치가 분명하게 분할되는 그 시기에 그렇게 서로 구별되고 있었던 것을 동일시해버리는 일련의 제도나 행정적 조치가 있었습니다. 이론적 구별과 동시대적으로 일어나는 이런 제도적 병합은 실제로는 무엇에 부응하고 있는 것일까요? 우선 도처에서 정교화되고 있는 초등교육에 의해서 정신지체나 정신박약이 여과되고 백치가 포착되어 학교 시설 내부에서 문제를 발생시키게 되어 서서히 정신요양원으로 내몰리게 된 것입니다. 필립 레는 백치-치우-정신박약을 포착하기 위해 학교 교사에게 문의하는데, 그 질문은 바로 학교 교육의 본성과 그 가능성에 관한 것이 됩니다. 그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인지, 소란스러워서 눈에 띄는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인지 학교에 다니는 것조차 불가능한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인지 등을 묻게 됩니다. (308) 이렇게 초등교육은 정신지체라는 현상의 여과기 및 준거로서 실제로 이용되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어린이들을 어디에 둬야 좋은가라는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어린이들에게 실시되어야 할 학교 교육이나 학교 교육을 받는 어린이들의 능력과 관련해 제기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물음은 그들 부모의 직업과 관련해 제기됩니다. 즉 백치인 아이들에게 필요한 돌봄이 부모의 직업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문제였던 것입니다. 이것은 초등학교에 관한 법률을 확정할 때의 정부의 배려에 정확히 호응하는 것입니다. 1890년경에 ‘보호원’이라고 불리는 탁아소나 보육원이 설립되고 어린이들에게 학교교육이 실시되는데, 이것은 어린이들에게 장래의 직업을 위한 능력을 함양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부모가 아이들의 치다꺼리를 하지 않아도 되게끔 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309) 특히 몸이 부자연스러운 백치를 집에서 돌보려고 할 때 그로 인해 그 집안 사람들의 급료와 능력이 낭비되고 그 결과 가족 전체가 빈곤에 빠지게 된다. 인류애와 적절한 정책이 요구되는 이유는 그런 불행한 자들을 가족이 부담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백치와 광인이 제도상에서 동일시되는 것(감금과 지원에 관한 법률)은 바로 부모가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310)
그리고 백치의 교육방법을 완전히 규범적인 것으로 규정하는 그 실천의 내부에서 바로 정신의학 권력의 메커니즘이 발견됩니다. 백치와 비정상인 교육은 순수상태에 있는 정신의학의 권력인 것입니다. 세갱에 따르면 문제는 교사와 백치아의 두 의지의 대결입니다. 왜냐하면 백치아는 의지를 갖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의지를 갖지 않으려는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며, 또 그것은 바로 본능을 특징짓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312) 본능은 무엇을 뜻할까요? 본능은 성인의 의지로 구성되지 않으려는 의지입니다. 즉 모든 타인의 의지와 대립하는 무수한 작은 거부인 것입니다.
여기서도 광기와의 대립이 발견됩니다. 백치란 집요하게 “아니”라고 답하는 자입니다. 이에 반해 광인은 “그래”라고 답하는 자입니다. 광인은 의지가 고양되면 잘못된 사항에 대해서조차 “그래”라고 말하게 됩니다. 세겡에게 백치는 모든 것에 대해 무정부적이며 집요한 방식으로 “아니”라고 답하는 자입니다. 그리고 이런 이유로 교사의 역할은 광인을 대적하는 정신과 의사의 역할과 완전히 닮아 있다는 것입니다. 정신과 의사는 광인의 “그래”를 통제해 “아니”로 바꿔야 합니다. 백치와 대면하는 교사의 역할은 “아니”를 통제해 승낙의 “그래”로 바꾸는 것입니다. (313)
그리고 광인에게 정신과 의사의 신체가 관여하듯이 이 특수교육에는 교사의 신체가 관여해야 합니다. 세갱은 가시적인 신체 내에 있는 교사의 이런 지상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그것을 실천합니다. (314) 우선 가정의 전권 찬탈, 교사가 어린이의 절대적 교사이자 주인(master)이 되는 것입니다. 백치아와 교사의 지상권의 이런 격투를 세갱은 이론화하고 실천합니다. 신체를 전면적으로 포획(5주 동안 학생의 자세를 교사의 신체를 이용해 억압적으로 고정시킴)하는 것이 신체의 예속화와 통제를 유효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백치에게 세상의 현실에 대한 접근, 사물의 여러 차이에 기울이는 주의는 교사를 지각함으로써 시작(4개월 동안 eye-contact 시도)됩니다. (315) 여기서 발견되는 것은 정신과 의사의 신체를 중심으로 모든 권력이 조직화된다는 정신의학의 권력이 갖는 매우 명확한 특징입니다. (317) 여기서 볼 수 있는 것은 학교 교육과 관련한 정신의학 권력의 동어반복입니다. 한편으로 학교권력은 정신의학의 권력과 관련해 현실로서 기능합니다. 즉 정신의학의 권력은 그런 현실과의 관계에서 정신지체인자를 포착하고 특수화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정신의학의 권력은 이런 현실에 추가적 권력을 부여하면서 그것을 정신요양원 내부에서 기능시키는 것입니다. (318)
따라서 백치의 이론적 특수화와 정신의학의 권력에 의한 백치의 실천적 병합이라는 두 절차가 있는 것입니다. 지방자치 단체 내지 당국의 백치에 대한 지원을 승낙하게 만들려면 백치가 위험하다는 사실, 즉 그가 방화나 살인 그리고 강간 등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보여줘야 했습니다. 1840~50년에 의사들은 백치가 위험하다고 비난해야만 하는 것을 한탄했던 반면에 이후로는 조금씩 의학 문헌 속에 백치가 위험하다는 사고방식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게 되고, 소위 정신빈약자에게는 낙인이 찍히고 실제로 위험한 자로 간주되게 됩니다. (320)
바로 백치를 중심으로 재구성된 이런 일족을 통해 비정상적 유년기라는 것이 구성됩니다. 정신의학 영역에서 비정상성의 범주는, 19세기에는 성인과 전혀 관계 없이 어린이와 관련된 범주였습니다. 광기에 걸린 자가 성인이라는 것과 반대로 비정상적인 자는 어린이가 된 것입니다. (322) 그리고 백치아를 통해 제기된 실천적 문제들을 통해 정신의학은 이미 광기를 관리하거나 교정하는 권력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일반적이고 더 위험한 것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정신의학은 비정상인에게 행사되는 권력, 요컨대 비정상성이 무엇인지를 규정하고 그것을 관리하며 그것을 교정하는 권력이 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1) 정신의학이 비정상적인 것에 관한 과학임과 동시에 권력이기도 한 유일한 것으로서, 이제는 자신의 주위에 존재하는 규율의 체제 전체에 자신을 접속시킬 수 있게 됩니다. 학교, 군대, 가족 등의 규율과 관련한 비정상적인 모든 일탈, 모든 비정상성을 정신의학은 스스로 떠맡을 수 있게 됩니다. 우리 사회에 정신의학의 권력이 일반화되고, 전파되며, 확산된 것은 이렇게 비정상적인 어린이의 구분이라는 길을 통해 일어난 것입니다.
2) 광기에 행사되는 권력이자 비정상성에 행사되는 권력인 정신의학에는 다음과 같은 종류의 내적 의무, 즉 비정상적인 어린이와 광기에 걸린 성긴 간에 존재할 수 있는 관계의 규정이라는 내적의무가 부과됩니다. (323) 즉 정신의학은 어린이에게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본능의 운명을 밝힘으로써, 비정상적인 어린이와 광기에 걸린 성인이 접합되리라 기대하게 되는 것입니다. (324) 다른 한편으로 본능 개념과 마주보는 또 하나의 중요한 개념은 퇴행입니다. (325)
퇴행자는 부모나 선조가 남긴 광기가 낙인 혹은 표식으로서 그의 위에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어린이입니다. 즉 퇴행은 소위 부모가 어린이에게 야기시킨 비정상성의 효과입니다. 동시에 퇴행된 어린이는 비정상적인 어린이며, 그 비정상성은 몇몇 특정한 상황에서, 또 몇몇 우발적 사건 이후에 광기를 유발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퇴행은 어린이가 어른이 되고 나서 광인이 되는 것을 가능케 하는 비정상의 인자이며, 선조의 광기가 어린이에게 비정상성의 형태로 표출된 것을 일컫습니다. (326) 이렇게 해서 이 퇴행 개념은 가족을 비정상성과 광기라는 이중의 현상을 지탱하는 일종의 근간으로 만들어버립니다. 비정상성이 광기로 귀결되고, 광기가 비정상성을 발생시키는 이유는 우리가 이미 가족이라는 집단적 근간 내부에 있기 때문입니다.
3) 정신의학의 일반화의 원리는 어른 쪽이 아닌 어린이 쪽에서 발견됩니다. 그것은 정신질환이라는 개념의 일반화된 사용 내에서가 아니라 역으로 비정상성의 영역의 실천적 분리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세 번째 결과에 도달합니다. 장차 정신분석학의 영역이 될 것의 출현, 즉 본능의 가족적 운명의 출현을 목전에 두게 된 것입니다.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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