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예찬 4장 -알랭 바디우 2021.3.7 바다사자

『사랑예찬』 알랭 바디우 2021.3.7. 바다사자

 

4. 사랑의 진리

Q. 사랑이 “진리의 절차”란 어떤 의미?

 사랑은 어떤 형태의 진리가 구축되는 하나의 경험, 둘에 관한 진리이며 있는 그대로의 차이의 진리(51)

 모든 사랑은 자기 고유의 방식으로 차이에 관한 새로운 진리 하나를 생산함. 진정한 사랑이 휴머니티 전반과 관련 있는 것은 이 때문. 사랑 이야기들이 대중의 엄청난 관심을 끄는 이유는 사랑에 보편적인 무엇이 있기 때문인데 그것은 모든 사랑이 둘이 되는 진리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제시해주며 어떤 사랑이라도 새로운 증거를 우리에게 부여해 주는 것임. 사랑이 자신의 모든 의미를 철학에 부여하는 것은 바로 진리를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52).

 

Q. 사랑에는 선언의 단계가 존재, 사랑을 말하는 행위가 중요한 이유는?

 만남은 우연의 놀이, 이 우연은 어떤 주어진 한순간에 고정, 즉 지속성을 촉발해야 함. 단순한 만남이 세계의 재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은(53) 소소한 삶의 근본적인 사건이 끈질기게 지속됨으로써 보편적인 의미를 생산하게 되는 것(54).

 사랑을 선언하는 것은 ‘만남-사건’에서 진리 구축의 시작 단계로 이행하는 것, 시작이라는 형식 안에 고정시키는 것임. 이렇게 시작된 것은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고 하나의 필연처럼 등장하는 세계의 경험이고 새로움으로 가득 찬 것. 이렇게 해서 우연이 고정되는 것, 사랑의 선언은 우연에서 운명에 이르는 이행의 과정이고 위태로운 것이며 어마어마한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는 것임(55).

 “나는 너를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은 하나의 우연으로부터 지속성·끈덕짐·약속·충실성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것이며 충실성이란 견고한 구축으로 이행함을 의미함(56).

 

Q. 충실성이라는 개념의 의미는?

 충실성은 지속성을 구축하는 약속, 끈질긴 승리를 지칭, 지속성과 한 세계의 탄생 속에서 나날이 극복된 만남의 우연을 지칭하는 것.

 ‘영원히 사랑할거야’라는 사랑은 존재한다. 사랑의 끝이(57) 늘 재앙을 불러오기 때문.

 “너를 언제고 사랑한다”는 우연을 영원에다 기록하고 고정시키는 것, 우연의 고정, 그것이 영원의 통고, 모든 사랑이 영원을 선언함. 사랑의 선언 이후에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영원을 시간에 기록하는 것, 바로 이것이 사랑이기 때문. 시간 속에서 할 수 있는 바로 그만큼 실현되고 전개되는 것이 영원의 선언(58).

 사랑을 포기하면 삶이 완전히 무미건조해짐. 사랑은 하나의 강력한 힘이며 주관적인 어떤 힘, 사랑은 순간에 일어난 우연에서 시작되어 영원을 제안하게끔 만드는 보기 드문 경험 중 하나임(59).

 

Q. 아이는 “둘”을 결집시키는 “하나”일까? 둘을 분리해버리는 셋일까?

 사랑의 진정한 종착점은 하나의 증거인 아이가 존재할 때(60). 하나의 지점은 하나의 사건이 긴밀해지는 특이한 한순간이며 이 순간에 사건은 변형되고 “다시 선언”하도록 강제하면서 재연되는 것. 하나의 지점이란 하나의 진리를 구축하는 과정들이 사건을 받아들이고 선언했던 최초의 순간에 그렇게 했던 것처럼 근본적인 선택을 갑작스레 다시 취할 수 밖에 없게끔 강제하는 그런 순간을 말함. 이때 “나는 이 우연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원하며, 떠맡는다”고 다시 한 번 말해야 함. 사랑의 경우 빈번히 그리고 급박하게 사랑의 선언을 다시 해야 하는 것(61).

 아이는 사랑에서 하나의 지점이라는 형태로 사랑의 과정에 속하게 됨. 아이는 하나이기 때문에 결국 둘을 아이 주위로 재편성해야 하며 아이 이전의 방식으로 함께하는 경험을 지속하지 못함.

 사랑이 애초에 격렬한 실존적 위기이기도 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음(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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