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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존 스튜어트 밀 2021.3.7. 바다사자

 

1장 머리말

 

사회가 개인을 상대로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의 성질과 그 한계를 살펴보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21).

까마득한 옛날에 자유는 정치 지배자의 압제에서 보호받는 것을 의미했다. 지배자와 일반 인민이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것이 불가피한 것처럼 인식되었다. 한 사람이나 한 부족, 한 계급이 지배 권력을 장악했는데 어떤 경우에도 피지배자들을 위해 권력은 행사되지 않았다. 한 나라 안에서 약자들이 강자들의 침탈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힘이 센 최고 강자가 하나 있어야 했다(22).

약자들은 최고 권력자가 행사할 수 있는 힘의 한계를 규정하고자 했다. 권력에 제한을 가하는 것을 바로 자유liberty라고 일컬었다. 권력을 제한하는 방법은 첫째, 정치적 자유 또는 권리라는 불가침 영역을 설정한 뒤 권력자가 이를 침범하면 저항이나 반란을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는 것, 둘째, 국가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구성원 또는 대표기관의 동의를 얻도록 헌법으로 규정하는 것이다(23).

사회가 발전하면서 고위직 관리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일꾼 또는 대리인이며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존재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일정 임기의 지배자를 선거를 통해 뽑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지배자와 인민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지배자의 이익이 국민의 이익이 되고 의지가 되어야 하는 시대다. 따라서 국민이 자신의 의지를 견제할 필요가 없어졌다(24).

권력을 행사하는 인민은 그 권력이 행사되는 대상과 늘 같은 것은 아니다. 각자가 자기 이외 나머지 사람들의 지배를 받는 정치 체제가 되고 있다. 정부가 개인들에게 행사하는 권력에 일정(26)한 제한을 가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다수의 횡포는 온 사회가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될 큰 해악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다수의 횡포도 주로 공권력 행사를 통한다. 정치적 권력 기구를 빌려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그릇된 목표를 위해 권력을 휘두를 때 횡포는 가공할만한 것이 된다. 개인의 사사로운 삶 구석구석에 침투해, 마침내 그 영혼까지 통제하면서 도저히 빠져나갈 틈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27).

집단의 생각이나 의사가 일정한 한계를 넘어 개인의 독립성을 함부로 관여하거나 간섭해서는 안 된다. 개인의 독립성과 사회의 통제 사이에서 적절한 접점을 찾아야 한다. 무엇이든지 누군가에게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 여부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제약을 가할 힘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다(28). 정답은 불가능하다. 시대에 따라 답은 항상 다르다.

관습이라는 것은 제2의 자연이다. 정확하게 자연을 지속적으로 왜곡하고 있다. 관습은 사람들이 만든 행동 규칙의 타당성을 전혀 의심하지 못하게 만드는데 이성적 토의의 대상이 아니라는 일반적 인식 때문에 이런 속성이 강화되고 있다(29).

개인의 판단 기준에 영향을 받는 것은 이성, 편견, 미신, 사회적 호감, 사회적 반감, 부러움, 질투, 교만, 오만 등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욕망이나 자기 염려가 결정 인자가 된다. 어떤 계급이 떠오르는 곳에서는 그 계급의 이익과(30) 계급적 우월 의식이 그 사회의 도덕률을 크게 좌우한다.

사람들에게는 맹목적으로 추종 또는 기피하는 노예근성이 있다. 노예근성은 이기심을 근본으로 하지만 위선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것은 극단적인 증오심을 낳는다. 한 사회의 도덕감정을 형성하는 데는 여러 하찮은 요소가 영향을 끼치지만 사회 전체의 명백한 이해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공감과 반감도 그에 못지 않는 중요한 작용을 한다(31).

대부분의 사람들은 종교적 신념만은 한마음으로 꾸준히 지켜왔다(32). 종교적 소수파들은 상대방에게 종교적 관용을 호소할 필요를 느꼈다. 이 싸움을 통해 사회가 개인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원리의 중요한 토대가 확보되었다. 특히 종교 자유의 위대한 저술가들은 양심의 자유가 결코 침해되어서는 안 될 권리이며 각 개인의 종교적 믿음에 대해 절대적 자유를 누려야만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33).

정부의 간섭이 옳은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 손쉽게 판단할 수 있는 공인된 원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가 개인에 대해 강제나 통제-물리적 제재인 법이나 도덕적 강권인 여론의 힘-를 가할 수 있는 경우를 최대한 엄격하게 규정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35).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 가지, 자기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뿐이다. 자신의 물질적 또는 도덕적 이익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 간섭하는 것도 일절 허용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행위에 한해서만 사회가 간섭할 수 있다. 개인이 당연히 절대적인 자유를 누려야 한다. 자기 자신, 즉 자신의 몸이나 정신에 대해서는 각자가 주권자인 것이다(36).

이 원리는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에게만 적용될 수 있다. 미개 사회나 미성년자인 경우는 다르다. 미개인들을 개명시킬 목적에서 그 목적을 실제 달성하는 데 적합한 수단을 쓴다면, 이런 사회에서는 독재가 정당한 통치 기술이 될 수도 있다(37). 그러나 능력을 갖추게 되면 어떤 강제도 그들에게 이익을 주는 수단이 될 수 없다. 오직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지킬 필요가 있을 때만 강제가 허용되는 것이다.

효용은 모든 윤리적 문제의 궁극적 기준이 된다. 이 효용은 인간의 항구적인 이익에 기반을 둔, 가장 넓은 의미의 개념이어야 한다. 오직 다른 사람의 이익에 영향을 주는 행위에 대해서만 외부의 힘이 개인의 자율성을 제한할 수 있다(38).

자신에게만 영향을 주는 어떤 사람의 삶, 또는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경우라도, 그것이 그들의 자유롭고 자발적이며 동의와 참여 아래 일어난 것이라면 사회가 관여해서는 안 된다.

인간 자유의 기본 영역(40-41).

첫째

내면적 의식의 영역, 모든 주제에 대해 가장 넓은 의미의 양심의 자유, 생각과 감정의 자유, 절대적인 의견과 주장의 자유

둘째

자신의 기호를 즐기고 자기가 희망하는 것을 추구할 자유

셋째

결사의 자유

자유로운 사회란 세 가지 자유를 절대적으로, 무조건적으로 누릴 수 있어야 완벽한 사회며, 가장 소중하고 유일한 자유란 각자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자유이다(41).

오늘날 정치 공동체의 규(42)모가 커진데다, 세속적 권위와 종교적 권위가 분리된 까닭에 개인의 사적인 영역에 법이 지나치게 관여할 수 없다. 그러나 사회적 도덕적 억압의 기제는 훨씬 강력해졌다. 오히려 개인 각자의 고유한 문제에 대한 억압이 더 심해졌다(43). 그러므로 생각의 자유에 집중해서 논의를 전개하려 한다(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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