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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5장 현실적용
원리의 사안 적용을 통해 내가 주장하는 두 개의 핵심 격률이 지니는 의미와 그 한계가 좀 더 분명해질 것(p. 197).
격률 1. 각 개인은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이해관계에 해를 주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만 영향을 끼칠 때 사회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
격률 2. 다른 사람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당사자가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p. 198).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힐 때, 또는 손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을 때만 사회가 간섭할 수 있지만, 그런 간섭이 언제나 정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결코 안 된다.
모두들 인정하듯이, 결과가 어떻든 각자가 이런 방식(경쟁 시험 등)으로 자기가 원하는 목표를 방해받지 않고 추구하는 것이 인류 전체에 이익이 된다. … 경쟁에서 이긴 쪽이 사회 전체의 이익과 어긋나는 방법 ― 이를테면 사기나 위약, 그리고 강압과 같은 것 ―을 쓴 경우에만 간섭 가능(p. 198-199).
오랜 투쟁의 산물이기는 하지만, 생산자와 판매자에게 완전한 자유를 줄 때 가장 싼값에 가장 높은 품질의 물건을 살 수 잇다는 사실이 널리 인식되고 있다. 이것이 이른바 ‘자유 거래’의 원리인데, 이는 지금까지 이 책에서 주장한 개인 자유의 원리와는 다른 근거에서 출발한다.
사회는 좋은 결과를 얻게 되리라는 자신감이 있을 때만 제약을 가하지만 기대한 대로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p. 200).
사정이 다 같다면, 통제하보다 각자 알아서 하게 내버려두는 것이 언제나 더 나은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자유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범죄나 사고를 미리 막기 위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어느 정도까지 허용될 수 있는가(p. 201)?
정부가 취하는 예방 조치는 사후에 처벌하는 것보다 남용되거나 개인의 자유를 위협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독약의 사례
선의를 가지고 유용한 목적으로 독약을 찾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무너진 다리의 사례
어떤 사람이 위험한 것으로 알려진 다리를 건너려 하는 것을 본다면, 그리고 그 사람에게 위험을 알려줄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그를 붙들어 돌려세운다고 해서 당사자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자유란 자기가 원하는 바를 하는 것인데, 그 사람이 강물 속으로 떨어지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p. 201-202).
독약 판매, 범죄에 이용될 수 있는 물건 판매시. 술에 취하는 경우
게으름으로 인한 자녀 양육 태만의 사례(p. 204)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일을 하라고 권유하는 것은 엄격한 의미에서 자기에게만 관계되는 행동이라고 할 수 없다. 누군가에게 충고하고 권유하는 것은 일종의 사회적 행위이기 때문에 타인에게 영향을 끼치는 다른 일반적인 행동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볼 수 있다(p. 205-206).
사람들이 무엇이든 자기에게만 관계되는 일에 대해 스스로의 책임 아래 자신이 보기에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대로 행동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 서로 의논할 자유도 똑같이 누릴 수 있어야 한다(p. 206).
사회나 국가가 사심을 품은 사람 또는 편파적일 수 밖에 없는 사람의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사실 그것(도박)을 금지한다고 하지만 완전히 막을 수 없다(p. 208).
술을 구입하는 비용을 올리면, 오른 만큼 수입이 늘지 않는 사람은 술을 사지 못하게 가로막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는 다시 마하면 특정 취향을 가진 사람에게 처벌을 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술과 맥주의 양, 술집의 제한 사례
이런 것은 노동자들이 ― 장차 자유의 특권을 누릴 수 있도록 ― 어린아이나 야만인 취급을 받으며 자제심을 키우는 교육을 받는 사회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어느 자유 국가든지 노동자 계급을 이런 식으로 대접해서는 안 된다(p. 211).
개인 자신에게만 관계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이 말은 여러 개인이 모였을 경우에도 적용된다. 즉 오직 그들 자신만 관계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상호 동의에 따라, 역시 그들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 그들에게만 관계가 되는 일이라 하더라도 상호 계약을 맺는 것이 필요하다(p. 212).
자신을 노예로 파는 사례
자유의 원칙이 자유롭지 않을 자유까지 허용하지는 않는다. 자유를 포기할 자유는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결혼의 사례
훔볼트에 따르면 결혼은 당사자 두 사람의 감정이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그 목적이 달성될 수 없는 특수한 것이다. 따라서 결혼 생활을 끝내고 싶을 때 둘 가운데 한 사람만이라도 명확하게 그 뜻을 밝히면 그것으로 충붆하다고 했다(p. 214).
나는 이미 모든 사람들이 인정할 수 있는 일반 원칙이 없는 탓에, 자유가 허용되지 말아야 할 상황에서 때로 자유가 주어지고, 반대로 자유가 허용되어야 할 곳에서 자유가 억압되는 일이 벌어진다고 언급했다. 현대 유럽 사회에서 자유의 감정이 아주 강렬하고 발산되고 있지만, 내가 볼 때 전적으로 잘못된 상황에서 그렇게 되는 경우가 있다(p. 216).
남편들의 아내에 대한 폭력, 자녀에 대한 통제권 행사
자기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노력하거나 희생하지는 않으면서 무상 교육의 기회가 주어질 때 그것을 받아들일지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아버지에게 위임하라는 것이다(p. 218)!
국가가 나서서 교육을 일괄 통제하는 것은 사람들을 똑같은 하나의 틀에 맞추어 길러내려는 방편에 불과하다. 국가가 교육을 통해 효과적으로, 그리고 성공적으로 사람들을 그 틀 속으로 집어넣으면 넣을수록 국가 최고 권력자(왕이든 성직자든 귀족이든, 또는 기존 세대의 다수파이든)들의 기쁨도 커진다. 그 결과 권력이 사람들의 정신을 장악하고 그 자연스러운 귀결로 육체까지 지배하게 된다.
어린 생명을 낳는다는 것 자체는 인간의 삶에서 가장 큰 책임감을 요구하는 일 가운데 하나이다(p. 222).
유럽 대륙의 여러 나라에서는 결혼 당사자들이 가족을 부양할 충분한 능력이 있음을 증명하지 못하면 결혼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를 국가의 정당한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p. 223).
정부의 간섭 ― 자유를 침해하지 않지만 ―을 반대하는 까닭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에서일 것이다(p. 224).
정부가 하기보다 개인에게 맡겼을 때 그 일을 더 잘 할 수 있을 만한 경우를 생각해보자.
2. 평균적으로 말해서, 일반 시민들보다는 공무원들의 능력이 앞선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공무원보다는 능력이 모자라는 당사자가 직접 어떤 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p. 225). … 지역적인 문제는 해당 주민들이 직접 처리하고 규모가 큰 사업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돈을 모아 경영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 국가가 특별히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각 개인들이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축적한 경험을 수집·보관·관리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불필요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다(p. 226).
3. 이미 비대해진 정부의 권력을 더 이상 강화시켜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벌써 많은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데 여기에 또 다른 권한을 덧붙인다면, 사람들이 품는 희망과 불안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활동적이고 야심만만한 시민들을 점점 정부 또는 집권을 꿈꾸는 정당의 눈치나 보는 존재로 전락시킬 것이다(p. 227). 행정기구가 더 효과적이고 과학적으로 조직될수록, 다시 말해 최고의 자격과 능력을 갖춘 공무원들을 채용하는 방식이 발전할수록, 그에 비례해서 그 부정적인 효과도 커진다.
반항심이 강한 나라의 사람들은 국가가 자기들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해주리라고 기대하는 데 익숙하다. … 자기들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그것은 전부 국가 책임이라고 생각하며, 혹 그 좋지 않은 일이 자기들의 인내 수준을 넘어설 경우에는 정부에 대항해서 혁명이라는 것을 감행한다. 그 후 다른 사람이 국민들의 합법적인 지지를 받아 또는 그런 절차 없이 권좌에 오른 뒤 관료들에게 명령을 내리지만, 모든 것이 옛날과 똑같다(p. 229).
미국, 프랑스의 사례
정부 없이 그들끼리만 있더라도, 즉석에서 조직을 하나 만들어서 그 공백을 훌륭히 메워나갈 것이다. 자유 국민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p. 230).
중국, 예수회의 사례
관료가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는 사회에서는 관료가 강하게 반대하는 일은 그 어느 것도 이루어질 수 없다. 이런 나라에서는 정치 제도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경험과 정치적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나머지 사람들을 지배할 목적에서 규율을 갖춘 기구로 조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지배받는 사람들이 지배자의 노예라고 할 수 있듯이, 지배자들은 또 그들대로 그들 조직과 질서의 구속을 받는다(p. 237).
한 나라의 중요한 능력을 모두 정부 기구 속으로 집중시키면 조만간 정부의 정신 활동과 그 자체의 발전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한통속으로 묶여 있는 관료 기구들은 반복되는 게으름 속으로 빠져드는 유혹에 끊임없이 시달린다(p. 231).
기구 자체의 능력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유일한 자극제는, 그들 밖에서 대등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주의 깊게 비판을 가하는 것이다(p. 232).
효율성을 지키면서 최대한 권력을 분산하라. 그러나 정보는 가능한 한 중앙으로 집중시킨 뒤 그곳에서 분산시켜라. … 이해관계가 직접 걸려 있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좋지 않은 일은, 지방 주민들에 의해 선출된 공무원들이 아주 작은 단위로 부서를 나누어 맡아 처리하면 된다(p. 233).
중앙 감독관은 축적된 정보와 경험 관리
일반 규칙이 미처 언급하지 못하는 모든 사항에 대해서는, 관리들이 지역 주민에 대한 책임을 의식하며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p. 234).
국가의 힘은 결국 국가를 구성하는 개인에게서 나온다(p. 235).
국가는 모든 것을 다 희생하면서까지 완벽한 기계를 얻고 싶어 했다. 그리고 그 기계가 더욱 부드럽게 작동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생명력을 포기해버렸다. 그러나 국가는 그것이 생명력을 잃어버린 탓에 결국에는 무용지물이 되어버리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p. 236).
해제: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고민한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애사
《자유론》을 빼고 자유와 민주주의와 현대 정치 사회의 본질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 밀은 이 책에서 ‘다른 사람에게 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개인의 자유는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열정적으로 강조한다(p. 239).
밀의 중요한 저술은 거의 모두 부인 테일러의 손을 거쳐 출판되었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사정이 달랐다. 테일러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바람에 최종적으로 수정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기 때문이다(p. 240).
2. 아버지 제임스 밀의 영재교육
존은 3세 때 그리스어를 배워야 했다. … 여덟 살 때는 라틴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13세가 되던 1819년부터는 경제학(스미스, 리카도)을 공부했다.
제임스 밀의 아들에 대한 교육 방법은 특이했다. 주입식 교육은 철저히 피하고 무엇이든 생각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 같으면 혼자 힘으로 풀어보게 했다(p. 243).
존은 17세가 되던 1823년, 동인도회사의 통신 심사부장이었던 아버지의 조수로 임명되었다.
마침내 20세 무렵에 존 스튜어트 밀은 아버지의 철학에 반기를 들게 된다. 뒤늦게 사춘기적 번민에 빠져들면서 엄격한 공리주의적 이성 제일주의의 문제점을 생생하게 깨달았기 때문이다(p. 244).
사람이 살아갈 때 이성뿐만 아니라 감성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는 순간, 아들은 아버지의 정신적 그늘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p. 245).
3. 정치에 잠깐 발을 담그다.
밀은 자기 생각을 적은 공개장을 보내 그들을 시험해보았다. 즉 ‘의원이 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선거를 위해 돈을 쓸 수도 없다, 설령 당선된다 하더라도 지역구 이익을 위해 노력할 수는 없다,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선거권을 가져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었다(p. 246).
4. 주요 저술
밀이 맨 처음 이론적 논문을 쓴 것은 1822년 여름이었다. 이때 16세 소년 밀은 귀족주의적 편견에 대해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다. 그가 처음으로 저술 활동에 관여한 것은 벤담을 도와 다섯 권짜리 《법적 증거의 합리적 근거》를 출간하면서였다(p. 248).
밀은 《대의제 정부에 대한 고찰》에서 민주주의가 ‘가장 이상적인 정부 형태’라고 전제하면서도 대중 민주정치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비판했다(p. 249).
5. 《자유론》 읽기
밀을 소극적인 자유론자로 단순화하는 것은 옳지 안다. 그를 사회주의와 대칭선상에 놓는 것은 더구나 옳지 않다. 밀을 ‘자유 사회주의자’로 부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만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p.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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