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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예찬알랭 바디우 2021.3.21. 바다사자

 

6. 사랑과 예술

Q. 브르통이 녹는 물고기를 통해 20세기가 사랑이 진리의 모습으로 승격하는 위대한 시기였다고 했는데 브르통이 말하고자 한 것은?

초현실주의자들의 핵심적인 제안은 사랑을 재발명하자는 것이며, 재발명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예술적, 실존적, 정치적 몸짓이었음.

예술은 사건에 정당성을 부여해줌. 오직 예술만이 어떤 만남, 어떤 봉기, 어떤 소요인 것을 감지하는 그런 차원을 복원해 냄. 예술은 모든 형식 속에 사건 그 자체를 담아내는 위대한 사유. 브르통은 사랑이란 한 사건이 존재에 스며들어 도래하는 순간이기 때문에 관계가 사랑과 매우 밀접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킴.

사랑의 법칙은 존재하지 않음(88). 예술은 사랑의 비사회적인 특성을 대변해 옴. 사랑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경험하는 바로 순간부터 그들은 차이를 홀로 위탁받은 자가 됨.

초현실주의는 법을 벗어난 사건적인 힘으로서의 미친 사랑에 열광함. 존재 속에서 하나의 시적 혁명을 전개하고, 혁명을 가능하게 할 사랑과 섹슈얼리티에 관심을 기울였음.

그러나 지속에는 관심 적음. 사랑은 만남의 시처럼 제안할 뿐(89).

만남을 고립시키거나 매 지점에서 구축된 진리의 힘들어 노력한 미래로로 향하지 않는다면 만남의 기적은 초현실주의 시학에만 속하게 될 것(90).

 

Q. 허무주의적이고 염세적인 베케트 작품이 둘이 등장하는 무대와 어떻게 연관되나?

사랑의 지속에 따른 시련을 담은 작품이 상대적으로 드문 것이 사실. 베게트에게는 절망의 작가, 불가능의 작가같은 주제와 관련된 특별한 무엇이 있음(91). 늙은 커플 이야기를 담고 있는 ! 아름다운 날들이여!에서 사랑은 제 존재를 끔찍한 모습으로 구성해내는 힘차고 가변적인 요소인 끔찍함 뒤에 감추어진 어떤 힘을 말하고 있음. 텍스트 이제 그만은 커플의 지속성에 대한 내용인데 육체의 참담함, 존재의 단조로움, 나날이 증가하는 섹스의 어려움 따위를 조금도 감추지 않음. 사랑의 힘과 지속성을 담는데 성공함(92).

 

Q. 연극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의 본질은?

연극 사랑은 철학을 향한 사랑보다 더 강렬함. 언어와 시라고 할 무언가가 거의 설명 불가능한 방식으로 몸에 연관되어 있음을 느끼게 되는 즉각적인 감정에 매료됨. 훗날 사랑이 될 어떤 모습이기도 한데 연극은 사유와 육체의 구분이 불가능한 바로 그런 순간이었기 때문(93).

연극에는 언어에 의한 육체의 포착이 존재함. 누군가에게 말하는 순간 단순히 물질적인 존재로는 환원되지 않는, 오히려 물질적(93)인 존재를 넘어서는 무엇인가에 호소함(94).

 

Q. 비테즈의 관념들이 육체를 굴복시키고 고문하는 것을 드러내고자 했다를 옹호?

사랑은 하나의 사유이며 사유와 몸 사이의 관계는 아주 특이하며 필연적인 어떤 폭력으로 늘 각인되어 있음. 사랑은 우리의 몸을 복종하게 만들고 거대한 고통을 유발함. 연극에서 사랑은 섹스 코미디나 천진난만한 정사 외에 비극이고 포기이며 분노이기도 함. 연극과 사랑의 관계는 주체들을 분리(95)해내는 심연의 탐험이며 외로운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이 놓은 가교의 연약함에 대한 묘사임. 두 육체 사이를 왕복하는 무엇처럼 드러나는 사유가 무엇인지를 묻는 지점으로 늘 되돌아와야만 함.

 

Q. 연극은 박애의 영역에 속할 사랑을 담지하나?

연극은 집단적인 것이며, 박애의 미적 형태, 그래서 모든 연극 속에는 코뮤니스트적임. 사랑의 진정한 주체가 개인들의 만족이 아니라 커플의 변화라고 한다면 사랑은 코뮤니스트적이라고 할 수 있음. 사랑의 정의 가운데(97) 하나는 최소한의 코뮤니즘”.

연극 공동체 집단이 순회공연 후 헤어지게 되는 이별의 순간에 커다란 멜랑콜리가 찾아옴. 헤어짐에 대한 물음은 사랑을 헤어짐에 대항하여 성공한 어떤 투쟁으로 정의할 수 있을 만큼 매우 중요함. 이는 사랑의 공동체도 불안정하기 때문이며 이를 유지하고 전개해나가기 위해서는 전화번호 그 이상의 무언가가 요구되기 때문(98).

 

Q. 배우의 관점에서 연극의 사랑은 무엇이 될 수 있나?

연극의 사랑은 언어를 대가로, 관념을 대가로 해서 자기 고유의 육체를 표출하는 것에 대한 특이한 사랑임. 철학자는 모두 배우, 그리스 이래로 대중 앞에서 말하기 때문. 철학에는 자신을 공개해야 하는 부분이 존재하는 데 이는 철학의 구술적인 측면이 육체에 의한 포착이자 전환작용인 것임(99).

철학은 사랑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 궁극적으로 하나의 진리인 그 무엇의 이름을 유혹하는 것(101).

사랑예찬6장 -바디우(21.3.21).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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