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그람시의 옥중수고1 정치편 - 1장 현대의 군주 /2021.07.02./ 모모

『그람시의 옥중수고』 1 정치편_현대의 군주.hwp
0.03MB

개요

현대의 군주-곧 공산주의 정당-는 국민적, 민중적 집단의지를 조직하고 표현해야 한다. 즉 도시 프롤레타리아가 공업생산분야에서 적정한 선까지 성장하였는지의 여부, 그리고 그들이 일정 수준의 역사, 정치적 훈련을 받았는지의 여부가 문제가 된다. 도시 프롤레타리아트의 역사적 과제는 오직 거대한 농민대중이 동시에 정치적 삶으로 뛰어들 때에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람시는 마키아벨리에게 큰 뜻을 부여하고 있다. 그가 이탈리아의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강령을 제시한 점, 특히 시민군 제도를 통해 거대한 농민대중을 정치적 삶으로 끌어들이고자 한 것은 단지 사실적인 자코뱅의 선구가 아니라 노동자, 농민과 동맹을 맺어야 할 현대적 자코뱅-곧 공산주의자-의 선구였다.

이 장에서는 현대의 군주라는 문제에 대해, 자체로서의 정치정당을 분석하기도 하고, 당과 계급과 국가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기도 하며, 당이 물리쳐야 할 경제주의와 자생성론이라는 이데올로기적 함정을 분석하기도 하고, 당이 효율적이기 위해 요구되는 비관료적 형태의 당 내 제도를 연구하기도 한다.

그람시는 <예측과 전망>에서 마키아벨리의 켄타우로스(半人半馬)가 혁명정당(과 국가)이 갖추어야 할 이중적 전망의 상징임을 지적한다. 당은 두 가지 수준, 강제와 동의, 권한과 헤게모니, 폭력과 교화, 선동과 선전, 전술과 전략이라는 두 수준을 변증법적으로 통일시켜야 할 것이다.

 

1. 마키아벨리 정치학에 대한 간단한 주석

<<군주론>>은 정치이념과 정치과학이 극적인 형태의 신화속에 혼합된 생동적인작품이다. 특정한 정치적 목표를 지향하는 하나의 집단의지가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데에서 현학적인 분류 들에 의존하지 않고 한 구체적 개인의 자질, 성격, 의무, 자격 들을 통해 보여주었다.

마키아벨리는 책 전체를 통해, 민중을 지도하여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려면 군주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객관성에 입각하여 전개하는데, 결론 부분에서 마키아벨리는 민중과 함께 섞이고 민중이 된다. 이때의 민중은 마키아벨리 자신이 그들의 의식으로 된 민중이며, 자신이 그들의 표현인 것처럼 느끼는 민중이며, 그들과 똑같다고 느끼는 민중이다.

모든 논리적주장은 바로 민중 자신의 자기성찰이곧 대중적 의식 속에서 진행된 내적인 추론이며 결론은 절실한 긴급성의 외침이다-된다. 이것이 <<군주론>> 전체의 필연적인 요소-진정 그 전체에 진정한 빛깔을 부여하고 그것을 정치적 선언으로 만드는-로서 이해되어야 하는 까닭이다.

현대의 군주, 곧 신화·군주는 실제의 한 인격, 하나의 구체적인 개인일 수 없고 하나의 집단의지가, 그 속에서 하나의 구체적인 형태를 취하기 시작하는 유기체 또는 복합적 사회요소일 수밖에 없다.

현대의 군주론은 그 일부를 자코뱅주의를 위해 할애해야 한다. 왜냐하면 자코뱅주의는 집단의지가 독자적이며 전적으로 새롭게 형성되고 작동되었던 예이기 때문이다. 이때의 의지는 역사적 필연성에 대한 능동적 자각으로서의 의지, 역사의 드라마에서의 사실적이고 유능한 주인공으로서의 의지여야 할 것이다.

현대의 군주가 그것의 조직가인 동시에 그것의 적극적, 능동적인 표현인 국민적, 민중적 집단의지의 형성, 그리고 지적, 도덕적 개혁-이 현대의 군주론 전체의 틀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반드시 구체적인 강령적인 요소가 들어가야 한다.(극적으로 제시되어야 함)

지적, 도덕적 개혁은 경제적 개혁의 강령과 연결되어야 한다. 경제적 개혁의 강령이야말로 바로 모든 지적, 도덕적 개혁이 표현되는 구체적 형태이다.

현대의 군주는 자신이 발전함에 따라 지적, 도덕적 관계의 모든 체계를 혁명화한다. 어떤 행위가 현대의 군주를 강화시키는 데 일조하는 것이냐 아니면 현대의 군주에 대립하는 것이냐에 따라 그 행위의 이로움과 해로움, 선과 악을 판단하는 것이다.

인간의 의식에서 현대의 군주는 신성, 또는 지상명령의 위치를 차지하며 삶의 모든 측면과 관습적인 관계를 세속화하는, 현대의 세속주의의 기초가 된다.

2. 마키아벨리와 마르크스

정치학과 역사학에 실천철학을 도입함으로써 이룩된 기본적인 혁신은 고정적이며 불변한 추상적인 인간성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인간성은 역사적으로 규정된 사회관계들의 총체성이라는 것, 따라서 인간성이란 어느 한계 안에서는 문헌학과 비판이라는 방법을 통해 확인될 수 있는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 들을 증명한 점이다. 결국 정치학은 구체적인 내용과 논리적인 형식 모두에서 발전해 나가는 유기체이다.

마키아벨리는 잘 알지 못한 사람들을 염두에 두었으며 그들을 정치적으로 교육시키고자 했다. 잘 알지 못한 자는 이탈리아 민중또는 민족’, 곧 당대의 혁명적 계급이다. 마키아벨리는 이러한 세력들에게 자신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이며 그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아는 지도자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지도자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설득하고자 했다. 마키아벨리의 정치적 처지는 오늘날 실천철학에서도 되풀이되는데 이들을 통해 직접적으로 얻어지는 성과는 정통적 이데올로기에 기초한 통일이 깨어진다는 점이다.

 

3. 독립된 학문으로서의 정치학

마키아벨리에 대한 연구에서 제기되고 또 해결해야 할 문제는 독립된 학문으로서의 정치학의 문제, 세계에 대한 체계적 개념에서 정치학이 차지하는 위치, 실천철학에서의 그 위치 들에 관한 문제이다.

이 점과 관련하여 크로체가 이룩한 진보는, 주로 일련의 허위의, 존재하지 않는, 잘못 제기된 문제들을 해체시킨다는 점이다. 크로체는 정신의 여러 계기들의 구별과 실천의 계기, 실천적 정신의 제기에 대한 긍정 위에서 자신의 논지를 전개했다. 이러한 계기들은 차이물의 변증법으로 인해 순환적으로 전실재에 연결되면서도 각각이 자율적, 독립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실천철학에서는 그 구별이 정신의 여러 계기들 사이의 구별이 아니라 상부구조의 여러 수준들 사이의 구별이 된다. 그러므로 문제는 상부구조 중의 한 특수한 수준으로서, 정치적 활동의 변증법적 위치를 수립하는 것이 된다.

 

4. 정치의 요소

첫 번째 요소는 지배자와 피지배자, 지도자와 피지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분할이-비록 궁극적으로 사회집단들 사이의 분할에 그 기원이 있는 것이지만-현재로서는 사실상 한 집단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는 것, 그리고 그집단이 사회적으로 똑같은 집단일 때에도 그러하다는 것은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분할이 똑같은 집단 내에서도 존재하기 때문에 일정한 원칙을 확정하여 엄격하게 준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도자와 피지도자,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존재한다는 원칙이 주어진 이상, 정당은 지도자와 지도력을 발전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다.

국가정신은 과거와의, 또는 전통과의, 아니면 미래와의 연속성을 전제한다. 이러한 과정에 한 역할을 맡는다는 책임, 스스로 적극적이며 언제나 준비되었다고 느끼는 세력들과 연대하였다는 책임, 이러한 책임이야말로 국가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지속에 대한 자각은 구체적이어야 하며 일정한 한계를 넘어서는 안 된다.

개인주의는 국가정신의 기본요소인 정당정신이 부족한 개인추종의 한 형태이다. 정당정신이 국가정신의 기본적 요소라는 표명은, 우리가 견지해야 할 결정적으로 중요한 주장들 중의 하나이다.

 

5. 정치정당

현대세계에서의 새로운 군주론의 주인공은 오직 정치정당 곧 새로운 형태의 국가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그 시대나 그 나라의 내부관계에 바탕을 둔 구체적인 정당일 수밖에 없다.

- 정당이 존재하기 위한 세 가지 기본적인 요소들

일반적, 평균적인 사람들로 이루어진 대중적 요소. 이들의 참여는 충성과 규율이라는 형태를 취한다.

중요한 응집적인 요소. 이것은 별 것 아닌 세력들의 복합체를 집중시켜 효율적이고 강력하게 만든다.

중간적인 요소. 이것은 첫 번째 요소와 두 번째 요소를 연결시키고 두 가지 사이의 접촉을 외형적, 도덕적, 지적으로 유지시킨다.

이 세 요소 사이에 고정된 비율이 있으며 고정된 비율이 실현되었을 때 정당의 효율성은 가장 커진다.

 

6. 세계에 대한 개념과 실천적 자세 : 전체적인 것과 부분적인 것

 

7. ‘경제주의의 약간의 이론적 실천적 측면

 

8. 예측과 전망

정의되고 발전되어야 할 또 다른 관점은, 정치행위와 국민적 생활에서의 이중적 전망이다. 즉 마키아벨리의 켄타우로스가 지니는 두 가지 성격-반인반마(半人半馬)에 조응한다. 그 수준이란 강제의 수준과 동의의 수준, 권위의 수준과 헤게모니의 수준, 폭력의 수준과 문명의 수준, 개별적 계기의 수준과 보편적 계기의 수준(교회와 국가), 선동의 수준과 선전의 수준, 전술의 수준과 전략의 수준 들이다. 첫 번째 전망이 직접적이고 초보적일수록 두 번째 전망은 오히려 더욱더 멀리 미치고(변증법적 관계에서) 복합적, 의욕적이어야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즉 인간생활에서는 한 개인이 자신의 직접적인 신체적 존재를 방어해야 할 처지에 몰릴수록 더욱더 복잡한 문명과 인간성의 높고 높은 가치를 옹호하고자 하고 또 그것에 자신을 동일시하고자 하는 일이 자주 있다.

예측이란 과정에서의 기본적이고도 영속적인 요소들을 정확하게 판별하는 것이다. 예측하는 자는 누구나 자신이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강령을 지녔으며, 예측이란 그 강령을 달성하기 위해 기여하는 한 요소에 지나지 않는다. 예측의 객관적 측면이 강령과 어느 정도 연결되느냐에 따라서 그 예측의 객관성이 확보된다.

강력한 열정은 지성을 날카롭게 하는 데 필요하며 직관을 더욱 예리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세력들 간의 총체적인 상호작용에서 주의주의적 요소들을 배제한다거나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의 의지의 개입만을 객관적인 요소로 여긴다면 그것은 현실 자체를 불구화시키는 것이다. 오직 어떠한 것을 강렬하게 의지하는 자만이 의지의 실현을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판별할 수 있다.

절대적, 기계적인 뜻에서의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일정불변의 법칙을 고집하여 다른 사람들의 의지를 고려하지 않고 의지의 적용을 예측하지 않는다면 결국 모든 것은 현실이 아닌 자의적인 가설을 발판으로 하여 세워지는 것이다.

- 적극적 정치가는 무로부터 창조하는 것이 아니며 자신의 욕망과 꿈이라는 공허 속에서 움직이는 것도 아니며 유효한 현실을 자신의 기반으로 한다. 유효한 현실이란 있어야 할구체적인 것이며, 사실상 유일한 현실적이고도 역사적인 현실해석이며, 또 그것만이 만들어지는 역사요 만들어지는 철학이며, 그것만이 정치이다.

 

9. 국가의 경제적 조합주의적 국면

마키아벨리의 인간성은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봉건제 붕괴의 국면을 절대군주체제라는 방식을 통해 효율적으로 초월한 유럽적인 인간을 포괄한다. 그에게서 이탈리아에서의 단일한 절대군주국의 창출이 저지되는 것은 인간성때문이 아니라 일시적인 조건들 때문이며 이것은 의지로써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인간과 인간의 행동동기에 대해서는 비관적’(현실적)이다.

정치에서는 의지가, 외교에서보다 훨씬 더 큰 뜻을 지닌다. 국제적 관례는 국가라는 구성요소가 단지 제한적인 비중밖에는 지닐 수 없는 세력균형이다.

 

10. 상황의 분석과 세력관계

상황을 분석한다는 것, 즉 세력관계의 다양한 수준들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는 정치의 이론과 기술에 대한 초보적인 해명-연구를 위한 실천적인 규범들, 그리고 유효한 현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좀더 엄밀하고 적극적인 정치적 통찰력을 자극하는 데 유용한 세부적인 관찰들-의 기회가 된다. 또한 정치에서 전략과 전술, 전략적 계획’, ‘선전과 선동, 지휘구조, 또는 정치적 조직과 행정에 대한 이론들이 무엇을 뜻하는가에 대한 설명이 수반되어야 한다.

국제적 관계보다 기본적 사회관계가 먼저이다. 사회구조에서 유기적인 변화가 일어나면 기술적, 군사적 표현을 통해 국제적 영역에서의 절대적, 상대적 관계도 변한다.

특정 시기의 역사에서 활동하는 세력들을 정당하게 분석하고 그들 사이의 관계를 규정하기 위해서는 구조와 상부구조 사이의 관계라는 문제가 정확하게 제시, 해결되어야 한다.

세력관계에 대해서는 여러 계기 또는 수준들을 다음과 같이 구별해야 한다

엄밀과학 또는 자연과학의 체계를 가지고 측정할 수 있는, 인간의 의지로부터 독립된 객관적인 구조에 긴밀히 연결된 사회세력들의 관계. 물질적 생산력의 발전 수준은 여러 사회계급들이 출현하는 기초를 제공하고, 각 계급들은 생산 자체 속에서 한 기능을 대표하며 특정한 위치를 지닌다. 이 관계는 바꿀 수 없는 현실이다.

정치적 세력들의 관계이다. 여러 사회계급들이 성취한 동질성, 자기의식 및 조직의 정도에 대한 평가이다.

군사적 세력들의 관계라는 계기이다. 이것은 자주 직접적이고 결정적인데 단순하지 않으며 직접적, 도식적인 정의를 용납하지 않는다. 이는 엄격한, 기술군사적인 군사적 수준과 정치, 군사적 수준으로 구별할 수 있다.

직접적인 경제적 위기가 스스로 기본적인 역사적 사건들을 산출한다는 것은 엄연한 거짓이다. 새로운 역사적 현실의 원인을 찾는 데에서는 경제적 문제는 다양한 수준에서의 세력관계 문제의 한 부분적 측면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요소들의 사회적 세력관계으이 전체성 위에서의 국면적 변동이 구체적으로 드너나는 것이며, 이러한 지형 위에서 사회적 세력관계의 정치적 세력관계로의 이행이 일어나고, 최종적으로는 결정적인 군사적 관계로의 이행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세력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분석이 그 자체로 목적일 수 없고 단지 그것이 실천적인 활동, 또는 의지의 노력에 도움이 될 때에만 의미를 갖는다는 점이다. 분석은 저항이 최소로 되는 지점, 의지의 힘이 가장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지점을 밝혀주고, 직접적 전술활동을 제시하며 정치적 선동의 구호를 가장 효과적으로 던지는 방법, 대중이 가장 이해하기 쉬운 언어가 무엇인지를 제시한다. 모든 상황에서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어떤 상황이 유리하다고 판단될 때 즉각 전장으로 투입될 수 있는, 항구적으로 조직되어 있고 장기적으로 준비된 세력이다. 그러므로 근본적인 과제는 이러한 세력이 형성, 발전되고 더욱더 동질적, 응집적, 자각적으로 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끈질기게 작업해 놓는 일이다.

 

11. 관료주의에 대하여

정치적, 경제적 조직들이 역사적으로 발전해 나아감에 따라 새로운 유형의 관료(직업적 관료)가 더 많이 산출되는데 이것은 정치학과, 국가가 취하는 여러 형태의 역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뜻을 지닌다. 모든 유형의 사회와 국가는 독특한 관료문제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모든 요소들이 어떻게 진화하였는가를 재구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관료문제는 부분적으로는 지식인의 문제와 일치된다.

유기적 집중주의민주적 집중주의에 관한 논쟁도, 관료와 최적조직의 문제와 관련되는 것이다. 국가, 국가 간의 관계, 정치적·문화적 단체, 노동조합과 경제적 조합들, 한 나라에서만이 아니라 여러 나라에 걸친 단체 및 조합들이 모든 분야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실제의 경제적·정치적 관계를 찾아내고 연구해야 한다.

유기적 집중주의 민주적 집중주의

관료적 집중주의가 나타나는 것은 정치적 미성숙 때문이다. 국제적 기구(국제연맹)에서 이러한 상황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매우 위험할 것이다

민주적 집중주의의 구조식은 매우 탄력적이어서 여러 가지 형태로 구체화될 수 있으며, 그 형태가 요구에 끊임없이 적응하는 형태인 한 민주적 집중주의는 살아난다. 또한 민주적 집중주의는 서로 긴밀하게 연관시키고 조직하되, 그것이 합리주의적, 연역적, 추상적인 과정이 아니라 실천적, 귀납적, 경험적인 요구에 따라 행해지게끔하기 위해서이다. 국민적인 현실에서 국제적인 요소를 추출하고 지방적인 현실에서 일국적인 요소를 추출하는 끊임없는 노력이야말로 진정으로 구체적인 활동이며 역사진보에 기여하는 유일한 활동이다. 여기에는 이론과 실천, 지식인 계층과 일반 대중, 치자와 피치자 사이의 유기적 통일이 요구된다.

 

12. 고정비례의 정리

이 정리는 조직연구에 관한 여러 비례들, 그리고 일반적인 정치에서의 여러 비례들을 분명히 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다만 인간적 집단에서는 질적인 요소가 중요한데 이러한 요소는 수학적으로 측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고정비례이론도 기계적으로 적용될 수는 없다. 모든 인간적 집단에는 하나하나마다 독자적인 특수한 고정비례의 최적의 원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정리는 정당이나 노동조합 또는 공장에서 정치적으로 적용된다. 각각의 사회 또한 독자적인 고정비례법칙을 가졌으며, 그 법칙은 그 사회의 문화 수준, 정신의 독립성, 창의정신, 책임감 등에 따라 다르며, 또 가장 후진적, 주변적인 구성원들의 규율의 정도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 고정비례의 법칙 : 조직체는 오직 고정된 비례에 따라서만 화학적으로 결합한다. 다른 요소와의 결합에 요구되는, 이미 정해진 양보다 어떤 요소가 더 많았을 때에는 남는 만큼의 양은 결합되지 않은 채 남는다. 만약 지금 어떤 요소의 양이 다른 요소의 양과 관련하여 불충분하면, 결합은 오직 더 적은 쪽 요소의 양의 한도 내에서만 일아난다 - 판탈레오니의 <<순수경제학 원리>>

 

13. 대의제 통치체계에서의 수와 질

수로 인해 측정되는 것은 바로 소수의 개인, 적극적 소수, 엘리트, 전위 들의 의견이 얼마나 유효한가, 그 팽창력과 그 설득력은 어느 정도인가, 다시 말해 그의 의견의 합리성과 역사적 타당성과 구체적인 가능성은 어느 정도 하는 점이다. , 모든 개인들의 의견이 똑같은 비중을 지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사상과 의견은 각 개인의 두뇌에서 자생적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형성 전파하며 퍼뜨리고 설득하는 중심이 있기에 존재한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가장 휼륭한 정력을 바친 자가 가장 큰 비중을 행사한다.

선거라는 것이 일정 유형의 국가관료의 자발적 등록수단인 것으로 모호하고 추상적인 강령에 대해 선거가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 구체적인 과업을 위한 계획에 대해 행해지기 때문에, 여기서 동의를 표한다는 것은 강령 또는 계획의 실현을 위해 단순한 법적 시민이 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어떤 일을 하는 것이 된다. 폭넓은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한, 이외의 방법으로는 전체 과업에서의 자발적요소를 촉진시킬 일이 없다. 그리고 폭넓은 대중이 숙련된 생산적 인자들로 되었음을 생각해 볼 때 투표를 통한 동의 표명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다.

새로운 역사단계를 최초로 대변하는 자들이 낡은 이데올로기적 복합체에 대해 가하는 비판은 중요하다. 이러한 비판을 통해, 구이에돌로기에 포함되었던 여러 요소들이 지니는 상대적 비중에 변화와 분화과정이 생긴다. 이전에는 이차적, 종속정이며 우발적이기조차 했던 요소들이 일차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새로운 이데올로기적, 이론적 복합체의 핵심이 된다. 낡은 집단의지는 종속적이었던 요소들이 발전함에 따라 서로 모순되는 요소들이 해체된다. 정당체제가 형성된 후에는 분자적 과정들은 과거보다 더 빠르게 진행된다.

 

14. 지속성과 전통

연속성은 전통을 만든다. 이때의 전통이란 적극적인 뜻에서의 전통, 곧 끊임없는 발전 속에서의 연속성을 말하며, 이때의 발전은 유기적 발전이 된다. 모든 법적인 문제’, 곧 집단 전체를 그 집단의 가장 앞선 부분에 동화시키는 문제가 이 연속성의 문제 속에 모두 요약되어 있다.

법적인 문제란 대중을 교육시키는 문제이며 달성되어야 할 목표가 요구되는 바에 따라 대중을 적응시키는 문제이다. 이것은 국가와 사회에서는 바로 법률이 수행하는 기능이다. 국가는 법률을 통해 지배집단을 동질적이게 하며 지배집단의 발전방향에 유용한 사회적 순응을 창출하고자 한다.

실제에서 윤리적 문제란, 각 개인의 행위와 동의 사이에, 각 개인의 행위와 사회가 요구하는 목표 사이에, ‘자발적이고도 자유롭게 받아들여진일치가 있는가에 관한 문제이다.

연속성은, 영속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구체적 삶과 언제나 긴밀한 연관을 유지하는 현실적인 방식, 그 방식을 자신의 본질적 특성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15. 자생성과 의식적 지도

자생성이란, ‘하위계급들의 역사’,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 주변적, 한계적인 요소들의 역사에 특징적인 것이다. 모든 자생적인 운동에는 의식적 지도, 또는 규율의 초보적인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서 우리는 순수한 이데올로기의 영역과 실제적인 행동의 영역을 구분하여야 한다.

새로운 이론은 대중들의 자생적인 생각과 대립될 수 없다. 양자 사이에는 양적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질적인 차이는 없다.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그리고 반대로의 서로 환원이 가능하다. ‘자생적인 운동을 무시한다거나 경멸한다는 것은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지배계급 우파의 반동적 운동 동반)

현실은 생각할 수 없었던 결합물을 다양하게 산출한다. 이론가들이 해야 할 일은 이러한 것을 해명하여 자기이론의 신선한 증거를 발견하는 것, 역사적 삶의 요소들을 이론적 언어로 번역하는 것이다. 현실이 추상적 도식에 순응할 것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16. 비잔티니즘의 거부

비잔티니즘(Byzatinism)’ 또는 학술주의(scholasticism)’라는 말은 이론적인 문제들을 마치 어떤 특정의 실천과는 관계가 없게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인 양 여기는 퇴행적인 입장을 일컫는 것이다.(ex. 로마테제)

이론적 진리의 보편성 여부 판단 기준

다른 상황에 대한 구체적 현실 이해의 촉매제가 될 수 있는가(진리의 생산력)

위의 기능이 그 이론이 현실 속에 자신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능력에서 비롯된 것인가

이론적 진리의 진정한 보편성은 구체화 속에 있다. 사상과 철학은 현실의 역사과정에 대한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표현이다. , 역사의 통일성은 전제가 아니라 끊임없이 전개되는 과정이다.

모든 진리의 타당성 여부는 특정한 구체적 상황에 알맞은 언어로 표현될 수 있는가 없는가에 달려있다.

 

17. 집단적 노동자

노동의 분화가 세밀해짐에 따라 노동의 복합적인 구조는 이제 개별노동자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 서로 잘 협조되고 잘 조직된 노동은 사회적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에 이제는 한 공장의 총체적인 노동력이 스스로를 한 명의 집단적 노동자로 여겨야 한다.

개별 노동자에게서 기술적 발전이라는 조건과 지배계급의 이해 사이의 연결은 객관적이다. 그러나 이 연결은 일시적인 것으로 해체될 수 있다. 그리고 기술적 조건들은 아직은 종속적인 계급의 이해관계 속에서도 구체적을 파악될 수 있다. 그러한 분열과 새로운 종합을 이해한 종속적 계급이 이제는 더 이상 종속적이 아니며 종속적인 위치로부터 벗어나는 도정에 있다는 사실은 엄연한 역사적 성숙이다. 집단적 노동자는 단지 한 공장에서만이 아니라 더 폭넓은 국민적, 국제적 노동분업의 영역에서까지도 자신의 이러한 위치를 자각하였고 이러한 의식은 그들이 이윤의 생산자가 아니라 실물의 생산자로 등장하는 사회가 될 때 대외적, 정치적으로 표현된다.

 

18. 주의주의(主意主義)와 사회대중

자원자(Volunteers)들의 행동과 조직은 동질적인 사회적 블록들의 행동 및 조직과는 구별되는 것이며, 양자는 서로 다른 기준으로 평가되어야만 한다.

우리는 퇴행, 허위적 영웅주의와 유사 귀족주의에 대항하여 싸워야 하며, 동질적·응집적인 사회적 블록의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회적 블록은 자기자신의 지식인, 자기자신의 돌격대, 자기자신의 전위를 탄생시킬 것이며 그들은 다시 그 블록에 재작용하여 그 블록의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