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4 Aug 2021 Edit 엘리아스 카네티 – 권력의 요소 그리고 명령
2021년 8월 25일 전주 ’인간무늬연마소‘ 심리학 연구모임 – 주제:
[엘리아스 카네티 책 <군중과 권력> 중 “권력의 요소 그리고 명령” 요약 및 발표 콩빠]
참고한 카네티 문헌은 다음과 같다.
- 엘리아스 카네티: <군중과 권력> 강두식/박병덕 옮김, 바다출판사 2012, 379-446쪽 “권력의 요소 그리고 명령” (카네티 1981년 노벨문학상 수상).
- 독일어 원문
http://www.irwish.de/PDF/Canetti-Masse+Macht.pdf
<들어가며>
프로이트는 <왜 전쟁인가?>에서 아인쉬타인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모든 구성원 간에 완전한 평등을 확립함으로써 인간의 공격성을 제거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는 것은 “내 생각에 이것은 환상입니다 ... 그들이 지지자들을 단결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 중 적잖은 중요성을 가진 것은 국외자들에 대한 증오입니다. 어쨌든 당신이 말했듯이 인간의 공격적 충동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에 대해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말하기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김석희 옮김, 문명속의 불만, 열린책들 2020, 364쪽)
상대방을 혐오하는 것이 “자신이 더 우월한 존재임을 확인하고, 권력관계에서도 우위를 점한다는 과시욕에서 표출되는 감정인 것이다”(송명희, 수필과 비평 2021, 5월호 40쪽)라고 송명희는 지적하였습니다.
혐오범죄를 논하면서 이것은 두려움이 원인이 아니라 차별이 그 근저에 깔린 것이라고 분석하였습니다.
사회적으로 고통받는 사람, 그리고 건강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과 연대 하고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우리 교육에서는 바람직한 덕목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현실은 다릅니다. 카네티는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권력자의 미친 열정을 어떻게 제어할 수 있을까?” “권력자의 명령으로부터 어떻게 가시를 제거할 수 있을까?”라고 (엘리아스 카테티, 출판사 표지의 글). 하지만 저는 카네티를 읽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엘리아스 카네티의 글 요약]
1. 권력의 요소
1. 1. 폭력과 권력
폭력과 권력의 차이는 고양이와 쥐의 관계라는 아주 간단한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쥐는 한번 잡히면 고양이의 폭력의 영역에 있다. 고양이가 쥐를 잡으면 그는 그를 죽일 것이다. 하지만 고양이가 그와 놀기 시작하자마자 새로운 상황이 일어난다. 고양이는 쥐를 얼마쯤 놀게 놓아둔다. 하지만 쥐는 고양이의 권력의 테두리 안에 있다.
이러한 공간, 희망, 감시, 파괴적인 의도를 단순히 권력 그 자체라고 부를 수 있다. (379쪽)
1. 2 권력과 속도
권력의 영역에 속하는 속도는 추적의 속도이고 포착의 속도이다. (381쪽) 신속성의 과정은 극단적이다. 성공여부는 여기에 달려 있다. 통치자는 자신을 끊임없이 위장하고 있다.
항상 다른 사람에게 같은 것을 기대한다. 권력자는 남보다 먼저 선수를 치는 것이 자신에게 허용될 뿐만 아니라 요구되는 것처럼 생각한다. 무고한 사람을 죽였을 때에도 권력자는 별로 가책을 받지 않는다.
신속하지 못하여 적을 놓쳤을 때 그는 깊이 각성한다.(383쪽)
1.3 질문과 대답
모든 질문은 일종의 침입이다. 질문이 권력의 수단으로 실행되는 곳에서는 사람의 몸에 칼을 꽂는 것과도 같다.
정말로 찾으려 하면 찾을 수 있다.
외과 의사는 세부 사항을 알기 위해 희생자를 살려 둔다.
질문은 심문자로 하여금 자신의 권력에 대해 고양된 감정을 갖도록 하는데 효과가 있다.(384쪽)
1.4 비밀
권력자는 비밀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권력자는 그 비밀에 관해 정통하며 비밀을 적절하게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그는 무엇을 위해 자신이 매복하고 있는가를 알고 있으며, 그 경우 어떤 자의 도움이 필요한지도 안다. 그는 욕망이 크기 때문에 비밀이 많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상호 감시하도록 하기 위해 비밀을 체계화시킨다. 한 사람에게는 하나의 비밀을 털어놓고, 다른 사람에게는 다른 비밀을 털어놓아 그 비밀이 유지되는가를 지켜보기도 한다.(393쪽)
그러나 한 파벌이나 한 개인에 있는 모든 비밀은 궁극적으로 치명적인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대단히 중요하다. 모든 비밀은 폭발적이고 확대된다.
비밀을 지킨다는 서약은, 다시 열리는 자물쇠처럼 지켜지지 않는다.(398쪽)
1.5 판단과 악평
누군가가 "나쁜 책"이라고 말하거나 "나쁜 그림"이라고 일반적으로 말한다.
그는 사실대로 말 하느것 같다. 적어도 그의 표정은 그가 그것을 즐기고 있다는 기색을 숨길 수 없다. 표현 형태는 기만적이고 사람을 평가하는 말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악평을 할 때 기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언제나 틀림없다. (399쪽)
이 쾌감의 본질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자신이 속한 집단을 더 나은 집단이라고 생각하고 열등한 집단에 무엇인가를 전가하는데 있다. 마치 타당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재판관의 권력과 비교될 수 있다.(399쪽)
인간은 그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인간을 집단으로 분류하려는 강한 욕구를 갖고 있다.(400쪽)
1.6 용서의 권력 - 사면
용서의 권력은 모든 사람이 보유하고 있는 힘이다. 통치자는 참으로 용서하는 법이 없다. 자신에 대한 적대 행위는 정확하게 기록되어 은밀하게 보관된다. 그들은 모든 사람의 복종을 간절히 원한다.
반대하는 것은 종종 과도한 대가를 지불하여야만 한다.(401쪽)
사면행위는 유죄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매우 높고 집중된 권력의 표현이다.
그러한 유죄가 없으면 사면의 행위가 일어날 수 없다. 사면에는 선택이 따른다.
권력의 표현이 정점에 달하는 것은 사형 집행 직전에 사면령을 내릴 때이다.
통치자는 종종 자신을 이러한 한계를 초월할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한다.(402쪽)
2 명령
2.1 도주와 가시
"명령은 명령이다." 이 말은 최종적이고 논쟁의 여지가 없는 명령의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
명령은 항상 존재하는 필수 불가결한 것처럼 것으로 받아들이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한다.
명령은 언어보다 오래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개가 사람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동물의 훈련은 언어를 몰라도 가능하다는 사실에 기반한다.
명령의 가장 오래된 형태는 도주를 유발한다. 도주는 외부에 있는 강한 짐승에 의해 약한 짐승에게 강요되는 것이다.
따라서 도주는 겉으로만 자발적인 것이다.(405쪽)
명령에 따른 행동은 자신에게 전혀 낯선 것, 진실로 자신의 행동이 아닌 것으로 경험되고 기억된다.(407쪽)
다른 사람으로부터 나온 낯선 것인 명령의 근원은 우리 자신보다 더 강한 것으로 인정받지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명령에 굴복하는 것은 명령과 싸워서 이길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명령을 내리는 사람은 이길 승산이 있는 자이다. 명령의 배후에 숨어있는 권력은 의심을 받아서는 안 된다. 그 권력이 약해지면 다시 투쟁으로 자신을 입증할 태세를 갖춘다.(407쪽)
수행된 명령만이 그 명령을 따른 사람에게 가시를 남긴다. 명령을 회피한 사람은 가시를 지닐 필요가 없다. 자유인이란, 명령을 받은 뒤 명령을 피하는 사람이 아니라 미리 명령을 피할 줄 아는 사람일 뿐이다. 명령을 피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이나 명령을 피할 줄 모르는 사람은 자유인이 아니다.(409쪽)
2.2 명령의 길들임
명령의 길들임은 어떻게 해서 생겨난 것인가?
주인은 개나 노예에게 먹을 것을 주고, 어머니는 자식을 양육시켜 준다. 신하의 입장에 서 있는 자는 음식물을 받아먹도록 길들여져 있다.(410/411쪽)
8.3 반동과 명령 불안
명령은 화살과 같다. 그는 총에 맞고 적에게 명중된다. 지휘관은 그를 쏘기 전에 조준한다. 그는 그의 명령으로 매우 특정한 사람을 맞힌다. 화살은 항상 선택된 방향을 가지고 있다. 그 화살에 맞은 사람은 그것을 꺼내서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에게 전달한다.
명령을 전달하는 과정은 받는 사람이 마치 자신의 활을 뽑고 같은 화살을 다시 발사하는 것처럼 진행된다.
자신의 몸에 생긴 상처는 아물지만 흉터를 남긴다. 모든 흉터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것은 특정한 화살의 흔적이다.
이제는 성공적인 발사로 말미암아 즐겨워하는 명령권자의 내면에 남겨진 흔적을 살펴보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성공적으로 완수된 명령에 대한 표면적인 만족감은 명령을 내린 사람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많은 감정들을 감추고 있다.
명령을 단지 떠넘기기만 하는 자에게는 명령의 불안이 매우 적다.
그러나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 명령의 원천에 가까울수록.
이러한 명령에 대한 두려움은 점차 커진다.(412쪽)
2.4 다수에 대한 명령
한 사람에게 하는 명령과 동시에 많은 사람에게 하는 명령은 구별되어야 한다.(413쪽)
한 개인이 명령을 수행할 때에는 명령의 가시가 형성된다.
다수에게 내린 명령은 이와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 이것은 사람들을 군중으로 만드는데 목적이 있으며, 그 목적이 달성되면 공포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415쪽)
2.5 명령의 기대
복무 중인 군인은 명령에 따라 행동할 뿐이다. 그는 이것 또는 저것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허지만 그는 갈림길에 설 수 없다. 설령 그 앞에 서더라도 어느 쪽을 결정하는 것은 그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걷는 방식 등, 그의 활동적인 삶은 모든 면에서 제한된다.
훌륭한 군인은 항상 명령을 의식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상태에 있다. 훈련을 통해 모든 면에서 증가된다.(416쪽)
군인의 교육은 그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금기가 부과됨으로써 시작된다.(417쪽)
8.6 아라파트에서 순례자들이 기대하는 명령
메카 순례 중 가장 중요한 순간인 진정한 절정은 ‘부쿠프’ 또는 ‘아라파트에 서 있기’이다.
이곳은 메카에서 몇 시간 안 걸리는 거리에 있다. 엄청난 수의 순례자들이 참석한는데, 때로는 육십만 또는 칠십만 명이 계곡 유역으로 온다. '자비의 산'의 한 가운데 한때 선지자가 서 있던 자리에 설교자가 서 있다. 그리고 엄숙한 설교를 한다. 군중은 그에게 ‘우리는 당신의 명령을 기다립니다, 주님, 우리는 당신의 명령을 기다립니다!’라고 외치며, 이 외침은 하루 종일 끊임없이 반복된다.
그리고 아라파트에서 그들이 하룻밤을 보내게될 다음 장소인 모즈달리파까지 마치 사로잡힌 것처럼 함께 도망친다.
모든 것이 엉망이 된다.
미나에서는 엄청난 수의 동물이 도살된다. 그들은 고기를 즉시 함께 나누어 먹는다.
아라파트에 서는 것은 충실한 신도들의 명령 기대가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이다. 주님의 명령 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는 상태로 진입된다.
그리고 그후에 뒤따르는 갑작스러운 두려움 때문에 비할 데 없는 대규모 탈출이 시작된다는 설득력 있는 이유가 있다.
이슬람의 견해에 따르면 인간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은 직접 하나님이시다.
이것은 사람들이 유혈 사태를 피하는 방법이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위해 의도하신 것이다.
‘부쿠프’ 또는 ‘아라파트에 서 있기’는 명령의 기대를 가장 순수한 방식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한다.(419/420쪽)
2.7 명령의 가시와 규율
규율은 군대의 본질이다. 그러나 공개된 것과 비밀스러운 두 가지가 있다. 공개 규율은 명령의 규율이다.
군인은 항상 명령을 기대하는 상태에서 산다.
병사의 마음 속에 가시가 엄청날 정도로 누적된다는 것은 명백하다. 병사의 자연스러운 충동은 억제된다. 병사는 연거푸 하달되는 명령을 계속 삼켜야 하며, 병사가 수행하는 무수한 명령은 그의 마음속에 가시를 남긴다.(420/421쪽)
그는 단지 피동적으로 하라는 대로만 할 수 있다. 그는 복종하고 점점 더 경직해진다.
그는 진급하자마자 스스로 명령을 내려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일부의 가시를 면하게 된다. 그의 상황은 제한된 방식으로 나마 바뀌게 된다.
명령을 받았던 입장에서 이제는 스스로 명령을 내리는 입장이 된다. 모든 위치는 동일하게 유지되고 모든 말투도 똑같다.(422쪽)
그는 위에서 명령을 받아야 하지만 이제 스스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중성격으로 그 과정을 표현할 수 있다. 오래된 가시가 제거되는 동안, 새로운 가시가 그 안에 축적된다. 그는 이제 이전보다 조금 더 쉽게 견딜 수 있다.(422쪽)
2.8 명령 - 말 - 화살
몽골의 역사에서 놀라운 점은 명령, 말, 화살 간의 밀접한 관계이다.(422쪽)
말을 소유하고 길들인 사람은 말과 새로운 일체감을 형성한다. 인간은 명령으로 잘 이해될 수 있는 많은 훈련방법을 배웠다. 그것들의 일부는 음성이지만 더 큰 부분은 누르거나 미는 동작이었다. 이 동작들을 통해 기수(騎手)의 의사가 전달되면, 말은 그것을 이해하고 순종한다.
예를 들어 주인과 개 사이에서와 같이 물리적인 거리는 최소한으로 줄여든다. 기수는 명령을 말에게 떠넘김으로써 가시가 남는 것을 피한다.(423쪽)
몽고인들에게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있다. 그것은 바로 화살이다. 화살은 아직 길들어지지 않는 원초적 명령의 표상이다. 화살은 사람이나 동물을 죽이기 위한 것이므로 적의가 있다.
모든 명령은 생물학적인 기원에서 나온 사형선고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425쪽)
2.9 종교적 거세: 스콮치 종파
고대의 광적인 종교의식에는 거세도 있다고 한다. 여자들은 그들의 숭배심을 표현하기 위해 유방을 도려내었다.(425쪽)
‘힌 비둘기들’이라고도 하는 스콥치 종파(Skopz)에도 동일한 의식이 있었다고 한다.
수백, 수천의 남자들이 거세를 했고, 여자들은 유방을 도려냈다.(426쪽)
그들이 겪어야 하는 신체의 절단은 분명히 명령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 명령은 그들에게 엄청난 힘으로 압박감을 준다. 그리고 그들은 마찬가지의 힘으로 이 명령을 전가시켜야 한다. 가시의 이론이 여기서도 적용될 수 있다. 여기서 명령의 가시는 명령을 받은 사람 자신의 육체에게로 전가된다. 다른 어떤 일보다도 그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자신을 거세하는 일이다.(427쪽)
2.10 부정주의(Negativismus)와 정신분열증
사람은 명령을 듣지 않음으로써 명령을 회피할 수 있다. 그는 그것들을 하지 않음으로써 그것들을 피할 수 있다. 가시는 명령의 실행을 통해서만 생겨나는 것이다.
새로운 명령에 대한 그의 방어는 삶과 죽음의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는 명령을 받지 않기 위해 그것을 듣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래도 명령을 이해하게 된다면, 그는 명령이 요구하는 바와 정반대의 행동을 취함으로써 보란 듯이 그것을 회피하려 한다, 앞으로 가라고 하면 뒤로 가고, 뒤로 가라고 하면 앞으로 간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그가 명령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그의 행동은 서툴고 무기력한 반작용일 따름이다. 정신분석학에서는 부정주의 (Negativismus)라고 부른다.(429/430쪽 비교 – 이 책의 옮긴이는 거절증으로 번역하였다)
극도의 암시 가능성의 상태에 빠지기 쉬운 조현병 환자는 마치 군중의 구성원인 것 처럼 행동한다. 그는 군중의 구성원과 꼭 같이 외부의 자극에 민감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가 이런 상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군중에서 떨어져 나온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스스로 군중에 속해 있다고 하는 그의 주장은, 단지 조현병 환자의 상상을 세밀히 살펴볼 때에만 입증될 수 있다.(431쪽)
가시에 짓눌려 때로는 마비 상태가 되며, 이러한 고통과 무기력은 상반되는 상태의 환상, 즉 군중 속에 있다는 환상에 굴복된다. 군중 속에 남아있는 한 그는 가시를 느끼지 않는다.(432쪽)
2.11 역전
<마누(Manu) 법전>에 의하면 고기를 먹는 것은 피조물의 본성이기 때문에 죄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것을 멀리하는 사람은 특별한 보상을 받는다고 한다.(435쪽)
먹힌 동물은 자기를 먹는 자를 기억한다. 동물의 영혼은 계속 살아서 저승에 가면 인간이 된다. 그리고 자기를 죽인 자가 죽기를 끈기 있게 기다린다.(436쪽)
죽음의 위협이 만들어 낸 가시는 희생물이 살아 있는 동안은 사라지지 않고 희생물 속에 남아있다. 희생자는 어떤 경우든 항상 역전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결국 가시의 완전한 지배를 받는다.(436쪽)
2.12 가시의 해소
혼자서는 제거할 가망이 없는 명령의 가시로부터 많은 사람이 집단으로 해방되기 위해 역전 군중이 형성된다.(438쪽)
군중의 일원이 된 사람들 안에 박혀있는 각각의 가시들은 온갖 일을 수없이 겪은 후에 같이 어우러져 복합체를 이루고 있으며, 자신의 원천일 수 있는 것들을 동시에 발견한다.
해소방법은 다른 사람의 목을 잘랐던 그 왕의 목을 자르는 것이다. 이런 방법에 의해 다른 모든 가시를 포함하고 있는 가장 포괄적이고 가장 큰 가시가 제거된다.(439쪽)
2.13 명령과 사형 집행: 만족한 사형 집행인
사형 집행인은 명령에 복종하는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죽음의 위협을 받고 있다. 그는 죽이라고 명령을 받는 사람을 죽임으로써 이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해방한다. 남을 죽이는 일이 그에게는 더럽고 무서운 것이 아니다.
사형집행자는 자신이 받은 명령이 살인과 직접 관련될수록 더욱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 사회는, 자신의 직업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사형 집행인에 대해 일종의 배척으로 복수한다.
그는 자신의 희생물을 죽이고 살아남는다. 그는 도구에 불가하지만 살아남은 자로서 긍지를 느낀다.(441쪽)
2.14 명령과 책임
명령에 따라 행동했던 사람들이 스스로 죄가 없다고 여기는 것은 확실하다.(443쪽)
여전히 자신들의 위험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명령에 무방비 상태로 내맡겨져 있다. 극단적인 경우에 그들은 명령을 하나의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그들은 명령에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명령은 인간의 공동생활에서 가장 위험한 요소이다. 인간은 명령과 대결하고 명령의 횡포를 뿌리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444쪽)
카네티는 이 책의 끝부분인 에필로그에서 이렇게 강조한다.
“명령이 이르지 않는 문명 생활의 영역은 거의 없으며 우리 중에 명령의 주목을 받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명령에 따라 오는 죽음의 위협은 권력의 화폐이다. 그리고 이런 이유로 화폐에 화폐를 더해 거부(巨富)를 축적하기는 너무나 쉽다. 만약 우리가 권력을 지배하려면 우리는 공공연하고, 대담하게 명령을 직시해야 하며 명령으로부터 가시를 제거하는 수단을 찾아야만 한다.” (622쪽)
<나가며>
위키피디아는 다음과 같이 명령을 요약하고 있다.
사람들이 명령에 어떻게 의존을 받는지 설명하기 위해 Canetti는 명령을 "강박(强迫 - Antrieb)”과 ”가시(Stachel)“로 나눈다. 충동, 처벌에 대한 두려움은 사람들이 명령을 수행하도록 한다. 그 후 ”가시“는 이물질로 사람 내부에 남는다. 이 고통스러운 가시에는 외부에서 주어진 명령의 기억이 보존된다. 가시는 이물질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것을 녹이기 위해 노력한다. 명령 수신자가 명령 유발자와 같은 명령을 전달하는 경우, 명령 위반을 피할 수 있다.
해결되지 않은 명령은 정신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명령의 근원이 묻히고 자기의 행위를 알지 못하게 된다. 개인에게는 정신 건강에 영향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집단 상황에서는 심각하다. "해소되지 않은 명령의 가시”는 피동적인 군중의 행위 또는 명령을 받는 상황에서 더하거나
곱하기의 형태로 대폭 확산되기 때문이다. (https://de.wikipedia.org/wiki/Masse_und_Macht 2021년 8월 18일 위키페디아 - 독일어에서 검색)
카네티 책의 번역자인 강두식과 박병덕은 권력의 본질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인간은 항상 존재하고 싶어 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은 아무도 존재하지 않을 때 자기만은 존재하고 싶어 한다... 세계역사상 권력자는 가능한 한 많은 수의 인간을 죽일 수 있는 자이다.”(옮긴 이의 말 657쪽) 기본적으로 “모든 명령과 권력의 행사의 저 깊숙한 이면에는 죽음의 위협이 있다. 살아남음 그 자체가 권력의 핵이 된다.”(옮긴 이의 말 657쪽)
'세미나 발제문 >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군중과 권력』 - 지배와 편집증 엘리아스 카네티 2021.9.8. 바다사자 (0) | 2021.09.08 |
---|---|
군중과 권력 / 변신 / 풀 / 21.08.31 (0) | 2021.09.01 |
군중과 권력 / 살아남는 자 / 열음 / 2021.08.18 (0) | 2021.08.18 |
군중과 권력 / 권력의 내장 / 2021.8.11/ 라온 (0) | 2021.08.11 |
군중과 역사(2021.8.4.수) by 라온 (0) | 2021.08.04 |
- Total
- Today
- Yesterday
- 레비스트로스
- 신학정치론
- 브루스커밍스
- 의식과사회
- 알튀세르
- 공화국
- 루이알튀세르
- 야생의사고
- 로마사논고
- 옥중수고이전
- 무엇을할것인가
- 옥중수고
- 안토니오그람시
- virtù
- 한국전쟁의기원
- 헤게모니
- 이탈리아공산당
- 개인심리
- 스피노자
- 집단심리
- 생산관계
- 프롤레타리아 독재
- 마키아벨리
- 이데올로기
- 그람시
- 루이 알튀세르
- 계급투쟁
- 생산양식
- 딘애치슨
- 검은 소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