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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칭성 인류학 2,3장 발제
화니짱
2장. 태초에 무의식이 있었다.
p77 : [인지고고학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인의 뇌는 이진연산을 정밀하게 작동시켰으며, 뛰어난 게슈탈트 인식능력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78) 반면 상징적 사고에는 무의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무의식이 풍부하게 발달하기 위해서는 오랜 미숙기간이 필요합니다. 현실생활에 대한 민첩한 대응이 요구되는 환경에서는, 외부세계의 현실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운 지성활동의 영역이 무의식계로서 형성될 만한 여유를 남겨두지 않습니다. 네안데르탈인 어린아이들이 금세 어른으로 성장한 것으로 판단하건대, 그들에게는 무의식의 발달에 필요한 미숙기간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84) 결국 현생인류의 새로운 유형의 대뇌 속에서 활동을 개시해 ‘현생인류의 마음’의 본질을 형성하는 것은 바로 고차원적 구조를 가진(85)유동적 지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유동적 지성은 ‘대칭성의 논리’에 따라 활동한다. 거기에는 과거-현재-미래처럼 한 방향으로만 날아가는 화살과 같은 ‘시제’가 결여되어 있으며, 모든 것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동질성을 발견해가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부분과 전체가 일치하는 ‘전체적’인 사고가 전개된다.
고차원의 구조를 띤 유동적 지성의 활동은 끊임없이 삼차원적인 구성을 한 통상적인 논리로 ‘번역’되어간다. 차원을 낮춰 평범한 사고로도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번역’되어간다. 차원을 낮춰 평범한 사고도로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번역’될 때마다, 거기에는 압축이나 치환과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꿈은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다. 상징적 사고도 같은 과정을 거쳐서 형성된다.
p89 : 로만 야콥슨 같은 사람은 더욱 대담한 사고를 전개해, 은유는 언어구조 중의 ‘패러다임 축’에 대응하고 환유는 ‘신태그마 축’에 대응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의식적인 언어구조와 무의식계의 운동경향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겠지요. (92) 마테 불랑코가 주장하듯이, 인간의 마음은 이 두 존재양(93)식이 동시작용을 하는 복논리로서 이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것을 분할해 비균질화하는 현실적인 비대칭적 사고가 작동할 때도, 그 밑바탕에는 항상 대칭적 사고가 통주저음처럼 흐르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입니다.
3장. ‘일’의 마력
p103 : [민속학자 오리쿠치 시노부는] 유화성능이 발달해서 고대인의 사고를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여기서 별화성능이라는 것은 사물의 차이를 예리하게 간파해, 그것들을 분리해놓으려는 지적 경향을 의미합니다. 그에 반해 ‘유화성능’은 표면적으로는 다르게 보이는 것들 사이에서 공통성이나 동질성을 발견해, 그것들을 하나의 현상으로서 파악하려는 경향입니다.
p112 : 교환원리가 지나치게 강력해져 사회 전체에서 복논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됨으로써, 현대사회는 심각한 위기를 초래했습니다.
현생인류가 행복을 느낄 때, 항상 거기에는 대칭성, 다차원성(고차원성), 개체와 전체의 일체감 등, 증여의 원리와 관련이 있는 많은 특징들이 절묘한 작용을 하게 마련입니다.
p117 : 크리스트교는 성서나 마리아와 함께 대칭성의 논리를 신의 본질에 편입시켜, 부조를 논리화하는 식으로 해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고차원의 무(118)의식과 일체가 되어 작동하는 일신교, 이것은 아마도 인류가 이룬 대발명 중 하나라고 해도 좋을 겁니다.
p119 : 그런데 현생인류에 의한 경제활동의 전체성은 증여와 교환의 복논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중에서 증여는 대칭성을 특징으로 하는 무의식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증여 현상이 제대로 된 형태로 발생하면 감정의 유동이 일어나, 사람들은 행복감각에 휩싸이게 됩니다. 자본주의에서 일어나는 ‘가치증식’은 당연히 증여하고는 관계가 없습니다. 그런데 풍부한 상품이 매매되고 물질과 돈의 유동이 일어나는 장소에서는, 증여의 경우와 매우 유사한 생산적 무의식의 활동이 함께 일어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뭔가 매우 풍요로운 것이 사람들 사이를 유동하고 있는 듯한 감각이나 착각이 발생합니다.
(120) 이렇게 해서 탄생한 교환과 예전부터 존재한 증여는 오랫동안 복논리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교환에서 출현한 화폐가 사회 전역으로 퍼지자, 교환은 증여관계를 사회 곳곳에서 파괴해, 경제의 영역에서 패권을 장악하기에 이릅니다. 사회의 중요한 부분이 전부 교환의 원리에 의해 작동하면서, 서서히 자본주의가 등장합니다. 자본주의는 ‘일’의 원리가 경제의 영역에서 패권을 장악함(121)으로써 비로소 가능해진 메커니즘입니다.
p122 : 구아라니족 세계에서는 마치 철학자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샤먼 출신의 예언자들이 과거 수세기에 걸쳐 잇달아 배출되었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지상은 악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해왔는데, 그것은 지상에 ‘일’의 원리가 출현해, 그로 인해서 인간세계가 추한 모습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놀라운 것은 그 예언자들이 실제로 ‘일’이란 ‘악’이라는 심오한 표현을 했다는 점입니다.
“A는 非(비)A가 아니라는 것, 이것은 저것이 아니라는 것, 인간은 신이 아니라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다.”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 피에르 클라스트르)
(125) 그런 사회는 ‘일’의 원리에 전적으로 의존함으로써 물질적인 발달을 이루어온 서구문명에 비하면 물질적으로 가난한 사회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물질적인 가난 대신에, 그런 사회는 인간의 정신에 숭고함으로 부여할 수가 있었습니다. 대칭성의 논리에 의해 작동하는 유동적 무의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 사람들은 생각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현생인류인 자신들의 본성이 탄생한 원천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충실함으로써, 선주민들은 ‘인간’의 본성을 유지하려 해왔다고도 할 수 있겠지요.
p126 : 신화의 사고에서는 인간과 동물 사이에 평등한 관계가 성립되어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과 신조차도 평등했습니다.
그러나 ‘일’에 의해 인간과 신이 분리되자, 그 순간 모든 영역에서 불평등이 발생하겠지요. (128) 인류학자 피에르 클라스트르는 현대세계를 뒤덮고 있는 불합리한 권력형태를 근본부터 재정립하는 사상을 찾다가, 결국 이런 대칭성 사회의 비권력론에 도달한 셈입니다.
신을 둘러싼 종교의 영역에서 발생한 ‘일신교 신의 출현’과, 경제의 영역에 발생한 화폐경제의 발전형태로서 ‘자본주의의 출현’, 그리고 정치권(129)력의 영역에 발생한 ‘국가의 출현’, 이 세 가지 사이에는 깊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제각기 본격적으로 출현하거나 발달한 시기는 달라도, 거기에는 일관적으로 ‘일’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근대의 서구에 있어서, 그때까지는 제각기 발달해온 세 영역에서의 ‘일’이 동맹을 맺어 통일체를 형성하는 전례 없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그곳에서는 크리스트교와 산업자본주의와 국민국가가 하나로 연결되어, 더 이상 지구상의 어느 누구도 대항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통일체를 형성했습니다. 구아라니족의 예언자라면 이렇게 말하겠지요. 지금 지구를 제패하고 있는 글로벌리즘을 움직이고 있는 것은 ‘일’의 원리이며, 그로 인해 인간은 필연적으로 불행해질 거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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